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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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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210*28mm
ISBN-10 : 8932474117
ISBN-13 : 9788932474113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합시다 중고
저자 마이클 헵 | 역자 박정은 | 출판사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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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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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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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말하는 것은 삶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죽음을 다루는 책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는 ‘죽음 사회학’이라는 세분화된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다. 요즘 나오는 죽음 관련 책들의 경향은 죽음을 무겁지 않게 다뤘다는 것인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정현채), 『죽음의 에티켓』(롤란트 슐츠) 등의 인문서부터 『숨결이 바람 될 때』(폴 칼라니티),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샐리 티스데일), 『만약은 없다』(남궁인) 같은 에세이까지 그 관점과 접근 방식도 다양하다. 이 책들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반길 만한, 마음에 와닿으면서도 실용적인 가이드북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헵은 데스오버디너(Death over Dinner)의 창립자로, 테드메드(TEDMED)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만찬에 관한 강연을 한 후, 미국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수천 번의 저녁 만찬회를 직접 주최하면서 배운, 삶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대화 주제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꺼내기 좋은 질문’ 스물두 가지)을 소개하면서 저녁 만찬회와 데스오버디너 활동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일화도 함께 들려준다. 죽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해선 안 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은 곧 삶과 연결되고, 관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저자소개

저자 : 마이클 헵
(MICHAEL HEBB)
미국의 요리사 겸 자유 기고가. 테드메드(TEDMED)에서 강연한 후, 미국 전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2013년부터 저녁 식사를 하며 죽음을 이야기하는 데스오버디너(DeathOverDinner)라는 단체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데스오버디너는 창립 직후 CNN,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허핑턴 포스트」 등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마이클 헵은 또한 창의적인 단체 콘비비움(Convivium)을 설립해 건강한 음식과 담론을 나누는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 재단은 오바마 재단, 세계경제포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애플 등과 함께 활동했다. 이 책은 그의 첫 저서이며,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 박정은
한 권의 책이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책 만드는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번역가가 되었다. 현재 글밥아카데미 영어 출판번역과정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Ⅰ 우리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Ⅱ 죽음을 이야기하는 만찬 초대장 보내는 법

Ⅲ 대화의 물꼬를 트는 질문들
1. 살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마지막 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2. 사랑하는 고인이 해 준 요리 중 기억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3. 자신의 장례식이나 죽음을 기리는 기념물을 직접 준비한다면 어떻게 기획하고 싶은가요?
4.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의료 개입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나요?
5. 유언장,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위임장을 준비했나요? 아니라면 그 이유는 뭔가요?
6. 당신이 지켜본 가장 소중한 임종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7. 우리는 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8. 아이들에게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9. 사후 세계를 믿으세요?
10. 의사 조력 자살, 즉 존엄사를 고려해 본 적이 있나요?
11. 당신의 장례식에서 어떤 노래를 누가 불러 주길 바라나요?
12. 장기를 기증하실 생각인가요?
13. 좋은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14. 당신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가요?
15.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할 죽음이 있나요?
16. 당신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면 얼마나 늘리고 싶은가요? 20년? 50년? 100년? 영원히?
17. 유산이 어떻게 쓰이길 바라시나요?
18. 얼마나 오래 슬퍼하는 게 좋을까요?
19. 마지막 식사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가요?
20. 임종할 때 어떤 느낌이길 바라나요?
21. 당신의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당신에 관해 어떤 말을 해 주길 바라나요?
22. 죽음에 관한 대화를 어떻게 마치는 게 좋을까요?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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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사람들은 항상 내게 말한다. “차마 그에게 죽음 이야기를 할 수 없었어요. 그는 죽어 가고 있다고요!” 그러나 죽어 가는 사람은 종종 죽음에 관한 대화를 원한다. 머릿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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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항상 내게 말한다. “차마 그에게 죽음 이야기를 할 수 없었어요. 그는 죽어 가고 있다고요!” 그러나 죽어 가는 사람은 종종 죽음에 관한 대화를 원한다. 머릿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 노인 복지 시설의 간호사가 죽음의 만찬을 제안했을 때, 자신들의 자녀가 초대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노인들이 제안에 동의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래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우리에게 직접 물어볼 용기가 없어요.” 췌장암에 걸린 스티브Steve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단언했다. “무작정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스티브는 말했다. “내가 아프다는 사실은 분명해요. 주위 사람들이 쉬쉬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스티브의 병이 불치병이라는 사실, 그래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관한 대화를 가족 중 가장 원했던 사람은 바로 스티브 자신이었다. - 46~47쪽

