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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2 ▼/펭귄코리아[1-4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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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쪽 | A5
ISBN-10 : 8901144948
ISBN-13 : 9788901144948
파우스트. 2 ▼/펭귄코리아[1-460016] 중고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역자 김재혁 |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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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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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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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위대한 걸작『파우스트』제2권. 집필 구상에서부터 완성까지 70여 년이 걸린 이 작품은 저자의 삶과 문학의 총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저자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현실적인 시대감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고대 신화와 성경의 모티브를 아우르며 다양한 예술 표현 방식을 수용하였으며, 인형극, 신비극, 고대 비극, 디오니소스극, 마법 소극, 종교극, 가면극 등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어우러져있다. 중세의 마법사에서 근대의 한 개인으로서, 인격을 갖춘 남자, 그 독립성에 근거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 되어 자연과 마주 서고자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2권에서는 진지한 것과 유쾌한 것, 끔찍한 것과 즐거운 것이 뒤섞여 시적 리듬과 운율을 통해 웅장한 하모니를 내며 1부의 극적이고 세계의 충실한 재현에서 벗어난 순수 영혼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174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태어났다. 라이프치히 대학에 들어가 신비주의에 관심을 보이다가, 슈트라스부르크에서 J. G. 헤르더를 만나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민속 시를 접하게 된다. 짧은 산문과 서정시를 습작한 뒤, 스물네 살의 나이에 희곡 『괴츠 폰 베를리힝엔』을 쓴다. 이 작품으로 명성을 얻고, ‘슈투름운트드랑(질풍노도)’ 운동의 중심인물이 된다. 1774년 독일 근대소설의 시초이자, 계몽주의로 대변되는 이성 만능의 조류에 감성의 우위를 운위하며 새로운 사랑의 방식을 창출하고 정체된 시민사회 구조를 개인의 주체성의 시각에서 비판한 비극적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고 더욱 큰 성공을 거둔다. 이후 비극 『파우스트』와 『에그몬트』를 집필하기 시작하고 바이마르 공국에 초청을 받아 공직에 종사한다. 1786년 고전주의에 관심을 두고 이탈리아로 갑작스러운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의 여행 경험을 회상하며 『이탈리아 기행』을 쓴다. 희곡 『타우리스 섬의 이피게니아』, 『타소』 역시 이 시기에 쓰기 시작한다. 바이마르로 돌아와 프리드리히 실러의 격려를 받으며 『파우스트』 2부를 쓰기 시작한다. 이 시기 동안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완성하고, 『친화력』을 비롯한 다른 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궁정 극장 총감독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식물학과 해부학, 색채학을 비롯한 과학 이론을 연구했다. 1831년에 이르러 『파우스트』 2부를 완성한다. 집필 구상에서부터 완성까지 그 생성의 역사가 시인의 평생 수명과 맞먹는 70여 년이 걸린 『파우스트』는 괴테 삶과 문학의 총체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고전주의 작가의 대표로 자리한 괴테의 면모가 『파우스트』라는 저장고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대단히 현실적인 시대감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고대 신화와 성경의 모티브를 아우르며 다양한 예술 표현 방식을 수용한 이 작품은 독일은 물론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파우스트』의 완성과 아울러 지상에서의 괴테의 인생도 종결되어 1832년 3월 22일 정오쯤 바이마르의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영원히 눈을 감았다.

역자 : 김재혁
역자 김재혁은 현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시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고 세계릴케학회 정회원이다. 그동안 낸 저서로 『릴케와 한국의 시인들』, 『바보여 시인이여』, 『릴케의 작가정신과 예술적 변용』, 『아버지의 도장』(시집)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릴케전집1-기도시집 외』, 『릴케전집2-두이노의 비가 외』, 『말테의 수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겨울 나그네』, 『푸른 꽃』,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모피를 입은 비너스』 외 다수가 있다.

목차

비극 제2부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작품해설 / 『파우스트』 속으로 흐르는 리듬과 생명의 이야기
작가 연보
옮긴이 주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쾌락과 광란에 몸을 맡기리라, 인류의 고통과 행복을 이 가슴에 쌓으리라, 궁극에는 그들처럼 나 또한 파멸하리라. ◈ <파우스트> 번역서의 결정판, 펭귄클래식 코리아의 <파우스트 1, 2> 출간 19세기 원전의 리듬과 운율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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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과 광란에 몸을 맡기리라,
인류의 고통과 행복을 이 가슴에 쌓으리라,
궁극에는 그들처럼 나 또한 파멸하리라.

