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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때기 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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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쪽 | 규격外
ISBN-10 : 1161570284
ISBN-13 : 9791161570280
깔때기 포트 중고
저자 김이수 | 출판사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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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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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 잘 받았습니다. 다음에 또... 5점 만점에 5점 cantort***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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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6 잘 받았습니다. 밑 줄 있다고 구매여부도 물어봐 주고 하는 좋은 판매자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skyor***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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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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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누아르의 정점. 인천 앞바다에
〈신세계〉에 필적할 액션 누아르가 떴다. “인생 뭐 있니, 갑빠 있게 살자.”
돈 냄새와 피 냄새 가득한 인천 깔때기 포트 재개발 지구
냉혹한 세상에서 폼 나게 살고 싶은 삼류 인생들
한번 들어서면 결코 도망칠 수 없는 길이 여기 있다

2015년 악의 심연과 폭력의 밑바닥을 섬뜩하게 그린 첫 장편소설 『가토의 검』으로 만만치 않은 필력을 보여주었던 작가 김이수의 두 번째 장편소설 『깔때기 포트』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가토의 검』이 탄탄한 구성과 기막힌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은 추리소설이었다면 『깔때기 포트』는 인천의 ‘깔때기 포트’라는 재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냉혹한 세상에서 폼 나게 살고 싶은 삼류 인생들의 꿈과 현실을 누아르풍으로 그렸다.
가난한 대학생 영민은 인천 지역의 전설적인 폭력 조직 장바우파의 말단 조직원인 친구 상구의 소개로 그들이 불법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약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폭력 조직과 연계된 일이라는 점이 찜찜했지만 수입이 다른 일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터라 영민은 착실히 일해 등록금을 벌어 반드시 졸업하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약 배달 사무실의 사장은 과거 장바우파의 행동대장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합리적인 사업가로 보였으나, 그의 수하인 조배는 첫 만남부터 영민을 모욕하더니 사사건건 괴롭힌다. 게다가 영민이 사랑하는 다해마저 조배와 기분 나쁘게 얽혀 있다.
한편 깔때기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장바우파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상구는 지금이 기회라며 영민에게 조직에 들어올 것을 종용하고, 조배는 1년에 억은 가뿐히 번다는 약 배달 사업을 차지하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영민과 조배, 조배와 사장의 관계도 꼬일 대로 꼬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약 배달 사무실 금고가 털리고, 일대를 발칵 뒤집은 방화 사건이 일어난다. 태풍이 몰아치던 그 밤, 장바우파는 한번 들어가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깔때기의 삽치기 골목에서 배신자를 응징하는 토끼몰이를 시작한다. 그리고 영민의 인생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선다.

저자소개

저자 : 김이수
저자 김이수는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 일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쓰쿠바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단편소설 「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15년 첫 장편소설 『가토의 검』을 발표했다. 현재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입법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목차

깔때기 포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깔때기에서 허락하지 않을 거야. 북성동 일대는 우리 구역이니까, 회장님 허락 없인 이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사장도 독립했다지만 회장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어. 회장님이 부르면 만사를 제쳐놓고 올라온다니까. 조배가 독자적으로 일하려면 깔때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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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때기에서 허락하지 않을 거야. 북성동 일대는 우리 구역이니까, 회장님 허락 없인 이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사장도 독립했다지만 회장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어. 회장님이 부르면 만사를 제쳐놓고 올라온다니까. 조배가 독자적으로 일하려면 깔때기부터 설득해야 할 거야. 가망 없다는 건 본인이 더 잘 알 텐데 왜 저 지랄인지 모르겠어. 정신 차리는 게 좋을 텐데 말야. 사장이 겉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진짜 무서운 사람이거든. 저렇게 까불다가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어. 너는 모른 척하고, 둘 사이에 관여하지 마. 괜히 끼어들면 피곤해져.” (59쪽)

