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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도구의 세계
288쪽 | 규격外
ISBN-10 : 1190403919
ISBN-13 : 9791190403917
조리 도구의 세계 중고
저자 이용재 | 출판사 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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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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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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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라면 더 이상 무감각할 수 없는 ‘환경적인 이슈’에 관한 고려도 『조리 도구의 세계』의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다. 결국 이 책은 맛에 대한 고려, 시간과 물리적 한계에 대한 고려, 예산에 대한 고려, 조리 숙달도에 대한 고려, 위생에 관한 고려, 환경에 대한 고려 등 수많은 현대적인 관점과 기준을 통합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행복한 조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요리에 관한 수많은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는 이 시점에, 전통적인 조리 환경이 아닌 새로운 자가 조리 환경에 적용될 수 있는 많은 원칙들을 정리해 최대한 간결하고 단순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라는 부제는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잘 요약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소개

저자 : 이용재
음식 평론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음식 전문지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에 한국 최초의 레스토랑 리뷰를 연재했으며, 홈페이지(www.bluexmas.com)에 음식 문화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현재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에 격주 및 매주 칼럼을 연재중이다. 『한식의 품격』과 『외식의 품격』을 비롯해 『미식 대담』, 『냉면의 품격』을 썼으며, 『실버 스푼』 시리즈, 『패밀리 밀』, 『철학이 있는 식탁』, 『식탁의 기쁨』, 『뉴욕의 맛 모모푸쿠』 등을 옮겼다.

그림 : 정이용
만화가. 그래픽노블 『환절기』, 『당신의 부탁』, 『니나 내나』, 『요요』의 그림을 그렸다.

목차

책을 펴내며_ 4

A 손과 손의 연장 1 손 _ 14 | 2 장갑_ 18 | 3 단목적 도구_ 24

B 계량과 측정(주방사우) 1 타이머 _ 30 | 2 저울 _ 34 | 3 온도계 _ 38 | 4 계량컵과 숟가락 _ 44

C 자르기 / 썰기 1 식칼 _ 52 | 2 과도 _ 60 | 3 빵 칼 / 스테이크 칼 _ 62 | 4 채칼 / 만돌린 _ 64 | 5 슬라이싱 나이프 _ 68 | 6 발골도 _ 70 | 7 벼리쇠 _ 74 | 8 필러 _ 78 | 9 가위 _ 80 | 10 계란 썰개 _ 84 | 11 도마 _ 88

D 다루기
1 숟가락 _ 96 | 2 포크 _ 100 | 3 국자 _ 106 | 4 구멍 뚫린 국자 _ 110 | 5 집게 _ 112 | 6 스패출러 _ 116 | 7 밥주걱 _ 122 | 8 뒤집개 _ 126 | 9 팔레트 나이프 _ 128 | 10 빵 반죽 칼 _ 132

E 섞기 / 갈기 / 혼합하기 1 거품기 _ 138 | 2 강판 _ 140 | 3 블렌더 / 손 블렌더 _ 144 | 4 푸드 프로세서 _ 152 | 5 스탠딩 믹서 _ 154 | 6 마늘 다지개 _ 158 | 7 고기 망치 _ 162 | 8 절구와 공이 _ 164

F 거르기 / 분리하기
1 체 _ 168 | 2 종이 행주 / 면포 / 커피 필터 _ 172 | 3 채소 탈수기 _ 176 | 4 지방 분리기 _ 180

G 보관 1 공기 / 램킨 _ 186 | 2 샐러드 볼 _ 190 | 3 쟁반 _ 194 | 4 지퍼 백 _ 196 | 5 플라스틱 랩 _ 200 | 6 은박지 _ 202 | 7 유산지 _ 204

H 익히기 1 : 끓이기 / 볶기 / 튀기기
1 냄비 _ 210 | 2 솥 _ 218 | 3 팬 / 스킬렛 _ 222 | 4 무쇠 스킬렛 _ 232 | 5 웍 _ 238

I 익히기 2 : 물 / 수증기 / 압력 1 저온 조리기 _ 244 | 2 압력솥 _ 250 | 3 찜기 _ 254 | 4 전기 주전자 _ 258

J 익히기 3 : 굽기 / 지지기
1 오븐 _ 264 | 2 토스터 _ 268 | 3 전자레인지 _ 270 | 4 에어 프라이어 _ 272 | 5 토치 _ 274

K 세척 및 정리 1 주방 세제 _ 278 | 2 수세미 / 솔 _ 280 | 3 식기세척기 _ 284

참고문헌_ 286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생계형 자가 조리자에서 전문가까지, 일인가구에서 대가족까지, 조리 도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 조리 도구의 일부인 양 가까이에 두고 궁금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책의 그림을 그렸으므로 여러 가능성 가운데 선별한 정보를 최대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생계형 자가 조리자에서 전문가까지, 일인가구에서 대가족까지,
조리 도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

조리 도구의 일부인 양 가까이에 두고 궁금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책의 그림을 그렸으므로 여러 가능성 가운데 선별한 정보를 최대한 간략하게 담는 데 집중했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한 권만 갖추면 도구가 없거나 쓸 줄 몰라서 조리를 못하는 불상사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화개장터 같은 책이 되기를 원했다. _ 서문 중에서

엄마가 해주는 ‘집밥’의 시대는 갔다!
현대의 한국인, 조리를 책으로 배워야 하는 당신을 위한 조리 도구 가이드!

2019년 한국의 출생아 수가 30만 명을 겨우 넘어서며(30만 3100명), 1970년대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 기록을 갱신했고, 출산율 역시 0.92%로 최저 기록을 갱신했다. 한편 1인가구는 600만 명(전체 가구 수의 30%에 육박)을 향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생계부양자(wage-earner)와 전업주부의 협업에 기반한 다인가족 모델은 더이상 보편적이지 않다. 이는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특히 조리 분야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음식과 조리 문화를 재현하는 매체의 언어는 여전히 ‘엄마의 손맛’, ‘집밥’ 같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조리의 현실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조리에 대해 전혀 훈련받아본 적이 없는 초심자들이 곧바로 생계형 조리의 전선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작인 『한식의 품격』에서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한식 요식업계와 한식 문화, 한식 담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이용재 음식 평론가가 이번 책에서 조리 도구들에 관한 이야기로 주제를 확장시켰다.
이렇게 자가 조리의 세계로 급하게 투입된 사람들을 위한 레시피나 각종 반조리 식품들에 관한 정보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조리의 밑준비, 조리의 기본이 되어야 할 도구들에 관한 조언은 찾아보기 어렵다. 숙련된 조리자나 전문가들을 위한 세밀한 조리 도구들, 다양한 문화권의 요리들과 함께 소개되는 신기하고 이국적인 도구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가이드를 주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좁은 공간과 넉넉지 않은 예산 안에서 도전하는 요리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고르는 요령을 담는 데 주력했다. 다시 말해, 계속 늘어가고 있는 1~2인 가구를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리라 믿지만 특히 사회. 경제적으로 이제 막 자신의 부엌을 꾸려나가는 상황에 처한 20~30대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7쪽)

