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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한국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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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7*211*24mm
ISBN-10 : 8961963414
ISBN-13 : 9788961963411
봉주르 한국 건축 중고
저자 강민희 | 출판사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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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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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 새책이네요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naon***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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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좋은책 보내주셔서 감사해요~재미있게 잘읽을게요~ 5점 만점에 5점 jss020*** 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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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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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한국 건축은 처음이지?
프랑스 건축가 25인이 바라본 지금 여기, 한국 현대건축

파리에서 일하는 젊은 한국 건축가가 프랑스 중견 건축가 스물다섯 명을 이끌고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 여행의 목적은 ‘오늘의 한국 건축 현장’을 둘러보는 것. ‘한국’ 하면 여전히 전쟁과 북한부터 떠올리는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은이는 고궁이나 문화재가 아닌, 지금 우리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전혀 새로운 건축답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바로 한국의 전통을 재정의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반영해 혁신을 만든 건축물을 꼽아 ‘현대건축’ 여행을 한 것이다.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는 외국인들이 열흘간 서울, 경기, 제주 등지를 오가며 본 한국의 풍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자소개

저자 : 강민희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건축사.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발드센 국립건축학교(PARIS-VAL DE SEINE)에서 건축가 학위 DEA를 받았다. 이후, 프랑스국가공인건축사(HMONP) 자격을 얻었다. 파리의 건축 사무실에서 오랜 기간 실무를 쌓았고 현재, 독립하여 ‘●● 디자인밴드 요앞’ 파리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림 : 안청
건축가. 전남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발드센 국립건축학교(PARIS-VAL DE SEINE)에서 건축가 학위 DEA를 받았다. 파리와 한국에서 건축 및 디자인 전반에 걸쳐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한국은 처음이라
함께한 여행자

DAY-1 & 2 처음 만나는 서울
한국인들이여, 브라보! @(구)공간 건축사무소 사옥
한옥은 잘 짜인 가구다 @한뫼촌

DAY-3 서울 사대문 안에서
안개 속에서 길을 찾다 @국제갤러리 3관
아름다운 불연속 화음 @송원아트센터
북촌의 파스타 @가회헌
우직하고 영원한 건축 @아라아트센터
서울을 엽서에 담는다면 @DDP
도심 속 한가로운 산책 @청계천
돌고 돌며 이어지는 길 @쌈지길

DAY-4 강남 스타일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에르메스 @메종 에르메스
친환경 건축이란? @앤 드뮐미스터 숍

DAY-5 개성 가는 길
잠자는 고양이 @미메시스아트뮤지엄
보인다, 개성 @오두산통일전망대
풍수지리 공부하는 프랑스 건축가 @전곡선사박물관

DAY-6 낭만에 대하여
귀한 그릇을 담은 새 그릇 @리움
계곡이 된 캠퍼스 @이화여자대학교 ECC
절에서 뽀뽀하면 안 되나요? @길상사

DAY-7 건축가, 이타미 준
공간을 비워 담은 하늘 @수 박물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풍 박물관
아름다운 폐허 @석 박물관
기도하는 마음 @두손지중 박물관
오름이 된 호텔 @포도호텔

DAY-8 혼, 향, 돌
추방자의 공간 @추사관
차를 우려내는 벼루 @오설록 티스톤
지역 특산의 건축 @롯데아트빌라스 블록 D

DAY-9 & 10 걷고 또 걷고
제주 바다를 액자에 넣는다면 @지니어스로사이명상센터
이 순간을 잡고 싶어 @글라스하우스

에필로그 여행을 마치고
방문한 곳들

책 속으로

“한국은 프랑스보다 시간이 몇 배로 빨리 가는 것 같아. 내게는 초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다른 세상 같아.” 얀의 말처럼 서울의 시간은 파리보다 열 배쯤 빨리 흐르는 것 같다. 파리라는 도시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100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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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프랑스보다 시간이 몇 배로 빨리 가는 것 같아. 내게는 초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다른 세상 같아.”
얀의 말처럼 서울의 시간은 파리보다 열 배쯤 빨리 흐르는 것 같다. 파리라는 도시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100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네도 많다. 파리가 늘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해온 도시라면, 서울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 도시다. 매년 서울을 여행한다면 아마 매년 다른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35쪽)

