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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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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쪽 | 규격外
ISBN-10 : 8932035091
ISBN-13 : 9788932035093
공감 연습 중고
저자 레슬리 제이미슨 | 역자 오숙은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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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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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책 상태 좋네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dhfhf*** 2020.08.13
68 비교적 깨끗한 책 좀 늦었지만 잘받았어요 감사해요 5점 만점에 4점 namchu*** 2020.08.13
67 만족스럽게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abina0*** 2020.08.07
66 좋은 책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vikin*** 2020.08.03
65 잘받았습니다.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austjoh***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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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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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은 느꼈을 상처와 고통의 광활한 지대 탐사기 그동안 수없이 묵살되어왔던 이야기, 어쩌면 제대로 말해진 적 없던 이야기를 개인적인 체험과 고백들, 그리고 다양한 주변 세계의 삶을 묵묵히 응시하며 솔직하게 써 내려간 고백적 에세이집 『공감 연습』. 약 8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레슬리 제이미슨의 에세이 11편을 엮은 책으로, 의료 배우medical actor라는 직업 경험과 낙태 경험, 모겔론스 병 취재, 니카라과 거주, 멕시코와 볼리비아 여행, LA 갱 투어, 울트라마라톤 취재, 교도소에 갇힌 수감자 면회, 억울하게 옥살이한 소년들의 이야기, 거식증과 자해 행위 등 저자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었거나 보고 접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빈곤과 폭력, 소외, 질병, 상처 등 실로 다양한 고통의 지층을 방문하고 탐구함으로써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펼쳐낸 저자는 개인의 슬픔, 아웃사이더, 소수자, 여성의 고통 등을 주로 다루면서 사려 깊고 힘 있는 목소리로 이들을 끌어안으며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 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공감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할 수 있을까? 바로 그런 질문과 성찰이 이 에세이의 모든 층위에 배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레슬리 제이미슨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성장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글쓰기를 공부했고 예일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빵사, 임시 사무직, 여관 관리인, 학교 교사, 의료 배우 등으로 일했다. 최근에는 컬럼비아 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논픽션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뉴욕 타임스』 『하퍼스』 『옥스퍼드 아메리칸』 『퍼블릭 스페이스』 등에 에세이를 기고했으며,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 칼럼니스트로 수년간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진 벽장The Gin Closet』 『리커버링The Recovering』 등이 있다. 『공감 연습』으로 PEN 문학상 에세이 부문 다이아먼스타인-스필보겔 상 후보에 올랐다.

역자 : 오숙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회사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궁극의 리스트』 『유럽 문화사』(공역) 『회색 세상에서』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노예 12년』 『당신의 시간을 위한 철학』 『먼저 먹이라』 『세상과 나 사이』 『위작의 기술』 『벙커 다이어리』 『문명과 전쟁』(공역) 『식물의 힘』 『정치 철학』 등이 있다.

목차

공감 연습
악마의 미끼
라 프론테라
타격의 형태론
고통 투어 1
불멸의 지평선
사카린(문학)을 위한 변론
안개 점호
고통 투어 2
사라진 소년들
여성 고통의 대통일 이론

참고문헌
감사의 말
부록: 고백과 공동체
옮긴이의 말: 고통과 공감의 젊은 작가

책 속으로

나는 내가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는 느낌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수선을 떠는 것 같은 느낌을 동시에 받았다. [……] 그것은 가해자도 없이 찾아오는 고통 같은 거였다. 모든 일은 내 몸 때문에, 아니 내가 한 선택 때문에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스스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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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는 느낌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수선을 떠는 것 같은 느낌을 동시에 받았다. [……] 그것은 가해자도 없이 찾아오는 고통 같은 거였다. 모든 일은 내 몸 때문에, 아니 내가 한 선택 때문에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스스로 어떻게 요구해야 할지 모르는 무언가를 세상에서 구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데이브든, 의사든, 누구든 내 감정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나에게 전해줄 사람들을. 그것이 구할 수 있거나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감이다. 보이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다시 설명해주는 공감. (「공감 연습」, 36쪽)

“사람은 누구나 이중 국적을 가지고 태어난다. 건강의 나라와 병의 나라에 동시에 속한 시민으로서의 이중 국적이다.” 수전 손택은 그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의 나라에 살다가 어쩔 수 없이 병의 나라에 거주하게 된다. 지금 켄드라는 두 나라 모두에서 살고 있다. 아직은 병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밤 시내에서 친구랑 스시를 먹기로 했다고 한다. 그녀는 아직 자신을 이 병의 맥락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다. 평범한 일들을 하고, 평범한 삶의 사건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악마의 미끼」, 72~73쪽)