대학생이 되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았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고학해서 대학교까지 들어간 기특한 놈, 우리 사회는 이런 미담을 좋아하지 않는가. 영민이 착실한 이미지를 쌓는 대가로 정혜는 거리를 방황해야 했고 어머니도 혼자서 빚을 갚으며 힘겹게 살아야 했다. 그리고 아직 3년을 더 고전분투해야 했다. 이 모든 게 자신의 유치한 생각 때문이었다. 올해 거치 기간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이자에 원금까지 상환해야 한다. 게다가 졸업 때까지 내야 할 등록금을 생각하자 어깨에 거대한 원목 더미를 이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잠은 점점 더 달아났다. 시팔, 어떻게 되겠지. (68~69쪽)

웃음이 나왔다. ‘시팔, 이렇게 좋은 날’이라니. 그래, 시팔 가자. 가자는데 못 갈 것도 없다. 영민은 액셀을 당겼다. 피닉스가 다시 한 번 굉음을 질러댔다. 백 미터 전방에 회색 콘크리트 벽이 보였다. 축항로 끝이었다. 흥분한 나머지 속력을 너무 내고 말았다. 급브레이크를 잡는다면 둘 다 아스팔트 위로 나가떨어질 것이다. 속력을 줄이면서 코너링을 해야 한다. 다해가 걱정됐다. 겁을 먹고 몸을 움직인다면 피닉스는 아스팔트 바닥에 깊은 상처를 내고 해체될 것이다. 물론 두 사람도 온전할 순 없었다. 다해를 믿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가능한 범위에서 넓게 코너링을 했다. 영민은 다해 체중이 그대로 자신의 몸에 실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해가 그를 믿고 몸을 맡겨주었다. 그 덕분에 무사히 턴을 했다. 그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부활하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알 것만 같았다. (89쪽)

“깔때기가 재개발되면 거기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건감?”
“소문으로야 아파트며 빌딩이며 해수 공원도 들어선다고 하는데, 당최 거기다가 뭘 그리 많이 짓는다는 건지 모르겠어.”
“솔직히 말해 거기가 개발이 안 돼서 그렇지, 언덕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야 어디에다 내놔도 손색이 없잖아. 재개발 이야기야 진작부터 있었던 거고. 그러기에 미리미리 대책을 세웠어야지.”
상구 할머니가 깔때기를 빠져나오지 못한 할아버지들을 타박하는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그 좋은 전망에 아파트 지으려고 우리를 쫓아버린다 이거구먼. 땅 주인이야 보상이라도 받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아파트라도 한 채씩 주는 건감?”
“이 영감탱이가 돌았나, 누가 그 비싼 아파트를 공짜로 주겠어? 이주비나 주면 모를까.” (121~122쪽)

“시팔, 삐딱하게만 듣지 말고, 내 말 잘 들어봐. 지금 우리 회장님이 업종 전환을 하려고 해. 약이나 팔고 포장이나 해주고, 그런 야바위꾼 같은 일로 언제 돈을 벌겠어. 송도, 청라, 이런 데가 개발되는 걸 보고 회장님이 느낀 바가 있는 거지. 여기는 우리 나와바리야. 회장님이 가지고 있는 땅도 엄청나다고. 시장 쪽은 상업지구로 변경된대. 그럼 거기에 다운타운 먹자골목 같은 유흥가가 들어설 거야. 완전히 황금 어장이 되는 거지. 우린 빌딩도 세우고 진정한 조폭으로 거듭나는 거야. 일본 야쿠자 같은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너도 학교 때려치우고 본격적으로 여기서 나랑 같이 일하자. 이번 기회에 아주 새 출발 하자고. 약 배달같이 시시껄렁한 일은 중석이한테 넘기고.”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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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천의 역사성과 특수성이 탄생시킨 독창적 리얼리즘 소설의 주요 무대인 깔때기 포트는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월미산의 인민군 방어시설을 무력화하면서 민간인 마을까지 네이팜탄으로 폭격하는 바람에 수많은 민간인 사...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인천의 역사성과 특수성이 탄생시킨 독창적 리얼리즘

