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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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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쪽 | 규격外
ISBN-10 : 8950955369
ISBN-13 : 9788950955366
고개 숙인 대한민국 중고
저자 신지호 | 출판사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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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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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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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침체, '4저불황'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라! 저금리, 저물가, 저투자, 저소비. 한국경제는 지금 4저불황으로 고개숙이고 있다. 이 책은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신지호가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기존의 성장 공식이었던 수출-제조-대기업 우선의 불균형 성장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성장 경로를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제주체 및 부문 간의 탈동조화 현상을 재동조화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핵심은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있고,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출-제조-대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는 내수-서비스업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서비스산업의 성장은 ‘고용 있는 성장’을 이루어 실종된 낙수 효과를 복원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소개

저자 : 신지호
저자 신지호申志鎬는 1981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한 후 386운동권의 길을 걸었다. 인천, 울산 등지를 떠돌며 노동운동을 하다 1992년 ‘고백’, ‘당신은 아직도 혁명을 꿈꾸는가’라는 글을 발표한 후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게이오慶應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귀국하여 삼성경제연구소, KDI 등에서 연구하였다. 2004년부터 본격화된 뉴라이트 운동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08년 총선에서 민주화운동의 대부 김근태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하여 용산 참사 진상규명, 전공노 불법행위 근절, 수도분할 반대, 무상복지 반대 등 소신 정치를 펼쳤으나, 권력정치에 실패하여 4년 만에 낭인이 되었다. 이 책은 낭인 생활 2년의 결과물이다. 현재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머리말

1장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
일등 국가 일본
반면교사가 된 일본
한국은 어디로?
일본화란 무엇인가?

2장 ‘성숙을 넘어 조로로’ 퇴조하는 한국 경제
‘기적에서 성숙으로’ 한국 경제의 진화
최대의 위협, 초고속·압축 고령화
또 하나의 암초, 근로정신의 퇴화
성숙 단계 조기 졸업과 노화의 본격화

3장 불균형 성장 전략의 종언
‘낙수 효과’의 소멸과 ‘고용 없는 성장’의 구조화
탈공업화와 서비스화의 한국적 특징
디커플링 경제의 출현
그래도 수출만이 살길이다? 엔저공습론 유감

4장 한국 경제의 뉴 노멀
부동산 불패신화의 종언과 역자산효과
4저불황의 먹구름
부채 축소가 본격화되면 ‘대차대조표 불황’
피할 수 없는 재정 건전성 악화

5장 국가 쇠락 부추기는 ‘민주주의의 실패’
‘민주 대 독재’ 구도의 종언
‘공화 없는 민주’의 비극
표의 노예가 된 여의도 정치
두 개의 인구보너스기 그리고 대한민국

맺음말

책 속으로

2장 ‘성숙을 넘어 조로로’ 퇴조하는 한국 경제 ‘기적에서 성숙으로’ 한국 경제의 진화 ‘한강의 기적’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의 활력은 현저히 저하되었고 최근 수...

[책 속으로 더 보기]

2장 ‘성숙을 넘어 조로로’ 퇴조하는 한국 경제

‘기적에서 성숙으로’ 한국 경제의 진화

‘한강의 기적’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의 활력은 현저히 저하되었고 최근 수년간 저성장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건국 이래 최초로 2011년 2분기 이래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했다. 다행히 2013년 2분기와 3분기에 전기 대비 1.1% 성장률을 기록해 0%대 행진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4분기에 또다시 0.9%로 주저앉았다. GDP 성장률은 2012년 2.0%, 2013년 2.8%로 3.6~3.8%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할수록 문제를 냉정히 파악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지니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구가하지 못하고 저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문제인가? 현재의 저성장이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제2의 한강의 기적’처럼 고도성장을 재현할 수 있다는 인식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러한 진단은 경제 발전에 있어 현 단계가 지니는 특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최근의 정체는 20년 혹은 50년 주기로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는 식의 경기순환론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pp. 39~40)