니카라과에서 돌아와 나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고 할 때마다, 마치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는 정교한 퍼즐 조각들을 끊임없이 이리저리 맞춰보는 느낌이 들었다. 폭력, 우연성, 정체 모를 남자, 부은 얼굴, 현금, 관광객의 죄책감. 죄책감이란 항상 틀린 말처럼 느껴졌다. 그건 마치 일어난 일에 대해 내가 사과하려고 한다든지, 또는 어찌 됐든 관광객으로서의 내 위치가 그런 일을 당할 만했다고 말하려는 것과 같았다. 그 말이 적절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무엇이든 변명하려 애쓰면서 사실상 내 안의 분노, 두려움, 내 일부가 제자리를 빠져나가는 징후를 찾아 거울을 보는 강박적 경향 같은 여러 부류의 찌꺼기와 뒤엉킨 어떤 유책성의 감정을 말할 때였다. (「타격의 형태론」, 136쪽)

취하지 않은 앤드리아는 자신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취한 앤드리아는 자신의 고난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자기 삶을 구성하는 트라우마의 두 교점, 즉 늘 집을 비웠던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열네 살 때 당한 강간 사건에 대고 건배한다. 그녀는 술에 취하면 괴로워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 쇼의 구성은 피해의식에 젖은 그녀의 이야기를 은연중에 승인한다. 어쨌거나 그 쇼는 들려줄 이야기가 필요하고, 앤드리아는 이야기를 빚어냈다. 인과관계라는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은총으로 패턴화된 이야기, 강간당하고 침묵당하고 버려지고 술에 취하는 이야기. [……] 회복 중인 알코올 중독자들은 때로 다른 모든 사람에게 있는 인생 사용설명서가 자신에게는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 대신 주어진 명령들은 다음과 같다. 직장을 잃어라, 술에 취하라. 아이를 잃어라, 술꾼이 되라. 모든 것을 잃어라. (「고통 투어 1」, 144쪽)

사카린이란 두려움을 나타내는 가장 달콤한 단어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지나치게 감미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사카린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암을 떠올린다. 몸속에서 응결되는 지나치게 많은 세포들. 사카린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흔해빠진 표현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우리를 수치스럽게 해온 언어를 떠올린다. 값싼 효과를 노리면서 지나치게 많이 반복되고, 지겹도록 재활용된 말들. 지겹도록. 우리는 속이 메슥거릴 때까지 물리도록 달콤함을 포식한다. (「사카린(문학)을 위한 변론」, 189~90쪽)

전화로 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 더 이상했다. 일정 간격을 두고 제3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연방교정기관의 재소자와 통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내가 해 질 녘에 트럼불 거리를 걷는 동안 그는 어딘가?작은 플라스틱 부스 안? 나는 그곳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에 앉아 있었고, 전화를 끊은 뒤 내가 그 소도시의 가장 근사한 식당에서 송어 구이를 먹는 동안 그는 또다시 밤늦도록 책을 읽기 위해 이층 침대의 꼭대기로 향했다. 나는 우리가 과거 이야기를 쓸 때가 좋았다. 그것은 우리가 대등한 입장에 있었음을 뜻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그에게는 나보다 많은 과거가 있었다. 그의 표현대로 그의 러닝셔츠 밑에는 더 많은 삶의 경험이 있었다. (「안개 점호」, 229쪽)

엘살바도르에서는 매일 밤 사람들이 트럭에 실려가서 죽임을 당하고 있었다. 그들의 시신이 쓰레기 매립장에 던져지는 동안 디디온은 한 줄로 진열된 수입 보드카를 바라보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뭐지? 그것들이 거기 있었기 때문에 그저 그것들을 가리키면서. 그것들이 무슨 권리가 있다고? 아이러니는 절망의 침묵보다 쉽지만 도피보다는 용감하다. 문제는 때로 당신이 몸짓을 해 보일 때 당신의 손가락이 떨린다는 것, 가리키는 몸짓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당신은 어디도 가리킬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적어도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가리킬 수 없다는 것이다. (「고통 투어 2」, 256쪽)