일회용품에 대한 이 책의 입장을 밝힌다. 현대인으로서 환경에 대한 우려를 안 할 수 없으니 일회용품에 대해 늘 경각심을 품고 살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조리 생활에서 일회용품의 지분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양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또 쓰지 않더라도 잘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런 생각으로 일단 가장 많이 쓰는 것 위주로 소개했다. 첨언하자면, 모든 비일회용품이 부엌에서 우위를 점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섬유 행주로, 이는 싱크대 및 수세미와 더불어 부엌에서 가장 더러운 물건의 불명예를 놓고 각축전을 벌인다. 따라서 일회용품이라 부담스럽더라도 위생을 위해 종이 행주를 쓰는 게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바람직하다.(7쪽)

어쨌든 손부터 준비시켜야 한다. ‘눈썰미’와 더불어 재능을 가졌다는 표현으로 ‘손재주’라는 말을 쓰지만, 이 책에서 다룰 도구의 담론은 그런 수준의 숙련도를 전제로 깔지는 않는다. 이 모든 도구의 존재 의미가 수렴하는 하나의 점이 있다면 바로 ‘두려움을 극복하자.’다. 일단 손을 적극적으로 쓰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조리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도구를 손의 확장 수단으로, 달리 말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손의 쓰임새 혹은 맥락에 따라 도구를 짝지어줌으로써 조리의 효율이 오르고, 기술 아닌 마음의 두려움을 극복해 요리의 수준으로 승화될 수 있다.(17쪽)

모든 음식의 조리 시간을 정하고 또 측정하는 데 쓸 수 있지만, 한국 식문화의 울타리 안에서 타이머에게 최선의 쓰임새를 찾는다면 역시 라면이다. 즉석 용기면도 그렇지만 봉지 라면 또한 제조업체에서 엄격하고도 체계적인 실험을 무수히 거쳐 찾은 최적의 조리법을 봉지 뒷면에 담는다. 따라서 조금 뒤에 살펴볼 물의 양도 잘 맞춰야 하지만 시간을 정확히 재는 게 사실은 더 중요하다. 대부분의 조리 타이머는 분 단위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1~60분, 혹은 99분까지 측정이 기본으로 가능하다. 여기에 10초 단위로 좀 더 세심하게 맞출 수 있는 제품과 한 시간 이상의 단위로 큰 그림을 짤 수 있는 제품이 있는데, 하나
만 고른다면 분 단위 제품을 권한다(33)

저울은 음식과 조리의 감정적인 측면에 큰 가치를 두는 이들에게 때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다. 딱딱 떨어지게 식재료의 무게를 측정하는 행위가 음식에서 중요한 정이나 손맛을 떨어뜨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정서를 십분 이해하는 가운데, 아예 조리의 기초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정말 최소한의 가늠을 위해서라도 저울이 꼭 필요하다. 재료를 원하는 상태까지 조리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마저도 양에 대해 전혀 가늠을 잡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파스타 1인분 100그램이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 처치 곤란할 정도로 많이 삶았다면? 울며 억지로 다 먹을 수도 있지만 저울로 불상사를 미리 막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일단 저울로 기준을 잡는 연습을 해야 언젠가는 눈대중으로 재료를 가늠해 손맛(이라는 게 정녕 존재한다면)을 내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35)

말하자면 조리 도구 가운데서도 진지한 투자의 대상인 셈인데, 그렇다면 더더욱 이유와 용도 및 빈도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나는 왜 비싸고 강력한 블렌더를 사고 싶은가? 늘 단단한 얼음을 갈아 스무디나 셰이크, 혹은 마르가리타 같은 칵테일(슬러시류)을 즐겨 만들어 먹기 때문인가? 사시사철 그런가? 그렇다면 과연 하루에 몇 번이나 쓰는가? 평일에는 아침과 저녁 각각 한 번씩 두 번, 주말에는 세 번씩? 그럼 일주일에 열여섯 번, 1년이면 832번이 최대다. 만약이 정도로 쓴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효율 좋고 자동차의 미학까지 깃든 멋진 블렌더를 사서 열심히 쓰면 그만이다.(147)

일회용품을 쓰기 싫다면 ‘실팻(Silpat)’류의 반영구적인 대체품이 있다. 이름, 즉 고유 상품명이 말해주듯 실리콘 재질에 종이보다 좀 더 두꺼운 ‘매트’ 상태로, 보편적인 오븐과 제과 제빵 팬의 규격에 딱 맞춘 완제품의 형태로 출시되어 있다. 구매 전 치수를 확인한다. 한편 한국에서는 종이와 거의 두께가 흡사한 테플론지가 있다. 팬에 맞춰 가위로 잘라 까는데, 실팻만큼의 내구성은 없고 일정 기간 이상 되풀이해 쓰면 기름에 절어버리므로 주기적으로 교체해준다. 한편 실팻이나 테플론지도 내구성은 좋지만 오래 쓰면 냄새가 밴다는 점에서는 유산지보다 불리하다는 사실또한 염두에 두자.(207)

꼭 필요한 도구들, 있으면 좋은 도구들, 불필요한 도구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도구들은 어떤 것들일까?
어떤 기준으로 도구들을 구비하고 사용해야 할까?