자의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가족은 중환자실 의사를 한쪽으로 데려가 자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는 단호하게 자의 상황이 너무 복잡해서 안 된다고 말했다. (…) “우리는 자를 집으로 데려갈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다음 날 자가 자신이 자란 집의 침대에 누워 익숙한 냄새와 소리에 둘러싸여 있을 때, 자의 두 살 된 딸이 기어가 엄마의 목에 머리를 파묻었다. 딸은 엄마가 병원에 있는 동안 의학 용어가 난무하던 극적인 상황에 놀란 듯, 엄마와 피부가 닿기를 한동안 꺼렸었는데도 말이다. 일주일 넘게 감겨 있던 자의 눈이 처음으로 떠졌고, 완전히 깬 상태로 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자는 다시 눈을 감았고 그다음 날 그대로 죽었다.
그녀의 딸인 작은 아기 얼레시아는 이후로 오랫동안 엄마가 눈을 떴던 마지막 순간에 관해 가족에게 묻곤 했다. 자가 마지막 밤을 가족과 집에서 보낼 수 있었고, 마지막으로 본 게 딸의 얼굴이었다는 사실은 그녀의 어머니, 딸, 남동생, 남편, 올케에게 커다란 선물이었다. 자의 병과 죽음은 비극적이었지만 알렉산드라는 가족 모두 목격한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마지막 순간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77쪽

“이 모든 것이 엄마의 작별 선물이었어요. 가족이 함께 3주를 보냈어요. 내내 파티를 벌인 셈이죠. 와인과 맛있는 음식이 넘쳐 났고 엄마는 그 모든 중심에 있었어요. 마지막 밤에도 엄마는 의식 없이 일광욕실에 있었지만 우리는 창문을 열어 엄마가 바깥쪽 식탁을 내다볼 수 있게 했어요.”
리사가 죽은 후 자메이카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남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리사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보험 문제부터 보석류를 처분하고 누가 무엇을 받을지 지정하는 문제까지 할 수 있는 만큼 죽음과 관련한 세부 계획의 많은 부분을 처리했다. 자메이카는 여전히 많은 세부 계획이 아빠의 몫임을 인정했지만 슬픔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있어서 감사했다. “많은 사람에게 유산을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아요. 그런데 제겐 그런 부담이 전혀 없었어요.“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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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부분의 사람이 꺼리던 대화 주제를 다루는 독자 친화적인 가이드북이자, 슬픔에 빠진 독자를 구원할 필독서 - 커커스 리뷰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미국 어느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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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꺼리던 대화 주제를 다루는 독자 친화적인 가이드북이자, 슬픔에 빠진 독자를 구원할 필독서 - 커커스 리뷰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미국 어느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공공 의료보험 수혜자의 43퍼센트가 전 재산보다 많은 돈을 생애 말기 돌봄에 사용한다. 주로 병원으로 고스란히 입금되는 ‘생애 말기 돌봄 비용’은 미국인 개인 파산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인의 80퍼센트가 자신이 머물던 집에서 죽기를 원하지만, 그중 20퍼센트만이 그 소망을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고령자 대부분은 “비싼 돈을 들여서까지 과도한 생명 연장 치료를 받고 싶지 않지만, 가족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않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남은 삶을 누리다 편안하게 잠드는 것,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 남은 사람들의 짐을 덜어 내는 것은 많은 사람이 바라는 생의 마무리다.