최대의 위협, 초고속·압축 고령화

‘연령지진’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피터슨Peter G. Peterson의 저서 『노인들의 사회, 그 불안한 미래』와 월리스Paul Wallace의 저서 『Agequake』7에서 유래한 말로 연령Age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다. 갑작스런 고령화로 발생하는 충격과 사회적 문제를 일컫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화를 “초기에는 조용하게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지만, 점차 속도가 붙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윤곽이 분명해질 사회혁명”이라고 묘사하였다. 피터 드러커는 고령화를 “국가 전체의 집
단적 자살행진”이라고까지 표현하였다.
기존 경제학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잘못이다.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부양받을 사람은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재정부담의 증대와 소비 위축으로 연결된다. 은퇴자들은 늘어난 기대여명에 대한 대비책으로 씀씀이를 줄인다. 또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근로자 수가 줄어드니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pp. 46~47)

고령화로 인한 소비 위축은 일본보다 더 심각

고령화는 노동공급 능력의 저하 그리고 부양률 상승에 따른 재정부담 증대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비 위축을 불러오는 특징이 있다. 소비 위축은 재고 증가, 신규투자 중단, 생산 감축, 고용 감소 등으로 이어진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바로 이 패턴을 거쳐왔다.
일본의 고령층은 첫째, 전통적 가족 형태가 사라지고 핵가족화되면서 가족으로부터 부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2011년 한 해 무려 3만 2000명의 독거노인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다), 둘째, 연금의 소득 대체율이 중위소득층 기준으로 35.7%에 불과해 OECD 평균인 60.8%(2008년 기준)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 등으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표 1]에서 확인되듯이 일본의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 개인 금융자산의 56%를 보유하고 있고 부채도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 규모는 40~50대에 비해 작았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본 정부는 2012년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사주면 세금을 감면 또는 유예해주는 사전상속 장려 방안과 손자손녀의 교육비를 조부모가 낼 경우 1500만 엔까지 비과세하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금융자산이 많은 고령층의 지갑을 열어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젊은 층의 주거부담과 교육비를 줄여 소비 여력을 키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그렇다면 일본보다 고령화의 속도가 빠른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 고령층의 소비 여력은 일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먼저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2013년 현재 20%에도 못 미쳐 일본보다 낮다. 한국노동연구원 ‘고령화연구패널’에 의하면 은퇴자 1인당 평균 순자산은 1억 243만 원으로 일본보다 적다.
더 큰 문제는 포트폴리오다. 일본의 가구별 자산구조를 보면 ‘금융자산 59.1%-부동산 27%-기타 13.9%’인 반면, 한국의 경우 ‘부동산 70%-금융자산 25%-기타 5%’로 확연히 차이난다.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은 유동성과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공단이 2011년 가구주 연령이 50대 이상인 5221가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1억 8322만 원으로 2009년의 1억 9403만 원 대비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p.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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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한민국이 고개를 숙였다. 그 처방은? 화려했던 압축 성장과 드라마틱한 민주화는 이제 과거가 되었다. 호황은 불황을 예비한다. 우리는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리고 창조적 고민을 통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대한민국이 고개를 숙였다. 그 처방은?

화려했던 압축 성장과 드라마틱한 민주화는 이제 과거가 되었다. 호황은 불황을 예비한다. 우리는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리고 창조적 고민을 통해 일본화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초일超日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잃어버린 20년의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왜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 책은 그 사고思考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2만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와 실종자, 그리고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는 전 세계를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일본을 강타한 것은 쓰나미,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만이 아니었다. 초고속 고령화라는 인구재해, 경제의 성숙 단계 조기 졸업과 조로 현상, 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고 용맹하게 대처하지 못한 실버 민주주의는 일본의 쇠락을 돌이킬 수 없는 현상으로 고착화시켰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리고 우리는 기본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이나 퀀텀점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베노믹스의 목표가 디플레 탈출이듯이, 현 단계 한국 경제정책의 과녁은 4저불황 탈출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계 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저물가는 일시적 현상이고, 디플레 위험은 거의 없다는 식의 안이한 상황 판단이 몰고 올 재앙은 너무도 명확하다. 일본 의 잃어버린 20년을 멍청하게 뒤따라가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타개책 마련이 가능해진다. 한국은행은 2014년 4월 ‘경기판단모형에 의한 현 경기 국면 진단’이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2011년 상반기에 정점을 기록하고 2013년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후 상승 국면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의 4저불황은 몇 년 주기로 경기가 정점과 저점을 순환한다는 경기순환론으로 치유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기존의 성장 공식이었던 불균형 성장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성장 경로를 탐색해야 한다. 낙수 효과의 실종으로 출현한 디커플링 경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국가 쇠락 부추기는 ‘민주주의의 실패’
“이제 한국 사회는 솔직해져야 한다.”


