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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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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쪽 | 규격外
ISBN-10 : 897381446X
ISBN-13 : 9788973814466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양장] 중고
저자 황경신 | 출판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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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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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책 상태가 아주 깨끗하고 포장이 잘 되어있네요. 감사드립니다~!!^^ 5점 만점에 5점 pisap*** 2019.11.14
233 책 상태도 좋고 배송도 빨라요. 잘 읽겠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elroci*** 2019.11.05
232 건강하시고 부자되세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arapaj*** 2019.08.31
231 책상태도 거의 새책이고 배송도 빠르네요 자주 이용할 거 같아요 5점 만점에 5점 shin*** 2019.08.30
230 책 상세 상태가 안 나와서 따로 한번 더 문의 드리고 거의 새책이란 소리를 믿고 샀는데 그냥 모서리가 찍힌 새책이 왓네요ㅎㅎ 덕분에 엄청 저렴한 가격에 책 샀습니다 번창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csj99*** 201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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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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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의 순간을,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며 듣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이인 화백과 호흡을 맞추어 써내려간 황경신의 에세이다. 71편의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황경신 작가는 이인 화백이 그린 그림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끌어안으며 조심스럽게 글을 써 내려간다. 화가가 떨림의 순간을 잡아채 그림으로 그려내면, 작가는 화가가 그려낸 것을 오래 들여다보며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것이 주고 가는 여운을 붙잡아 글을 새로 지었다.

때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그림 앞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때도 있고, 달빛이 흐르듯 흘러가는 마음을 그대로 풀어놓을 때도 있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들은 또 다른 일렁임을 만들어낸다. 특히 ‘가령, 운명, 기억, 시간’ 등 뜻으로 묶인 한자를 새롭게 해석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친밀하지만 익숙하지 않고,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은 삶의 멜로디를 들려준다. 떨림으로 그려낸 화가의 그림과 그 여운으로 써 내려간 작가의 글을 따로 혹은 함께 들여다보며 책을 읽어본다.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저자소개

저자 : 황경신
저자 황경신은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등의 책을 펴냈다.

그림 : 이인
그린이 이인은 작위(作爲)에 흐르지 않고 검소하지만 강건한 조형으로 인간의 내면풍경을 형상화하는 화가로, 15회의 개인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해왔다.
다수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Oci미술관, 금호미술관,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외교통상부, 국토개발연구원, 미술은행, 국가경영정보원, 태평양법무법인, 거제문화회관, 통영시, 포항공대학술문화관, 제주현대미술관, 대산문화재단, 교보문고 등의 공공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목차

여는 글_화음과 지음 006

조율 015
떨림처럼 빨리 지나가는 것들 017
춤을 추듯이 022
단순하고 아름다운 025
아침에 너는 029
무거운 혀 032
박제로 남은 신호들 037
뒷모습을 응시한다는 것 039
그의 마지막 문장 043
외투 045
덧 049
문신 051
소리를 알아주는 것 056
문은 그저 문으로 060
진눈깨비 063

가령 071
간섭 074
운명 079
기억 081
시간 086
소풍 090
연습 092
안부 096
연인 098
이해 102
인연 106
중력 110
질문 113
체감 117
총명 120
환송 125
한가 130
현재 132
희망 136

봄의 밤에 145
부르다 만 노래처럼 147
사소하게 151
낯설게 또는 서투르게 154
희미하게 159
그래서 지금은 검은 구멍들 160
마음이 기울어지니 164
이상하리만치 167
저마다의 이유로 169
그래도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172
그냥 여기까지였다고 176
마땅히 그러하여 178
깊은 밤 서쪽 180
하늘색 부리로 184
그런 것들이 쌓여 187
화가 날 정도로 깊은 190

이어지다 199
벌리다 201
지키다 205
묻다 209
기대다 212
멎다 216
감추다 219
붙잡다 224
매달다 228
날다 231
닦다 236
더듬다 239
견디다 243
놓다 245
숨다 248
기울다 251
내리다 255
이르다 259
흐르다 262
흐리다 266
짓다 270

우리는 기다림 속에 있다_정홍수(문학평론가) 274

책 속으로

*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바보 같은, 심지어 사랑이 아닌 짓들까지도 용서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 그러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게 되면 뭔가가 과해지고 뭔가가 모자란다. 말을 아껴야 할 때 너무 많은 말들을 해버린다거나, 손을 거두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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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바보 같은, 심지어 사랑이 아닌 짓들까지도 용서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 그러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게 되면 뭔가가 과해지고 뭔가가 모자란다. 말을 아껴야 할 때 너무 많은 말들을 해버린다거나, 손을 거두어야 할 때 옷깃을 붙잡는다거나. 그런 식으로 한 번 템포가 뒤틀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저항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결국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_pp.43-44, 「그의 마지막 문장」

*
당신을 만나려고 작정했던 날, 길이 어긋나고 마음이 어긋나서 눈시울이 슬쩍 붉어졌어도, 기억나는 노래가 있다면 소풍이야. 모든 것이 조금씩 헝클어지고 기울어져서, 비틀거리고 넘어지면 소풍이야.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건 아닐까 걱정이 들어도, 고요한 한숨에 바람이 어른거리면 소풍이야. 그래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면 소풍이야. p.90, 「소풍」