이것은 아들의 무덤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백인 쓰레기” 가족들의 이야기다. 이것은 이 비극으로 인해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게 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투명인간이라 느끼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것은 입을 정장을 사거나 법정 대리인을 구할 돈이 없는 소년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국가가 그들에게 건네주는 것은 무엇이든 받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한 연작 다큐 영화로 인해 다른 식의 행동이 가능해질 때까지는. 제시의 의붓어머니는 그것을 아주 깔끔하게 요약한다. “만약 우리에게 돈이 있었다면, 이 세 소년이 지목되었을까요?” (「사라진 소년들」, 270~71쪽)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자해하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해 행위나 그걸 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대신에 그 호소 아래 채워지지 않은 욕구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 나는 느끼기 위해 나를 벤다는 말은 커터들의 클리셰지만, 진실이기도 하다. 피를 흘리는 것은 실험이자 증명, 발굴, 드러난 내면이다. 그러고 나면 흉터는 고통의 증거로서, 잔여물로 남는다. 나는 자해가 낭만적이라거나 표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갈망을, 증명하고픈 욕구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아예 증거가 필요 없는 세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여성 고통의 대통일 이론」,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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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수전 손택을 잇는 에세이스트 레슬리 제이미슨의 사적이고도 공적인 내면의 르포르타주 “고통을 탐색하는 아름다운 오디세이!” 미국의 젊은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의 『공감 연습』은 2014년 출간 즉시 각종 언론 매체의 찬사를 받으며 매우 뜨거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수전 손택을 잇는 에세이스트 레슬리 제이미슨의
사적이고도 공적인 내면의 르포르타주
“고통을 탐색하는 아름다운 오디세이!”

미국의 젊은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의 『공감 연습』은 2014년 출간 즉시 각종 언론 매체의 찬사를 받으며 매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은 『뉴욕 타임스』 『슬레이트』 『타임아웃』 등 여러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책’ ‘Top 10 북 리스트’ 등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고, 펜 문학상 에세이 부문 다이아먼스타인-스필보겔 상 후보 등으로 지명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 10여 개국에 번역, 소개되었다. 이 책을 통해 무명작가이던 제이미슨은 수전 손택과 존 디디온을 잇는 에세이스트이자 미국 문단의 떠오르는 별로 불리게 되었으며, 최근 펴낸 『리커버링The Recovering』(2018) 역시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감 연습』은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과 고백들, 그리고 다양한 주변 세계의 삶을 묵묵히 응시하며 솔직하게 써 내려간 고백적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그동안 수없이 묵살되어왔던 이야기, 어쩌면 제대로 말해진 적 없던 이야기를 담대하게 풀어나간다. 무엇보다 개인의 슬픔, 아웃사이더, 소수자, 여성의 고통 등을 주로 다루면서 사려 깊고 힘 있는 목소리로 이들을 끌어안는다. 저자 자신의 고통에 관한 내밀한 고백으로 시작된 책은 점점 타인과 세상으로 시선을 확장시키면서, 책을 읽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감정과 공감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커다란 반향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의료 배우라는 직업 경험, LA 갱 투어, 연인과의 결별, 밤거리의 폭행……
치열한 질문과 고백, 성찰을 통해 나에서 타인으로 뻗어나가는
상처와 고통의 광활한 지대 탐사기

『공감 연습』에는 약 8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제이미슨의 에세이 11편이 실려 있다. (몇몇 에세이는 처음 지면에 발표되자마자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다큐멘터리 제작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고통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고 공감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이 일종의 공감 여행이 되도록 독자들의 경험을 상상하며 글의 순서를 정했다고 한다. 각각의 에세이는 서로 다른 시기에 쓰였고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고통과 공감을 매개로 응집력 있게 연결된다. 무엇보다 제이미슨의 글은 매우 독특한 색깔을 띤다. 일단 소재부터 굉장히 폭넓고 다양하다. 의료 배우medical actor라는 직업 경험과 낙태 경험, 모겔론스 병 취재, 니카라과 거주, 멕시코와 볼리비아 여행, LA 갱 투어, 울트라마라톤 취재, 교도소에 갇힌 수감자 면회, 억울하게 옥살이한 소년들의 이야기, 거식증과 자해 행위 등 그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었거나 보고 접했던 일들이다. 저자는 빈곤과 폭력, 소외, 질병, 상처 등 실로 다양한 고통의 지층을 방문하고 탐구함으로써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펼쳐낸다.
이에 더해 르포, 체험기, 여행기, 문학비평, TV 및 영화 비평 등으로 분류되었을 글들에 저자의 개인적 시선을 가감 없이 덧붙임으로써 훨씬 풍부한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저자는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 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공감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할 수 있을까? 바로 그런 질문과 성찰이 이 에세이의 모든 층위에 배어 있다.