어떤 국가가 성장하느냐 여부는 문화적 또는 지리적 요인이 아니라 제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성공 국가 대한민국과 실패 국가 북한의 운명을 가른 것은 지배계층 내지 엘리트층뿐 아니라 사회계층 전반에 공평하게 재산권과 경제적 기회를 보장하는 포용적 경제제도의 유무였다. 포용적 경제제도는 포용적 시장을 만들어내고 기술과 교육이라는 또 다른 원동력을 마련해준다.
5·16 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박정희 정부는 권력을 자신과 군부에 몰아주는 착취적 성향의 정치제도를 도입하였지만, 경제제도는 꽤 포용적이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런데 착취적 정치제도와 포용적 경제제도의 결합은 불안정하여 오래 지속될 수 없는데, 한국에서 경제성장이 지속된 것은 1980년대에 포용적 정치제도로 이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의 유효성이 최근 상황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강의 기적을 낳았고 민주화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제공했던 불균형 성장 전략은 수명을 다했고, 기업과 가계 그리고 수출과 내수를 연결해 주던 낙수의 고리는 끊어졌다. 디커플링 경제는 국민 통합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침식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창출하여 경제주체 및 부문 간의 탈동조화 현상을 재동조화로 전환시켜야 한다”면서 디커플링 경제를 리커플링 경제로 개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삼성전자 휴대폰을 100만 원어치 수출하는 것보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100만 원어치 소비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과 리커플링에 훨씬 이롭다.
경제 발전의 기본은 나누기가 아니라 키우기다. 리커플링 전략의 핵심은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출-제조-대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는 내수-서비스업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전략이라는 기존의 교과서적 해법을 되풀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산업의 성장은 ‘고용 있는 성장’을 이루어 실종된 낙수 효과를 복원시키고 한국 경제의 리커플링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비스 빅뱅은 한국 경제 리커플링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담을 그릇을 마련하는 것 역시 긴요하다.
핵심은 무엇인가? 고용-복지-교육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근로복지문화의 일대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무상복지가 아니라 일하는 복지를 지표로 삼아야 한다. 표의 노예가 된 ‘여의도 정치’는 무상복지를 남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은 청년 고용 시장의 미스매치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제 한국은 창조적 고민을 통해 일본화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책속으로 추가-
4저불황의 먹구름

한국 경제는 저유가·저금리·저달러의 3저현상으로 1986~1988년의 3년 동안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3저란 정확히 말해 국제유가와 국제금리, 엔-달러 환율이 동시에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수출-제조-대기업 우선의 불균형 성장 전략은 늘 몇 가지 위협요인에 시달려야 했다. 첫째, 상품제조에 필수불가결한 석유를 전량 수입해야 했던 관계로 국제유가 인상은 늘 경계의 대상이었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둘째, 자금을 국내에서 충분히 조달하기 힘들어 외자를 많이 도입하였는데 원리금 상환은 외채망국론이 나올 정도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리보금리London Inter-bank Offered Rates는 세계 각국의 국제간 금융 거래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는데 신용도가 낮을 경우 가산금리Spread가 붙는다. 한국은 가산금리를 내야하는 처지였다. 셋째, 수출할 것보다는 수입할 것이 많았기에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를 면키 어려웠다.
그런데 의외의 호기가 찾아왔다. 1985년 9월의 플라자 합의에 따라 각국의 통화는 평가절상되었는데, 일본의 엔화가 70% 이상 절상되고 대만의 원화가 36% 이상 절상되는 동안 한국의 원화는 11.2% 절상되는 데 그쳐 수출경쟁력이 강화되었다. 수출은 1986년 이후 한동안 연평균 30% 이상의 급격한 신장세를 나타냈다. 더불어 1985~1986년 사이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28달러에서 14달러로 폭락했고, 1차 원자재의 국제가격 역시 평균 12% 이상 하락했다. 이는 원화절상으로 인한 원자재 도입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비용을 절감시켰다. 또한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저금리 정책을 펴자 한국의 외채상환 부담은 줄어들었다. 국제금리의 하락은 국내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추가적으로 경감시켰다. 이상의 호기를 통해 한국 경제는 1986년 이래 3년 동안 연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건국 이래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게 되었다. 취직도 잘 돼 요즘과 같은 청년실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3저호황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다. 고도성장 종료와 성숙 단계 진입, 성숙 단계 조기 졸업과 노화의 본격화는 한국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201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의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4저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pp. 164~166)