소설의 주요 무대인 깔때기 포트는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월미산의 인민군 방어시설을 무력화하면서 민간인 마을까지 네이팜탄으로 폭격하는 바람에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이후 미군은 월미도에 상륙해 살아남은 원주민을 모두 내쫓고 마을을 미군기지로 사용했다. 월미도 포격으로 쫓겨난 원주민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 바로 깔때기 포트다. 영민과 상구 모두 이 깔때기 출신으로 이들에게 깔때기는 가난과 모멸의 상징이었다. 어린 시절 그토록 떠나고 싶었고, 떠난 후에는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그곳이 지금은 재개발업자들과 땅 주인들에게 일확천금을 낳는 황금어장으로 탈바꿈하려는 중이다.
깔때기 포트 재개발 사업권을 따낸 한영건설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장바우파는 깔때기 똥치 골목에 사는 원주민들을 쫓아내려 한다. 이에 대항하여 깔때기 원주민들은 항만노조 간부 출신 황철배를 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세워 재개발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오랜 세월 정부를 상대로 월미도 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을 요구해왔는데 거기에 더해 이제는 철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처지다. 그런데 황철배가 한영건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주민들은 허탈감에 빠지고, 깔때기 재개발은 급물살을 탄다.
이처럼 깔때기 포트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성과 특수성, 그로부터 비롯된 이해관계와 갈등은 소설의 서사를 작동시키는 정교하고 풍요로운 밑그림이다.
영민은 깔때기 출신에 월미도 피해자 가족이기도 하지만 장바우파와 관련된 조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더 현실적인 이해관계의 당사자가 되어간다. 이제 그의 주변을 채우는 것은 허세에 찬 건달들과 비즈니스로 포장된 폭력의 세계다. 깡패가 된 걸 자랑스럽게 떠벌이며 친구를 조직에 끌어들이려는 상구,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며 영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조배, 겉으로는 사람 좋아 보이지만 언제 무서운 민낯을 드러낼지 모르는 사장, 그리고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허허실실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장바우. 영민은 그 속에서 영리하게 처신하며 꿋꿋하게 자기 미래를 설계해간다. 조폭 세계에 발을 담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 역시 그들의 사업과 권력관계에 영향을 받고, 실리를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머니와 여동생과 다해는 그의 선택을 더욱 절박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영민에게 어머니와 여동생은 아킬레스건이며, 그를 버티게 하는 이유인 동시에 미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대학 졸업하고 제대로 된 직장 잡아서 대문 있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그가 꿈꿔온 미래였는데, 이제는 미래를 꿈꾸는 것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다해는 얼마간 이 미래에 들어왔다가 금세 나가버렸다. “너 같은 가난뱅이하고는 그냥 엔조이야”라며 이별을 선언한 그녀.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돈도 백도 없다. 사장은 누누이 얘기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때’라고. 때를 놓치면 편하게 갈 수 있는 길도 가시밭길을 헤치며 돌아가야 한다고. 기회를 엿보며 절치부심하던 영민에게 이윽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사건이 닥치면서 때가 온다. 분노에 찬 그는 분신과도 같은 피닉스 오토바이를 몰고 깔때기로 질주한다. 자신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똑똑히 인식하면서.

소름 끼치도록 현실적인 결말, 짙은 페이소스, 비장미 넘치는 누아르

언덕에서 포구로 이어지는 동네의 형태가 여성의 자궁 모양 같다 하여 깔때기 포트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서는 독특한 지형 탓에 한때 폭력배들 사이에서 일명 토끼몰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살인 작전이 벌어지곤 했다. 이 골목에 갇히면 깔때기 앞바다에 수장되는 것 말고는 빠져나갈 도리가 없었다. 그날 밤 영민은 또 하나의 먹잇감을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 있다. 소설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이 작전은 팽팽한 긴장감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순간순간 긴박하게 전개된다. 눈앞에서 영상을 재생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진실을 따져 묻게 하는 대사, 잔혹한 비밀의 공모는 누아르의 비장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책속으로 추가]