*
어쩌고 있나요. 어쩌지도 못하고 있나요. 여름은 다 갔나요. 가을이 깃발처럼 펄럭이며 옷깃을 파고드나요. 소식은 가끔 듣나요. 듣고도 모른 척하나요. 좋은 사람을 만났나요. 누군가와 헤어졌나요. 미소를 지으며 자학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자만하는 습관은 여전한가요. 매일 아침 오만한 절망을 거울 앞에서 확인하나요. 숨기고 감추고 혼자 견디는 날들을 아직도 과거형으로 말하고 있나요. 지우고 기록하고 또 지우는 일들을 지금도 반복하나요. 어떤 빛깔로 평안한가요. 어떤 리듬으로 비루한가요. _p.96, 「안부」

*
사랑이 날아오는 슬픔이 여태 황홀하니 안식을 구하기는 글렀다. 무채색의 상념에 마음이 기울어지니 찬란한 일상이 버겁다. 진즉에 꽃은 떨어지고 잔가지들도 부러졌는데 단단하게 맺힌 멍 하나 푸르고 붉다. 사람의 흔적이 남은 시간의 씨줄과 텅 빈 공간의 날줄을 엮는다. 한 사람이 공기를 채운다. _p.164, 「마음이 기울어지니」

*
인연인 줄 알고 묶어둔 매듭이 더듬더듬 풀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이 자리에 이대로 가라앉아 있다. 그냥 여기까지였다고 그냥 말을 하면 그냥 여기까지일 것 같아 입을 다물고 먼 곳을 바라본다. 처음엔 달랐으나 도중에 같아졌으므로 앞으로도 여전하리라던 부질없는 믿음이 보풀로 흩어진다. 튼실했던 기억들은 어찌도 이리 연약한 시간 안에 담겨 있었을까. 함께 이정표를 세우며 걸어왔던 길은 어찌 이리 여러 갈래로 갈라졌나. 운명이라 알고 묶어둔 삶이 너덜너덜 해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이 자리에 이대로 못 박혀 있다. 돌이킬 수 있을지도 몰라서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아서. 우리는 그냥 여기까지이지만 차마 여기까지일 수는 없어서. _p.176, 「그냥 여기까지였다고」

*
모든 이야기는 하다 말고 모든 생각은 하다 말고 모든 삶은 살다 마는 것이므로, 그것 또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이므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것 자체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이므로, 너무 많은 생각에 마음을 묶어두지 않으려 한다. 풀지 못한 오해와 사과하지 못한 잘못과 좀 더 용감하게 굴지 못해 잃어버린 것들이 있으나 대체로 괜찮은 삶이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요, 하고 나는 묻지 않는다. 조금만 더 여기 매달려 있게 해달라는 기도만으로, 당신을 사랑한다. 사랑하고 소유한다. _p.230, 「매달다」

*
세계는 끝없이 몸을 비틀어, 형태와 색채를 바꾼다. 변화를 감지한 존재들의 웅성거리는 침묵이 켜켜이 쌓인 빈자리마다 들어선다. 어제까지 존재했던 생명이 오늘 사라졌으므로, 세계가 어제와 같을 수는 없다고 그는 생각한다. 세계는 비어야 하고, 화내야 하고, 애도 속에 흔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부재의 자리가 감춰지고 사라진다면 존재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삶과 죽음은 낡아지고 부서지고 버려질 거라고, 우리의 영혼은 텅 비어버릴 것이 라고 생각한다. _p.236, 「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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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책 소개 삶이란 둘 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 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화가와 작가… 떨림을 그리고, 여운을 쓰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짓는다” 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책 소개

삶이란 둘 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 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화가와 작가… 떨림을 그리고, 여운을 쓰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짓는다”

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이 이번엔 이인 화백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 에세이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를 펴냈다. 71편의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이번 책은 황경신 작가에게는 스무 번째 책으로, 그동안 독자들이 보여준 애정 어린 꾸준한 응답에 화답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특히 화가와 작가가 주고받은 호흡에 주목할 만하다. 화가가 떨림의 순간을 잡아채 그림으로 그려내면, 작가는 화가가 그려낸 것을 오래 들여다보며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것이 주고 가는 여운을 붙잡아 글을 짓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는 사이 계절이 아홉 번쯤 바뀌었고 이인 화백과 황경신 작가가 주고받았던 그 무엇은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존재한 적 없으나 이제 존재하게 된 무엇은 타인의 감각, 그러니까 시각과 촉각과 후각과 청각과 미각을 자극하고 그의 세계를 간여한다. 심장을 말랑하게 만들기도 하고, 손바닥을 간질이기도 하고, 귓불을 단단하게 조이기도 한다. 무슨 마음을 먹게 하거나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인 화백의 그림은 그런 방식으로 나의 세계 안에 낯선 길들을 만들었다.” _「여는 글」에서

황경신 작가는 이인 화백이 그린 그림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끌어안으며 조심스럽게 글을 써 내려간다. 때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그림 앞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때도 있고, 달빛이 흐르듯 흘러가는 마음을 그대로 풀어놓을 때도 있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들은 또 다른 일렁임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엇이 창조되는 순간이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듯 기다림이 떠오르고 세계는 부드럽게 몸을 뒤척인다. 지구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람들은 짓는다. 마주 보는 이야기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 모든 것들은 기다림의 시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_「짓다」에서