가부장제·가족중심주의의 한국에서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의사와 간호사, 심지어 환자의 손을 멀리 떠난 요소가 매우 많다. 의사에 대한 에인절의 분노가 아빠와 싸웠다는 죄책감 때문에 폭발한 것을 기억하자. 문화적 요소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한국에서는 관습적으로 노인 환자는 아들의 결정에 따르고자 하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따라서 의료 개입을 둘러싼 결정은 복잡한 인간관계와 얽히고설킨다. (111쪽)

위 글은 의료 기관에서 임종을 맞을 때, 당사자?가족과 의료진이 서로 대립하는 이유를 다룬 본문의 일부다. 저자는 과도한 의료 개입이야말로 우아한 죽음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고령화 사회의 가속화로 인한 의료비 문제, 호스피스나 가족의 노인 돌봄 노동 책임이 가중되는 현실 등 당장 우리 앞에 닥친 문제는 만만치 않다.

이 책에는 존엄사(의사 조력 자살)를 다룬 부분도 있다. 2018년 2월 ‘존엄사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까지, 죽음의 문턱에서 연명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한국인이 3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통계는 이제 우리도 죽는 방법에 대한 고민해야 한다는 반증이다. 한국은 이제 곧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앞으로는 태어남보다 죽음을 마주할 날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 어쩌면 시작부터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기꺼이 죽음을 마주해야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병과 자신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방법을 몰랐다. 혹은 우리에게 내면의 고통을 스스로 살필 기회를 어떻게 주어야 할지 몰랐다. 우리는 아버지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지 않게 됐다. 나는 친구들과 슬픔이나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우울하고, 혼란스러웠으며, 지독하게 외로웠다. (23쪽)

저자는 십 대 초반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다. 오랫동안 병상에 있던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열세 살 되던 해의 핼러윈에,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사탕을 얻으러 다녔다. 그는 그 경험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을 갉아먹었으며, 어머니와의 관계마저 소원하게 만들었는지 실토한다. 어머니뿐 아니라 형도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기에 가족 모두 서로 언급을 꺼렸다. 그러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어머니와 죽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말할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죽음’에 대해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 그는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모습으로 죽을 수 있고, 보내는 사람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추억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나에게 그 만찬은 처음으로 가족에 대한 소속감이 들게 한 엄청난 순간이었다. (…) 그리고 그날 어머니와 형도 나와 똑같은 경험을 했고, 우리 셋은 서로를 새롭게 목격한 것 같았다. 이는 모두 내가 식탁에서 물었던 네 개의 ‘간단한 질문’이라는 비법을 통해서였다. (…) 우리는 고인에게 감사하며 시작했고, 돌아가면서 감탄하며 마쳤다. (‘나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저자가 죽음에 대해 터놓고 말하는 모임을 이끌며 얻은 유용한 질문들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이 다소 기이해 보이는 만찬 모임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 인도, 브라질 등 죽음에 진지하고도 실질적으로 접근해 보려는 많은 사람 사이에서 횃불처럼 번져 나갔다. 죽음을 현명하게 준비하려는 그들의 생생한 사례 역시 이 책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평범한 직장인부터 베스트셀러 저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공감 가는 경험담과 눈물을 자아내는 일화 등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게 해 주는 스물두 가지 질문

저자는 왜 저녁 식사를 하며 죽음을 이야기하자고 했을까? 자신이 요리사라는 점도 있겠지만 맛있는 것을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누면서 관심을 받고 이해받는다고 느꼈던 경험과 정성 들여 준비한 식사가 주는 안정감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음식을 차리는 일부터 분담시키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다. 그리고 함께 식사하면서 이 책에 소개한 스물두 가지 질문 중 분위기에 맞는 질문을 꺼낸다.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때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아프게 보낸 상처가 드러나기도 하고, 고인의 뜻대로 맞이한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죽음을 이야기 나눌 수 있게 해 준다.
당신 혹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차분하고도 우아하게 준비하고 싶은가? 이 책에 담긴 스물두 가지 질문을 저녁 식탁에서 나눠 보라. 아마도 당신은 그날의 저녁 식사를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 마지막 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 자신의 장례식이나 죽음을 기리는 기념물을 직접 준비한다면 어떻게 기획하고 싶은가요?
- 당신이 지켜본 가장 소중한 임종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 책은 전체를 읽지 않아도 괜찮다. 중간 중간 필요한 질문만 찾아 읽어도 되고, 자투리 시간에 한 질문씩 읽어도 된다. 가벼운 문체지만, 몇몇 장에서는 존엄사?호스피스?장기 기증 등 무거운 쟁점을 다루기도 하다. 또한 아이라 바이오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등 미국의 저명한 죽음학 저자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저자인 아툴 가완디, 폴 칼라니티 부부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어서 죽음에 대해 가볍게 접근하기 좋은 입문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소중한 가족과 친구에게 건네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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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 최근 '죽음'이라는 단어와 그 의미 그리고 내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