너무나도 일상적인, 그러나 지독한 아픔의 공共-기록들

제이미슨은 우리가 겪는 신체적 고통이 어떻게 타인의 고통에 대해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또는 고통이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게 하는지, 고통이 어떻게 우리 존재를 형성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매우 기발하다. 곧장 대상의 고통 한가운데로 들어가 그 심부를 헤집고 끄집어내며 고통을 말하고 공감을 고민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공감이 폭력이나 침해가 되지 않을까 늘 경계하는 감수성은 그녀의 고민과 공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간 우리의 시선이 미치지 않았던 낯선 풍경 속으로 안내하는 그녀의 글들은 어느새 우리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누구나 한 번은 느꼈을 고통의 감정들은 얼핏 친숙하게 보이지만 고집스레, 그러나 조심스레 응시하는 그녀의 시선 아래에서 낯설게 느껴지고, 가끔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놀라울 만큼의 솔직함과 내밀함, 문학적인 젊은 감각,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색다른 형식, 얻는 답보다 더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문장 사이의 여백과 생략은 긴 여운을 남긴다. “속도를 늦추라. 에세이 한 편의 울림을 충분히 느낀 후 다음 편을 읽어라…… 눈부시다”(『인디펜던트』).

고백적 에세이, 감상적인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타인의 고통을 함께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저자의 매우 사적인 경험들과 대담한 고백들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독특한 내면적 경험을 하게 된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문장은 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쳐주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가슴 어딘가에 있던 무언가를 건드리고 끄집어낸 듯 싱숭생숭해지기도 하고 더불어 고통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녀 스스로 고백적 에세이를 읽는 일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처럼 매우 사적인 책들을 읽을 때, 자기 이외의 것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아의 산물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이 기적처럼 어떻게든 나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적어도 나를 포함한 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자아의 산물처럼 느껴졌다.” 『공감 연습』 역시 마찬가지로, 실제 책이 출간된 이후 저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독자들의 응답과 고백 들을 받았으며, 그 경험과 독자들에 바치는 재응답을 이 책 ‘부록: 고백과 공동체’에서 다시금 털어놓는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그동안 잊고 있었던 혹은 애써 망각하려고 했던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응시와 치유, 공감의 힘을 발견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당신이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를 희망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Empathy Exams”로 사실 ‘공감 연습’이라기보다 ‘공감 시험’에 가깝다. 이는 의과대학생들이 얼마나 환자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환자 역할을 하는 의료 배우가 학생들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하지만 공감이란 선택이자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기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자는 의미를 강조해 전하고자 하는 마음에 제목을 ‘공감 연습’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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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나는 그의 슬픔에 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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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의 슬픔에 귀를 기울일 거야, 설사 나 자신의 슬픔에 깊이 빠져 있을지라도. 이렇게 몸짓을 해 보이겠다고 말하는 것, 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나 정신 상태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 그 노동, 그 몸짓, 그 춤-을 깎아내린다기보다는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의도를 믿으며 노력을 믿는다. 한밤중에 일어나 가방을 꾸려 우리 최악의 자아를 떠나 더 나은 자아를 찾아갈 것을 믿는다." _50쪽

     


    "그들은 한때 자신이 벌했던 몸을 구제하고, 한때 자신이 섬겼던 갈망의 주인인 신체적 자아를 지배하고 싶어 한다.(...) 나는 왜 그것을 하는가? 나는 그것이 너무도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것을 하며 여전히 얼마든지 그것을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순수한 포악함, 그것은 어찌됐건 그 노력이 가치 있음을 암시한다." _184쪽

     


    #레슬리제이미슨 #레슬리_제이미슨 #공감연습 #공감_연습 #문학과지성사


    타인의 고통을 진정으로 공감하는 것은 가능한가(설사 똑같은 고통을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도?)를 묻는 11편의 에세이.

    본인의 의료 배우 일과 낙태의 경험을 교차로 적은 강렬한 글부터 시작하여 모겔론스 병, 바클리 마라톤(울트라 마라톤), 거식증과 자해 등 다양한 고통의 존재와 체험, 그 깊음에 대해 (시간을 들이고 또 들여서는) 적고 또 적어냈다.


    일기 같기도 하다가 관찰기 같기도 하고 여행기였다가 또 르포이기도 하다.

    낯선 문체로 안보였던 풍경을 말하며 (타인과 자신의) 고통 민감성 혹은 공감에 대한 질문을 하고 함께 고민한다.