친밀하지만 익숙하지 않고,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은 삶의 멜로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슬픔과 함께 온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변한다, 의미와 무의미가 공존한다, 친밀하면서도 낯선 관계, 이상하리만치 가깝고 동시에 먼 거리… 황경신 작가의 이런 문장들은 따로 툭 떼어내서는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를 던진다. 글 속에 던져진 이러한 문장들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게 하고, 선명한 듯하면서도 어떠한 해답도 내릴 수 없는 길 위에 독자들을 세운다.
정홍수 문학평론가는 “이 짧은 글은, 말과 문장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사유의 힘으로 아름답다. 또 얼마간 슬프다”라고 평하면서 “그저 홀로 나아갈 수 있을 때까지만 나아가되, 세계와 인간, 사물의 질서를 응시하고 숙고하는 간절함은 멈추지 않는다”라는 말로 이 책에서 느껴지는 사유의 힘을 강조했다. 게다가 그 깊은 사유는 작가가 매만져서 이리저리 엮어내는 말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정제되어 표현된다. 사유의 힘이 열어주는 새로운 세상은 “말들에 대한 사랑”으로 넘쳐난다.

“무심코 지나친 말들이 열어줄 낯설고 새로운 세상은 또 어떤가. 번지고 스미는 말의 흐름과 연상을 통해 황경신은 그 말들을 닦고, 만지고, 연다.” _정홍수(문학평론가)

특히 ‘가령(假令), 운명(運命), 기억(記憶), 시간(時間), 연인(戀人), 이해(理解), 인연(因緣), 중력(重力), 질문(質問)’ 등 뜻으로 묶인 한자를 풀어 새롭게 해석해낸 글들은 정홍수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면 “뜻과 뜻이 모여 이루는 말들을 이리저리 나누고 묶어보면서 말의 속살을 새롭게 발견하고 발명하는 순간에 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황경신 작가는 이번 책에서 친밀하지만 익숙하지 않고,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은 삶의 멜로디를 들려준다. 떨림으로 그려낸 화가의 그림과 그 여운으로 써 내려간 작가의 글을 따로 혹은 함께 들여다보며 이 책을 읽어보자.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삶이라는 이미지 전체를 마주 세우고, 때로는 살아가는 일의 사소함과 동행하는 짧은 단상들. 어리둥절함이나 당혹감은 특별한 매혹의 대상이 되고, 뒤늦게 오는 것, 천천히 더디게 다가오는 것들을 껴안는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슬픔과 함께 온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 너머로 ‘생’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 혹은 ‘운명’을 향한 막막한 갈증이 일렁인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과 동행하는 외로운 글쓰기를 무어라 불러야 하나. _정홍수(문학평론가)

▣ 여는 글

화음과 지음_황경신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이 발현하는 순간은 언제나 매혹적이다. 이를테면 하나의 감정, 불현듯 불길로 솟아오르는 마음이나 물길을 만들며 흘러가는 느낌이 심장에 새겨질 때, 또는 시간의 무수한 겹이 쌓여 층을 이루고 그것이 어떤 아름다운 무늬로 완결될 때, 그리고 사람의 생에 촘촘하게 박힌 슬픔이나 결핍 같은 것이 노래나 춤, 그림이나 글로 모습을 드러낼 때.
존재한 적 없으나 이제 존재하게 된 무엇은 타인의 감각, 그러니까 시각과 촉각과 후각과 청각과 미각을 자극하고 그의 세계를 간여한다. 심장을 말랑하게 만들기도 하고, 손바닥을 간질이기도 하고, 귓불을 단단하게 조이기도 한다. 무슨 마음을 먹게 하거나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인 화백의 그림은 그런 방식으로 나의 세계 안에 낯선 길들을 만들었다.
벅찬 그림들을 마음에 품으니 밤마다 꿈들이 찬란했다. 그 사이에 계절이 아홉 번쯤 바뀌었다. 그의 그림들은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었고, 그 간극을 재어보느라 나는 미몽을 헤맸다. 어떻게 하면 어지럽지 않은 화음이 될지를 고심했고, 어떻게 하면 그의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고 그대로 껴안을 수 있나 한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한 번도 이르지 못한 곳에 당도해 있었다.
이 길은 이렇게 끝났지만 막다른 골목은 아니다. 이제 내 눈앞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백, 수천 개의 문들이 있다.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열어보는 일에는 언제나 망설임과 두려움이 있지만, 그 문 뒤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또 다른 무엇이 발현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곳에서 당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계절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나는 걸음을 옮겨야겠다.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을 짓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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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내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는 얼마나 특별한것일까? 문득 태풍으로 인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며칠동안의 생각이다. ...

    내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는 얼마나 특별한것일까? 문득 태풍으로 인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며칠동안의 생각이다.

