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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모닝 책강
달에 울다
280쪽 | 규격外
ISBN-10 : 8957078444
ISBN-13 : 9788957078440
달에 울다 [양장] 중고
저자 마루야마 겐지 | 역자 한성례 | 출판사 자음과모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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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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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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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문학적 구도자로 살아온 마루야마 겐지, 그가 추구한 삶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달에 울다』. 생애 첫 작품인 《여름의 흐름》으로 제23회 문학계신인문학상, 제5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후 주어진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고 오로지 창작 활동에만 전념해온 마루야마 겐지.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함께 가진 문학적 양식을 꿈꾸고 시도해온 저자는 《달에 울다》를 통해 비로소 시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정점을 이룩했다.

표제작 《달에 울다》는 사과밭을 가진 농가의 외아들로, 아버지와 사과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의지하던 개가 죽은 후에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그런 '나'는 야에코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녀는 '나'의 아버지가 죽인 남자의 딸이다. '나'는 10대, 20대, 30대를 함께 지내고 마을을 떠난 야에코가 다시 마을로 돌아올 때까지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스러워한다.

마루야마 겐지의 문체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 특히 주인공 '나'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공간’에 집착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공간은 운명의 대변인이기도 하다. 공간에 대한 고민은 소설집의 두 번째 작품인《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에서도 이어지는데 소설 속에서 과거와 현재는 나란히 공존하고, 또한 둘은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 환상이 현실과 교차하고 있어서 둘 사이의 구분이 모호하다. 환상적인 현상이나 인물, 공간 등이 현실과 겹쳐져 있지만 바로 그곳에 생의 본질을 파고드는 선명한 리얼리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인간과 운명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저자소개

저자 : 마루야마 겐지
저자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는 1945년 일본의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출생했다.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제23회 ‘문학계신인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제56회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이후 어떤 문학상도 거부하고 문단에서 벗어나 고향 오마치에 거주하며 쓰고 싶은 작품만 쓰겠다는 각오로 오직 소설 창작에만 전념했다. 독특한 문체를 지향하는 마루야마 겐지는 『마르코 폴』지가 현역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베스트 14’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 『정오이다』 『아침해가 비치는 집』 『비의 드래곤』 『붉은 눈』 『설렘에 죽다』 『물의 가족』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피와 물의 냄새』 『도망치는 자의 노래』 『해와 달과 칼』, 에세이 『산 자의 길』 『소설가의 각오』 『황야의 정원』 『소설가의 정원』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등이 있다.

역자 : 한성례
역자 한성례는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 일본학 석사 졸업. 1986년 《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등이 있고, ‘허난설헌문학상’과 일본에서 ‘시토소조상’을 수상했다. 시집 『돌의 기억』 『바람이 불었다』 『골짜기의 백합』 등 일본시인의 시집을 한국어로, 고은, 정호승, 안도현 등 한국시인의 시집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등 한일 간에서 다수의 시집을 번역했다. 번역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붓다의 행복론』 등이 한국 중고등학교 다수의 교과서에 실렸다.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책을 번역하고 있다.

목차

달에 울다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연보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법사는 잠들어 있다. 두 다리를 깊이 접고, 몸을 웅크린 법사는 늘어진 수양버들 둥치 위에 누워 있다. 비파는 어린 풀 위에 내던져져 있다. 달에 걸친 엷은 구름은 차츰 빨리 흘러가고 있다. 달빛은 알전구 불빛과 비슷하다. 나는 눈을 감는다. 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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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는 잠들어 있다.
두 다리를 깊이 접고, 몸을 웅크린 법사는 늘어진 수양버들 둥치 위에 누워 있다. 비파는 어린 풀 위에 내던져져 있다. 달에 걸친 엷은 구름은 차츰 빨리 흘러가고 있다. 달빛은 알전구 불빛과 비슷하다. 나는 눈을 감는다. 병풍 속에 불고 있는 따뜻하고 느릿한 봄바람이 느껴진다. _28쪽

백구는 똑똑한 개다.
우리가 껴안고 있는 동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주위를 살피고 있다. 그러다 야에코가 너무 큰 소리를 내거나 하면 살며시 다가와 내 발바닥을 핥는다. 내가 웃으면 야에코도 웃는다. 우리의 웃음소리는 위로는 달까지 아래로는 깊이 흐르는 수맥까지 닿는다. _47쪽

야에코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작정이다.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 만일 야에코가 원한다면 촌장 집 곳간을 터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 그러다 쫓긴다 할지라도 끝까지 도망칠 자신이 있다. 만에 하나 잡힌다 하더라도 야에코 아버지와 같은 꼴은 당하지 않으리라. _58쪽

나는 야에코를 똑바로 눕혔다.
야에코의 몸은 이상하게 가볍고, 얼굴은 몹시 초췌했다. 음푹 들어간 눈꺼풀을 까보니 눈동자에 하얀 숨을 내쉬는 내가 비친다. 나는 근방 여기저기를 파보았다. 올해 열두 살 먹은 어린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시 설피를 신고, 배낭을 짊어지고, 야에코를 그곳에 남겨둔 채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_110쪽

