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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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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쪽 | A5
ISBN-10 : 8986836068
ISBN-13 : 9788986836066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중고
저자 제프리 노먼 | 역자 정영목 | 출판사 청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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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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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 잘 도착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bl*** 2020.02.15
952 감사합니다. 책 상태 최상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kung*** 2020.02.12
951 책이 빨리 왔네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wonks*** 2020.02.11
950 진짜 거의 새책으로 왔어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wlgmldu*** 2020.02.06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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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200미터의 그랜드 티턴을 딸과 함께 등반한 스포츠 저널리스트의 회상록. 등반의 위험과 도전을 통하여 중년의 아버지와 딸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를 재발견하게 된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산의 아름다움과 위험 속에서 신뢰와 존경에 기초해 형성되면서 이따금씩 흔들리는 순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와 딸의 독특한 유대관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소개

목차

  1. 고마움의 말
  2. 우리의 큰 산
  3. 아버지에게는 딸이 좋다
  4. 아이의 관심을 차지하려는 경쟁
  5. 함께 가자
  6. 위험
  7. 자일을 잡고
  8. 바위 오르기
  9. 등반 문화
  10. 사람이라는 장애
  11. 그랜드를 기다리며
  12. 그랜드를 살피다가
  13. 그랜드의 전설
  14. 그랜드의 끝
  15. 하산
  16. 축하
  17. 다시 지상으로
  18. 겅크스에 매달려
  19. 절벽의 장난꾸러기들
  20. 모두 떠나고
  21. 거창한 계획
  22. 마지막 망설임
  23. 팀을 이루기
  24. 바닥에서부터
  25. 베이스 캠프 블루스
  26. 캠프에서의 힘겨운 시간
  27. 긴 하산
  28. 옮기고 나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단순한 등반 기록이 아니라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의 기록이며 중년의 아버지와 틴에이저 딸의 유대와 교감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불확실한 삶에 대한 도전의 기록이다. 레저 활동에 대한 전문 칼럼을 쓰고 있는 저자는 늘 모험을 갈망해왔다. 그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책은 단순한 등반 기록이 아니라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의 기록이며 중년의 아버지와 틴에이저 딸의 유대와 교감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불확실한 삶에 대한 도전의 기록이다. 레저 활동에 대한 전문 칼럼을 쓰고 있는 저자는 늘 모험을 갈망해왔다. 그가 자신의 쉰번째 생일 기념으로 해발 4,200미터의 그랜드 티턴의 등정을 계획하던 중, 열다섯 살 난 딸 브룩이 그의 원정에 동참하겠다고 나선다. 이들 부녀는 등반을 통하여 팀워크와 신뢰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성공적인 첫번째 산행 후 그들은 안데스 산맥에 있는 세계 7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아콩카과를 등정하기로 한다. 노먼은 역사, 문학, 등반 문헌에 기대어 아버지가 된 이후 자신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를 기록한다. 또한 그는 자연의 경이와 위험을 목도해가면서 아버지와 딸 사이의 독특한 유대―상호 신뢰와 존경―를 굳건히 하는 데에 성공한다.

1)주요 내용
레저 활동에 대한 기사를 쓰는 제프리 노먼은 항상 모험을 갈망해왔다. 그는 자신의 쉰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해발 4,200여 미터에 이르는 그랜드 티턴의 등정을 계획한다. 노먼이 홀로 용기를 북돋우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열다섯 살 난 딸 브룩이 등반에 참여하고 싶다고 자원하자 그는 크게 놀란다. 그는 중년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자 홀로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먼과 브룩은 등산학교에서 힘든 훈련을 마치고 마침내 그랜드 티턴에 오른다. 처음에 그들은 높은 고도에 적응하지 못하여 힘겨워한다. 초반에 특히 브룩이 희박한 공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문 클라이머인 앨릭스 로와 아버지의 격려로 이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다. 이들 부녀는 정상에서, 감명깊게 읽은 책, 역사,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의 경이에 감탄한다.