◈ <파우스트> 번역서의 결정판, 펭귄클래식 코리아의 <파우스트 1, 2> 출간


19세기 원전의 리듬과 운율을 21세기의 우리말로 완벽하게 재현해 낸
<파우스트> 번역의 완결판!
고어식 번역의 한계를 깨고 번역의 오류를 다잡아 현대 우리말로 재탄생하다.

1. <파우스트>가 비로소 확실한 토대를 갖게 되었다고 평가받은 알브레히트 쇠네의 획기적인 <판본> 선택
2. 독문학자이자 시인인 번역가의 완벽한 텍스트 이해와 우리말 실력으로 원전의 시적 문체를 성공적으로 재현, 그동안의 번역 오류 교정
3. 괴테에게 갖는 <파우스트>의 의미, 독일 고전주의 정전으로서의 <파우스트> 의미를 명확하게 짚어주는 <작품해설>
4. 18쪽에 달하는, 파우스트의 생애와 작품의 기록을 상세하게 다룬 <작가 연보>
5. 작품의 내적 분석으로 작품 이해를 돕는, 400여 개에 달하는 풍성한 주석

◈ 왜 <파우스트> 번역의 결정판인가?

독문학자이자 시인, 세계릴케학회 정회원으로서 왕성한 번역 활동을 하는 고려대학교 독문학과 김재혁 교수가 오 년에 걸쳐 혼신의 힘을 다해 이뤄낸 연구 성과가 바로 펭귄클래식 판 <파우스트 1,2>이다. 김 교수는 ‘낯선 언어를 통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가 바로 번역’이라는 생각으로, 문학 작품의 번역도 하나의 예술 행위이며, 번역 문학도 하나의 작품 행위로서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차원에서 종래의 번역본들과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작품의 번역에 착수했다. 언어와 문화가 갖는 상이성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바탕으로 원작에서 구사한 효과가 번역 작품에서도 독자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것을 중심 목표로 삼고, 이 책이 궁극적으로는 동시대인들에 대한 봉사가 되도록 했다.
◆ <파우스트> 번역에서 중점을 둔 것은, 첫째, 작품 전체의 형식적 틀로서의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하는 것, 둘째, 괴테의 입김을 생생하게 시인의 입김으로 되살리는 일이었다. 작품 내 여러 요소들이 하나의 심포니처럼 큰 강물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 전체를 보는 눈과 세세한 사항을 놓치지 않는 세밀한 눈까지 구비하였다. 드라마이자 운문인 <파우스트>의 행과 행 사이의 시적 긴장에 대한 주의 깊은 성찰로, 원문의 긴장감이 한 행마다 한 단위로서 살아남게 하였고, 드라마 전체의 극적인 긴장감은 물론 주인공들의 대화 하나하나의 긴장감 또한 살려냈다. 뿐만 아니라 괴테가 작품을 쓰며 운을 맞추고 리듬을 맞추기 위해 썼던 고민에 값하는 노력을 우리말로 리듬을 살리고 언어를 정갈하게 만드는 데 쏟았다. 독일어로 운과 리듬의 수를 세면서 괴테가 글을 썼다면 이 효과가 비슷한 정도로 우리말로 재생하려고 노력했다.
◆ 펭귄클래식 판 <파우스트>의 원전은 1994년 출간되어 독일에서 “괴테의 <파우스트>는 알브레히트 쇠네의 획기적인 판본을 통해 확실한 토대를 갖게 되었다.”는 칭송과 함께 대단한 반향을 일으킨 알브레히트 쇠네(Albrecht Schone)의 판본이다. 알브레히트 쇠네는 판본을 문헌학적으로 바로잡고 이를 1140쪽이 넘는 주해서로 증거하고 보충하고 있다.
◆ <파우스트> 생성의 역사와 의미, 문학사적 의의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옮긴이의 <작품해설>은 물론 괴테의 생애와 작업 기록을 18쪽에 달하도록 상세하게 다룬 <작가 연보>, 한국 독자를 위해 원문의 어려움을 쉽게 설명하며 작품의 내적 분석을 하는 400개가 넘는 풍성한 <주석> 또한 펭귄클래식 판 <파우스트>가 갖는 독보적 가치이다.

◈ 괴테에게 <파우스트>는 무엇이었나?