     


    $ 최근 '죽음'이라는 단어와 그 의미 그리고 내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며 살아왔던 내 자신이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생각했다. 그 와중에 만난 책

    '죽음'에 대해 좀 더 가까이 생각하던 중에 읽었기에 더욱 공감했고, 많이 힘들지 않았다.
    그래도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
    어려운 일.
    우리는 평상시에 나와 나와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 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나와 먼 죽음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는 잘 한다. .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가 예전에 생각했듯이 아직은 아니라고..생각하는 사람이 더욱 많을 것이다. .
    왜 심각한 이야기를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심각하기에 먹을 거리와 함께하면서 좀 더 이완 상태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
    요리사인 저자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
    책에서는 우리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하는 이유와 그 과정, 같이 나눠볼 주제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를 들어 누구나 생각하는 이야기를 곁들어서 이야기 하기에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
    나도 언젠가는
    이런 자리에서 나의 죽음.. 각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의 죽음의 원인은 선택불가하지만 나의 장례식장 분위기.. 초대할 사람 장례식장의 음식.. 화장인간 매장인가.. 또는 장기 기증을 할 거인가에 대해 미리 이야기 한다면 남겨진 사람들도 덜 혼란스러울 것이다.
    .죽음은 슬프지만...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 미리 넌지시 이야기 해두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
    얼마전 지인의 어머니가 영정사진을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참 슬펐다.. 그 간의 상황을 알고 있기에...
    그렇지만 지인의 어머니는 오늘이 더 나은  모습이기에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다.

    ** 언어 역시 한 가지 요소일 뿐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다르듯이 죽음에 관한 대화 역시 모두 다를 것이다. 유전자, 어린 시절의 경험, 문화적 배경, 트라우마, 자아, 자존감, 상처, 기쁨, 고통, 마음은 모든 요인에 의해 다양하게 변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방법은 반드시 있고, 그것을 찾아낸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죽음을 이야기하는 만찬에 응할 것이다. .
    .
    #사랑하는사람과저녁식탁에서죽음을이야기합시다 #마이클헵
  •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합시다]라는 말이 나에게는 매우 시적으로 보였다. 이게 책의 제목이라니,...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합시다]라는 말이 나에게는 매우 시적으로 보였다. 이게 책의 제목이라니, 이 제목을 지은 사람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 이후 우리 가족도 내 생각으로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냥 각자의 위치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감당했을 듯