마루야마 겐지는 장편소설, 중ㆍ단편소설, 에세이 등을 매년 빼놓지 않고 출간했을 만큼 늘 성찰하는 수도자의 자세로 쉬지 않고 글을 써왔다. ……
이 소설의 표제인 「달에 울다」가 바로 시소설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이다. 43세 때 쓴 중편소설이며, 40대 마루야마 겐지 문학의 신세계를 전개한 작품이기도 하다. 군더더기 없이 응축한 농밀한 언어가 한 행 한 행의 시구(詩句)를 만들고 소설 전체를 이룬다. _‘옮긴이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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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학계문학상 ㆍ 아쿠타가와상 수상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마루야마 겐지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詩語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 나는 그 모두가 확실하게 보이기 직전에 몸을 뒤척여 쓰러진 병풍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문학계문학상 ㆍ 아쿠타가와상 수상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마루야마 겐지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詩語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


나는 그 모두가 확실하게 보이기 직전에 몸을 뒤척여 쓰러진 병풍에서 몸을 돌린다.
조금 전까지 마을 하늘에 떠 있던 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_본문 중에서

▶ 내용 소개

“펜이 곧 몸이자 혼(魂)”이라고 말한 마루야마 겐지
문학적 구도자의 고독이 담긴 수작, 『달에 울다』 개정판 출간


마루야마 겐지는 생애 첫 작품인『여름의 흐름』으로 제23회 ‘문학계신인문학상’, 제56회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수상했다. 이후 그에게 주어진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고 은거(隱居)하면서 오로지 창작 활동에만 전념했다. 23세의 나이로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세인들의 명성이나 문단(文壇)의 영리를 좇지 않고 소설을 통한 구도(求道)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마루야마 겐지는 ‘펜이 곧 몸이자, 혼(魂)’이라고 말했을 만큼 엄격한 문학적 구도자로 살아갔다. 그는 당연하고 평범하지 않은, 누구보다 외로운 삶을 택했다. 마치 그가 추구한 삶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 『달에 울다』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시소설의 정수 「달에 울다」
운명을 대변한 공간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이 소설집에 수록된 「달에 울다」라는 작품은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려낸 작가의 수작(秀作)이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사과밭을 가진 농가의 외아들로, 아버지와 사과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간다. 의지하던 개가 죽은 후에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그런 주인공은 인생에서 꼭 하나의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녀는 소설의 여주인공인 야에코로 주인공의 아버지가 죽인 남자의 딸이다. 주인공은 10대, 20대, 30대를 함께 지내고 마을을 떠난 야에코가 다시 마을로 돌아올 때까지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소설은 구성에 있어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다. 시와 소설의 중간적 장르를 갈구해온 작가는 이 작품에 이르러 비로소 시소설(詩小說)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정점(頂點)을 이룩했다.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함께 가진 문학적 양식을 꿈꾸고 시도해온 그는 이 작품 「달에 울다」를 통해 시소설이라는 대단한 결과물을 제시했다.
소설에 나타난 문단(文段)은 시의 한 연(聯)으로서 기능하며, 그것은 삶의 점묘라는 작가의 창작 의도를 이미지화한 것이기도 하다. 강렬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힘을 가진 그의 단문(短文)은 이 글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래서 이 글은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문체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형식이자 내용이다.
어쩌면 작가 자신일 수도 있을 소설 속 주인공은 자기 운명의 비극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 특히 주인공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공간’에 집착하고 있다. 소설에서 공간은 시간이 흐르는 길이자 옷이다. 또한 공간은 운명의 대변인이기도 하다.
공간에 대한 고민은 소설집의 두 번째 작품인「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소설 속에서 과거와 현재는 나란히 공존하고, 또한 둘은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 환상이 현실과 교차하고 있어서 둘 사이의 구분이 모호하다. 환상적인 현상이나 인물, 공간 등이 현실과 겹쳐져 있지만 바로 그곳에 생의 본질을 파고드는 선명한 리얼리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인간과 운명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마루야마 겐지가 말하는 소설의 근본

언젠가 마루야마 겐지는 다른 어떤 세계보다 이미지의 세계를 신뢰한다고 적었다.

‘…… 동물원에서 죽은 지 며칠이나 지나 쪼글쪼글 말라비틀어진 새끼 원숭이를 질질 끌고 가는 어미 원숭이를 보았을 때가 그랬다.’ 에세이집 『소설가의 각오』에서

그는 그 광경을 보았을 때, ‘어느 누구의 설명 없이도, 커다란 진실을 획득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사건과 공간의 이미지이다. 그것은 이미지만이 진실하고, 불필요한 감정의 가감 없이 현실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지는 현실에 닻을 내리고 있기는 하나 그 돛은 상상의 세계를 향해 펼쳐져 있다. 그래서 그는 이미지를 이용한다.
그는 시적 소설, 이미지가 잘 형성된 소설, 문장 하나하나에 정신이 깃든 소설을 위해 그는 지위와 명성, 하다못해 남들이 다 하는 일상적인 생활조차 포기했다. 작가의 이러한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이나 특히, 작가들에게 어필하는 면이 많다.
‘왜 소설가가 되고 싶은 것일까. 왜 젊은 정열을 송두리째 바쳐 순수문학이란 고봉―자신이 이상으로 여기는―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아무도 쓰지 않았고 쓸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소설을 세상에 내보내, 대가인 척 거드름을 피우며 기존의 작가들을 놀라게 하리란 굳은 결심으로 펜을 잡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그들 어디에서도 그와 같은 기백은 느낄 수가 없다. 자아도취를 위하여 소설 비슷한 것을 발표하고는 흔해빠진 타입의 소설가가 되어 편하게 생활하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동기가 아닐까’라고 말하듯, 자칫 소설 쓰기가 한갓 취미나 여가 생활로까지 여겨지는 현 세태의 단면을 매섭게 꼬집는다.
그는 펜을 쥐기 전에 무엇을 쓰고 싶은가, 무엇을 쓰려고 하는가를 생각지 않는다. 단지, 어느 날 어떤 ‘힘’이라 할 것이 그를 자리에 앉히고, 펜을 들게 하고, 약간은 빙의적(憑依的)이라 할 상태에서 그야말로 우연의 문장들을 만들어낸다.