“불상사는 없었어?”
인터넷에 떠다니는 철거 사진을 보면 화염병이 난무하고, 사람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준비가 완벽했거든. 경찰이 일차로 장벽을 쳐주고, 그 뒤를 용역애들이 막아줘서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었어. 2인 1조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안에 사람이 있나 살펴보고, 빈집이 확인되면, 바로 기사한테 무전 때리는 거야. 그러면 기사가 삽차를 몰고 와서 그냥 뭉개버리는 거지. 골목 하나 해치우는 데 30분도 안 걸렸어. 집이 허술해서 삽차로 쓰윽 미니까, 쭈르르 무너지더라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몰려왔을 텐데?”
“여기가 깔때기 아니냐? 전경하고 용역 애들이 입구를 꽉 막고 있으니까, 소리만 빽빽 지르지 한 발짝도 못 들어오더라고. 나중에 시의원하고 단체에서 쫓아왔지만 그때는 상황이 마무리된 상태라 길을 터주고 우린 싹 물러났지.” (238쪽)

배달은 이제 자릴 잡았다. 수입도 좋았고, 사장하고도 잘 맞았다. 오랜만에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영민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버지 병 수발로 구겨진 종잇장 같은 인생을 살던 어머니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그가 대학만 졸업하면 아무 걱정 없다고 했다. 믿는다고 했다. 어머니는 자신만 믿는다고 했다. 어머니 말대로 그동안 잘해왔다.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대학도 들어갔다. 하지만 더 이상 잘할 수 없었다. 다해를 생각하면 조배, 이 개새끼를 그냥 둘 수 없었다. (267쪽)

스르렁, 스르렁. 삽날이 시멘트 바닥을 긁었다. 조배가 겁을 먹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영민은 삽을 들어 벽을 한 번 내리쳤다. 단단한 화강암에 부딪힌 삽날에서 불꽃이 튀었다. 조배가 후닥닥 두 걸음 물러섰다. 후후후. 영민은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삽날로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조배와의 간격을 좁혀갔다. 접지한 날 끝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소리는 골목 안에 울려 퍼졌다. 조배가 겁먹기에 충분한 사운드였다. 단번에 요절내긴 아까웠다. 천천히 공포를 느껴야 한다. 다해를 위해 무릎을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때까지 자신은 인내할 것이다. 골목의 폭이 점점 좁아졌다. 화강암 벽은 단단한 근육처럼 조배를 조여왔다. 조배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거센 파도가 골목 끝을 타고 넘어왔다. 막장에 다다랐다. (380~381쪽)




『깔때기 포트』는 한 가난한 청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다 결국 폭력 조직의 하수인이 되는 과정을 소름 끼치도록 리얼하게 그린다. 순종적이지도 그렇다고 반항적이지도 않은, 다분히 위악적인 성향을 가진 그는 결국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 기득권의 하부세력으로 남는다. 작가로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구조에서 기존의 질서를 역전시키는 다른 결말을 생각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러한 결말이 주는 짙은 페이소스는 이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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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세상에 책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다 읽어낼 수 없다. 가끔은 그 중에서 평생동안 제목조차 모를 책들...

    세상에 책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다 읽어낼 수 없다. 가끔은 그 중에서 평생동안 제목조차 모를 책들이 수두룩 하다는 것이 아쉬워진다. 과연 나는 얼마나 독서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 책들은 어쩔 것인가. 읽을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나는 소설을 즐겨읽지는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중간에 끊고 다른 일을 해야하는 것이 너무 힘들기도 하고, 한 번 몰입하면 헤어나오기 버겁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들어 조금씩 소설로 읽기 영역을 뻗어나가고 있다. 소설을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상상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볼 수 있기에 흥미롭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창문같은 것이다.


    이번에는 액션 누아르라고 한다. "인생 뭐 있니, 갑빠 있게 살자."고 외친다.

    돈냄새와 피 냄새 가득한 인천 깔때기 포트 재개발 지구

    냉혹한 세상에서 폼 나게 살고 싶은 삼류 인생들

    한번 들어서면 결코 도망칠 수 없는 길이 여기 있다. (책 뒷표지 中)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깔때기 포트》를 읽어나가게 되었다.  




     

    1.jpg


     


    한국식 누아르의 정점. 인천 앞바다에 <신세계>에 필적할 액션 누아르가 떴다.