“경복궁 돌담 정말 좋아. 콘크리트 담벼락에 비하면 얼마나 멋진지! 높이를 일정하게 맞추느라 기와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잖아. 하루 종일 이 돌담만 봐도 재미있겠어.”
리샤르 리프는 끝없이 돌담을 예찬하고, 자크 에스테르는 경복궁에도 가고 싶다며 왜 일정에 넣지 않았는지 물어왔다. 돌담, 궁 등 이 도시의 옛 건축물에 쏟아지는 관심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런가 하면 트럭 한가득 실은 귤을 파는 노점,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도 있다. 다섯 살 아이처럼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일행을 상대하다보니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거리의 모든 것을 덩달아 눈여겨보게 된다. (51쪽)

이런저런 구설수가 많긴 했지만, DDP는 결국 서울 시민의 것이다. 실제로 DDP가 완공된 후 초기에는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UFO 같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 DDP는 서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며, 콘텐츠의 부재에 대한 우려는 양질의 전시와 패션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차츰 불식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온 일행은 이곳이 결국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다음 세대에 남길 유산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00-101쪽)

“청계천 산책로는 정말 놀라운 프로젝트야. 프랑스였다면 이 정도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계획부터 실행까지 아마 30년은 족히 걸렸을 텐데. 중간에 변수가 생겨서 아예 멈췄을 수도 있고. 너무 빠르게 진행돼 민주적인 절차와 의견을 수렴하고 제대로 토론을 거쳤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인들의 추진력이 부럽군. 그리고 사실 가장 놀라운 것은 낙서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야. 프랑스라면 온통 낙서로 뒤덮였을 텐데 한국의 공공 공간은 참 깨끗해. 시민들이 지켜줘야 공공에 더 많은 공간을 개방할 수 있는데 서울은 그게 가능한 도시 같아.” (112쪽)

얀은 건축가의 ‘생각’이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고 했다. 쌈지길의 경우 건축이 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구현이다. 인사동의 매력은 역시 좁은 골목길이 많다는 데에 있다. 골목길에는 작은 가게들이 있고 가게들 사이로 또 새로운 골목길이 있다. 그 골목길로 들어서면 또 새로운 작은 가게들이 나타난다. 건축가는 이 작은 가게들을 어떻게 하면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3층으로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1층, 2층, 3층으로 나뉜 건물이 아니라, 여러 층이 길을 따라 연결된 건물을 설계했다. (126쪽)

우리는 살갗을 통해 감각을 느낀다. 옷이 두번째 피부라면, 공간은 세번째 피부이자 우주와 접하는 첫번째 피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공간을 통해 우주를 접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은 아주 예민하고 아름다운 살갗이다. 미메시스를 몸에 두르면 외부를, 공간을, 우주를 좀더 깊이 감각할 수 있다. (166쪽)

두손지중 박물관이 자리잡은 대지에 서면 건물 너머로 산방산이 보인다. 두 손을 모으고 산방산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형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에 개발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이 섬에는 참으로 많은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중 제주라는 땅이 지닌 가치를 진정 소중하게 여기며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한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수, 풍, 석을 거쳐 두손지중 박물관에 이르면 제주에 인간이 더한 건축물 중 이렇게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예가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타미 준에게 건축은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바치는 또다른 자연’임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274쪽)