‘내 취향으로 하자면, 그 「공간」은 작가의 재능을 백 퍼센트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면 허상으로 해주었으면 좋겠다. …… 등장인물들이 아무 의심 없이 그 「공간」에 녹아 있고 내 머리에 그런 점이 보다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소설이고, 힘있는 작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소설이어야 독자들로 하여금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다른 일들을 제쳐두고 소설읽기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

마루야마 겐지에게 있어 소설 쓰기란 하나의 구도의 길이자, 자기 발견의 길이다. ‘쓴다’라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그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세상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찾았다.
근래에 마루야마 겐지는 문명의 미래, 환경ㆍ생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정원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에 열중해 꽃 가꾸기에 힘을 쏟는다. 그는 유명한 자신의 정원을 배경으로 삼은 정원 만들기에 대한 에세이집도 여러 권 출간했다. 그의 문학과 문학적 삶은 점차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다. 문학에 대한 도전도 계속한다. 영화광이나 속도광을 거쳐, 개를 키우고 정원을 꾸미는 등 예술적인 구도의 길을 가고 있다. 여전히 세상과는 거리를 둔 채 현대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적 에세이도 쓴다. 그동안 그의 문학은 모두 실험적이었고, 암중모색이었다. 지금도 그 완성을 향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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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이란 평을 받는 달에 울다.시소설이란 독특한 유형의 소설이라뭔가 새롭기도하고,작가의 ...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
    이란 평을 받는 달에 울다.
    시소설이란 독특한 유형의 소설이라
    뭔가 새롭기도하고,
    작가의 필력과 시를쓰는 번역가의 협업이
    천개의 시어를 잘 빚어낸 작품이 아닌가싶다.

    어린아이눈으로 본 세상이지만
    아버지마져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래서 차갑고 매섭다.
    어른아이란 단어가 떠오르게한다.
    어른아이로 자라온 그의 이야기는 그래서 아리고 아프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는 
    나도 모르게 눈쌓은 어느 시골마을이 생각나면서 
    눈물을 훔치게 된다.
    생선껍질옷에 뿌린 사과주가 
    잠시라도 그들에게 향기를 품어주길 바라고 바래본다.

    고찰ㅡ어떤 것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함.
    그 단어의 의미와 딱 맞는 책.
     
    책을 읽고 난 뒤 꼭 표지의 의미를 다시한번 살펴보는 편인데
    이 나무는 사과나무일까, 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뿐 아니라 
    작은 마을에서 백구로 살아가는 삶을 생각해 보게 한다.
    산돼지나 곰이 아닌 사람을 ̫는 개를 선호하는 마을사람들속에
    나와 백구는 그래서 유일한 동지였다.
    그렇게 백구와 나와 야에코의 이야기.
     
    존경할 수 없는 아버지가 나의 아버지라면...
    푸르죽죽하게 빛나는 그 옷을 입은 아버지가 나의 아버지란 사실을,
    그런 마을의 태생임을 인정해야 하는 나는 어떤 심정이였을까...... 
    시대에 배경에 등뒤로 숨어버린 비겁자들을 나는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야에코와 나의 로맨스는 한편의 유화를 연상케 한다.
    이상하게 그 부분은 눈앞에 그림처럼 그려진다.
    그리고 나와 야에코와 백구가 웃는모습까지 상상되어진다.
     
    평생을 함께 하고픈 여인을 보내고 온 남자의 심정은 어떨까,
    아무생각없이 몇날 며칠을 잠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영혼이 달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안다.
    그가 달나라에서라도 야에코를 만나고 싶었다는 것을.
    사랑을 잃은 사람은
    매일매일 확실하게 죽어간다.
    이 표현 너무 멋있다. 겪어본 이들은 잘 알만한 그런 감정들.
    마루야마 겐지님의 시어가 빚어내는 사랑노래.
    죽을자리를 찾아오는 야에코와
    그녀를 바라보는 나는 어떤 마음일까,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지만 
    아름다운 죽음은 있는것일까, 야에코의 죽음은 아름다운가, 
     
    죽을만큼 힘들었을때 입었던 생선 껍질 옷.
    수의대신 그녀에게 입힌 생선 껍질 옷.
    경멸했던 그 옷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꺼내들을 수 있는 건
    인간의 나약함이 아니라 삶에 대한 순종과 수용일게다. 
    결국 늙어가면서 사과주로 냄새를 없애고 봄바람을 기다릴 수 있는 
    지혜(용기)가 생기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상상이 되면서 너무 많이 눈물이 났다.
    내 눈물이 그들의 사과주가 되었길 바래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제목: 달에 울다 글쓴이: 마루야마 겐지 ...


     

     

    제목: 달에 울다

    글쓴이: 마루야마 겐지

    옮긴이: 한성례

    펴낸 곳: 자음과모음

     

     

     

    '꼭 돌아오겠다며 약속하고 떠난 님.