    _한재덕(사나이픽처스 대표, <신세계><검사외전><아수라> 제작)



     

    2.jpg


     


    이 책의 저자는 김이수. 2013년 단편소설「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15년 첫 장편소설『가토의 검』을 발표했다. 현재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입법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인천 지역 공부를 많이 했다. 덕분에 '깔때기 포트'라는 공간을 만들 수 있었고, 월미도 원주민들의 아픔을 알게 되었다. 이것저것 집어넣다 보니 단편에서 중편으로, 다시 장편까지 늘어났다. (작가의 말 中)


     

    3.jpg


     


    이 소설에 대해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흥미로워할 독자층이 따로 있고, 그게 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거나 싸우고 피나고 죽이고 하는 것들을 보고 싶지 않다. 특히 욕하는 것도 싫다. 사는 것도 별 재미가 없는데, 소설을 통해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향해 뻗은 손을 거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좋아하고, 인천 깔때기 포트재개발 지구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삼류 인생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들어라.

  • 김이수 저의 『깔때기 포트』 를 읽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물론 나와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

    김이수 저의 깔때기 포트를 읽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물론 나와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자유스럽고 행복한 나라이고 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들을 통해서 내 자신을 한 번 자연스럽게 짚어보면서 더 나은 모습을 향해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예전에 비해 많은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의미 있는 책과의 만남을 통해서 당시의 모습을 상기시켜보고 현재 모습을 점검해보는 과정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특히 이 소설은 작가가 2015년에 악의 심연과 폭력의 밑바닥을 섬뜩하게 그린 첫 장편소설 <가토의 검>으로 만만치 않은 필력으로 보여주었던 그 저력을 바탕으로 하여 그린 작품이다. 돈 냄새와 피 냄새 가득한 인천 깔때기 포트의 재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벌어진 냉혹한 세상에서 폼 나게 살고 싶은 보통 사람들의 꿈과 현실의 모습들을 아주 실감나게 그렸다.

    바로 우리들의 현실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관심을 살 수밖에 없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기리에 볼 수밖에 없는 소설로서 누구든지 책을 처음 잡게 되면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게 만들고야 만다.

    첫째는 이 작품의 무대로 등장하는 인천으로 특히 역사성과 특수성이 탄생시킨 독창적 리얼리즘으로 깔때기 포트이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월미산의 인민군 방어시설을 무력화하면서 민간인 마을까지 네이팜탄으로 폭격하는 바람에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고, 이후 미군이 월미도에 상륙해 원주민을 내쫓고 마을을 미군기지로 사용하게 된다.

    이때 쫓겨나 원주민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 바로 깔때기 포트다.

    그런데 내 자신이 바로 고등학교 3년간을 바로 인천에서 큰 형님께서 월미도에 있는 회사에 다니셨기 때문에 형님 댁에서 숙식을 하면서 서울에 있는 철도고등학교에 출퇴근하였다.

    그 인천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런지 더욱 더 관심이 가고 컸다.

    둘째는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서로의 엮어짐의 모습이다.

    돈 냄새와 피 냄새 가득한 인천 깔때기 포트 재개발 지구 냉혹한 세상에서 더욱 더 폼 나게 살고 싶은 삼류 인생들 자연스럽게 맘을 맞은 사람들끼리 뭉칠 수밖에 없다.

    한번 들어서면 결코 도망칠 수 없는 길이 여기 있다.

    영민이 친구인 상구의 소개로 불법 판매 약 배달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지만 결국 장바우파 폭력조직으로 연계되고, 사장과 그 수하인 조배, 장바우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좋은 인연으로 좋아하게 된 다해라는 여자마저 조배가 갖고 놀린다.

    깔때기 재개발은 급물살을 타지만 깔때기 포트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성과 특수성, 그로부터 비롯된 이해관계와 갈등은 소설의 서사를 작동시키는 정교하고 풍요로운 밑그림이라 할 수 있다.