효율적인 주방에서 예외적으로 필요한 단목적 도구는 무엇일까? 서양식 칼과 동양식 칼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서양 조리에 사용되던 조리 도구를 한식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 칼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팬이나 믹서의 정확한 이름은 무엇일까? 구비할 여유가 없는 도구라면 어떤 도구로 대체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좁은 주방에 식기세척기를 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까? 이 책은 이런 의문들에 대해 간명하고 알기 쉽게 답해준다.
이 책의 차례는 조리의 기본에서 시작해 조리의 과정을 따라가며 짜여져 있어서, 차례를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이 조리에서 기본이 되는 개념이 무엇인지, 조리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가정 먼저 ‘손과 장갑’을 다루며 도구의 일차적인 기능이 ‘안전’임을 효과적으로 인지시키고, ‘측정’의 도구들을 다루면서 ‘효율’의 개념을 주지시킨다. 저자가 ‘주방사우’라고 이름 붙인 이 측정 도구들은 타이머, 저울, 온도계, 계량컵(숟가락)으로 얼핏 일반적인 가정의 주방에서는 활용도가 낮을 것처럼 보이지만, 조리 과정을 오랜 시간 동안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배워보지 못한 현대의 비숙련 자가 조리자들에게는 오히려 음식의 맛과 조리 과정의 효율을 담보해주는 필수적인 도구들이다. 다음으로 누구나 동의하는 대표적인 조리 도구 ‘칼(썰기와 자르기)’, 그리고 조리의 과정 전반에 개입하며 각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인 ‘다루기’의 도구들을 설명한다. ‘섞기’와 ‘거르기’ 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구비한 도구가 만들어내는 작은 차이가 음식의 맛을 월등히 높일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보관’ 장에서는 안전과 위생과 효율을 보장하는 미장플라스(요리의 밑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일반적으로 ‘조리’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익히기’의 과정은 세단계로 나누어 책의 가장 마지막에 설명한다.(그만큼 조리의 과정에서 준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강조된다.) 대미를 장식하는 ‘세척과 정리’ 역시 조리의 개념과 기본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레스토랑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강도 및 빈도와 요리사의 숙련도를 생각해보면 장갑 대신 행주를 쓰는 그들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따라서 자신의 요리 숙련도를 감안해 장갑을 껴 안전에 더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행주를 대안으로 삼아 효율을 좇을지 생각해보자. 물론 중간 지점에서 움직이는 타협안도 있다. 완전히 조리를 처음 시작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장갑을 상황에 맞게 철저히 쓰는 습관을 기르고, 익숙해지면 서서히 행주를 쓰는 방향으로 간다.(22~23)

유니태스커, 즉 단목적 도구는 대체로 예쁘게 생긴 나머지 ‘없으면 이 도구가 맡을 과업이 매우 불편해질 것이다.’라는 암시를 주며 충동구매를 부추기지만 99.99999퍼센트의 확률로 후회를 안길 것이다. 왜 100퍼센트가 아니냐고? 유일하게 의미 있는 단목적 도구로서 소화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27)

세상만사는 시간의 축 위에서 벌어지며 조리와 맛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재료의 상태 변화가 시간의 흐름에 맞게 정확히 벌어지고 있는지 또는 우리가 꼭 필요한 시간만 조리에 쓰고 있는지 확인해줄 도구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타이머의 존재 자체에 회의를 품을 수도 있다. 휴대용 무선 전화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지도 한참이니 시계라는 단일 목적의 도구가 유명무실해진 현실 아닌가. 그런데 시계도 아니고 스마트폰에 앱으로 딸려 나오는 타이머를 따로 산다고?(31)

물이 섭씨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다는 사실을 안다고 온도계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 그 사이 100, 혹은 최소 소수점 이하 한 자리까지 헤아리자면 1000단계의 지점 모두가 조리의 완성도와 직결되어 있는데, 온도계가 없다면 측정을 아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저온 조리(수비드)의 대중화로 심지어 소수점 이하 한 자리까지도 따져가며 조리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온도 측정의 대상이니 온도계도 그만큼 다양하다.(39)

레스토랑 조리의 세계에서는 ‘잘 드는 칼이 안전한 칼’이라는 말이 있다. 두 갈래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일단 잘 드는 칼일수록 재료를 쉽게 썰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힘을 주다가 칼이 미끄러진다거나 놓치는 사고를 더 잘 막을 수 있다. 한편 베이더라도 상처가 깔끔하게 나서 좀 더 빨리 낫는다. (54~55)

(식)칼의 세계는 제조 공정과 소재의 조합만으로 무한에 가까운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들여다보면 끝이 없고 예외도 많은데, 일반론만을 최대한 압축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류는 대대로 단조 공정을 통해 (식)칼의 세계를 벼려왔다.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일이라면 조건 반사적으로 떠올릴, 달군 강철을 망치로 내려쳐 모양을 잡는 방식 말이다. 탄소 함유량이 높은 강철, 즉 (고)탄소강을 단조 공정으로 가공한 칼은 고급 제품군에 속한다. 칼에 인생을 바치는 장인의 산물부터 식칼의 대명사처럼 통하는 독일출신의 대량 생산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에서 층층이 포진하고 있다. 비싼 가격만큼이나 절대적인 능력치도 좋아 썰고 베고 깎고 다지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각자의 손과 호흡을 맞춰보면 그림이 달리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데다가 우리의 신체 조건에 꼭 맞춰 만들었다고 볼 수 없는 제품이 많은지라 다루기 불편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고탄소강 식칼은 유지 및 관리도 만만치 않다. 물기에 민감해 녹이 슬기 쉬운 편이라 쓰고 바로 닦아 물기를 완전히 말려서 보관해야 한다. 이모저모 살펴보면 많이 쓰고 유지 관리도 열심히 하는 음식점 주방이 가정의 부엌보다는 자기 자리다.(56~57)

식칼이 주연으로서 모든 썰기를 맡는다면 과도는 그 외 모든 재료 손질에 쓸 수 있는 조연이다. 우리는 ‘과도’라 부르지만 긁어내고 껍질을 벗기고 뿌리를 잘라내는 등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할 수 있다면 전용 도구가 존재하는 거의 모든 과업을 떠맡을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도구만으로 부엌살림을 꾸릴 때의 필수품이다.(61)

칼질을 많이 할 일이 없는 가정 요리사라면 채칼이 훨씬 효율적이다. 게다가 채칼로 썬 식재료 표면의 질감도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칼질과 달리 채칼은 훨씬 얇은 칼날에 좀 더 빨리 재료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세포벽이 더 적극적으로 파괴된다. 그래서 질감이 달라지고 수분과 더불어 재료의 향도 더 빨리 배어 나온다. 같은 두께로 썰더라도 채칼을 쓴 오이 조각이 훨씬 더 흐물거린다.(65)

칼은 유지 관리도 중요한데, ‘닦고 바로 말리기’의 기본 원칙만 지켜주면 된다. 세제를 묻힌 부드러운 스펀지로 문질러 닦고 따뜻한 물로 헹군 다음, 즉시 행주로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다. 이때 다치지 않도록 칼등은 날을 닦는 손 바깥쪽을 향해야 한다. 거친 알갱이의 전용 세제가 칼날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식기세척기는 피한다. 또한 너무 자주 날을 갈아줄 필요도 없다. 평소에는 미세하게 한 방향으로 틀어진 날 끝의 각을 잡아주고, 1~3개월에 한 번 정도 전문가의 손에 맡긴다. 직접 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숫돌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지만 품이 많이 든다. 물을 축여 가는 ‘물숫돌’이라면 거친 입자에서 고운 입자로 갈아타며 적어도 2단계, 정석이라면 3단계에서 6~8단계를 거쳐 갈아줘야 하기 때문이다.(77)