성공적인 첫번째 등반 후 그들은 안데스에 있는 세계 7대 명산의 하나인 해발 7,000미터에 육박하는 아콩카과를 등정할 계획을 세운다. 처음에는 조금 망설이기도 했지만 순회 강연차 들른 앨릭스 로의 격려에 힘을 얻어 남아메리카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들은 용의주도한 가이드와 중년의 여섯 남자들과 팀을 이루어 아콩카과를 향하여 떠난다. 처음에 일행은 어린 여자아이 브룩을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몰라서 어색해한다. 그러나 브룩이 아무런 불평 없이 제몫을 다하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자 기력이 다한 노먼은 정상을 정복하는 것을 포기하려고 하고 브룩에게 자신을 남겨두고 정상에 오를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둘 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버틴 결과 그들은 함께 정상을 정복할 수 있었다.

큰 산을 등반하며 노먼은 가이드의 이타적 태도에 깊이 감명을 받았으며 일행들 각자의 모험담,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많은 것을 배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고 뿌듯해하며 딸과 동등한 인격체로 진정한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젊은 시절부터 품어온 큰 꿈―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인생을 돌아보는 과정인 고산 등반―을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진정한 부모로서 거듭나는 과업도무사히 마쳤다.

2)이 책의 특징
이 책의 큰 미덕은 거창하지 않으며 꾸미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일반인이, 그것도 아버지와 딸이라는 특이한 조합을 이룬 팀이 세계의 7대 고산 중의 하나인 아콩카과 등정에 성공하는 과정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인간 승리를 보여주거나 자신들의 업적을 과장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산을 정복하는 고통스러운 모험담에 치중하지 않고 인생의 또다른 산을 정복하는 과정, 즉 저자가 진정한 부모로 거듭나는 과정을 서술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등반의 역사와 최근의 경향, 등반장비, 유명한 클라이머들의 생애와 그로부터 얻어지는 교훈 등도 기술하고 있어서 등반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 산을 오를 때에 필요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해줄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서문 pp 9-13

우리의 큰 산

밤이면 꿈속에서 당당하게 산을 올랐다
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들고 나가서
―백거이(白居易, 772-846)

한 시간쯤 걸었다. 베이스 캠프까지는 사흘을 더 걸어야 했다. 여기까지는 쉬운 부분이었다. 날씨는 좋았고 다리에는 힘이 넘쳤다. 배낭은 가벼웠다. 우리는 하루에 450미터 정도를 올라갈 계획이었다. 우리는 해발 2,700미터 정도에서 출발했으며, 베이스 캠프는 4,100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 있었다. 아직 우리가 올라갈 산은 보이지 않았다. 이틀은 더 가야 처음으로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약간은 이론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산에서 내려오던 사람을 처음 만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은 카키색 짧은 바지 위에 짙은 감색 폴리프로필렌 셔츠를 입었으며, 신발과 모자는 최신 유행의 고급품이었다. 선글라스와 2주일간 자란 턱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었다. 그는 아주 보기 흉한 자세로 노새에 올라타 있었는데, 물집이 잡힌 입으로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난 안 돼. 할 수 없었어."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노새한테 하는 말이었을까? 남자는 정신착란 상태에 가까웠다. 도시에서 길을 가다가 제정신이 아닌 채 헤매고 있는 부랑자를 보면 눈길을 돌리게 되듯이, 그 사람도 똑바로 마주 볼 수가 없었다.