    이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중요한 물음 22가지를 던진다. 이 물음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어떤 질문을 나눠야 할지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자신의 죽음, 타인의 죽음, 죽음을 둘러싼 환경 등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정신과에서는 집단치료라고 하는 방식인데, 생각보다 괜찮다.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나도 해 본적이 있는데, 어색함 속에서도 한 가지 주제가 정해지면 쭈삣쭈삣 말하기 시작하면서, 정신차려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가 마법에 걸린 것 같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사례가 많아서 읽기가 좋았다. 세상에는 여러 죽음이 있고, 그 죽음에 연관된 사람이 또 여럿이 있다. 개인적으로 자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일반적인 죽음과 자살은 좀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한 명이 죽으면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단순히 가족만 생각했었는데, 친척 그리고 친구, 이웃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는다. 이 책에서도 알 수 있었다. 꼭 가족의 죽음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죽음을 말하는 것은 삶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맞닿아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요즘 삶을 생각한다. 네 살 아이를 보면서, 오래 살아야 겠다는 그런 생각. 일찍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이렇게 보면 정말 삶과 죽음은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그렉(미국의 예술가 겸 사업가)의 첫번째 책, 푸른 숲 묘지라는 책에서는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죽고 난 후 조카가 로봇을 무덤에 전시를 한다. 동네 아이들에게 그 소문이 퍼지고 로봇을 구경하러 온 아이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죽음을 상징하는 무덤에서 삶을 상징하는 아이들이 웃는 모습. 죽음은 이제 희망이 된다. 우리가 죽음,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이젠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는 인형을 수집하는 홀리에 대한 이야기다. 홀리가 죽고 난 후 수집했던 인형들을 가족, 친구, 이웃들이 하나씩 가져가 그 인형을 보며 홀리를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나도 죽으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뭔가를 남기지 않고 떠나는 것이 더 홀가분 할까 싶다가도, 이렇게 혼란에 빠진다. 순간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어쩌면 우울하지만은 않은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도 아버지에 대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건 어쩌면 아무 의미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저녁 식탁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그것 또한 기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순간이 내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될테니까

    우리는 이 책에 있는 22가지 질문에 대해 천천히 하나씩 답해보길 원한다. 혼자도 좋고, 같이도 좋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계획한다는 건 우리를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 줄 거기 때문에

     

     

  • 이 책의 초반부에 <책 활용하는 법>에도 나와있듯이,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다. 앉은자리...

    이 책의 초반부에 <책 활용하는 법>에도 나와있듯이,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다.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전부 읽어야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필요할 때나 생각날 때마다 여러 번 보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분이 5년 동안 모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사례)와 함께 개인적인 의견이 섞여있는 내용으로 일목요연한 해답을 제공해주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 죽음 앞에 어떠한 해답이 있을 수 있겠나. 이 주제에서 만큼은 옳고 그름이 없기에 그냥 참고용, 활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 


    제일 궁금했던 부분이 <죽음을 맞이하는 데 있어 꼭 의료기관의 개입과 장례지도사에 따른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에 관련된 부분이었는데, 이 역시도 확실한 해답을 주진 않고, 여러 대안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나온다.  특히, '친환경 매장'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친환경 매장지의 기본 개념은 시신이 흙으로 돌아가고 그 영양분이 다시 생명을 탄생시키는 유기체로 돌아간다는 원리이다. 


    누군가 죽으면 가족은 특별히 훈련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시신을 씻기고 수의를 입혀 나뭇조각 같은 탄소가 풍부한 물질과 함께 각자의 '함' 안에 놓고 자연적인 미생물의 대사 활동을 통해 부패하도록 둔다.그러면 가족은 흙을 감사히 받아 정원이나 기념하는 나무에 거름으로 뿌리면서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그 외에도, '공동체 장례(또는 불필요한 의료적, 산업적 개입 없이 다 같이 모여 고인을 돌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무튼,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기에는 문화적 차이도 있어 갸우뚱했던 부분도 있었고, 아직까지 생각지 못한 부분(사후세계, 유산 등)까지 적혀있어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읽었던 부분도 있었다. 

     

    1. 죽음에 대한 얘기를 왜 식탁 앞에서 하라는 걸까?

      저자는 식탁은 인간의 고유한 문화를 탄생시킨 가장 중요한 장소라는 언급을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랑과 관심을 담아 요리한 음식에는 고유의 향기가 있으며, 그것을 경험할 때 당신은 안정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는 부분 또한, 쉽사리 부정하진 못했다. 나는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누구를 위해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것이 소박한 요리일지라도 요리를 준비한 사람이나 대접받는 사람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음식의 냄새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고,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만큼 긴장감과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없애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2. 우리는 왜 죽음 이야기를 회피하는가?


      저자는 #대니얼카너먼 (#생각에관한생각 저자)의 연구와 엮어서 우리가 죽음 이야기를 회피하는 것은 사고방식의 시스템적 오류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편향'과 '경험'이 인간의 두뇌를 틀에 박히게 만드는 것이라고.