게다가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가위가 정확하게 조리용도 아니다. 조리용 가위는 재료를 효율적으로 끼워 자를 수 있도록 ‘자르는 날’과 ‘받쳐주는 날’로 구성된다. 명칭 그대로 재료를 자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자르는 날’은 식칼의 날과 흡사한데, 날의 각도가 좁을수록 날카로우면서도 식재료가 쉽게 잘린다. 한편 받쳐주는 날은 자르는 날이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식재료를 받치는 한편 잡아주도록 날에 깔쭉깔쭉한 톱니(serration)가 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쓰는 조리용 가위가 이 조건에 맞게 서로 다른 두 날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여태껏 의식하지 않고 써왔다면 한번쯤 부엌으로 가 확인해볼 때다. 이렇게 두 날이 구분되어 있고 세척을 위해 분리가 가능한 제품이 조리용 가위다.(81)

그런데 단 한 점의 도마로도 모든 조리 준비를 할 수 있는 걸까?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재료를 손질하는 순서 혹은 요령과 맞물려 있다. 흔히 교차 감염을 우려해 식물성·동물성 재료를 별도의 도마에서 손질한다. 하지만 공간 등이 넉넉하지 않다면 단 한 점의 도마로도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다. 일단 도마 한쪽 면에서 채소 등 식물성 재료를 모두 손질한 다음 뒤집어 육류 등 동물성 재료를 다룬다. 실제로 요리사의 요령이기도 하며, ‘미장플라스(mise en place)’, 즉 요리 전체 밑준비의 가장 효율적인 순서이기도 하다. 도마와 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준비 과정이 사실은 요리의 순서와도 맞물려 있으니, 이후의 본격적인 조리 또한 염두에 두고 재료 손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91)

마지막으로 도마를 쓸 때에는 바닥에 물기를 적셔 짜 펼친 종이 행주 등을 깔아준다. 그래야 도마가 칼질에 휩쓸려 움직이지 않는다. 이 과정이 나에게는 언제나 본격적인 조리의 출발점이었다.(92)

따라서 요리에 쓰는 숟가락은 흔한 밥숟가락과는 조금 달라야 한다. 대가리는 끝이 뾰족하고(계란을 생각하면 편하다.) 또 오목하게 파인 가운데 균형을 잡기 쉽도록 손잡이는 짧은 게 좋다. 면면을 늘어놓고 나니 특별한 것 같지만 그저 서양식 숟가락일 뿐이다.(97)

생선 가시 발라내기처럼 섬세한 젓가락질을 요구하는 식사의 과업은 애초에 손질이나 조리 단계에서 식사로 책임을 떠넘겨 벌어진 부작용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굳이 젓가락이나 쓰는 이가 애를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젓가락의 과업 대부분을 포크의 활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포크는 젓가락에게 능력 밖의 일인 찢기와 뜯기에 능하다. 떨어지는 섬세함을 뒤집어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101)

나는 고민 끝에 스패출러의 번역을 포기하고 그저 외국어 ‘스패출러’로 표기했다. 번역의 세계에서는 이렇지만 실생활에서는 스패출러의 적극적인 활용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부엌에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일단 모든 섞기에 유용하다. 가루부터 샐러드드레싱, 발효 반죽까지 그릇에 담기는 웬만한 것을 섞는 데 스패출러만 한 것이 없다.(117)

일단 용도와 빈도, 그리고 부엌의 현실(면적) 등을 모두 감안해 가장 부피가 작으면서도 두루 쓸 수 있는 손 블렌더를 하나 갖춘다. 그리고 나머지 둘, 즉 블렌더와 푸드 프로세서 가운데 하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용도를 재분류해 검토한다. 얼음을 부수는 수준의 강력함을 일상적으로 쓴다면 일반 블렌더, 썰기나 채썰기 등 일반적인 조리의 영역에서 소위 밑준비의 인력을 절감하고 효율을 좇는다면 푸드 프로세서를 선택한다.(150)

두툼한 고기를 얇게 펴야 할 때가 있다. 돈가스 혹은 커틀릿의 세계가 대표적이다. 고기를 두들겨 얇게 펴줌으로써 어느 정도 고기가 연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의 두께를 고르게 맞춤으로써 같은 비율로 익고 조리 시간도 줄여준다. 닭 가슴살이라면 그대로 구웠을 때 두께의 차이로 인해 뾰족한 끝부분이 말라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다. 닭 가슴살은 지방이 거의 없다시피 해 과조리가 팔자인 식재료니 먹는 것 자체가 불상사일 수 있지만, 고기 망치로 얇게 펴 짧게 익히면 통으로 굽거나 삶은 것보다 덜 끔찍하게 먹을 수 있다.(163)

미국의 유명 셰프 토머스 켈러는 “의심이 간다면 체로 한 번 더 걸러라.”고 말했다. 미슐랭 별을 단 프렌치 레스토랑의 완성도가 목표가 아닌 이상 그만큼의 신경은 쓸 필요가 없겠지만, 좋은 체를 적재적소에 쓴다면 음식의 맛을 결정적으로 망칠 수 있는 쓸데없는 수분이나 건더기는 확실히 잡을 수 있다. 국수를 삶거나 나물을 데치는 등 재료와 수분을 분리해야 하는 상황은 일상 조리에서도 잦으니 차지하는 공간을 감수하더라도 체는 여러 개 갖춰둘 만한 조리 도구다.(169)

한국의 식문화에서 공기류는 밥이나 국 등 완성된 음식을 담아내는 데에 주로 쓰이지만, 사실 조리 과정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조리의 접근 및 절차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조리에 어떻게 접근하는가? 끓이든 굽든 볶든 일단 냄비나 팬을 불에 올려놓고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하는가? 그렇다면 비효율의 정도를 큰 보폭으로 허둥지둥 급하게 걷는 셈이다. 열을 쓰고 간을 하는 조리의 본격적인 과정에 더 잘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식재료는 식물에서 동물 순으로 미리 손질해 준비해두어야 한다. 껍질을 벗기고 씻고 물기를 걷어내고 조리에 적합한 크기와 모양으로 썬다. 그리고 종류별로 담아둘 때 공기가 제 몫을 한다.(187)