    기약 없는 이별에 님이 떠난 자리에 오도카니 서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오늘은 오실까? 내일이면 오시려나?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다 슬픔에 겨워 쓰러진 이는 이제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오늘도 변함없이 님을 기다리네.'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고목. 고달픈 가지와 잎사귀에 내려앉는 차가운 달빛. 고요하고 쓸쓸한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달에 울다』라는 제목에 가슴이 시렸다. 표지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님과의 이별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은 이가 나무가 되어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작가의 이름이 생소했다. 마루야마 겐지. 독특한 문체를 지향한다는 그는 현역 편집인들이 선정한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베스트 14'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소개 문구에 걸맞게 아름다운 문장이 많았다. 가슴 깊숙이 고이 접어둔 빛바랜 추억을 조심스러 꺼내 보는 느낌. 아름다운 문장에 취해 이야기 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나는 독자가 아닌 관찰자가 되어 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었다.

     

     

     


     

     

     

     

    달에 울다

     

    첫 번째 소설 『달에 울다』에서는 10살 소년에서 40살 노총각으로 늙어버린 주인공의 일생이 펼쳐진다. 곳간을 털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는 야에코의 아버지. 주인공인 '나'의 아버지는 생선 껍질로 만든 번뜩이는 옷을 입고 다리를 절며 도망자를 추격한다. 결국 야에코의 아버지는 험한 꼴로 처형당하고 야에코는 어머니와 함께 시내로 피신했지만 금세 마을로 돌아온다. 20살이 된 '나'. 살림은 여전히 넉넉하지 않다. '나'는 야에코와 몸을 섞는 깊은 관계에 빠져들고 둘의 사이를 눈치챈 아버지가 쓴소리를 하지만 아무 소용 없다. 30살이 된 '나'. 어릴 적부터 키웠던 개 '백구'는 죽고 부모님은 여전하다. 2년 전 야에코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 '나'와의 관계는 이미 7년 전에 끝나버렸다. 야에코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이와 함께 마을을 떠난다. 그 마지막 길을 '내'가 배웅한다. 어느덧 40살이 된 '나'. 3, 4년 전, 부모님이 연달아 돌아가시고 '나'는 홀로 남았다. 인생의 전부였던 사과나무밭에 메인 '나'는 쇠락하고 황폐해진 마을을 떠날 수 없다. 펑펑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날, 10년 만에 야에코가 집으로 돌아온다. 숨을 거둔 채 소복한 눈 아래 묻혀 있던 야에코를 발견한 '나'. 약 천 일 동안 그녀와 보낸 추억 그리고 백 그루가 넘는 사과나무를 떠올리며 '나'는 그 둘에 매달려 살아간다. '나'의 인생을 그렇게 끝날 것이다. 몽환적인 느낌으로 꿈속에서 헤매는 것 같던 소설 도입부를 지나, '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소설은 점점 현실적인 민낯을 드러냈다. '내'가 자는 방에 있던 병풍 속의 법사는 마음껏 방황하며 훨훨 날고 싶은 '나'의 분신이자, 아버지 그리고 야에코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읽고 지나친 문장을 다시 되짚으면 아스라이 피어오르던 장면이 더 생생하고 또렷해진다.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과향기에 뭉클해진 가슴은 이내 참지 못하고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렸다.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두 번째 소설 『조롱을 높이 매달고』는 좀 심오한 작품이었다. 42살의 남자가 피리새 소리를 따라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고향 M 마을로 향한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몇 년간 돈을 벌고 돌아온 남자에게 이제 예전의 가족은 없었다. 서먹하고 데면데면한 아내, 자식과는 연을 끊고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20년을 일한 그에게 남은 거라곤, 겨우 손에 쥔 약간의 목돈과 폐차 직전의 승용차 그리고 말라빠진 늙은 개와 무거운 피로감뿐이다. 어린 시절 그의 부모님은 M 마을에서 온천객을 상대로 채소 조림을 팔며 생계를 꾸렸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그 시절. 그는 30여 년 전에 부모님과 함께 도망치듯 떠났던 그 M 마을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한다. 주인을 잃은 건물이 즐비한 그곳에서 과거 이발소였던 건물 2층에 짐을 푼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M 마을에 한 노인이 살고 있다. 노인의 피리새를 몇천 원에 빼앗듯이 데려온 남자는 어느 날 조롱이 사라졌음을 알고 한달음에 노인에게 달려간다. '노인의 낙을 빼앗지 말아 주세요.' 노인이 건넨 쪽지를 보고 남자는 단번에 노인을 돌보는 딸의 정체를 떠올리게 된다. 일전에 보았던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인. 그녀는 가까운 K 시에서 밤거리를 헤매며 상대를 찾는 직업여성이다. 그는 모르겠다. 그녀와 어떻게 해보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단지 할 말이 있는 건지. 그는 모르겠다. M 마을에 살려고 간 건지, 죽으러 간 건지. 그는 모르겠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가 M 마을에 머문 물리적 시간은 분명 얼마 되지 않을 터인데 마치 영겁의 세월처럼 그와 나의 목을 조이며 파고들었다. 답답하고 갑갑한 마음. 삶의 의지를 잃고 본능에 의존하여 이어가는 무기력한 나날. 돌팔이 의사가 말했듯이 그는 미쳤는지도 모른다. 자꾸 헛것을 보니 말이다. 하지만 그가 목격한 노인의 최후는 사실이었을 터. 여전히 단조롭고 시시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는 M 마을에서 겪은 일들을 계기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듯하다. 밤이면 아파트에 틀어박혀 술을 마시고 취하면 잠이 들고 M 마을에 관한 꿈을 꾼다. 그리고 피리새를 떠올리곤 한다.