    2박3일간의 휴가는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서 취소하고싶었지만 어머니, 동생네가 함께 맞춰놓은 일정때문에 취소도 못하고 어쩔수없이 떠난 여행이었는데.. 정작 도착한 캠핑장에서는 먹구름한점 구경도 못하고 그냥 맑고 개인 푸른하늘만 가득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2박3일간 우리가족말고는 그 넓은 캠핑장에 단 한사람의 그림자도 구경할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태풍의 영향이 너무 컷다. 덕분에 우리가족은 전세낸채로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낼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렇게 특별한 하루하루가 내게는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듯하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매일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고, 그림책읽기를 통해서는 아이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있고, 주어진일에도 열심히 실천하는 근로자로서의 나의 하루는 어찌보면 평범할수 있지만 지극이 일상적인 아빠의 하루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반복되며 살아가는동안 아무것도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하루의 삶을 기억하며 짤막하게 기록해나간 이책이 매우 특별하면서도 재밌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귀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황경신의 한뼘노트라는 주제로 총 71편의 단편이야기가 실려있다. 이인화백님의 그림과 함께 들어있기에 이야기를 읽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고 또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특이한 책이다.

    삶이란 둘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래...모아니면 도식의 이분법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가듯 늘 내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나라는 브랜드를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며, 어딘가에 속해도 튀지 않고, 그냥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수 있는 나라는 사람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속에 무럭무럭 자라나듯 나라는 사람은 늘 열정적으로 앞으로도 살아갈것이다. 그렇게 이책은 나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그고민또한 즐겁고 감사할뿐이다.


    본문이야기~~

    p.15

    우리 이렇게 하나의 세계에 담겨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른 생각에 잠기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슬픔을 가늠해보며, 닿을듯 닿지 않고, 떨어질듯 떨어질수 없는 사이사이..

    p.18

    어쩌면 우리가 느낄수 있는것은 떨림, 그 자체가 아니라 떨림이 지나간후의 여운일지도 모르겠다.

     

    p.32

    내 마음 깊은곳 어딘가에 돌이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 딱딱하고 고집스러운 구석이 자리 잡고 있다는것을 느꼇다.

    => 나는 가끔 내가 원하지 않는것을 하면서 불평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쩔수 없기에 억지로 하면서 그냥 현실과 타협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실제론 즐겁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실 어차피 해야할것이라면 그냥 편안하게 생각해도 될일인데...나의 이런 고집스러움이 굳이 편안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왜그럴까... 가끔은 현실에 타협하는 나를 인정해주고 싶다. 늘 피곤하게 부딪히지 말고 말이다..

    p.51

    문신을 새기는 사람이 말했다. 무엇이든 오래 지속되는것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나에게는 오랜 시간을 바쳐 오래 간직하고 싶은 무엇이 없었다.

     

    p.56

    "소리를 알아주는것" 누군가가 내는 소리를 알아차린다는것이 얼마나 귀한일인가..

    =>요즘 삼남매의 요구사항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동시다발적으로 세아이가 요구사항을 한번에 이야기하면 짜증이 확 올라와서 큰소리로 마무리지어버린다. 더이상 이야기 하지말라고... 그러면 아이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눈치를 잔뜩 보고 있다. 아빠의 목소리가 차분해지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런데 굳이 한명씩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나는 세아이의 목소리를 너무 잘알고 있기에 별로 상관없는일인데 예민하게 반응한다. 왜그럴까? 내가 피곤하고 지쳐서 그럴수도 있지만..가끔은 들어주기 힘들어서일까.. 아니다. 내가 관심이 덜해서인게 분명하다. 아마도 우리아이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가 반응해주길 바라서는 마음이 앞서서 순서상관없이 이야기한것일텐데..그걸 내가 한번에 꺽어버리니..마음에 상처가 될듯하다는 생각을 하니..참으로 미안해진다.

    나도 아빠로서 아이들을 대할때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아빠가 되고싶다. 그렇게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간절하게..

    p.74

    날이 갈수록 말수가 적어지는 애인과 헤어져, 너는 집으로 돌아온다.

    p.90

    당신을 만나려고 작정했던날, 길이 어긋나고 마음이 어긋나서 눈시울이 슬쩍 붉어졌어도, 기억나는 노래가 있다면 소풍이야...그래도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다는 기분이 들면 소풍이야..

    =>어린시절.. 소풍을 갔던 그때가 생각난다. 집근처에서 걸어가는 유원지였는데.. 지금 가보면 거리가 제법 꽤 먼곳이었는데도 그시절에는 그곳에 소풍을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그 거리가 그렇게 가깝게 느껴졌던 소풍날.. 누군가를 만난다는 설레임도 바로 이러할것이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떠나는 소풍날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된것처럼 지금은 나의 아내와 아이들과 만나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이다. 하루를 피곤하게 일하고 퇴근하며 돌아오는 집에 대한 나의 느낌이 바로 이렇게 소풍을 갈때처럼 기대가 되는 마음이다.

    p.117~118

    육체의 기억은 사소하다. 육체의 기억은 이기적이다. 육체의 기억은 힘이 세다.

    p.12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랑을 믿고 있느냐고 누가 물었다. 그럼요..그럼요. 당연하지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처음의 '그럼요' 이전에 5초정도의 포즈가 있었고, 두번째의 '그럼요' 이전에 3초정도의 덜컥거림이 있었다.

    p.147

    내 꿈에 나타난 사람이 너라는 걸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p.187

    한때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진다. 나란하던 삶의 어깨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다른길을 걷고 있다.

    p.265

    너의 꿈은 어리석다. 그런 너를 둘러싸고 세계가 내린다. 함박눈이 내리고 가는비가 내리고 찬서리가 내린다.