공짜거나 저렴한 물건을 마다하고 투자한 지퍼 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다음의 요령을 참고하자. 첫째, 용도에 맞는 크기와 용량의 지퍼 백을 고른다. 1인분의 사골 국물을 냉동 보관 한다면 1리터짜리 지퍼 백을 살 필요가 없다. 미리 자주 쓰는 용도와 용량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에 맞는 지퍼백을 둘, 많으면 세 종류 정도 사서 쓴다. 둘째, 냉동이든 냉장이든 식재료를 보관할 때는 반드시 내용물과 개시 일자 등을 지퍼 백에 기록한 뒤 내용물을 채운다. 돈이 아깝지 않은 제품이라면 이러한 정보의 기록을 위한 자리를 확실히 만들어두었으므로 적극 활용한다. 다소 귀찮지만 특히 냉동 보관의 경우 오래되면 내용물도, 보관 개시 일자도 기억 못해 공간과 전기만 허비한 뒤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수 있다. 따라서 잠깐 품을 들여 몇 달 뒤의 안심이라는 결실을 맺어주는 기록을 생활화하자. 냉동 및 해동 과정에서 온도 차로 인해 표면에 맺히는 공기 중의 수분에 지워지지 않도록 유성 펜을 권한다.(197~198)

알루미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냄비의 세계는 스테인리스를 차출한다. 알루미늄을 가운데, 즉 ‘코어’에 두고 안팎을 스테인리스스틸로 한 겹씩 감싸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켰다. 따라서 이 지점, 즉 알루미늄을 감싼 스테인리스가 새로운 냄비의 출발점인데 다만 유사품을 경계해야 한다. 요즘도 인터넷 오픈 마켓을 뒤지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통삼중 바닥’ 말이다. 정말 센티미터 단위로 헤아려야 할 정도로 두툼한 바닥을 자랑하는 냄비가 눈에 심심치 않게 들어오지만 결코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열효율도 차이가 나지만 사실 바닥만 통인 냄비 또한 가벼워서 엎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닥뿐만이 아니라 전체가 통으로 삼중 처리가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하자.(197~198)

팬은 뭐고 스킬렛은 또 무엇인가? 여태껏 팬, 즉 프라이팬의 세계만 존재한다고 믿고 살았다면 헷갈릴 수 있다. 사실 둘 다 가지고 있더라도 헷갈린다. 우리가 팬이라 믿는 조리 도구는 사실 스킬렛이기 때문이다. 둥글넓적하고 우묵하지만 냄비보다는 얕으며 벽이 경사졌으면 스킬렛, 흡사하지만 벽이 직각이라면 소테 팬이다.(둘 다 기본적으로 편수다.) 이렇게 분류하다 보니 지금껏 상식 차원에서 알고 있었던 지식 체계가 흔들리는 느낌이지만 교통정리를 하자면 또 간단하기 그지없다. 팬이든 스킬렛이든, 지금까지 쓰던 조리 도구를 앞으로도 똑같이 계속 쓰면 된다. 스킬렛은 벽이 경사졌으므로 재료를 뒤적이며 볶는다거나, 다 익힌 계란 프라이를 접시에 미끄러트려 담는 데 편하다. 따라서 언제나 기본이었으며 앞으로도 기본으로 갖출 조리 도구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며 먹고 살면 된다.(223)

오븐에도 넣어 쓸 수도 있으므로 사실 웬만한 가정의 조리는 논스틱 팬이 전부 감당할 수 있다. 밥도 볶고 생선도 굽고 한국식으로 얇게 저민 고기도 잽싸게 익혀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너무 여러 조리를 맡기면 안 된다. 되풀이해 쓸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소모도 빨라져 결국 가정 경제에 부담을 안긴다. 따라서 식재료의 속성과 조리의 목표를 분석해 과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바람직한데, 그게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이하 스테인리스) 스킬렛의 자리다.(226)

또한 스테인리스 팬은 식재료가 들러붙는 현상 자체가 사실 핵심 정체성이다. 스테이크의 예를 들었듯 섭씨 200도 이상의 온도에서 표면과 식재료가 접촉을 해야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고 식재료의 소위 ‘본연’에 가까운 맛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데, 논스틱 스킬렛은 접촉의 원천 봉쇄가 목적이므로 맛이 진하게 드는 것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따라서 쓰는 논스틱 팬이 마이야르 반응을 끌어내기 시작했다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징후이니 교체를 고려하자.)(228)

한두 술 더 떠 아예 오븐 토스터를 고려할 수도 있다. 너무나 예상 가능하게도 오븐과 토스터를 합쳐놓은 도구인데, 요즘은 토스터보다 오븐 쪽에 방점을 찍어 2킬로그램 안팎의 닭 한 마리쯤은 통구이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만든다. 1인 가구라면 통닭구이뿐만 아니라 제과 제빵 등 웬만한 오븐 조리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용량이므로, 오븐을 향한 욕망을 잠재우면서 토스터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269)

맞다. 에어 프라이어의 정체는 소형 컨벡션 오븐이다. 따라서 오븐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살 필요는 없는데, 아무것도 갖추지 않았다면 오븐보다는 공간을 훨씬 적게 차지하고 냉동식품 조리에 탁월한 에어 프라이어를 선택하는 게 한국의 현실에서는 현명할 수 있다. 심지어 간단한 수준의 제과 제빵도 가능하니까.(273)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식기세척기도 가만히 듣고 있지만은 않는다. 2~3인용의 식기세척기가 등장했음은 물론(대형과 달리 세척에 필요한 물을 채워주는 방식이라 설치가 필요 없다.), 한국의 음식과 그릇에 특화된 세척기도 개발되었다. 따라서 이제 마음을 먹는 일만 남았는데 세척, 그러니까 설거지 그 자체보다 식기세척기의 장점은 살균과 소독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기를 위한 젖병이나 수유 도구, 잼이나 반찬 등을 담을 병(메이슨 자(Mason Jar)) 등을 냄비에 따로 물을 끓여 소독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또한 보통 낮고 얕아서 설거지에 고통을 한 켜 더 불어넣는 싱크대와 싱크 볼로부터도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권한다.(285)

조리 도구들의 기능과 예쁨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묘사한 일러스트
각 조리 도구들의 핵심을 짚어주는 키 센텐스