추사관을 설계한 건축가 승효상은 추방당한 자를 기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관람자들이 지하로 내려가면서 격리된 공간으로 향하기를 바랐다. 추사관은 밖에서 보면 「세한도」에 등장하는 작은 집을 닮았다. 「세한도」는 추사가 1년 중 가장 추운 날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을 잘 들여다보면 잣나무 세 그루와 소나무 한 그루, 그리고 소박한 집 한 채가 있다. 추운 날, 늙고 볼품없어진 소나무가 잣나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은 어려운 시기에 추사에게 사제의 의리를 지켜준 이상적을 빗대어 그린 것이다. 「세한도」에 등장하는 둥근 창문의 집이 그림에서 나온 듯이 형상화되어 추사관이 되었다. (…) 건축가는 추방된 자의 고통과 정신을 방문객에게 공간을 통해 전달한다. (299-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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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건축의 면면을 찾아 『봉주르 한국 건축』은 지은이가 겪은 작은 에피소드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 책의 지은이 강민희가 일하는 건축사무소에 어느 날 한국의 스승이 찾아와 그녀의 상사에게 ‘언제 한번 한국에 오라’고 인사를 건넨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 현대건축의 면면을 찾아
『봉주르 한국 건축』은 지은이가 겪은 작은 에피소드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 책의 지은이 강민희가 일하는 건축사무소에 어느 날 한국의 스승이 찾아와 그녀의 상사에게 ‘언제 한번 한국에 오라’고 인사를 건넨다. 아마도 인사치레였을 이 한마디에 지은이의 직장 상사는 정말 한국으로 훌쩍 여행을 떠났고 한국에 매료되었다. 급기야 상사는 자신이 속한 ‘일드프랑스건축협회’(이하 MA)의 건축가 대상 해외 건축답사 프로그램의 답사지로 한국을 추천하고 나섰다. 물론 프로그램에서 소개할 건축물 목록을 고르고 매력을 어필해 답사지로 선정되게 하는 것은 지은이의 몫이었다. 답사 참가자들이 현역 건축가라는 점을 고려해 테마를 한국 현대건축으로 정한 프리젠테이션은 큰 호응을 얻었고 결국 핀란드, 일본, 미국, 멕시코에 이어 다섯번째 MA의 건축답사 프로그램지로 한국이 선정되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 건축가가 25명의 중견 프랑스 건축가들을 이끌고 열흘간(8박 10일)의 한국 현대건축 여행에 나서게 된 것이다. 책은 2013년 가을, 열흘 동안 서울, 경기, 제주의 건축물 24곳을 둘러보고 체험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 거리에 이런 건물이 있었던가?
첫번째 답사지는 (아직 아라리오갤러리가 되기 전의) 공간 사옥. 지은이가 이곳을 첫번째 답사지로 고른 이유는 건축가들의 피땀이 서린 공간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이 건물 안에서 수많은 건축가들이 성장했고, 이곳을 모태로 한국 건축이 발전했다. 그러한 까닭에 한국의 현대건축을 보러 온 이국의 건축가들이 처음 방문하는 장소로 소개하기에 안성맞춤이었으리라. 연륜 있는 건축가들이다보니 여러 번 이곳을 찾았던 지은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여러 건축적 요소를 단번에 파악하기도 한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도 아니고 일반 대중이나 해외에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니지만, 건축물을 낳는 건축가들의 공간으로서 건축가 김수근이 추구한 정신적 가치를 구현한 공간 사옥을 통해 이국의 건축가들 또한 이곳에 쌓인 시간과 노력과 성과를 마음으로 이해했다.

공간 사옥을 시작으로 한국에 도착한 셋째 날은 서울 사대문 안의 한국 현대 건축물들을 답사한다. 국제갤러리 3관과 송원아트센터, 아라아트센터 등 갤러리 건축물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둘러본다. 특히 DDP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쏟아부어 도시 환경과 맥락을 모르는 외국의 스타 건축가에게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건축물의 설계를 맡겼다는 것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건축물이다. 개관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DDP는 애초의 논란은 간데없이 서울의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듯하다. 2013년 서울을 찾아 개관을 앞두고 있던 이 건물을 본 프랑스 건축가들은 그 당시부터 “스타 건축가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대형 프로젝트들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은 서울뿐 아니라 세계 여러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DDP가 “결국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다음 세대에 남길 유산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넷째 날은 강남 지역을 돌아보았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압축된 공간 강남.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외국인들에게도 이름만큼은 익숙한 곳이다. 이곳을 답사하고서 한 참가자는 “시간을 앞서 달려간 미래도시” 같은 곳이라는 감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은이는 그런 강남의 모습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건축물 목록을 짜기가 의외로 쉽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언뜻 보기엔 무척 화려하지만 의외로 건축적으로는 흥미로운 건물이 별로 없다는 것. 최근 강남 한복판에 들어서게 될 송은문화재단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헤어초크와 드뫼롱이 “강남 주변은 미학적이지 못하고 추한 상업적 빌딩이 가득하다”고 한 일갈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을 빼고 서울을 보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날은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에르메스 전 회장의 부인이기도 한 르나 뒤마가 설계한 메종 에르메스와 한국 건축가 조민석이 설계한 앤 드뮐미스터 숍을 답사한다.