     

    p.274 우리는 기다림속에 있다. (정흥수 문학평론가)

    모두 71편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는 이책을 무어라고 불러야하나, 때로는 삶이라는 이미지 전체를 마주 세우고 때로는 살아가는 일의 사소함과 동행하는 짧은 단상들, 뜻으로 묶인 익숙한 글자를 풀고 만져 세상을 낯설게 보는 길을 열고, 툭 던져진 말에서 번지고 스미는 사유의 여로를 이끈다.

    황경신의 글은 말들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단어를 두고 이렇게 다양한 표현을 할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참으로 놀랍다. 단어가 그냥 생각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긴 문장의 이야기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또 짧게 스쳐가는 생각의 중심이기도 하다. 저자의 표현력이 참으로 그래서 더 놀랍고 특별한점이다.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는 '짓다'편인데 우리의 삶은 기다림속에 있다. 그 기다림이 행복한 선물을 가져다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이글의 마지막 기록을 '짓다'편에 나오는 글로 마무리해본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듯 기다림이 떠오르고 세계는 부드럽게 몸을 뒤척인다. 지구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람들은 짓는다. 마주보는 이야기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 모든것들은 기다림의 시간안에서만 가능하다.

     

     

     

    <이글은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솔직하게 작성한후기입니다>

     

     

  •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저자인 로버트 풀검도 말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 꼭 배우고 넘어가야 할...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저자인 로버트 풀검도 말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 꼭 배우고 넘어가야 할 것들은 무수히 많다. 그중에는 더러 극히 주관적인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들 누구나 '그때 배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것 한두 가지씩은 갖고 있게 마련이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아서 그 시절에 배우지 못해 후회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는 가정 형편상 어쩔 수 없이 배우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언뜻 떠오르는 것은 동식물의 이름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나고 자랐던지라 숲의 나무나 풀 등 식물의 이름과 개구리나 두꺼비, 맹꽁이, 다람쥐 등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의 이름은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중학교 2학년에 막상 도시로 전학을 하고 보니 내가 알던 동식물은 보이지 않고 어디를 가나 죄다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내가 살았던 곳의 식생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책을 보면서 이름들을 익혀보려고도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면서 나물도 뜯고, 더덕도 캐고 버섯도 따면서 자연스레 익혔던 것과 공부 삼아 일부러 익히는 것은 차이가 있었다. 드는 수고도 수고지만 아무리 외워도 그때뿐이고 조금 지나고 나면 번번이 잊어버리곤 했다.

     

    또 있다. 예술적 감수성이다. 음악이나 미술 분야도 그렇겠지만 문학에 있어서도 한창 감수성이 뛰어난 시절에 글쓰기 연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이가 든 후에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능하지 않은 것들이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시기를 놓친 후에 이루어지는 독서나 습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감각적 글쓰기로 유명한 황경신 작가의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녀의 어린 시절이 늘 궁금했었다. 내가 추측하건대 그녀는 분명 어린 시절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을 터였다. 그럴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만 했었는데 최근에 읽었던 어느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어릴 때 학교 들어가기 직전 직후에 읽었던 안데르센이나 집에서 아빠가 항상 틀어놓았던 클래식 음악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는 그걸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오히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어린 시절에 누렸던 게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내 추측이 어느 정도 들어 맞았던 것이다.

     

    황경신의 에세이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를 읽었다. 재작년에 읽었던 <생각이 나서> 이후 그녀의 책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다. 그녀는 어쩌면 에세이에 최적화된 작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그녀의 문장에는 연습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런 문장이다.

     

    "아침에 너는, 어리둥절한 채로 일어나, 부스스한 영혼의 쓴맛을 훑는다. 밤새 무뎌진 과도로 사과를 깎고, 창을 열어 거울을 받아들인다. 아침에 너는, 생의 가장자리에 묻은 얼룩을 닦아내고, 오래도록 소식이 없는 사람을 잠깐 떠올리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쫓아낸다." (p.29)

     

    화가 이인의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그때그때의 영감을 글로 옮겨 한 권의 책으로 엮기까지 때로는 단번에, 때로는 뜸을 들이듯 아주 천천히, 혹은 죽음과 같은 침묵으로 이 글들이 씌어졌을 것이다. 시를 읽고 그것을 노래로 바꾸는 작업처럼 그림을 보고 그것을 글로 재창조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림에 조예가 깊은 사람일지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터, 작가의 멈춤과 이어짐이 어떤 깨달음처럼 이어진다.

     

    "당신이 언제까지나 나에게 낯설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의 서투름은 나의 진심을 증명하는 것임을 믿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모든 익숙함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 나의 삶임을, 무엇인가에 익숙해지는 순간, 꽃처럼 시들어버릴지도 모를 것이 또한 진실임을, 한없이 차오르는 것과 한없이 비어가는 것의 동일한 무게를, 희미하고도 선명한 시간의 직선과 곡선들을,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은 모순투성이의, 그 친밀하고도 낯선 엉망진창의 뒤엉킴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다고" (p.157)

     

    볼에 닿는 바람이 차다. 아침에 나는 간간이 눈이 내리는 새벽 산길을 걸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땅은 부드러웠고, 촉촉히 젖은 낙엽과 물기를 머금은 나무 둥치를 보며 곧 펼쳐질 하루에 대해 저으기 안심했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하늘은 더없이 화창하게 맑았고, 싸늘해진 바람이 코끝을 할퀸다. 쉽지 않은 하루인 것이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듯 기다림이 떠오르고 세계는 부드럽게 몸을 뒤척인다. 지구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람들은 짓는다. 마주 보는 이야기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 모든 것들은 기다림의 시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p.272)

     

    나는 항상 과거를 향해 기다림의 손길을 뻗는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 불가능의 영역에 나는 매번 집착한다. 습관처럼 굳어진 생의 절망을 등에 지고 나는 또 한 해의 마지막에 서 있다. 며칠 후면 나는 또 보신각 타종 소리를 듣고 인파 속에서 누군가에게 신년 인사를 전하고 이 글을 쓰고 있는 과거를 향해 그리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나의 기다림은 언제나 과거를 향해 있다.