‘콤팩트’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일러스트다. 정이용 작가의 간결하면서도 세밀한 일러스트와 이용재 음식평론가가 꼼꼼하게 작성한 캡션들은 실사보다도 정확하게 도구들의 핵심을 짚어 전달한다. 또 각 꼭지가 시작하는 첫머리에 도구의 이름과 그 도구의 특징을 간결하게 압축해놓아 독자들이 그림과 함께 도구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조리 과정을 따라 도구들을 분류하고 필요한 도구들을 선별해내 배치한 책의 차례는 그 자체로 잘 정리된 조리 도구 목록이다. 각각의 독자들은 본문의 조언들을 참고하고 활용해 이 기본 목록에서 더하고 빼기를 거듭해 자신만의 도구 목록을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객관적인 가이드로 만들기 위해 요리 전문 유료 웹사이트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America’s Test Kitchen)’의 조리 도구 리뷰, 앨턴 브라운(Alton Brown)의 요리 시트콤 ‘굿 이츠(Good Eats)’, 네이선 미어볼드(Nathan Myhrvold)의 요리 책 『모더니스트 퀴진(Modernist Cuisine)』 시리즈 등을 참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저자 자신이 수많은 도구들을 섭렵해본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이 이렇게 생생하고 구체적인 지침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영영 사라진 도구들이 있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짐을 배편으로 부쳤는데, 그때까지 모았던 제과 제빵 위주의 조리 도구를 담은 상자가 사라졌다. 약간의 배상도 받고 조금씩 다시 사서 모으기는 했지만 상실감이 매우 컸다. 그들은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독학으로 요리를 익혔던 시절, 거듭된 시행착오의 동반자로 내 삶에서 큰 의미를 차지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음식 평론가로 전업도 안 했을 것이며 이런 책도 쓰지 않았을 테니, 이 기회를 빌려 한 번은 이름을 불러주는 게 예의라 믿는다.(8~9)

롯지를 포함해 열 점 가까이 무쇠 스킬렛을 가지고 있지만 자주 쓰는 건 둘이다. 2013년 가을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칼 수선점에서 충동구매한 그리스월드의 스킬렛으로 지름 20센티미터 안팎 크기 두 점에 80달러였다. 롯지를 필두로 무쇠 스킬렛이 재조명되면서 야드 세일 등에서 찾은 묵은 것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그리스월드처럼 미국이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철강 강국이었던 시기(1950년대까지)에 만든 스킬렛은 비교적 흔한 편이고, 100년이 넘은 것들도 어떻게든 발견되어 현역으로 속속 복귀했다. 무쇠는 유지 관리를 잘못하면 바로 녹이 슨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복원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다시 현역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일단 사포 등으로 녹을 말끔히 벗겨낸 뒤 기름을 둘러 굽는 길들이기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면 세월의 흔적 같은 건 전혀 내비치지 않은 채 다음 100년 동안 쓸 수 있다. 내가 산 두 점도 전문가가 복원한 것들로 요즘 생산되는 것들에 비해 가볍고 표면이 유난히 매끄러워 쓰기가 덜 번거롭다.(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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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조리 도구의 세계 | yy**id | 2020.05.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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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 살림은 요리를 포함해 잘하는 게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딱히 주방 용품에도 관심이 없지만 이 책은 탐이 났어요. 관심 없는 조리 도구의 세계를 통해 미처 내가 알지 못하는 조리 도구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바로 이 책의 선택 이유이죠.

    의외로 내가 잘 아는 그리고 널리 알려진 조리 도구를 만날 수 있었어요. 또는 잘 안다고 생각했던 조리 도구였는데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었고요. 

     

    사진이 아닌 그림과 함께 만나는 조리 도구의 세계는 참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정보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백을 채우는 깔끔하면서도 단순한 그림이 좋았고, 하나하나의 조리 도구를 설명하는 글도 참 재미있었네요.

    음식 평론가인 저자가 15년 동안 모은 조리 도구 관련 경험을 이 한 권의 책 속에 담아 놓은 도서로 요리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고르는 요령을 담는 데 주력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조리 도구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동하는 만큼 저자가 알려주는 요령들은 가히 실속적이었기에 실제로 조리 도구를 선택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요리에 관심이 없는 만큼 조리 도구 또한 내 관심 밖이었지만 예전보다는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아지면서 차츰 조리 도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이것저것 사 모으게 되었습니다. 뭐든 안전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성격인지라 조리 도구 또한 안전한 재료로 만든 것에 관심이 많아 프라이팬만 하더라도 스테인리스를 고집했었죠. 결론은 스테인리스를 다루는 미숙함으로 인해 다 태워먹고 씻는 것도 힘들어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은 버렸습니다.(사실 신랑의 강요가 있었음) 책 속에서는 '스킬렛'이라는 생소한 명칭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스테인리스와 논스틱 코팅으로 이루어진 스킬렛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여전히 스테인리스 스킬렛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이기에 굳이 달걀 프라이가 목적이라면 필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호시탐탐 스테인리스를 구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참에 무쇠 팬 '롯지'도 급관심이 가면서 눈여겨 읽게 되었고요. 저자가 알려주는 팁을 바탕으로 나도 녀석들을 잘 다루어 더 맛있는 요리를 위해 애써보아야겠어요.

    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리 도구를 시작으로 처음 보는 신기한 조리 도구까지 저자의 안내를 받아 하나씩 만나보았습니다. 그냥 흔해서 막연히 그 쓰임새를 짐작했을 뿐 정확히는 잘 몰랐던 조리 도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전문가급으로 수준을 높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답니다. 요리 시에 꼭 필요한 조리 도구를 고를 수 있는 기회와 구입 시 주의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고요.

    생계형 자가 조리자에서 전문가까지, 일인가구에서 대가족까지, 조리 도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

    칼만 하더라도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채로웠는데 요리를 좋아하지 않다 보니 너무 잘 드는 칼은 또 상대적으로 좋아하지 않지만 잘 들지 않는 칼이 주는 불편함은 또 싫은 이 이중성을 어찌할까요. 빵 칼만 하더라도 있을 땐 참 불필요해 보이기도 했는데 없으니 왜 그리 아쉽던지요. 조리 도구는 이처럼 맛있는 요리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템이 아닐까 싶어요. 장갑만 하더라도 예전엔 그저 설거지를 위한 고무장갑이나 비닐장갑이 다였지요.(제가 알기로는요) 하지만 요즘엔 요리 시에 사용하는 장갑도 흔합니다. 아직 구입해서 사용해 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을 읽은 후 솔깃해져 사용해 보고 싶어지는 이 맘은 무얼까요! ^^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장갑의 세계는 이색적인 느낌을 팍팍 주기에도 충분했고요. 

    \\B098눔바른고딕", nanumbarun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그리고 이 책은 진정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가 맞더라고요.