    내 자신도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알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어 인천과 이 일대를 더 애정을 갖고서 바라보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이제 인천을 가게 되면 조금 여유를 갖고서라도 월미도 일대를 한번 걸으면서 깔때기 포트에 대한 생각을 전반적으로 하면서 소설에서 언급된 내용들도 한 번 점검해보리라 다짐도 하였다.

    역시 좋은 책과의 만남 시간은 사람들에게 있어 활력을 주는 것 같아서 참으로 좋았다.

  • 깔때기 포트 | kk**dol8 | 2018.03.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은 자본이다. 자본은 현실에서 돈이 되고, 사람들은 돈을 얻기 위해 움직인다. 돈이 가지고 있는 ...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은 자본이다. 자본은 현실에서 돈이 되고, 사람들은 돈을 얻기 위해 움직인다. 돈이 가지고 있는 영악한 속성은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고, 부자를 더 부자로  격상시킨다. 돈은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는 하나의 개체이며, 때로는 인간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김이수의 소설 <깔때기 포트>는 인천 상륙작전 당시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던 깔대기포트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인공 김영민의 인생을 통해 투영허고 있으며, 가난이 우리는 어떻게 구렁터이로 빠트리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대학생 김영민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다.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지하에서 자취를 하면서, 잡지 배달을 하는 김영민의 인생은 쥐구멍에서 볕뜰 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싼 곳으로 싼 곳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영민의 삶, 그는 희망을 찾기 위해서, 잡지 배달을 시작하였고, 약배달로 바꿔 나갔다.영민이 배달하는 약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보편적인 약이 아닌, 비아그라, 시알리스였다. 중국과 한국의 중간 판매책이며, 조배라는 인물과 함께 일을 시작하였다. 조배와 영민 , 두 사람 사이에는 갈채 똥갈보라 부르는 민다해가 있으며, 다해와 영민은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된다. 두 사람간의 위험한 애정전선은 소설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펼쳐진다.


    사람의 운명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지며, 그안에서 필연이 잉태한다. 영민은 다해를 좋아하였고, 조배가 다해의 애인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처해진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불빛과 같은 존재가 다해였기에 그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소설은 깔대기 포트에서 이권을 두고 다투는 이들의 모습과 조폭의 난립, 재개발 구역에는 언제나 돈이 돌고 이권이 붙는다는 걸 소설에서 드러내고 있다. 영민과 다해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며,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돈이 가져오는 파괴적 속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기 위해선, 스스로 불기둥에 뛰어들 수 있는 무모함이 필요하다. 영민이 추구하는 희망은 그런 무모함에서 잉태하고, 누군가는 영민이 가지고 있는 희망을 갈취하고 있다. 그건 다해도 마찬가지였다.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바칠 준비가 되었던 다해는 점점 더 자신에게 찾아오는 비운의 그림자를 눈치채지 못하고 살아간다.
  • 깔때기포트 | lo**sunsea | 2018.03.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소설의 배경인 깔때기포트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국이 월미산을 폭격하여 마을을 잃은 원주민들이 모여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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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의 배경인 깔때기포트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국이 월미산을 폭격하여 마을을 잃은 원주민들이 모여살면서 형성된 판자촌이다. 기득권층에 의해 토끼몰이를 당한 빈민층들은 이 비극적인 공간의 덫에 걸려 스스로 어둠의 길로 들어서는 선택을하며 살아간다. 주인공인 영민은 깔대기 포트를 벗어나 대문있는 집에서 엄마와 동생과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가난한 대학생이다. 하지만 결국 돈 때문에 다시 그곳에 발을 딛게 되면서 등장인물들과 얽히고 시작한다. 영민은 어린시절 친구인 상구의 소개로 약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학비를 벌기위해 암흑의 세계에 발을 딛은 영민은 다해라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사장과 조배라는 인물을 만난다. 그러던 중 약배달 사무실의 금고가 털리고 방화사건이 일어나며 장바우파는 깔때기의 삽치기 골목에서 배신자를 응징하는 토끼몰이를 시작하고 영민도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재개발업자들과 건설사, 그 뒤를 봐주는 어둠의 세력들로 인해 지역 피해자와 이해관계에 있는 영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1인자 자리를 욕심낸 2인자의 종말, 여자친구와 관련된 비극적인 사건의 전개 등 예상가능 한 요소들이 있었지만 치밀한 이야기의 구성에 빠져들게된다. 가난에서 벗어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어둠의 세계를 벗어나고자했지만 빠져나갈 도리가 없었던 영민은 결국 폭력조직의 하수인이 되어 현실을 이겨내는 선택을 한다. 개인적으로 느와르풍의 영화나 소설을 즐겨보지는 않지만 빈민층의 슬픔과 고통을 통해 억눌린 사회구조를 비판하고자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졌고, 현실적인 맺음으로 더 무게감이 느껴졌던 소설이지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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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토의 검>을 재밌게 읽었기에 선택했다. 한국형 느와르라는 소개글도 한몫했다. 인천의 재개발 지구를 중심으...