     

     

     

     <달에 울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 이 두 작품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책 제목이기도 한 작품 <달에 울다>를 꼽겠다. 어쩌면 너무 무지하여 잔혹했던 그 시절, 지독한 가난을 견뎌내며 뚜렷한 미래를 꿈꿀 수 없었던 순간. 한 여자를 탐닉했던 3년의 추억을 붙잡고 반평생을 살아낸 남자의 짙은 쓸쓸함에 연신 마른침을 삼켰다. 이런 인생도 있구나. 분명 아름다운 상황이 아닌데도, 마치 시를 읽는 듯한 문장에 속아 아름다움에 취한 묘한 경험을 맛보았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는 인생에 실패한 한 남자의 광기 어린 넋두리를 듣는 것 같아 초반에는 살짝 지루했지만, 하이힐 신은 여인이 등장하고 남자의 사연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중반부부터는 소설이 활기를 띠며 다음에 벌어질 상황이 궁금해진다. 죽을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답을 얻을 때쯤, 어느새 남자의 인생에 동화되어 나 역시 아련하게 피리새를 쫓고 있었다. 이토록 서평이 길어진 걸 보면, 분명 이 책이 어떤 식으로든 내 마음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리라. 그래, 이 책은 좀 특별했다.

     

     

     

     

     

     


     

     

  • 고독이 책으로 환생한다면 이 책으로 환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독이 잘 표현되어있는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

    고독이 책으로 환생한다면 이 책으로 환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독이 잘 표현되어있는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 소설 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편은 제목과 같은 <달에 울다>이고, 다른 한편은 <조롱을 높이 매달고>이다. <달에 울다> 같은 경우 천 개의 시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러 개의 시가 모여 하나의 소설이 된다는 것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나, 싶었다. 


     


    <달에 울다>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부모와 키우던 개가 죽은 뒤에 혼자서 쓸쓸한 삶을 영위한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줄 법도 한데 말이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마을 역시 단 한 번도 떠나지 않고 평생을 그와 함께한 집에서, 그의 방 안에서, 달이 그려진 병풍 앞에 이부자리를 깔고 그 자리에서 잠을 잔다. 그의 삶은 단조로움 그 자체다. 하지만 그의 생각들이 단어로 탄생했을 때, 그는 결코 단조로운 삶을 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달에 울다>를 읽은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것이다.


    분명 나는 비정상이다. 나 스스로도 인정한다. 남들은 줄곧 독신으로 살아가는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상한 게 아닐까? 


     

    고독과 죽음에 대해 서슴지 않게 이야기하는 소설. 

    천 개의 시어로 만들어진 소설. 


    읽고 있자니 작가의 세계와 삶이 궁금해졌고, 그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던 찰나, 책의 마지막 부분에 그의 연보와 옮긴이의 말이 있어 한참을 읽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달에 울다>는 <마루야마 겐지>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자신의 삶을 소설에 바치기 위해 아이도 낳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비로 버티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탄생시킨 <마루야마 겐지>. 자신만의 <정신적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고독하고 고단한 길을 선택해온 그를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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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달에 울다"</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달에 울다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내 등을 비추는 달빛을 느낀다.우리 마을 하늘에도 병풍에 그려진 것과</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똑같은 달이 떠 있다.그 빛은 야에코의 목덜미를 비추고 있으리라.</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그녀의 흐트러진 숨소리가 병풍 너머에서 들려온다.</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소리없이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녀의 고독한 모습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그래야만 한다.만일 느녀의 어깨가 지금 가냘프게 떨리고 있다면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결국 내 어깨로도 전해져 오리라."</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장들을 읽어나가며 한구절 한구절의 함축되어진 시를 읽어내려가는 것인지.소설을 읽어내려가는 것인지 때로는 혼돈에 빠지기도 하는 시점과 자주 마주하며 책을 읽어내려 갔다.소설이 주는 서사성과 시의 함축정이 어울어진 한편의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문구를 읽어내려가며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만 갔고 저자 마루야마 겐지의 이력 또한 독특함으로 다가온게 사실이다.그에게 주어진 각종 문학상들을 마다한채 그는 작품에만 전념해 왔으며 명성이나 문단의 영리를 위해 자신의 글이 인정받는것보다는 소설을 통한 자신의 생각들을 써내려가기에 여념이 없었던 그런 문학인이라고 한다.이런 자신이 글을 써내려가며 걸어온 글만큼 그의 소설은 차갑고 단단하며 고독을 그려내려간 작품이라고 한다.누구보다도 외로운 삶을 스스로 선택했지만 그의 글은 많은 사람들에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으며 이제 이 작품을 통해 그의 글속으로 들어가볼까 한다.</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주인공인 나는 산골 시골 마을 사과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사과밭의 외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와 사과밭을 일구어 나가며 생활한다.사과밭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채 사과밭과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곁을 지키는 늙은 개만이 삶의 전부인것처럼 살아가며 성장하는 소년!!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살인자가 되고 만다.아버지가 선동하여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한 남자에게 죽임을 가하게 되고 운명은 가혹하게도 아버지가 살해한 남자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소녀는 야에코이며 소녀가 마을을 떠나게 되는 그 시간들조차 소년은 야에코를 잊지 못한다.자신의 곁을 지키던 늙은 개가 세상을 또나고 부모님이 다 자신의 곁을 떠났음에도 마을을 아니 사과밭을 떠나지 못한채 살아가던 소년에게는 이게 야에코를 그리워하는 마음만이 가득하다.이처럼 소설속에서는 시인지 소설인지 모를 글들을 글을 읽는자로 하여금 자신의 글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늪과도 같은 글들로 읽는자에게 끊임없이 혼돈을 준다.사과밭을 떠나지 못하는 소년.그리고 아버지가 살해한 남자의 딸을 사랑하게 되면서 함께 성장하게 되는 소년에 모습을 함축적인 묘사로 읽는자들로 하여금 시를 읽는듯이 느끼게도 하며 서정적인 분위기속 글들은 소설을 느끼기에도 충분한 묘한 글속으로의 여행을 다녀온 듯 글들속에 매료되게 하는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문체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책은 시종일관 어두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으로 글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며 다양한 감정들에 둘러 쌓인채 저자의 글들속에 미로처럼 갇혀 쉽사리 길을 찾지 못한채 미로속을 헤매이는 그런 기분을 들게도 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독특한 분위기는 이책을 덮는 마지막까지도 느낄 수 있으며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차이와 환상속을 헤매이는 듯한 문체와 흐름은 오래토록 여운이라는 두 단어속에 갇혀 헤어 나오지도 못했던 그런 책이 바로 이책이었다.화려함이나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독자를 매료시킬수 있는 글이라면 당신도 궁금하지 않은가.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한권의 책이었지만 그 여운만은 기억에 잔상처럼 오래토록 남을듯 한 한권의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기에...</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3px; padding: 0px; font-family: yesGo; font-size: 10pt; -ms-word-break: break-all; max-width: 580px !important;"> </p>
  • 달에 울다 | ka**808 | 2021.02.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가 빚어낸 한 편의 아...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