    \\B098눔바른고딕", nanumbarun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요리하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강추하며 요리를 더 맛있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강추합니다. 요즘엔 어릴 때부터 요리사가 꿈인 자녀분들도 참 많잖아요~ 그런 자녀에게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은 도서입니다.

     

     

    요리하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강추하며 요리를 더 맛있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강추합니다. 저는 벌써 제가 현재 필요한 요리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골라 놓았답니다. 히힛~ 이제 구입하러 가야겠다, 신난다! ^^

     
  •   제가 처음 조리도구에 관한 책을 읽었어요. 내용과 표지에 혹해서 더 읽고 싶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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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처음 조리도구에 관한 책을 읽었어요.

    내용과 표지에 혹해서 더 읽고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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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펴내며_ 4

    A 손과 손의 연장 1 손 _ 14 | 2 장갑_ 18 | 3 단목적 도구_ 24

    B 계량과 측정(주방사우) 1 타이머 _ 30 | 2 저울 _ 34 | 3 온도계 _ 38 | 4 계량컵과 숟가락 _ 44

    C 자르기 / 썰기 1 식칼 _ 52 | 2 과도 _ 60 | 3 빵 칼 / 스테이크 칼 _ 62 | 4 채칼 / 만돌린 _ 64 | 5 슬라이싱 나이프 _ 68 | 6 발골도 _ 70 | 7 벼리쇠 _ 74 | 8 필러 _ 78 | 9 가위 _ 80 | 10 계란 썰개 _ 84 | 11 도마 _ 88

    D 다루기
    1 숟가락 _ 96 | 2 포크 _ 100 | 3 국자 _ 106 | 4 구멍 뚫린 국자 _ 110 | 5 집게 _ 112 | 6 스패출러 _ 116 | 7 밥주걱 _ 122 | 8 뒤집개 _ 126 | 9 팔레트 나이프 _ 128 | 10 빵 반죽 칼 _ 132

    E 섞기 / 갈기 / 혼합하기 1 거품기 _ 138 | 2 강판 _ 140 | 3 블렌더 / 손 블렌더 _ 144 | 4 푸드 프로세서 _ 152 | 5 스탠딩 믹서 _ 154 | 6 마늘 다지개 _ 158 | 7 고기 망치 _ 162 | 8 절구와 공이 _ 164

    F 거르기 / 분리하기
    1 체 _ 168 | 2 종이 행주 / 면포 / 커피 필터 _ 172 | 3 채소 탈수기 _ 176 | 4 지방 분리기 _ 180

    G 보관 1 공기 / 램킨 _ 186 | 2 샐러드 볼 _ 190 | 3 쟁반 _ 194 | 4 지퍼 백 _ 196 | 5 플라스틱 랩 _ 200 | 6 은박지 _ 202 | 7 유산지 _ 204

    H 익히기 1 : 끓이기 / 볶기 / 튀기기
    1 냄비 _ 210 | 2 솥 _ 218 | 3 팬 / 스킬렛 _ 222 | 4 무쇠 스킬렛 _ 232 | 5 웍 _ 238

    I 익히기 2 : 물 / 수증기 / 압력 1 저온 조리기 _ 244 | 2 압력솥 _ 250 | 3 찜기 _ 254 | 4 전기 주전자 _ 258

    J 익히기 3 : 굽기 / 지지기
    1 오븐 _ 264 | 2 토스터 _ 268 | 3 전자레인지 _ 270 | 4 에어 프라이어 _ 272 | 5 토치 _ 274

    K 세척 및 정리 1 주방 세제 _ 278 | 2 수세미 / 솔 _ 280 | 3 식기세척기 _ 284

    참고문헌_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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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은 가장 기본적인 조리도구죠~

    제가 쓰는 칼은 서양(프랑스)식칼에 가깝답니다!

    이 그림을 보시고 집에 있는 칼이 어떤 칼인지 

    알아보셔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조리도구에 대한

    지식을 이만큼~~ 쌓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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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휴대하기 좋은 책이에요!

    지하철 안에서, 기차 안에서, 쉬는 시간에 

    틈틈이 읽기 좋은 책이랍니다~~~

  • 조리 도구의 세계 | gs**629 | 2020.05.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조리 도구의 세계' 는 책 제목 그래도

    다양한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책이다. 


    수미네 반찬, 집밥 백선생, 최고의 요리비결, 

    한식대첩, 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 먹지, 

    삼시세끼, 윤식당 등 유명 쉐프나 연예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후 쿡방과 먹방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고,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쿡방 열풍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요리 관련 책들은 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여러 기업, 단체, 모임에서 진행하는 

    요리 클래스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고,


    유튜브에는 요리와 관련 된 

    수 많은 영상들이 있다.


    이처럼 레시피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져있지만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조리 도구의 세계' 는 계량과 측정,

    자르기와 썰기, 다루기, 섞기, 갈기, 혼합하기, 

    거르기, 분리하기, 보관, 끓이기, 볶기, 튀기기,

    물과 수증기로 익히기, 굽기, 지지기,

    세척 및 정리까지.


    여러 가지 조리 방법과 조리의 기본이 되는

    조리도구에 대한 정보, 사용법을 

    간결하고 단순하게 설명한다.


    c2.jpg


    꼭 필요한 도구들, 있으면 편리한 도구들,

    불필요한 도구들, 나의 생활방식에 꼭 맞는

    도구들이 무엇인지, 어떤 기준으로 도구들을

    구비하고 사용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조리의 기본에서부터 조리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리에서 기본이 되는 개념과

    조리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다.


    c3.jpg


    무엇보다 각 조리 도구들의 이름과

    도구의 특징, 사용방법을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도구의 핵심을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었고,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조리 방법과 조리도구 사용법은 

    식욕을 자극하고,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레시피에 따라서만

    요리를 하다보니 각 요리과정에서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필요에 따라서 

    아무 조리 도구를 사용했었다.


    '조리 도구의 세계' 를 통해 

    조리의 기본이 되는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들을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조리 도구 

    사용법을 통해 효율적이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정말 실력이 좋은 사람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좋은 요리 도구를 사용하면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보다 편하게 요리를 ...