괴테가 <파우스트>를 처음 접한 것은 어린 시절 인형극장을 통해 「파우스투스 박사」를 본 것이었다. 그리고 작품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죽음을 몇 주 앞둔 상태였다. 작품 구상에서부터 집필 완성에 이르는 생성의 역사가 바로 시인의 평생 수명과 맞먹는 70여 년이다. 이 기간 동안 괴테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한 세계관적, 철학적, 종교적 문제를 <파우스트>에 압축해서 풀어놓았으며 작가이자 시인으로서 쌓은 예술적 힘을 이 한 작품에 모조리 쏟아부었다. 그래서 <파우스트>는 작가 괴테의 삶과 문학이 총체적으로 투영된 저장고라 할 수 있다.
◆ <파우스트> 1부는 「우어파우스트」(1775년), 「파우스트. 단편」(1788년 완성, 1790년 인쇄), 「파우스트. 비극. 제1부」(1808년), 총 세 번의 작업 기간을 거쳐 30여 년 만에 완성되었다. 이 세 가지 원고는 내용상의 확장도 가져왔지만 작가 자신의 문체에도 큰 변화를 보여준다. 괴테는 스물다섯 살이 되던 1775년에 바이마르의 카를 아우구스트 공을 찾아가 <파우스트>의 일부를 낭송한 적이 있는데, 그때 궁정에서 일을 보던 괴히하우젠이 텍스트를 필사하여 그것이 19세기 말에 발견된 바, 그것이 바로 「우어파우스트」가 되었다. 이렇게 작가의 낭송을 통해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으므로 <파우스트>에는 작가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배어 있다.
◆ 인형극, 신비극, 고대 비극, 디오니소스극, 마법 소극, 종교극, 가면극 등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어우러진 <파우스트> 2부는 지극히 진지한 것과 유쾌한 것, 끔찍한 것과 즐거운 것이 뒤섞여 시적 리듬과 운율을 통해 웅장한 하모니를 내는 커다란 교향악과 같다. 1부가 극적이고 세계의 충실한 재현에 있다면, <파우스트> 2부는 그런 조악한 것을 벗어난 순수 영혼의 세계를 추구한다. 1부에서 시작된 악마의 불길은 사랑의 불길 앞에 물러나고, 악마와의 계약은 사랑의 맹약으로 대체되며 악마는 악마로서의 본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난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봉건사회에서 시민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이 2부의 큰 테마이다.
<파우스트> 2부의 집필 구상에서 중요한 것은 고대 그리스 문화의 수용이다. 즉, 파우스트와 헬레네의 ‘아름다움’을 하나로 묶는 일이었다. 괴테는 1800년 9월 23일자 실러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로 그것이 제2부의 정신적 중심점이 될 것이며 그 “정점”으로부터 “전체 작품을 조망할 수 있을 거”라고 밝힌다. 여러 차례의 집필 중단과 개시의 반복 끝에 1832년 초, 드디어 작품이 완성된다.

◈ <파우스트>는 왜 독일 고전주의 정전인가?

독일 라이프치히와 하르츠 지방,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1480년부터 1538년까지 연금술사, 마법사, 점성술사 그리고 예언가로 살았고 파우스트의 전설을 만들어낸 실존 인물 요한 게오르크 파우스트. 그가 <파우스트>의 실존적 주인공이다. 철학은 물론 의학, 신학, 법학까지 모두 섭렵하였으나 인간 존재의 한계에 부딪힌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우스트’는 인간의 고귀한 영혼을 빼앗아 노예로 삼고자 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자신의 영혼을 걸고 계약을 맺는다. 그러곤 마녀의 몰약을 마시고 젊은 청년으로 회춘하여 처녀 그레트헨에게 반한다. 쾌락의 늪에 허우적거리게 만들고자 했던 메피스토의 계략과는 달리 파우스트가 진심으로 그레트헨을 사랑하게 되자, 메피스토는 그레트헨이 어머니를 죽이고 파우스트가 그녀의 친오빠를 살해하게 만든다. 2부는 그레트헨의 비극으로 쓰러진 파우스트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악마적 죄와 영혼의 갱생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한다.
◆ <파우스트>가 독일 고전주의의 정전이 될 수 있는 것은 여기서 다루는 테마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완성을 위한 갈등을 다루기 때문이다. 파우스트의 본성에 들어 있는 두 가지 욕구는 천사와 메피스토펠레스의 두 진영에 의해 대변된다. 중요한 것은 삶에 지친 파우스트 박사가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파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문제는 파우스트가 자신의 계약 내용대로 세속적 즐거움과 그리스 세계의 초월적 쾌감까지 다 맛보았는데, 이것을 깨고 천사들이 파우스트의 영혼을 구해 내는 것이 과연 논리적으로 옳은 일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괴테도 1797년에서 1801년 사이 많은 고민을 하였다. 여기에는 세계관적, 철학적 성찰이 개재된다.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와의 싸움에서 최종 승자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파우스트가 오만하게 자신이 신이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신을 가슴에 품고서 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향해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런 파우스트의 노력 의지를 꺾으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의 노력 앞에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는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드러난다.