이 실패한 클라이머 옆에는 가우초(스페인 사람과 인디오의 혼혈/옮긴이)가 말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당당한 자세였으며, 옆사람의 탄식에는 무관심한 듯했다. 어쨌든 그 두 사람은 나한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
나는 자문해보았다. 그 말은 이후 3주 동안 내 주문이 되다시피 했다.
여기서 "우리"라는 말은 중요하다. 내가 혼자 여기에 온 것이라면, 내가 산의 정상에 오르거나 말거나, 고생을 하거나 말거나,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잃거나 말거나, 심지어는 죽거나 말거나(이 산에서는 일 년 전에도 열여섯 명이 죽었지만, 그래도 나는 죽을 것 같지 않았다), 그것이 내 마음에 큰 짐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어리석은 짓을 수도 없이 반복해왔기 때문에 ―― 나는 그런 일들이 허황된 짓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 어떤 일을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 딸이 나와 함께 있었다. 부모란 객관적으로 보아서 전혀 잘못한 것이 없을 때라도 자식의 불행에는 책임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물며 이번 일에서는 만일 브룩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내가 느낄 죄책감은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노새에 올라탄 사람에게서 불길한 징조를 보았던 반면(어쩌면 그에게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인지도 모르겠다), 브룩에게 그 사람은 실패한 중년의 한 남자에 불과했다. 나는 브룩이 우리 그룹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나보다 앞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애가 걷는 동작에는 자신감이 넘쳤으며, 배낭을 멘 모습에는 젊음이 넘쳤다. 나는 그 자신감과 젊음이 그때로부터 3주 후에도, 즉 우리가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뒤에도 그대로이기를 바랐다.

만일 우리가 정상에 올라가게 된다면 ―― 노새를 탄 남자를 만난 뒤에는 부쩍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 등반에서는 독특한 짝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에게 큰 명예였다. 브룩과 나는 등반을 한 지 오 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둘 다 남는 시간에만 산을 타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열심이었다. 우리는 등반에 대해서, 또 우리가 올라갔던 산과 올라가고 싶은 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거의 모든 등반을 함께 했다. 우리는 산사람들 말로 하면 "산친구"였다.

언젠가 한번 큰 산의 원정 등반을 해보는 것이 우리의 (특히 나의) 야망이었다. 그리고 1999년 초에 그런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아르헨티나에 오게 된 것이고,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는 강을 따라서 베이스 캠프까지 사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우리는 베이스 캠프에서 아콩카과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아콩카과는 해발 6,959미터로 아시아 이외의 대륙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며, "7대 정상" 가운데에는 두번째, 세계 전체에서는 열일곱번째로 높은 산이다. 아콩카과는 덩치가 크고 높은 산으로, 위도상으로는 예를 들면 알래스카의 데날리와 비교할 때 상당히 온화한 기후에 속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는 차가워지고 희박해지며, 폭풍이 자주 몰아친다. 바람이 세차게 불 때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지 않은 클라이머들에게는 동상과 저체온증이 흔히 발생한다. 방심했다가 허를 찔리기도 하고, 그냥 운이 나빠서 걸리기도 한다. 사실 그런 것들은 고산 등반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이것말고도 뇌와 폐의 수종이 있다. 뇌나 폐 주위에 체액이 지나치게 몰려서 줄어들지 않는 증상인데,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희박한 공기로 인한 "저산소증" 때문에 그런 상태를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산소가 부족하면 무기력해지고 두통이 생기는 것 외에 판단력도 흐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수종을 경고하는 증상이 나타나도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렸다가 곤경에 처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산 등반에는 이런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반에서 느끼는 환희는 고통을 갚고도 남을 만한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번 등반을 위해서 훈련과 준비를 하는 몇 달 동안 그렇게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날, 내 딸과 함께 이 등반로를 따라서 올라가는 날, 이 등반을 하는 날 ――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이 모험을 감행하는 날 ―― 을 평생 그 어떤 날보다도 간절하게 고대해왔다. 나는 이 날에 대해서 브룩과 꽤 오래 이야기를 해온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전화와 전자우편으로, 그 다음에는 JFK 공항에서 마이애미를 거쳐 산티아고로 오는 비행기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번 등반은 말하자면 우리의 회심의 등반이었다. 우리는 이 등반을 위해서 훈련을 했으며, 몸도 최고의 상태였다. 내 뜨거운 마음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이곳에 있다는 것이, 내 딸과 함께 이 일을 한다는 것이 행운으로 느껴졌다.……등반로를 따라서 올라가다가 노새 등에 실려 내려오는 그 패배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를 만난 다음부터 내가 그동안 용케도 억눌러왔던 의심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더니 목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
그런 질문이 떠오르면서 몇 년 전, 처음으로 등반을 꿈꾸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에 나는 혼자 오를 생각이었다. 애초에 등반을 꿈꾼 것이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내 딸을 끌어들인 것이 잘못이었을까? 결국 우리 둘 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잘못의 연쇄작용의 결과일까?