  •    듣는다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듣는다...

    




     








    듣는다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듣는다는 건 앞당겨 듣거나 미룰 수 없고 그 즉시 하고있던 모든 일을 멈추고 그 사람과 눈을 마주친 채 때로는 조언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공감을 표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나처럼 멀티가 안되면서 문득문득 다른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 사람은 듣는다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도 친구들은 내가 잘 들어준다며 좋아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고있다고 느껴지는 사람과는 다시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가 않았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가 나를 '대화 나누고 싶은 사람'으로 여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종종 건성으로 듣게 되는 못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난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이런 기준을 세워놓았다.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샜을 때 혹은 어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아! 그래서 아까 하던 이야기!! 어떻게 됐다구?" 라고 물어봐주는 것, 만약 내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이야기가 끊기고 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왔는데, 내 이야기를 다시 물어봐주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 뿐만 아니라 '아, 이 사람은 내 이야기를 아예 듣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실망감이 커져버린다. 




    그래서인지 모른다. 

    내가 책 읽는 행위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의 말을 듣는 행위라 말할 수 있겠다. 다만 내가 듣고 싶을 때 듣고 싶은 만큼 들으면 되고, 내가 그의 말을 듣다 다른 생각에 빠져도 날 나무라지 않으니 이 얼마나 고맙고 고마운 대화인가. 


    이번에 난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를 통해 황경신 작가님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녀의 말을 들었다. 물론 내가 귀 기울이고 싶을 때 귀를 기울였고, 한번 더 듣고 싶은 말은 다시 한번 돌아가서 귀를 기울일 수 있었으며, 그녀의 말을 듣다 다른 생각에 빠져도 그녀는 날 나무라지 않았다. 막 내뱉는 말이 아니라 오랜 생각 끝에 정제되어 아름다운 언어로 내뱉어진 이 말을 내가 감히, 이렇게 내멋대로 귀를 기울여도 되는걸까 싶어  한 글자 한 글자 더 귀를 기울이며 들었다. 



    마치 그녀가 감추고 있는 것들이 출렁이다 문득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찰나를 낚아채기 위해, 마치 캄캄한 밤의 끝에서 동그란 해가 솟아올라 모든 세계를 환하고 투명하게 밝히듯이. (p, 44)        







    무언가를 조율한다는 것은, 의견이나 삶을 조율한다는 것은, 다른 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고유한 음을 찾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으므로. 피아노의 팽팽한 현을 잡아당겨, 도로 태어난 건반이 도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처럼. 그러므로 도인 당신과 미인 내가 한 음 높아지고 한 음 낮아져 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당신의 소리로 빛나고 나는 나의 소리로 당신의 세계를 밝혀, 멜로디는 화음이 되고 화음은 노래가 되고 노래는 시가 되어주기를, 이렇게 우리 하나의 세계에 담겨, 어깨를 나란히 하고. -p, 15~16



    바로 그런 식으로 우리는 떨림의 순간에서 떨어져 나와, 어리둥절한 채, 점점 큰 원을 그리며 번져가는 물결에 밀려,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중심을 그리워한다. 내가 이만큼 이쪽으로 밀려오는 동안, 당신은 저만큼 저쪽으로 밀려가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돌멩이는, 최초의 돌멩이는 이미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마치 처음부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그리고 마침내 물결도 가라앉는다. 어른어른, 물 위에 부질없이 새겨놓은 마음이나 혹은 마음 비슷한 것, 맹세까지는 아니라도, 그런 것을 남기고.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의 생은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떨림처럼 빨리 지나가는 것들과 그들이 주고 간 여운, 혹은 망각. 삶은 계속되고, 살아가는 동안 아무것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p, 19



    그러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게 되면 뭔가가 과해지고 뭔가가 모자란다. 말을 아껴야 할 때 너무 많은 말들을 해버린다거나, 손을 거두어야 할 때 옷깃을 붙잡는다거나. 그런 식으로 한 번 템포가 뒤틀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저항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결국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당신이 감추고 있는 것들이 출렁이다 문득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찰나를 낚아채기 위해. 마치 캄캄한 밤의 끝에서 동그란 해가 솟아올라 모든 세계를 환하고 투명하게 밝히듯이. -p, 44



    나를 읽으려 했던 당신과, 당신을 쓰려 했던 나는, 어쩌면 서로의 덧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한마디쯤 덧붙여도 괜찮겠지. 더 이상 덧댈 것도 덧날 것도 없는 덧없음, 어느덧 지나간 그 짧은 순간에 대해. -p, 50



    수석 면접관은 인터뷰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오로지 메모에만 열중하고 있는 기자를 연민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우리가 아무것도 묻지 않는 까닭은, 들려주고 보여주기만 하는 이유는, 그게 바로 인생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친절하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에 귀를 기울이는 인생을 본 적 있습니까?"