    -기저율 편향 : (우리와 관련된 일반적인 정보는 무시하고 특정한 사례에만 연관된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 우리가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평소에는 우리가 죽으리라는 사실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숨 쉬고, 생각하고,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보니, 언젠가 죽는다는 기분 나쁜 현실을 무시한다. 


    - 정상화 편향 : (어떤 일이 전에 일어난 적이 없으므로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경향) 우리는 기억하는 한 처음 태어났고, 거의 모두 죽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 예의 편향 :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려고 실제 자신의 의견보다는 사회적으로 더 적절한 의견을 말하는 경향) 이 편향은 부모 또는 배우자와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게 만든다. 

     

    인간이 비록 위와 같은 편향성이 있어도 뇌가 영원히 이렇게 굳진 않는다. 신경가소성 때문에 매일 뇌 속에 새로운 경로가 생길 수 있다.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말했다. "우리 안에는 항상 서로 싸우고 있는 늑대 두 마리가 있단다. 둘 중 하나는 착한 늑대고 우정, 용기, 사랑 같은 것을 위해 싸우지. 다른 하나는 나쁜 늑대고 욕심, 미움, 두려움 같은 것을 위해 싸운단다." 손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할아버지를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둘 중에 누가 이겨요?"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156p)]


    3. 우리는 왜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한 날은, 직장동료가 이 책 제목을 보고 "죽음을 이야기하자니, 선생님 무서운데요?"라고 말을 했다. 내가 그래서, "이건 무서운 게 아니다. 되도록이면, 서로 건강할 때 이런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서로 미리 해두는 게 좋다. 사람 일이란 게 갑자기 무슨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거고,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떠나보내거나 당사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절차로 족음의 과정까지 가는 것이야말로 더 슬픈 일은 없다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더니, 오히려 더 놀라면서 어떻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얘기하냐며 무섭다고 말하더라.

    그만큼,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담론은 너무 폐쇄적이고 부정적이다. 최소한 죽음에서 만큼은 모두가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 안 그래도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인데, 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이야기해 두지 않는다면, 더욱더 분명히 원하는 바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죽음은 그저 죽음으로써 끝나는 게 아니다.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모두에게는 의구심이나 죄책감 없이 제대로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권리가 있다. 위에 언급한 '편향'을 인지하고, '죽음'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꺼려하는 분위기가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 읽고 나서 어떻게 부모님과 죽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봐야 할지 이제 알겠다는 느낌이 들기보다는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이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무지로 인한 실수를 하지 않게 해 준다는 의미에서 조심스럽게 만들어준 것이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부터 물어봐야겠다. 그 반응에 따라 우리의 #데스오버디너 가 계획될 듯. 

  • ...



    마이클 헵의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합시다를 읽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저녁 식사 자리만큼 편안한 순간이 있을까그 자리에서 저자는 죽음을 이야기하자고 한다다짜고짜 죽는소리를 하자는 얘기는 아니다저자는 우리가 왜 가까운 사람과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이성적이고 사려 깊게 설명한다그리고 이 어렵고도 무거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틀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을 제공하고자신의 나눈 죽음에 대한 대화록을 독자와 공유한다.

     

    죽음은 결과가 아닌 결정의 문제

    p.20
    미국인 중 거의 80퍼센트가 집에서 죽기를 원하지만, 그들 중 20퍼센트만 집에서 죽는다. 우리중 절반 이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을 권리를 빼앗기고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 때문에 별다른 이유 없이 가족을 파산시키게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싼 돈을 들여서까지 과도한 생명 연장 치료를 받고 싶지 않지만, 가족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않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죽음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결과가 아니라미리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나의 죽음을 내가 결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안락사 혹은 존엄사에 대한 결정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내가 죽어갈 공간죽고 난 뒤 남겨질 유산에 대한 처리 방식 그리고 연명 치료 중단 여부 등 생애 말기에
    내 삶의 풍경을 미리 계획하는 일이다
    우리 중 누구도 요양원 또는 병원 천장만을 바라보다 죽는 삶을 바라진 않을 것이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들 중 대부분이 그러한 죽음을 맞이한다길거리에서 죽는 것만이 객사가 아니다내 집이 아닌 병원 침대에서 죽는 것 또한 객사와 다르지 않다.