메피스토펠레스
이제 어디 가서 하소연하나?
나의 정당한 권리를 누가 찾아주나?
나이깨나 먹어가지고 속아 넘어가다니,
당해도 싸다, 싸다고, 꼴 한번 좋다!
내가 실수를 해도 큰 실수를 한 거야,
온갖 공을 다 들여놓고 웬 개망신이야!
욕정에 눈이 어두워 천박하게 날뛰다
그 잘난 악마가 잘도 속아 넘어갔다.
노회하가로 유명한 이 악마가
이런 엉터리 철부지 짓을 저질렀으니
천하에 이런 바보짓이 어디 있단 말인가,
결국엔 내가 지고 만 거야.
(<파우스트 2권>, 378쪽)

괴테는 인간사가 이성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비이성과 우연, 자의성이 개입하며, 이런 것이 세상사를 규정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히려 서로 반대되는 힘들의 존재가 하나의 전체로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악마성도 결국 인간의 착한 측면을 도모하는 촉매제가 되며 노력하는 인간은 절대 구원에서 멀어지지 않는다. 2부 제5막에서 “언제나 그침 없이 노력하는 자,/우리의 구원을 받으리라.”(2권, 383쪽)라고 노래한 천사들의 말은 인간 안에는 궁극적으로 신이 자리한다는 괴테의 믿음을 대변한다.
◆ 독일어로 파우스트는 ‘권투선수’나 ‘주먹이 센 자’라는 뜻으로 그만큼의 자긍심이 들어 있고, 라틴어로 파우스투스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다. 파우스트는 중세의 마법사에서 근대의 한 개인으로서, 인격을 갖춘 남자, 그 독립성에 근거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 되어 자연과 마주 서고자 한다. 마법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주먹”에 의지하여 사는 한 개인으로서의 삶, 그것이 파우스트의 방황이 갖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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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한 달 내내 파우스트를 붙잡고 있었다. 이번에 펭귄클래식에서 출간된 파우스트는 독일에서 원전을 새롭게 복각한 1994년의...

    5월 한 달 내내 파우스트를 붙잡고 있었다. 이번에 펭귄클래식에서 출간된 파우스트는 독일에서 원전을 새롭게 복각한 1994년의 알브레히트 쇠네 판본을 고려대 독문과 김재혁 교수께서 두 권으로 옮긴 것이다. 극중극의 바깥 구조를 담당하는 헌시, 무대에서의 서곡, 천상의 서곡과 비극 제1부까지가 첫째 권에 실려있고, 둘째 권에는 비극 제2부 전체가 실려있다. 비극 1부와 2극은 전혀 다른 느낌이기에, 열린책들이나 문학동네같이 한 권에 비극 두 개를 모두 실은 판본보다는 이렇게 나뉘어져 나오는 편이 접근하기에 좀 더 수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1부는 순식간에 읽었는데, 2부는 약간 지지부진하게 읽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다.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1부와 2부는 감상포인트 자체가 달라서 읽는 법도 다르게 접근해야 했을텐데, 그만 1부를 읽듯 2부를 읽어내리느라 독서가 좀 쳐졌다는 뜻이다. 그럼 어떻게 다르며, 어떤 접근법이 필요했다는 것일까. 


    다 읽고 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내가 좀 더 유연하게 접근했어야 한다는 것.


    1부는 전형적인 시민비극의 형태를 띄고 있다. 18세기 이후에 나타난 소설 형태로, 기본적으로 오늘날 소설에 전형을 제공한 양식이기 때문에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기승전결과 명확한 테마, 제한된 등장인물 등으로 속도감 있게 읽힌다.