    기자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귀를 기울이는 인생은 없다'고 갈겨쓴다.

    "당신은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할 겁니다. 듣지 않고, 보지 않고, 모든 기회를 놓쳐버린 그 사람들처럼."

    수석 면접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휘적휘적 걸어 나간다. 펜의 끝을 입에 물고, 기자는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보았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p, 124



    사소한 무심함으로 울다가 사소한 다정함으로 웃는다. 사소하게 기대하다가 사소하게 실망하고 사소하게 위로를 구한다. 사소하게 숨기거나 사소하게 드러내거나 사소하게 자랑하다가 사소하게 후회한다. 사소한 인연이 사소한 기억으로 가까워졌다가 사소한 망각으로 멀어진다. 나의 삶이 온통 사소함으로 채워져 있으나 사소한 행복은 가볍지 않고 사소한 견딤이 쉽지는 않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의 절망이 사소하지가 않다. -p, 151



    당신이 언제까지나 나에게 낯설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의 서투름은 나의 진심을 증명하는 것임을 믿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모든 익숙함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 나의 삶임을, 무엇인가에 익숙해지는 순간, 꽃처럼 시들어버릴지도 모를 것이 또한 진실임을, 한없이 차오르는 것과 한없이 비어가는 것의 동일한 무게를, 희미하고도 선명한 시간의 직선과 곡선들을,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은 모순투성이의, 그 친밀하고도 낯선 엉망진창의 뒤엉킴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좋겠다고. -p, 157



    놀라운 일은, 가장 환한 빛이 가장 캄캄한 어둠을 품고 있으며 끝은 시작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함께 걸었던 길이 끝날 때, 누군가 떠나야 하고 누군가 남아야 하는 일이 그토록 당연하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러하여 그리 되었던 일들이 밝았다 어두워지는 동안, 혹은 빛으로 떠난 사람과 어둠으로 남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동안, 빛과 어둠을 한 몸에 품고 있는 얼룩들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진다. 나를 닮은 누군가가 어느 허공에 새겨지지만, 나는 그 얼굴을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한다. -p, 178



    한때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진다. 나란하던 삶의 어깨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특별한 일이 생겨서라기보다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맞았다가 안 맞게 되었다기보다, 조금씩 안 맞는 마음을 맞춰 함께 있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쪽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저쪽이 편안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때 가까웠으므로 그런 사실을 털어놓기가 미안하고 쑥스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다 만나면 서로 속내를 펼쳐 보이는 대신 겉돌고 맴도는 이야기만 하다 헤어진다. 삶이 멀어졌으므로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지 못한 채 멀어진다. 실망과 죄책감이 찾아오지만 대단한 잘못을 한 건 아니므로 쉽게 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어느 날 무심하고 냉정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새삼스럽게 돌아가기에는 이미 멀리 와버렸다.


    삶이란 둘 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 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p, 187~189



    내가 네가 어떤 여자였는지 지금도 나는 알지 못한다. 그해 여름은 진저리가 날 정도로 더웠고 습했다. 너는 오래도록 갈증에 시달린 사람처럼 성급했고 네가 가져온 시간의 뭉치들은 각이 졌거나 갈라져 있었다. 나는 겁이 났지만 뻔한 여자처럼 굴고 싶진 않았다. 뻔한 여자. 말하자면 진심을 보여주지 않는 여자. 그러면서 진심을 말해달라고 조르는 여자. 모든 것을 물어보는 여자. 당신은 누구냐고, 당신에게 나는 무엇이냐고, 우리는 어디에 있는 거냐고, 그리고 이제 어디로 갈 거냐고.


    내가 단서를 찾지 못하는 사이, 너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너무 가까웠던 것들, 너무 빨랐던 것들, 너무 이질적이었던 것들에 묻혀 머뭇거리는 사이, 너는 멀어졌다. 옷에 묻은 흙을 털듯, 대단치 않은 기억들을 털어냈다. 마른 땅을 헤치고 동물의 주검을 묻듯, 토막 난 기억을 묻어버리라고 내게 명령했다. 그래도 나는 묻지 않았다. 왜, 라는 부사를 쓰지 않았다. 다만 소파에 몸을 묻고 그 위태로운 상승을 수용했다. 어떤 사실은 진실이 될 수 없고 어떤 진실은 사실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는 잊지 않기 위해, 그 처연한 하강을 간직했다. 일곱 개의 계단을 사 초 만에 뛰어오를 수 있도록. 그 계단 어디쯤에 있을 너에게 두 번 다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도록. -p, 209~211

      

     
















     

  •    황경신의 글과 그림은 익숙한 조합이다. 『PAPER』연재글부터 수많은 에세이는 물론 소설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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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신의 글과 그림은 익숙한 조합이다. 『PAPER연재글부터 수많은 에세이는 물론 소설에도 늘 그림이 있었다. 이인 화백과 호흡을 맞추어 써 내려간 에세이라는 신간 소식이 들렸을 때 『눈을 감으면』에서 이인 화백의 그림과 함께 한 에필로그의 연장선상이라 기대했었다. 『그림 같은 세상』, 『그림 같은 신화』나 『눈을 감으면』에서 작가는 그림을 화가나 미술사에 관한 지식이나 이해가 아니라 자신의 감수성으로 번역하여 전달해주었고 여러 화가와 작품 속 인물이 아닌 한 화가의 작품만을 다룰 때 화가와 작가의 호흡이, 작가의 짧은 에세이 간의 호흡이 궁금했고 기대됐다. 