    안보였던 풍경/현상을 말하는 것의 충격은,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내가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데 있다.


    나는 글로 적기는 커녕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불편하다 느낄 소재가 문명하게도 적혀있는 페이지들 속에서, 그 아픔들을 어쩐지 이쪽의 일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던 나를 조금 부끄럽게 생각했다.

    나는 그리고 나를 포함한 많은 '요즘' 사람들은 공감이라는 감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아니 멀어지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하는게 팩트일 것이다 - '이성적'이라는 포장으로.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지는 못하겠다.'는 말이 더이상은 흠되지 않는 사회에서, 남의 생채기를 들여다 보는 일은 얼마나 의미있는가.

    그래서, 나는 타인의 고통을 얼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또 그 고통의 존재에 얼만큼 동의할 수 있을까.


    생각은 많아지고, 단편들은 더이상 짧지가 않다.

    단번에 읽기 보다는 한 편씩 읽으며 깊이감을 느끼는 것으로 깊어지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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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은 그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답을 하게끔 질문하는 것이다. 공감에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질문도 많이 필요하다. 공감하려면 당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감은 자기 시야 너머로 끝없이 뻗어간 맥락의 지평선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p.20)

     

     

    모든 일은 내 몸 때문에, 아니 내가 한 선택 때문에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스스로 어떻게 요구해야 할지 모르는 무언가를 세상에서 구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데이브든, 의사든, 누구든 내 감정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나에게 전해줄 사람들을. 그것이 구할 수 있거나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감이다. 보이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다시 설명해주는 공감. (p.36)

     

     

    우리는 용기가 있기에 공감할 수도 있다. 그 점이 핵심이다. 이는 내가 느끼는 공감 중에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타인들이 겪는 문제가 나한테 일어날까 봐 두려워한다. 그게 아니라면, 타인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기지 않을 경우 그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p.47)

     

     

    공감은 단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우리 자신을 확장하겠다는 선택. 그것은 충동보다 볼품없는 그 사촌뻘인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때로 우리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또는 그러기를 요구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살피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보살핌이 공허해지는 것은 아니다. 선택 행위란 단순히 우리 개인적인 경향성의 총합보다 훨씬 큰 일단의 행위에 헌신한다는 뜻이다. 나는 그의 슬픔에 귀를 기울일 거야, 설사 나 자신의 슬픔에 깊이 빠져 있을지라도. 이렇게 몸짓을 해 보이겠다고 말하는 것, 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나 정신 상태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깎아내린다기보다는 인정하는 것이다. (p.50)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과 고백들, 그리고 다양한 주변 세계의 삶을 묵묵히 응시하며 솔직하게 써 내려간 고백적 에세이집으로 2014년 출간 즉시 각종 언론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매우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 후 『뉴욕 타임스』, 『슬레이트』, 『타임아웃』 등 여러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책’ ‘TOP 10 북 리스트’ 등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고, 펜 문학상 에세이 부문 다이아먼스타인-스필보겔 상 후보 등으로 지명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 10여 개국에 번역, 소개되었다.

     

    주목 안 할래야 안 할수 가 없는 작가 레슬리 제이미슨. 이 책은 뭐랄까, 상당히 심오하고 내가 읽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평소에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난해하고 또 그 만큼 어렵게 느껴졌다. 그치만 마음을 잡고 읽기 시작하자 그녀가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글에 금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매료되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집요했으며 정확했고 너무나 깊숙이 파고 들어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라웠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촌철살인?! 정말 거침이 없다. 상당히 독특하다. 이런 글은 정말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저자는 그동안 수없이 묵살되어왔던 이야기, 어쩌면 제대로 말해진 적 없던 이야기를 굉장히 폭넓고 다양하게 풀어나간다. 의료 배우medical actor라는 직업 경험과 낙태 경험, 모겔론스 병 취재, 니카라과 거주, 멕시코와 볼리비아 여행, LA 갱 투어, 울트라마라톤 취재, 교도소에 갇힌 수감자 면회, 억울하게 옥살이한 소년들의 이야기, 거식증과 자해 행위 등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과감하게 내뱉으며 치열하게 질문하고 고백하고 성찰하며 나 자신에서 시작해 점점 타인으로 그 시선을 넓혀 나간다. 공감이라는 단어를 두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을까. 놀랍다. 내가 책을 읽는다라기보다는 오히려 책에 의해 내가 집어 삼켜지는 듯한 느낌이다.