미래는 생각해봐야 알 수 없는 것, 나는 등반로를 따라가면서 과거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알 수 있을 터였다. 그 전에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았고, 그러자 마음이 즐거워졌다. 결국 그것은 나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므로.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
그런 질문이 떠오르면서 몇 년 전, 처음으로 등반을 꿈꾸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에 나는 혼자 오를 생각이었다. 애초에 등반을 꿈꾼 것이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내 딸을 끌어들인 것이 잘못이었을까? 결국 우리 둘 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잘못의 연쇄작용의 결과일까?

미래는 생각해봐야 알 수 없는 것, 나는 등반로를 따라가면서 과거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대체 어디에 온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간이 조그만 지나면 알 수 있을 터였다. 그전에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았고, 그러자 마음이 즐거워졌다. 결국 그것은 나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므로.

"처음 등반을 배우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아버지가 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다. 제프리 노먼은 간결하고 감동적으로 쓰여진 이 회상록에서 그 두 가지 도전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아버지로서의 기록이며, 개인적인 사랑에 대한 강력한 증언이며, 중년이라는 불확실한 높이에서 주변의 삶을 살펴보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야외 활동과 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제임스 도드슨, 『마지막 라운드』, 『충실한 여행자』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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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남자가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다." 바로 이 구절 때문이었다....
    "남자가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다." 바로 이 구절 때문이었다.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에서 잠깐 등장했던 이 구절에 꽂혀 무슨 책 사줄까, 묻는 친구에게 서슴없이 부탁했던 책이다. 읽는 내내 산을 좋아하는 대학 선배에게 소개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결혼한 이 선배도 운이 좋은 남자는 첫아이로 딸을 얻는다, 는 스페인 속담처럼 노력하는 좋은 아빠가 될 것 같다는 생뚱맞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럽고 또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예전에 《나를 부르는 숲》도 참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딸 그리고...》 역시 솔직담백하고 재치있는 내용이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등반에는 무지한지라 낯선 명칭에 답답하긴 했지만 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그게 아니니까^^;; p.s. 이 책과 함께 내내 들었던 음악. Daughters - John Mayer Gracie - Ben Folds
  • 함께 한다는 것의 기쁨 | qu**tz2 | 2003.06.1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2
    파란 하늘, 구름을 낀 채 장엄한 모습의 표지 사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외 그 자체였다. 텔레비전에서 몇몇 탐험가들이...
    파란 하늘, 구름을 낀 채 장엄한 모습의 표지 사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외 그 자체였다. 텔레비전에서 몇몇 탐험가들이 에베레스트나 그 외의 산들을 오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왜 저 사람들은 고생을 해가면서까지 산을 오르는가에 대해 의야해하곤 했었다. 오래 전 바벨탑을 쌓음으로써 하늘에 가장 가까워지고자 하는 욕심을 표출했던 이들과 같은 이유에서 였을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자신이 쉽지 않은 일을 행했음을 과시하기 위함이었을까. 무언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그 성취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이유에 대해서라면 직접 산 정상에 올라가보기 전까진 아무도 알지 못할 듯 하다. 하지만 한가지, 그들을 산에 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듯 싶다. 나이 50. 하던 일들을 정리해야 될 시기가 아닐까 싶다. IMF 이후 우리 사회 40대 후반, 50대 초반 아버지들에게 드리워진 그림자 때문일까? 나는 그 나이를 떠올릴 때면 무기력해짐을 느낀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너무도 늦어버린 나이. 얻을 것은 하나 없고 오로지 잃기만 하는 나이. 경험해보지 못한 나이듦이기에 나에게는 두려움으로만 다가오는 나이. 하지만 제프리 노먼은 그 때 새로운 출발을 한다. 아무도 생각치 못할 법한, 적지 않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 그것은 다름 아닌 그랜드 티턴 등반이었다. 50세 생일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혼자 외로움과 싸우며 정상에 올라가겠다는 그의 다짐, 처음에는 객기와도 같아 보였다. 외로움은 바라보기에는 멋있을지 모르겠으나 정작 경험하는 자에게는 괴로움이기에, 나이 50은 그 사실을 알고도 남을 법한 나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었다. 