     하지만 내가 환경신 작가를 좀 안다는 자만심 때문이었는지 생각과 달랐던 책의 구성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고전 서양화와 황경신 작가의 글의 조합에 익숙했던 탓에 이인 화백의 추상화엔 황경신 작가의 이야기에 지칭될만한 인물이 없기도 했고 미술에 관해 막눈이나 다름없는 나로서는 화가가 그린 떨림과 작가가 쓴 여운의 호흡을 맞춰가질 못해 독서 초반엔 좀처럼 진도가 못 나가기도 했다.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바보 같은, 심지어 사랑이 아닌 짓들까지도 용서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 그러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게 되면 뭔가가 과해지고 뭔가가 모자란다. 말을 아껴야 할 때 너무 많은 말들을 해버린다거나, 손을 거두어야 할 때 옷깃을 붙잡는다거나, 그런 식으로 한 번 템포가 뒤틀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저항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결국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당신이 감추고 있는 것들이 출렁이다 결국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찰나를 낚아채기 위해. 마치 캄캄한 밤의 끝에서 동그란 해가 솟아올라 모든 세계를 환하고 투명하게 밝히듯이. p.43-44

     마치 이런 내 상황 다 안다는 듯이 나타나주었던 문장.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한자를 새롭게 해석하는 부분에선 역시 황경신이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그림을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뜻풀이가 아닌 황경신 특유의 감수성으로 풀어지는 이야기는 그림뿐만 아니라 한자를 풀어내는 그녀만의 남다른 시야와 '황경신 에세이'라는 강력한 필체를 무기로 가진 작가답게 스토리텔링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희망'의 '희'는 '드물 희'인지 '바랄 희'인지 여운을 남겨두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따로 한 권의 책이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림과 한자 그다음은 어떤 분야인지 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기도 한다.


     그녀는 총명한 사람이었다. 보고 들은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즐겁게 누렸다. 섬세한 감각으로 숨겨진 것들을 찾아내고, 예민한 촉각으로 길을 열었다. 누구도 열어보지 않았던 문들을 열었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또한 현명한 사람이었다. 멀어지는 것들과 변해가는 것들에 마음을 묶어두지 않았고, 떠나가는 것들과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지 않았다. 어이없고 부끄러운 짓을 저지른 적도 있었지만 어깨를 으쓱하고 웃어버렸다. 타인의 삶을 재단하거나 비판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을 과장하지 않았다. p.264


     작가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위 문장을 읽는 순간 작가가 작가 자신에 대해 썼다고 해도 동의가 될 만큼 그녀가 황경신으로 읽혔다. 보고 들은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즐겁게 누리고, 섬세한 감각으로 숨겨진 것들을 찾아내고, 예민한 촉각으로 길을 열고, 누구도 열어보지 않았던 문들을 열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황경신 작가. 

     월 초마다 도서관 연속간행물실에서 『PAPER』를 넘겨보면서부터, 그녀의 무수한 책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신작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까지. 매번 기대가 커도 그녀의 감성적인 글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고 그녀의 감수성 DNA와 필체 DNA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섬세한 감수성을 자신만의 언어로 써 내려가서는 독자의 감성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 울림에는 위로의 마법이라도 있는 건지 그녀의 글은 많은 위안이 되었다. 비슷한 다른 작가가 있나, 다른 작품이 있나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녀의 글 자체가 '황경신'이라는 하나의 장르이고 브랜드이다. 경제학 용어로 빗대어 표현하자면 황경신은 대체재도 보완재도 없는 독립재인 것이다.

     
  • 황경신의 신작 제목부터 무척이나 길다 이인의  그림과 황경신의 감성적인  글이 만나서 시너지...

    황경신의 신작

    제목부터 무척이나 길다

    이인의  그림과 황경신의 감성적인  글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낸책이다

    제목과 책겉표지를 보고는 귀여운 그림에 아기자기한 글이 있지않을까 상상했는데

    의외로 형이상학적인 그림이 주를 이루고

    뭔가 쓸쓸한 이야기랄까

    71편의 짧은 이야기가 주제에 따라 실려있다

    전체적으로는 쓸쓸한 감성이 주를 이루는것같다

    읽으면서도 담담한 말투가 느껴졌달까

    그녀의 글은 나와 다르지않는구나 하는 안도감과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 모두들 그런거 아니냐며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

    보편적인 정서를 흔하지않게 멋들어지게 쓸줄아는 그녀

    그 감성에 공감하면서도 특별하게 표현할줄아는 그녀에게 매번 놀란다

    그저 한번에 휙 넘기기 아까운느낌이 들게하고

    한책장을 오래도록 바라보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

    한번에 다 읽어버리기 아쉬워서 두고두고 읽고싶어지는 책

    어느날 갑자기 어느페이지를 펴서 읽는다해도 괜찮고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듯

    그래서 그녀의 책은 읽기전 설레고

    읽은후엔 벌써 끝인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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