    <달에 울다> 와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라는 두 편의 작품이 실린 이 책의 작가는 마루야마 겐지 다. 개인적 취향상 일본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시적인 소설'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문학의 길이 곧 구도의 길이라며 등단 직후 고향에 틀어박혀 고고(孤高)의 작가가 되었다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작품으로 충분히 작가만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달에 울다>

    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은 중천에 걸려 있는 흐릿한 달, 동풍에 흔들리는 강변의 갈대, 그리고 걸식하는 법사다. 휘늘어진 버드나무 둥치에 털썩 주저앉은 법사는 달을 향해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비파를 타고 있다. 두 눈이 멀어 광대한 강변 일대에 쏟아지는 푸른 달빛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때가 꼬질꼬질한 그의 오체는 삼라만상을 그대로 포착하고 무궁한 시간과 공간에 녹아들어있다. 팽팽한 현의 떨림은 미적지근한 밤기운을 자극하여 봄을 증폭시키고, 병풍 옆의 초라한 이불 속에 기어들어가있는 소년의 아직 두부처럼 여린 영혼에도 깊이 스며든다. 볏짚을 채운 요와 고이노보리를 부수어 만든 이불 속 아이는 바로 30년 전, 이제 막 열살이 된 나다. (p. 9)

    대륙에서 전쟁을 겪고 다리를 다쳐 돌아온 소년의 아버지는 괴상해져 돌아왔다. 소년이 보기엔 그랬다. 그 괴상함은 잔인함과 폭력성과 연결되어 있었다. 촌장네 헛간을 털려던 마을주민을 몰아세우는 추격전속에서 아버지는 가장 활기차 보였다. 그렇게 야에코의 아버지가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야에코와 어머니는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여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은 산기슭에 걸린 초승달, 천지에 무성한 초록 풀, 그리고 거지 법사다. 높다란 바위 머리에 앉은 법사는 흠집 많은 비파를 여인처럼 끌어안고 격렬하게 술대를 치며 은은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그 음향은 후텁지근한 밤기운에 눌리어 멀리까지 가닿지는 못한다. 눈곱이 잔뜩 낀 법사의 눈은 앞이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여러 쌍의 남녀가 교합하는 모습을 한꺼번에 여기저기서 생생하게 포착한다. 바짝 마른 풀은 강렬한 기운을 쏟아내고 시든 뇌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환영을 차례차례 만들어낸다. 그 힘은 가늠하지 못할 만큼 커서 병풍 밖까지 미친다. 얇은 이불 속에 드러두은 젊은 남자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이 피보다 더 뜨거운 영혼을 크게 동요시킨다. 군데군데 솜이 삐져나온 요와 땀내나는 값싼 담요 사이에 끼어 있는 젊은이는 꼭 20년전, 갓 스무살이 된 나다. (p. 34)

    남자는 사과밭에 열심이다. 부모가 그닥 신경쓰지 않는 농사의 한 종류일뿐이지만 오직 사과밭에만 열정을 쏟는다. 하지만 마을에서 텔레비전 없는 유일한 집이고 여전히 야에코네 사과가 훨씬 맛있다. 그리고 밤이면 밤마다 야에코와 몸을 섞었다.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야에코네가 왜 마을을 떠나지 않는 이해가 안가지만 아무일도 없었음에도 남자는 다른 젊은이들처럼 도시로 떠날 생각이 없다. 그저 사과밭을 돌볼 뿐이다. 그러다 병풍속에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 그사이 마을은 마을사람들은 급격하고 변하고 있었다.