닷새째는 경기도 지역이다. 파주출판도시의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은 경기도의 건축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사실 출판사들이 모여 있는 출판도시라는 것 자체가 프랑스 건축가들에게는 새로운 것이어서 투어에 참가한 많은 건축가들의 큰 흥미를 끌었다. 다음으로는 프랑스의 건축 회사인 익스튀(X-Tu)가 설계한 전곡선사박물관을 찾았다. 이 박물관은 국제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건축물인데 애초의 설계안이 성공적으로 잘 실현된 사례에 꼽힌다고 한다. 특히 외국 건축가들의 박물관 설계안에 ‘풍수지리’가 스며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한국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풍수지리 개념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물과 바람,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하고 배산임수를 적용한 점이 이 설계안의 낙점 이유라고 한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대개 서울을 찾을 것이다. 그가 서울 외에 다른 지방도 가보고 싶어한다면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어디일까? 건축답사 프로그램을 짜며 지은이는 처음에는 부산을 떠올렸다. 하지만 짧은 일정에 소화하기에 부산은 너무 넓었다. 다음으로 물망에 오른 도시는 경주. 하지만 ‘현대’ 건축을 보기에 적합한 도시는 아니다.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다 우연히 이타미 준이 설계한 제주 건축물 사진을 본 지은이는 프로그램에 제주도를 넣기로 결심했다. 제주도는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몰려 있어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건축 여행지로 꼽히는 곳. 여기서는 주로 이타미 준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의 ‘현대건축’을 정의하다
이들이 찾았던 건축물 목록을 살펴보고는 “이게 왜 ‘한국의’ 현대건축이지?” 하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DDP를 비롯 삼성미술관 리움,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타미 준과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제주도의 여러 건축물 등 대다수가 외국인 건축가의 설계를 바탕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지은이 또한 이 여행을 준비하며 한국 건축가들에게 조언을 구할 때마다 답사 목록에 외국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 왜 이렇게 많으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MA 측과 한국 현대건축 답사 프로그램을 짤 때 이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요 사항으로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한다. 누가 설계를 했는지에 관계없이, 지금 서울, 그리고 한국을 구성하는 현대 건축물을 살펴보는 것이 한국 현대건축의 풍경을 제대로 보여주리라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었다. 사실 우리가 프랑스 파리로 관광을 가서 대표적인 건축물을 구경할 때,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가 중국계 미국인이 설계한 건물이고 라데팡스의 신개선문이 덴마크 출신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것 때문에 미국의 건물을, 혹은 덴마크의 건물을 보았다고 말하지는 않으니 일리 있는 생각이다. 프랑스 건축 상의 경우 건축가의 출신지에 상관없이 그 건축가가 프랑스의 도시환경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그런 경우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의 건축가에게 ‘국격을 높였다’는 이유로 상을 주거나 하는 것도 다시금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라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서울의 풍경에서 이 이방인들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은 것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역동적인 충돌이었다. 지은이는 한국 현대건축 여행을 계획하며 ‘현대건축’에 방점을 찍어 일부러 고궁과 고택 혹은 사원건축은 답사지에서 배제했는데, 프랑스에서 온 건축가들은 서울 시내를 지나다니며 마주치는 고궁의 모습, 리움 미술관에서 만난 한국 고미술품의 고아한 아름다움, 제주도 추사관의 고졸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또한 그런 옛것들이 현대적인 건물과 시설 등과 한 공간을 점유함으로써 만들어지는 드라마에 놀랍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특히 한 참가자는 경복궁 앞에 세워진 트윈트리 타워를 보고 문화재 앞에 그런 고층 건물이 세워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점이 어쩌면 한국 현대건축 답사가 주는 묘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스 건축가들에게 한국의 현대건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익숙해서 지나쳐온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과 생각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또 건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국의 동시대 건축 여행을 떠나는 길잡이가 되어주기에도 충분하다. 지은이 강민희의 동료 건축가 안청이 찍은 사진과 위트 넘치는 카툰, 그리고 건축적으로 살펴볼 만한 포인트를 잘 포착해 보여주는 일러스트가 책으로 떠나는 건축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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