    정말 실력이 좋은 사람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좋은 요리 도구를 사용하면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보다 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쓸데없는 조리도구를 구입하여 실패하는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이 지난하다면, 이미 수많은 도구를 직접 사서 써본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리 도구의 세계>라니,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의 제목과도 어쩌다가 비슷한 패러디성의 제목이 되어버렸지만, 사실 내용은 그 드라마의 내용과 전혀 다르다. 오히려 나에게는 드라마보다 더 실용적이고 흥미진진한 조리도구의 세계가 더 흥미로웠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과연 이런 종류의 책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모든 가정의 주방에 하나씩 비치해두고 새로운 주방 도구를 사기 전에 반드시 참고해야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정도로 저자는 모든 주방 도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조리도구를 골라야하는지 매우 정확하게 알려준다. 게다가 나는 당분간 새로운 주방 도구를 적극적으로 구입해야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던지라, 보다 열심히 이 책을 탐독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앞으로 어떤 주방 도구를 마련해야할지 대략적인 감도 잡힌다. 물론 요리는 매우 단순한 요리밖에 하지 못하는 요리 초보이기는 하지만, 이 책 덕분에 주방 도구를 보는 눈만은 조금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맛깔나는 주방 도구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실제에 가까운 조리 도구 삽화들이다. 사실 이 삽화들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책의 설명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조리도구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섬세하면서도 각 주방도구의 특징을 잘 살려서 그려놓은 삽화 덕분에 주방도구 쇼핑 리스트가 보다 명확하게 만들어졌다.

     

    요리 초보나 고수 모두 주방 도구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겠지만, 먼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가장 좋은 조리도구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전문가의 말을 참고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좋은 조리 도구를 갖추고 신나는 요리 생활을 즐겨보길 바란다.

  • 조리 도구의 세계 | ma**osoda | 2020.05.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몇 해 전부터 외식비 및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의 상승과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집밥 열풍이 불었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1인가구의 생계형 자가 조리인도 급속도로 늘었다. 그리고 쿡방과 먹방이 유행하면서 주방 뒤에 숨어 있던 쉐프들이 방송을 장악했고 요리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집밥 수요를 늘어나게 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건강한 요리 재료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만드는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생활이나 취미활동 처럼 생각하며 요리를 만들며 행복함을 느끼는 요리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다. 요리가 취미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인스타 같은 SNS에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자랑하며 올리고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귀차니즘에 빠진 자취생들은 대충 만들어서 대충 비벼먹고 대충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지만 이젠 사진으로 남겨서 SNS에 전시를 해야하므로 요리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이런 성향은 독특하고 차별화 된 특이하거나 화려한 음식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시도로 이어지며 밀푀유나베나 1000번을 저어서 만드는 계란후라이, 달고나 커피 같은 온라인 상에서 특정 요리를 만드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유튜브에는 요리 관련 컨텐츠가 인기를 끌고, 각종 레시피와 업소의 맛을 내는 법이라던지, 나만의 비법 등을 알려주는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게 되었다. 하지만 온갖 레시피가 인터넷과 유튜브에 널렸지만, 막상 조리의 기본이 되는 도구들에 관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요리책을 사더라도 음식 레시피에 대한 정보만 담겨있지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는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요에 따라 특정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리 도구를 잠깐 설명하는 정도라서 많은 경우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나 사용법 등은 직접 사용을 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직감적이고 경험적으로 체득하는 방법 밖에 없다. 말하자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배우게 되는 셈이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누구나 요리를 잘하는 금손인 것은 아니다. 똑같은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엉망이 되는 똥손도 있고, 이제 요리에 처음 발을 들이는 초보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리 도구의 올바른 사용법과 관리법 등은 요리계로 들어갈 때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다. 레시피 북을 보다보면 이 음식을 만들 때는 어떤 기구가 필요하고, 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이 손에 짚히는 다른 아무 조리 도구로 요리를 하다보면 음식을 망치기 일쑤다. 특히 계량이 중요한 레시피의 음식은 더욱 그러하다.


    무엇을 하건 도구는 그 작업의 기본이 된다. 작업을 할 때 제대로 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야만 원하는 작업을 제대로 잘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리의 경우 인터넷이나 유튜브, 심지어 레시피북에서조차 조리의 기본이 돼야 할 도구들에 관한 조언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초심자가, 기본 조리 도구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요리를 하다 좌절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 책은 요리 초심자와 명필이 아니라서 붓을 가려서 사용해야 할 똥손들을 위해 최대한 간결하고 단순하게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초심자에게 맞는 많은 원칙들을 정리하여 모든 도구들을 아우르면서 실용적이고 실질적으로 가이드한다. 도구라는 것은 여건만 된다면 무한정 사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모든 종류, 모든 사이즈, 모든 필요에 따라 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사놓는다면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으니 전혀 어려움 없이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책은 조리 자체는 물론이고 예산과 공간의 효율을 최대한 감안하여 좁은 공간과 넉넉치 않은 예산을 산정해놓고 가장 효율적으로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을 고르는 요령을 알려준다.


    요리를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활용법과 보관법, 세척법은 물론 구매시의 주의사항도 고려해야만 한다. 도구들을 구매할 때부터 예뻐 보이는 단목적의 도구를 충동구매했다가 한두번 사용하고 서랍에 넣어놓는 경우도 있고, 나의 주방사정과 맞지 않는 도구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조리 도구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요리에 맞는 도구를 선별하여 고를 수 있으므로 여러 시행착오를 줄여줄 것이다.


    도구는 사용 목적에 맞게 구분하여 기능별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요리의 가장 기본되는 필수 도구인 손, 계량과 측정, 자르고 썰기, 다루기, 섞고 갈고 혼합하기, 거르고 분리하기, 보관하기, 끓이고 볶고 튀기기, 물 수증기 압력으로 익히기, 굽고 지지기, 세척 및 정리하기 까지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모든 조리 작업을 하나씩 구분하여 각각의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소개한다. 기능별로 묶어서 취급하기 때문에 분류 그 자체가 각 조리 도구들의 핵심을 짚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조리 도구들의 기능을 소개하면서 사진이 아닌 간결하고 정확한 일러스트로 묘사하고 있다. 하나의 특정 브랜드나 특정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 제품 사진보다 일러스트 쪽이 대표성을 나타내는 것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 만약 실제 사진을 사용했다면 색깔이나 디자인 등에서 특정 제품이나 특정 모습으로 각인될 우려가 있는데 여기서는 해당 조리 도구의 대표성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실제 사진보다는 정교하게 그려진 일러스트가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책은 맛과 시간, 물리적 한계, 예산, 조리 숙달도, 위생과 환경에 대한 고려 등 수많은 현대적인 관점과 기준을 통합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행복한 조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리 도구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과 나에게 필요한 도구를 찾고, 적절한 제품을 고르는 법, 조리 도구의 작동 원리와 오래 쓰기 위한 유지 및 관리법 등 조리 도구에 대한 많은 질문과 효율적인 답을 제시하는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도와줄 콤팩트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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