    가을 병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그림자 하나 없는 명월, 가을바람에 굽이치는 초원, 그리고 거지 법사다. 흠집투성이 비파를 등에 맨 장님 법사는 회오리바람이 휘청이며 삭막한 황야를 헤매고 있다. 어디에도 사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짐승의 기척조차 없다. 그러나 비쩍 마른 그의 몸은 추억으로 가득 차,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행복했던 나날들을 생생하게 기억해낸다. 교교한 보름달의 독기 서린 빛이 등골까지 스며들어 골수를 파먹고 있지만 법사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 강풍이 쏟아내는 대지의 비통한 절규는 어딘지 비파소리를 닮았다. 그 소리는 병풍 옆에 깔린 호사스러운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청년을 압도하고 영혼까지 마비시킨다. 방에 어울리지 않는 거위털 이불과 양털 요 사이에 끼어 있는 그 사내는 꼭 10년 전, 서른 살 때의 나다. (p. 67)

    남자는 효자는 아니다. 텔레비전을 보며 멍청하게 웃고 있는 부모에 대해 그닥 애정이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여자였던 야에코와 결혼할 수 없었다. 그저 사과밭을 돌보며 병풍에 그려진 묵화만 바라보며 여전히 '마을주민'으로 살아갈 뿐이었다. 모두가 변해갔고 야에코도 그랬다. 그녀의 네번째 남자까지는 알았는데 그뒤로는 알려하지도 않았고 알게되어도 화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야에코가 사생아를 낳고 그 아기를 키우던 야에코의 어머니가 죽자 야에코가 마을을 떠났을때 남자는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겨울 병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잘 닦인 겨울 달, 얼음과 가루눈에 갇힌 산정호수, 그리고 거지 법사다. 자신이 파낸 볼품없는 눈 동굴 속에 앉아 있는 법사는 얇은 누더기를 걸친 채 미동도 하지 않고, 낮에도 여전히 팽창을 계속하는 얼음의 비명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비파를 타고 싶어도 손이 곱았고,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열 때문에 목이 부어 있다. 그러나 얄팍한 늑골과 마른 살에 덮인 빈약한 가슴 속에서는 풍요로운 선율과 끝없는 낱말이 끓어올라, 파도처럼 바람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흐느낌 같기도 한, 호수의 얼음이 삐걱거리는 소리는 맑디맑은 한기를 자극하여 시간의 흐름까지도 얼어붙게 하고, 병풍 곁의 낡은 이불에 기어들어가 있는 중년 남자의 패기 한 조각 없는 회색빛 영혼을 마비시키고 있다. 전기담요와 전기요 사이에 끼어있는 그 사내는 40년하고 10개월을 산, 현재의 나다. (p. 92)

    여전히 병풍없이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사과밭을 돌보며 여전히 마을주민으로 살고 있는 남자는 이제 혼자다. 백구는 떠난지 오래되었고 야에코도 진즉 떠났었고 부모도 저세상으로 떠났다. 완전히 혼자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살던데로 그냥 살고 있다. 하지만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오던 겨울 어느날 병풍속의 법사가 죽었다.

    나를 대신해 법사가 방랑했다. 40년간 떠돌아다녔지만 사과밭 골짜기에는 이르지 못했다. 허나 법사는 마음껏 살았다. 야에코 또한 후회없이 살았다. 그녀의 40년은 나의 시시한 40년과는 비교하지 못할 만큼 빨갛게 농익어 있다. 야에코는 제 뜻대로 이 세상을 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살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 마을을 나가서 다시 마을에 돌아올 때까지의 10년은 상상을 초월하는 나날이었으리라. (p. 109)

    사람들은 잘 때마다 쇠약해진다.

    해줄 만한 일은 다 해주었다. (p. 112)

    눈 무게 때문에 사과나무 가지가 휘청거린다. (p. 113)

    굵은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p. 114)

    조금 전까지 마을 하늘에 떠 있던 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p. 115)

    사계절의 병품 그림속에 남자의 인생이 모두 들어있었다. 한걸음 떨어져 병풍을 바라보듯 그렇게 자신의 인생도 떨어져 바라보며 살았다. 자신의 사과밭을 돌보면서도 가보지못한 골짜기 사과밭을 생각하며 살았다. 거지법사의 가난한 삶은 남자의 가난한 마음과 닿아있고 거지법사의 방랑은 마을을 떠나지못하는 남자의 삶과 닿아있고 거지법사의 스러져가는 비파소리는 남자의 사랑과 닿아있었다. 그렇게 야에코가 마을에 돌아왔을때 거지법사는 죽었다.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어느새 내 '전반기'는 끝나 있었다. 과연 내가 42년이라는 세월을 헤쳐온 사내일까? 확실한 증거라도 있는 걸까? (p. 121) 20년을 일하고, 자존심까지 바치고, 결국에는 머릿속까지 의심받고서 손에 남은 건 바로 그 돈이었다. 또한 폐차 직전의 승용차와 말라빠진 늙은 개, 그 무거운 피로감과 될 대로 되라는 마음뿐이었다. (p. 122)

    "나지도 않는 소리가 들리거나 있지도 않은 사물이 보이면, 이미 우리 병원의 훌륭한 환자입니다" (p. 119) 라는 의사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자는 그동안 자신이 속해왔던 곳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M마을을 떠난지 3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내쳐졌다. 그리고 나지도 않는 소리가 들리고 보이지도 않는 사물을 보았다. 남자는 M마을로 향한다. 이제 더이상 아무도 살지않는다는 그 작은 마을로.