    반면 2부는 괴테의 전 인생이 집대성된 지식의 보고이다. 1부가 집필되고 나서 수십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완성된 것이니만큼 1부와는 문체와 내용상의 차이가 있다. 방금 1부를 덮으며 그레트헨과의 결말에 눈물을 줄줄 흘린 독자라면 2부가 시작되자마자 헬레네와 꽁냥꽁냥하는 파우스트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스케일은 또 얼마나 어마무려하게 커지는지. 5막극 안에 괴테가 고대비극과 디오니소스극, 중세 신비극과 독일 민간신앙 등을 연구한 결과가 응축돼있고 그만큼 방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앞뒤로 통달하고 호메로스의 소설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 아이킬로스의 비극들을 한번씩 읽어본 경험이 있는 자가 아니고서야 뒤에 달린 주석을 그때그때 참고하지 않은 채로 2부를 한번에 읽어 내리긴 힘들 것이다.


    독일 문학의 심장이라 할만한 괴테의 대작을 입문이나마 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일단 수월하게 읽히는 1부부터 접근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중엔 좀 더 풍부하게 파우스트에 접근하고 싶은 독자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나같은.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2부는 고시생이 법전 읽듯 억지로 엉덩이 붙이고 앉아 읽히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꾸역꾸역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막힐 때는 잠시 그 책을 내려놓고 다른 그리스비극들을 탐독하다가 돌아와도 괜찮지 않을까. 


    연애할 때 한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두고두고 생각하고 배우며 이런 상황, 저런 장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두루 함께 데이트하듯 고전도 서로 사귀어 나가는 것이 가치있는 접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수준이 아직 그 책을 감당할 정도가 되지도 않는 주제에 주마간산 보듯 띄엄띄엄 억지로 끝까지 읽고서는 '더럽게 재미없군' 하고 밀쳐버리는 것은 책으로써도, 독자로써도 아까운 시간낭비일 뿐이지 않은가. 사귐에 있어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고, 그걸 공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을 할애할 준비가 돼있는 독자만이 책의 수준과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독서라는 건 결국엔 자신만이 그 가치를 판단하는 철저히 자기만족적인 취미일 뿐이니까.


    2부를 읽던 5월 하반기는, 마침 내가 니체를 달달 공부하고 있던 때였다. 독일적인 모든 것을 혐오했던 니체가 존경한 단 한명의 독일인으로 괴테를 꼽았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 바, 니체와 괴테의 교집합을 잘 알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기도 했다. 니체를 통해 괴테를 읽을 때, <파우스트>의 규모는 더욱 완전하게 파악될 수 있다. 말하자면 독일에게 바쳐지는 하나의 새로운 전사(前史)이자 유럽적 가치의 정수인 그리스와 게르만적 가치를 가진 독일을 하나로 통합하는 역할을 <파우스트>는 하고 있는 것이다.


    니체는 타락한 독일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으로 고대 그리스적 가치를 꼽는데, 바로 그러한 방향을 괴테는 자신의 소설인 파우스트 제2부에서 실체적으로 구현해 보여준다. 그리스의 원형적 가치들은 새로운 독일에서 부활해 독일적 가치들과 결합한다. 독일시에 대한 헬레네의 감탄이나 트로이전쟁을 파우스트의 전쟁으로 완전히 다시 교체한 부분에서 우리는 괴테의 의중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설적 시도는 결국 근대 시민사회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며, 전인적 인간은 어떤 방향으로 완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로 이행되면서 괴테의 원대한 근대적 구상이 드러난다.


    프랑스전쟁에 대한 괴테의 비관적 견해나 시민사회에 대한 그의 코멘트들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보다 흥미로운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랫만에 그리스 비극으로 돌아가 볼까한다. 각론에도 세심히 집중하지 못하는 정신에게는 총론도 무의미하리라.


    덧말) 김재혁 교수의 번역이 내게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아무리 시대에 맞게 번역은 재탄생되는 것이라지만(또한 역자후기에 그러한 의도로 번역하였다는 심중을 털어놓으셨다지만), 고전은 또한 수십년이 흐른 뒤에 읽어도 여전히 가치를 더하는 것이기에 세월의 때를 타지 않을 번역어를 고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현대적으로 번역한다고 한들 메피스토펠레스가 '섹시하다' '꼴린다'는 단어를 쓴다거나, 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을 현 시대의 은어를 고대정령들이 사용하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대단히 '과한' 해석이었다. 기본적으로 당대의 소설이었던 <파우스트>의 번역이 성서처럼 경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건 넌센스고, 번역은 원작의 아우라를 걷어내고 시대상에 부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나치게 파격적이어서 천박해지기 전에 중용이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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