5장 국가 쇠락 부추기는 ‘민주주의의 실패’

두 개의 인구보너스기 그리고 대한민국

두 개의 인구보너스기가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하나는 이미 알려진 것이나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제부터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소속으로 구분하자면 전자는 경제 분야이고 후자는 정치 분야이다. 진행 상황으로 보면 전자는 이미 끝났고 후자가 시작되었다. 2012년이 그 분기점이었다. 한국 경제의 인구보너스기는 2012년에 끝났지만, 새누리당의 인구보너스기는 2012년에 시작되었다. 이 두 개 인구보너스기의 특성과 전망 그리고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는 창窓이 될 것이다.

2012년에 종료된 한국 경제의 인구보너스기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부양받을 사람은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 위축과 GDP 감소로 연결된다. 은퇴자들은 늘어난 기대여명에 대한 대비책으로 씀씀이를 줄인다. 또한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로 근로자 수가 줄어드니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현상은 심화된다.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들은 이미 은퇴하기 시작했다.
인구보너스기는 생산가능인구가 피부양인구(0~14세, 65세 이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시기를 일컫는다. 이 같은 인구보너스 효과는 ‘인구배당 효과’라고도 불리는데,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동력과 소비가 늘고 부양률(피부양인구/생산가능인구)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효과를 일컫는다.
고령화는 65세 이상 인구가 증가하여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자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표 14〉에서 확인되듯이 한국의 고령화는 1970년대부터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고속이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인구보너스기의 종료는 고령화의 변곡점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더라도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증가하면 인구배당효과는 지속된다.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시점에 인구보너스기는 종료된다. 이미 진행되어 오던 고령화의 경제적 파장은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인구보너스기가 끝나면 인구구조가 경제에 부담이 되는 인구오너스기가 시작된다.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인구보너스기는 이미 2012년에 끝났다. 2012년에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73.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3년에 73.102%로 미세하게나마 하락했다. 통계청 추계로는 2014년 73.058%, 2015년 73.005%, 2016년 72.909%로 지속적으로 하강하게 된다. 반면 부양률은 2012년 36.7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14년 36.87%, 2016년 37.15%로 증가한다.
인구보너스기가 끝났다고 해서 그 변화가 쉽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첫째, 앞의 수치처럼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매우 완만하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둘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은 하락해도 생산가능인구의 절대 수가 늘어나는 일종의 ‘완충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인구보너스기가 1991년에 종료되고 5년 후인 199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 중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은 69.78%에서 69.25%로 줄었지만 절대 수는 약 60만 명 늘어났다.
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소득이 늘고 소비가 개선될 수 있는 시기였다. 한국은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간의 완충기가 주어지는 셈이다.
이상의 이유로 한국 사회는 인구보너스기의 종료를 주목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시간의 범위Time Span를 넓게 잡아 관찰하면, 이 시점의 변화가 얼마나 결정적 분수령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우리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현실과 마주쳐야 한다. 취업자 수는 줄어드는데 고용률은 올라가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률(취업자 수/생산가능인구)을 계산할 때의 분모인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때문에 그 감소폭보다 취업자의 감소폭이 작을 경우 고용률은 올라간다. 이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전체 취업자 수의 감소로 근로소득이 줄고 그만큼 소비가 위축되어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시장이 더 냉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의 고용률 70% 달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구보너스기가 밀물이라면, 인구오너스기는 썰물이다. 밀물 시의 불경기는 견딜 만하지만, 썰물 시의 불황은 끔찍하게 다가온다. 밀물이 썰물로 바뀌는 지점에 서 있는 관계로 사람들이 아직 썰물의 위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pp. 269~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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