    단순히 감상적인 문제만이 전부는 아니다오래 사는 일, ‘유병 장수가 공포가 되어 간병보험상품들이 쏟아지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준비되지 못한 죽음으로 너무나 많은 비용을 소비하고 있다평생 번 돈 모아서 병원에 다 갖다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실제로 있는 얘기가 되고 있지 않은가의료 장비에 몸이 묶인 채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당연하지 않다면우리는 이제 저자와 함께 죽음을 이야기할 준비가 된 것 같다.

     

    웰다잉(Well-dying)과 웰빙(Well-being)의 역학 관계

    p.28
    마지막을 계획하는 과정을 기회로 삼아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리는 즐겁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잘 죽는 법 뿐만 아니라 잘 사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총 22개의 질문을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시신의 처리 방식부터 장기 기증에 대한 이야기까지스물두 개의 대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궤는 결국 죽음은 삶 전체를 동행한다는 것이다우리는 저자의 대화록을 통해 죽음을 계획하는 과정에서의 충만한 기쁨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잘 준비된 죽음이 당사자 뿐만 아니라 남겨질 가족과 친구연인 또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p.87
    호스피스 간호사들이 오랜 시간 공유해 온 지혜 중 하나가 때가 되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도 괜찮다고 알려 주는 것이다. 많은 죽음이 “가족을 위해 살아 있어야 한다”는 의식 때문에 지연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도 괜찮다고 알려 주는 몹시 어려운 일을 함으로써 고통을 줄여 줄 수 있다.

    죽음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가족 등 주변인들에게도 어렵고 힘든 과제이다특히 아직 주변의 죽음을 직접 겪어 본 경험이 잘 없는 세대에게 이 책은 앞으로 살면서 겪게 될 여러 죽음의 질곡들에 좋은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적인 죽음에 대한 고찰

    p.240
    “우리는 죽음을 다루는 정해진 방법이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부숴야 하고 다시 연결된 기회를 만들어야 해요”

    시신의 처리 방식장례 절차 등 죽음의 방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교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 잡은 한국 사회에서 죽음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은 과연 쉬울까우리나라에서는 장례 절차를 살아생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에 대해 살아계신 분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 가부장적·남성 중심적 문화 안에서 발생되는 양성 불평등한 장례 문화 (외동딸아내가 상주가 되지 못하는 경우또한 여전히 바뀌지 않는 문제 중 하나다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며저자와의 대화에 참여한 대부분이 서구 문화권의 사람들이다그리고 그들 역시 죽음의 방식을 관습대로 지켜 오는 것에 대해 반대를 표한다.

     

    p.237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하는 자아 성찰 과정에 착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선택지에 접근해야 한다. 선거 날 투표용지의 절반만 남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책 속 14번째 질문인 당신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가요?’에서 시신을 거름으로 바꾸어 유가족에게 전달해주는 한 업체 이야기가 나온다사는 동안 수많은 플라스틱을 써대고 지구를 괴롭히기만 했는데죽어서라도 지구를 위해 거름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친환경적인 죽음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죽음의 방식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고그것을 계획대로 실행하는 일이 가능하려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더욱 공론화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그 시작은 아마도 광장이 아니라호박색 조명 아래 찌개 끓는 소리가 들리는 식탁 위가 아닐까?

     

    여담이지만책을 다 읽고 난 뒤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의 웃픈 장례 여행기가 떠올랐다소설 속 가족들은 돌아가신 엄마의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 먼 장례 여행을 떠나지만 그 어떤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장남은 죽어가는 엄마보다는 튼튼한 관을 만드는 일에 심취할 뿐이고그렇게 열심히 만든 관은 여행 도중 물에 떠내려가 버린다.

    죽어가는 자의 결정 없이 결론지어진 죽음의 방식은 그렇게 슬프고 때론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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