그가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러한 그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었다. 누구나 한 번 즈음은 굉장히 높은 산에 올라가는 꿈을 꿀 수 있겠지만, 실제 산에 올라가는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갔다. 그러한 그의 모습은 그의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해 보였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편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은 안정성만을 추구하길 강요당해왔던 기성세대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그는 산에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그리고 열 다섯의 딸이 그 과정에 동참했다. 그토록 높은 곳에 올라가기에는 너무도 어린듯한 딸의 모습에 아버지로서 그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산에 오르는 것이 그들 부자를 더욱 돈독하게 연결시키리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나보다.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는 우리에게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였던 것이다. 늘 늦게 집에 들어오시고 늘 알 수 없는 권위로 인해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존재.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와 딸이 함께하는 등산은 특별해보였다. 한번도 꿈꿔보지 못한, 그래서 부러웠다. 그들의 등반 성공 여부와는 상관없이, 함께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내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등반 과정은 아버지가 딸에게 좀더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제프리 노먼은 다른 아버지들에 비해 딸들에겐 정겨운 아버지였다. 소프트볼 팀 감독, 주일학교 교사를 통해 두 딸과 함께 하면서 그는 다른 아버지들에 비해 자신의 딸들이 지닌 성격이나 특성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그의 그러한 위치 때문에 가능했던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아버지로서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그는 모성이 하나의 본능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대해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부성에 비해 모성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거의 대다수의 사회에서 일반화된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그 역시도 처음에는 많은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아들이라면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방식을 모델 삼아 행할 수 있었을테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그는 어떠한 역할 모델을 지니지 않은 체 스스로 딸의 아버지로서 자신을 정의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정의내림의 과정은 나름대로 훌륭했다. 브룩과 함께한 등반은 어쩌면 그가 했던 선택 중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는 브룩과의 산행과정이 아름다워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등산은 과시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등산에는 이유가 필요없는 듯 해보였다. 누군가가 무엇을 한다면 그 무엇이 좋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리라. 등산도 아마 같은 이유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산에 오르고 싶었기 때문에 등산을 택했고, 엑섬에서 이틀간 교육을 받음으로써 등산을 위한 준비를 했다. 암벽을 등반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나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50이라는 나이에 하나하나 이루어나가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과도 같아 보였다. 30살이나 어린 딸이 암벽을 자신보다 더 잘 타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느꼈을 감정이 무엇일지, 아버지가 되어보지 않았기에 정확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중년의 아버지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영향력으로부터 멀어지는 자녀들, 자신의 간섭 없이도 스스로 모든 것을 수행하는 자녀들로부터 그들이 느꼈을 소외감, 아버지로서의 자존심, 권위의 무너짐. 곳곳에서 나는 그러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랜드에 올라가는 과정은 쓰여진 글귀만으로 감동을 느끼기엔 너무도 짧게 이야기되고 있었다. 정상에 올랐을 때의 환희에 대해서는 그다지 다루고 있지 않았기에 산에 오르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정상에 올랐을 때의 느낌이 어떠했을지에 대해서는 순전히 혼자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딸을 돌아보고 있는 그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딸이 견디지 못할 듯 싶으면 포기하고 같이 내려가겠노라던 그의 모습은 아버지의 부성도 어머니의 모성 만큼이나 강인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였다. 딸보다 뒤쳐져 걸으면서도 자신의 딸을 앞질러가기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던 그의 모습, 그것은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아들 아닌 딸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어떠한 경쟁심리 없이 그는 산에 오르고 있는 그 과정을 받아들였고, 그렇기에 브룩과의 등반은 더 감동일 수 있었을 것이다. 