    <가토의 검>을 재밌게 읽었기에 선택했다. 한국형 느와르라는 소개글도 한몫했다. 인천의 재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해서 7~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현재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깔때기 포트’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이다. 하지만 읽다 보면 현실의 공간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 살고 있거나 관계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하나의 풍경일 뿐이지만 많은 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했기에 아주 낯설지는 않다. 그리고 돈을 둘러싼 각종 인간의 욕망이 그곳에서 충돌한다.

     

    영민은 가난한 대학생이다. 등록금이 없어 휴학 중이다. 열심히 잡지를 배달해서 한 달 살 돈을 번다. 이때 고등학교 친구인 상구가 자신의 후임으로 그를 추천한다. 그 일이란 것이 불법 약품 배달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한 후 현찰을 받아오는 일이다. 이전 일에 비해 일도 쉽고 보수도 높다. 다만 불법이란 것이 문제다. 하지만 하류인생에게 이런 불법 배달은 큰 문제가 아니다. 현재와 미래를 조금이나마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상구는 깔때기 포트로 옮겨가서 깡패가 되려고 하고, 영민은 약 배달 사업에 참여한다.

     

    일이 잘 풀리면 그냥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대학을 졸업해서 다른 직장을 구한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짓밟는다. 작가는 이 과정을 현실의 바탕 위에 하나씩 풀어놓는다. 인천상륙작전의 피해자 모임이나 재개발지구의 생활자 등을 옆에 놓고 우리 삶의 주변부를 살짝 들춘다. 이들을 주연으로 등장시킬 마음이 작가에게는 없다. 하류인생이지만 로맨스도 빠지지 않는다. 조배가 데리고 간 술집에서 만난 다해가 그 대상이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본 후 자기만의 공주였던 그녀인데 술집에서 만났다. 조배가 늘 찝쩍거렸던 그녀이지만 그녀는 영민에게 더 끌린다. 여기서도 나의 생각을 벗어나는 결말로 이어진다.

     

    어떤 조직이나 위계질서를 세우려고 한다. 조배가 선배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그 이유다. 영민에게 허세를 부리고, 사장에게 가끔 대들지만 그 바탕에는 상승 욕구가 있다. 깡패 특유의 허세와 자랑질이 딱 그곳에서만 허용된다. 때와 장소를 잘못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진짜 무서운 인간들은 언제나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움직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과도한 욕심이 자신을 삼켜버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영민은 너무나도 자기 절제가 강하다. 한 번의 폭주가 그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지만 작가는 이 상황을 아주 흥미롭게 만들었다. 보이는 것의 이면을 자세하게 풀어준 에필로그는 어떻게 보면 사족이지만 어떻게 보면 불행한 삶의 순환 고리 중 한 단면이다.

     

    소설은 잘 읽힌다. 과도하게 설정하는 부분도 없다. 현실의 욕망 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삶을 보여주는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이 거리두기가 과도한 감정의 소모를 막아준다. 감정이입이 절제되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밋밋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영민과 다해의 로맨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격렬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보이지도 가슴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 자기절제가 강한 영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그의 삶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이 너무 많다. 우리의 삶이 앞으로, 위로 향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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