     

     

     

  •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갈망한다. 말솜씨보다는 글솜씨가 그나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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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갈망한다. 말솜씨보다는 글솜씨가 그나마 나아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길, 말빨이 더 늘길 바라는 게 더 시급한 문제임에도 그 부분은 이제 그만 포기한 것인지 나의 욕심은 오로지 글빨만을 향해 있다. 글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닌데 이런 욕심이 쓸데없이 과한 면이 있긴 하지만 사실 욕심만 과할 뿐 거기에 대한 노력이나 시도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다. 머릿속에서 부유하는 수많은 생각들을 매끄럽게 말하고 쓰지 못하고 겨우 쥐어짜내며 자주 한계를 느끼는데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감성들을 무수히 쏟아낸 글들을 대면할 때면 그런 능력 노력의 산물이 아닌 타고난 재능이라 감히 내가 욕심낼 부분이 아니라는 걸 수긍하게 된다.

     

    가족계획연맹 상담실에 앉아 있던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 중대한 어떤 일을 겪게 될 테지만 그 일의 크기에 겁먹어서는 안 된다고,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을 하고 있다고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충분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시실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어차피 그 감정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찾아올 테니까. 남들도 하는 일이라는 평범성이 아픔에 대한 예방접종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기실에 있는 모든 여자가 내가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한다고 해서 그 일이 더 쉬워지는 건 아니었다. p.29-30 「공감 연습」

    레슬리 제이미슨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음에도 에세이집 『공감 연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건 ‘수전 손택을 잇는 에세이스트’, ‘2014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미국 TOP10 베스트셀러’ 등의 화려한 수식어의 영향도 컸지만 문학과지성사라는 출판사의 후광이 더 컸음을 고백한다. 그러니까 어줍잖은 나의 지식과 촉으로 마음산책엔 사노 요코의 에세이가 있다면 문학과지성사가 지향하는 에세이를 내놓은 것이 레슬리 제이미슨의 『공감 연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거창하게 쓰고 보니 거대 망상 같고 하찮아 보이지만 책을 읽고 나자 예감은 어느 정도 확신이 되었다.

     

    그동안 주로 읽어왔던 에세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주제는 물론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밀도, 길이 등 거의 모든 것들이 내가 알던 에세이와는 다른 결이다. 『공감 연습』이라는 제목에서 그동안 익히 읽어왔고 경험했던 저자와의 공감과 감동을 전하지도 않는다. ‘공감’보다는 ‘상처’와 ‘고통’이 더 읽힌다. 이런 주제로 무수한 이야기들을 전개하는 방법에 막힘이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런 필력으로 이런 에세이를 쓸 수 있을까.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작가의 경험들과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흥미로움도 분명 있지만 내가 작가와 같은 경험들을 쌓는다고 해서 나에게 ‘수전 손택을 잇는 에세이스트’라 불릴만한 에세이가 나올 리는 전무하다. 내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 나도 봤던 영화들이 나오지만 나는 절대 그런 밀도의 글을 그렇게 길게 이끌어가며 써내지 못한다. 역시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타고나는 것이다.

     

    우리가 감상성을 비판할 때, 아마도 우리가 두려워하는 부분은 그것이 우리가 읽는 텍스트를 침해하도록 우리 스스로 허락할 가능성일 것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감정적 욕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그 서사 속에 끼워 넣고, 우리의 눈물로 그 상황과 그 구문을 방해하게 될 가능성 말이다. 이는 다시, 우리는 주로 우리 자신을 위해서 운다는, 아니 적어도 울고 싶은 심정을 느끼게 한다는 위험성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p.219 「사카린(문학)을 위한 변론」

    책의 말미 부록으로 실린 작가의 짧은 에세이엔 의료 배우라는 낯선 직업에서부터 낙태와 심장 수술, 거리 폭행과 알코올 중독 등 개인적인 고통과 울트라마라톤, 교도소 수감자 등 타인들의 고통을 다룬 책을 출간 한 후 독자들로부터 많은 고백을 이끌어내 고해성사를 받는 신부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나 역시 억울하고 부당함을 당해야만 했던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이 소환되며 작가에게 공감을 갈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필력에 대한 감탄과 그에 반해 생각만큼 쉽게 읽어내지 못한 나의 반성과 부끄러움에 대한 고백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넋두리를 이어가는 이 글은 『공감 연습』을 읽고 작가의 글에 응답하는 공감의 글로 읽힐까 작가의 글에 기가 죽은 나의 고통으로 읽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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