브룩은 활달치는 못한 아이였던 듯 싶다. 학교에 다니면서 그다지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치 못했던 그에게 등반은 새로운 전환으로 다가왔다. 암벽등반 클럽을 통해 그는 학교생활의 새로운 재미를 맛보았을 것이다. 그 경험들이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스페인에서의 생활에서 그녀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도 암벽 등반이라는 그녀의 경험 때문이리라… 딸이 떠나있는 동안 제프리는 산에 오를 의욕을 잃어버린 듯 했다. 등반은 늘 딸과 함께 했었기에 혼자하는 등반은 더 이상 그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어보였다. 그렇기에 그가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적어도 브룩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들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제프리는 늙긴 했으나 여전히 산에 올라갈 수 있었고, 브룩에게도 산에 올라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렇기에 그들은 예전처럼 함께할 수 있었다. 아콩카과는 그랜드보다 더 높은 곳이었고,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건 당연해보였다. 함께하는 이들과 팀을 이루기까지 그들에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어색한 대화가 오가는 모습 속에서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들이 팀의 성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숭고함, 그 자체였다. 그것은 형식적인 친절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상황에서는 진심이 아니라면 발현될 수 없었을 것이다. 차츰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 속에서, 나이 어린 브룩이 팀의 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그들에게 드리워진 성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산소가 부족해져온다. 머리가 띵하고 온 몸이 쑤신다. 높은 곳에서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젊은 이들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기에 50세의 그에게는 아무리 많은 의지와 의욕이 있을지라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이 올라가지 못할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올라가라며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이야기를 딸에게 건내는 제프리의 모습은 초라하기까지 해 보였다. “선생님은 못하십니다”. 단호하게만 느껴졌던 윌리엄스의 목소리로 인해 그 초라함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껏 해왔듯이 걸었다. 그렇게 걸어나간 걸음이 하나하나 모여 그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함께 해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단순한 두 문장으로 그는 모든 것을 토해내고 있었다. 너무도 간결해보이는, 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명확했다. 어떠한 수식어를 붙이는 것보다도 더 강한 강조의 의미를 담고 있는듯해 보이는 그 문장. 그 안에서 나는 그들이 느꼈을 모든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득해보이던 정상을 정복했을 때 밀려왔을 감정이 무엇인지, 불가능해보이던 것을 해냈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 어떠한 것일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 또 생각했다. 물론, 그 생각들을 통해 그들이 느꼈을 모든 감정들을 이해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들의 등반은 아콩카과에서 끝을 맺고 있었다. 그들의 등반은 제프리에게는 어리기만 한 자녀로서 아닌, 하나의 당당한 독립체로서 딸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였고, 브룩에게는 아버지라는 위치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거리감을 없앨 수 있는 계기였다. 함께 한 성공이기에 그들에게는 더욱 가치가 있었을 등반, 아마도 함께한 등반의 기억들 속에서 깨어나기 위해선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듯 싶다. 아니, 굳이 깨어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추억이 그러하듯이 잊혀질만 하면 떠올리게 되고, 그로 인해 웃음짓고 눈물 흘리면서 다시금 되뇌이는 것만으로도 추억은 아름다울 테니 말이다. 아니, 그들은 이미 또 다른 산을 향해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제프리가 더 늙기 전에, 그들이 너무 바뻐지기 전에, 그들에게 주어진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말이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으며, 오르고자 하는 모든 자를 말없이 받아들인다. 산은 늘 사람을 부르지만 사람들은 늘 그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외면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가깝게 느껴진다. 그 산에 오르는 그 순간 나는 또 다른 이름의 제프리와 브룩이 되어있을 듯 하다. 그 산에 오르는 그 순간 나와 함께 산에 오르는 이에게서 나는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함께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제프리와 브룩이 함께하는 그 과정 속에서 느꼈을 그 무언가를 이제는 나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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