    피리새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한두 마리 지저귀는 소리가 아니다. 대부분의 집 처마 아래에는 대나무로 만든 조롱(鳥籠)이 하나씩 매달려 있다. 키우는 새는 수컷으로 정해져 있다. 그 새들은 회색 들깨와 파릇파릇한 별꽃을 번갈아 쪼아 먹고, 찬물을 마시고, 분홍빛 목을 떨어 절묘하게 지저귄다. 그 소리는 바람 소리나 파도 소리, 갓난아기의 웃음소리와도 조화를 이룬다. (p. 141)

    가난에 찌든 삶이었지만 자신의 어린시절 10년이 오롯이 담긴 곳, M마을은 그에게 고향인 셈이다. 어려운 형편의 삶들이었지만 그래도 M마을에서는 누구나 조롱 하나쯤은 걸고 살았다. 다만 남자의 토막집에만 그 조롱이 걸리지 않았던 듯 하다. 그마저도 힘든 집이 남자의 집이었다. 그래도 피리새의 소리는 어디서든 들을 수 있었다. 피리새의 소리를 쫓아 돌아온 M마을, 폐가만이 몇 채 남아있는 그곳에서 남자가 처음 본 것은 모래위에 흩어져 있는 말발굽 자국이었다. 400여년전 외딴 섬에 버림받았다는 세명의 무사들이 탔을 그 말들이 남긴 흔적이었다. 남자가 어렸을땐 1년에 몇번 보았던 그들을 30년이 지나고 돌아온 후에는 수시로 볼수 있었다. 남자는 들리지 않는 피리새의 소리를 듣고 보이지 않는 기마무사들을 보며 M마을에 머물기로 결심했다.

    생각해보면 겁에 질려 살아온 40여년 이었다. 잃는 게 두려워 분투했음에도 나는 차례차례 잃어만 갔다. 그러나 나는 많은 것을 잃었기에 나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 내 주위에는 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나에게 눌리어 숨이 막혔다.(p. 151)

    오두막 처마에는 대나무 조롱이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저귀는 새는 틀림없는 피리새였다. (p. 162)

    멀쩡해보이는 폐가 하나를 골라 임시거처를 만든 남자는 버려진 마을에서 혼자 고립을 자초하며 살다가 어느날 외딴 곳에서 오두막을 발견한다. 그 오두막에는 노인이 피리새 조롱을 걸어놓고 살고 있었다. 강제로 뺏다시피 억지로 돈을 쥐어주고 조롱을 가져왔지만 며칠 후 조롱은 다시 노인의 오두막에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노인에게는 시내에서 일하는 빨간구두를 신은 딸이 있음도 알게 된다. 중년의 나이에 거리에서 몸을 팔며 늙은 아비를 보살피는 빨간구두를 신은 딸이 있음을...

    나는 불행의 밑바닥에 있다. 쓸데없는 걸 발견했다는 후회는 곧바로 반성으로 이어졌다. 나는 자신을 속이고 있다.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결국 나는 이대로 살다가 죽겠지. 틀림없다. 추락할 대로 추락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남자, 그게 바로 나였따. 아내와 자식에게 내쫓기고, 직장도 잃고, 돌팔이 의사에게 머리가 이상하다는 얘기를 듣고, 사람보다 믿던 개는 죽어버리고, 겨우 손에 넣은 피리새마저 빼앗긴 40대 남자. 그게 바로 나였다. 틀림없이 M마을보다 내가 훨씬 빨리 풍화하고 있다. (p. 226)

    남자는 분노한다. 빨간구두의 여자에게 그 여자의 아비인 노인에게 혼자 밑바닥으로 추락한 자신에게 분노한다. 그 분노를 노인에게 퍼붓던 날 노인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자에게 말한다. "자넨 마음이 가난하고 비열해!" (p. 245) 그리고 얼마후 피리새 조롱이 남자의 머무는 폐가의 현관에 놓여져 있었다.

    느릅나무에 기어올라가 조롱을 높이 매달았다. 느릅나무는 잎사귀가 난 부분에 연한 노란색을 띤 작은 꽃을 담뿍 달고 있었다. 하늘에는 수많은 잠자리가 날고 있었다. 나는 조롱에 달린 문을 올려서 열어젖히고, 그것이 내려오지 못하게 고무줄로 꽉 묶었따. 피리새는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조롱 안에서만 지저귀었다. 피리새는 내가 언덕을 내려가고 나서 한참 후에야 바람 속으로 날아갔을 것이다. 적어도 먹이가 떨어질 때쯤에는 날아갔으리라. 설마 그대로 조롱 안에서 죽어버리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랬다 해도 내 책임은 아니다. 피리새 스스로의 선택이니까. (p. 263~264)

    M마을을 떠나며 남자는 마지막이었을 피리새 조롱을 마을 언덕 높은 나무에 걸고 문을 열어놓는다. M마을은 이제 정말로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마을이 되었다. 그리고 남자는 이제 정말로 아무도 없는 고고(孤高)한 혼자가 되었다.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을 그린 수작' 이라고 했다. 문단의 이단아, 반항적인 삶, 아나키스트 기질, 엄격한 문학적 구도자 등등의 작가라고 했다. '수작'인지는 모르겠으나 '차갑고 단단한 고독'은 느낄 수 있었다. '문학적 구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구도적 문학'을 추구한다는 것은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선호하는 작가들은 작품에 작가가 작가의 삶이 온전히 투영된 글을 쓰는 작가들이다. 소설은 분명 허구이지만 그래도 작가의 진심과 마음이 담긴 글들은 전해져오는 무언가가 있다. 그저 상상으로만 그저 거짓으로만 써낸 작품과는 분명 차별적인 무언가가 있곤 했다. 나는 그런 '무언가'에 늘 마음이 끌리곤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삶이 저자 본인이 온전히 투영된 작가만의 '무언가가' 잘 담긴 작품들이었다. 다만 그 삶의 방식이 그 추구하는 방향이 나와는 좀 달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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