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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마을 ▼/서해문집[1-420029]
206쪽 | A5
ISBN-10 : 8974832313
ISBN-13 : 9788974832315
국경 없는 마을 ▼/서해문집[1-420029] 중고
저자 박채란 | 출판사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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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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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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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원곡본동, 2만 여 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국경 없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인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사이에 태어난 코시안 어린이, 자원봉사자, 산업재해를 입은 사람, 실직 한국인, 조선족, 외국인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자신들의 언어로, 때론 관찰자의 눈으로, 혹은 편지의 형식으로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가 직접 체험한 경험을 통해 우리의 삶에 가깝게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과 인권문제, 그들 사회의 관습과 풍경 등을 엿볼 수 있다. 책의 중간중간에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주는 자료들을 함께 첨부하였다.

저자소개

저자 : 박채란
글/사진 박채란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월간 <함께걸음>(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발간)에서 객원기자로 일했으며, 책 읽고 글 쓰고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해서 인터뷰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국경없는 마을》은 글쓴이의 첫 번째 책이다.

그림 : 한성원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여러 가지 매체에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월간 <작은책>(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 발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목차

여는 글

추천의 글

여섯 살 꼬마 띠안과 아빠 이야기_ “우리, 내일 인도네시아 가요”

코시안의 집 김주연 선생님_ “그래도 너희들이 희망이야!”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누리끼_ “내 친구 초리 이야기”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7년 쉼터지기_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지, 뭐!”

늦깎이 고등학생 따와_ “사랑하는 엄마께”

조선족 김복자 아주머니_ “비나 오지 말았으면”

미래의 영화감독 재키_ “희망이 솟는 곳에서”

에필로그_ “국경없는 마을, 그 입구에서 출구까지”

책 속으로

1. <여섯 살 꼬마 띠안과 아빠> 이야기 중에서 아빠가 삼촌들과 이야기하는 내내 나는 자꾸 아빠에게 말을 시켰어요. 왜냐하면 아빠가 삼촌들이랑 인도네시아 말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에요. 띠안은 인도네시아 말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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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섯 살 꼬마 띠안과 아빠> 이야기 중에서
아빠가 삼촌들과 이야기하는 내내 나는 자꾸 아빠에게 말을 시켰어요. 왜냐하면 아빠가 삼촌들이랑 인도네시아 말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에요. 띠안은 인도네시아 말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거든요.
“아빠, 왜 아빠랑 삼촌들은 한국말 안 하고 인도네시아 말을 해?”
“그건, 아빠랑 삼촌들이 인도네시아 사람이기 때문이야.”
“그럼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
“띠안도 당연히 인도네시아 사람이지.”
“그런데 나는 왜 인도네시아 말을 못해?”
“그건 띠안이 지금 여기 살고 있어서 그래.”
“아아, 그렇구나.”
나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모르는 것 같기도 했어요.
띠안은 인도네시아 사람 맞아요. 아빠가 인도네시아 사람이고, 돼지고기도 안 먹어요. 그러니까 인도네시아 사람 맞아요.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말은 할 줄 몰라요. 한국말은 잘 해요. 이제 인도네시아에 가면 인도네시아 말을 해야 한대요.
띠안, 그냥 한국말 쓰면 안 되나요?

2. <코시안의 집 김주연 선생님> 이야기 중에서
뭘까 싶어 집어 들었다가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건 진수의 중간고사 시험지다. 전 과목이 다 있는 건 아니다. 국어, 사회 같은 한국어 능력이 많이 필요한 과목의 시험지는 빠져 있다. 제일 첫 장은 수학 시험지다.
78점. 방과 후에도 여러 학원을 다니는 것이 일상인 한국 아이들에게 78점은 별로 자랑스럽지 않은 점수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국말도, 학교도 서툴렀던 진수에게 78점은 내게 자랑하기 충분한 점수이다. 진수는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 혼자 집에서만 지내다가 올해 겨우 초등학교 3학년 학급에서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진수가 들고 온 시험지는 나를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3.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7년 쉼터지기 재호 아저씨> 이야기 중에서
비록 말이 통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아저씨는 영어나 중국어를 할 줄 모르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에는 거의 아무 문제가 없다. “오케이, 오케이”와 한국말과 몸짓을 적당히 섞으면 말이 되기 때문이다.
배고플 것 같은 사람에게 밥 먹는 시늉을 하며 “오케이?”하면 되고, 팔이 아프면 팔을 주물럭주물럭하며 아픈 표정으로 “아파.”라고 하면 그만이었다. 말을 듣는 외국인 역시 자기 나라 말로 대답했지만 아저씨는 대개 다 알아들었다.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 봐야 먹는 것, 자는 것, 입는 것, 아니여? 그 정도는 손짓 발짓으로도 다 통할 수 있지. 그래서 각자 자기 나라 말로 이야기를 해도 욕을 하는지, 칭찬을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지.”
아저씨는 반쯤은 흐뭇한 얼굴로 또 반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못질하는 모로코 아저씨를 바라봤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고, 탕탕탕 망치질 소리는 하늘로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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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더 많이 보아 주었으면 해요. 그들 사이에 있는 왕따 문화를, 우리와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 차별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것을 깨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 《국경...

[출판사서평 더 보기]

*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더 많이 보아 주었으면 해요. 그들 사이에 있는 왕따 문화를, 우리와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 차별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것을 깨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
《국경없는 마을》은 우리와 그들 사이의 차별 문화를 없애는 데 그 누구보다도 청소년들이 앞장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을 독자로 씌어진 책이다.
TV 르포 방송 등을 통해 간간이 청소년 문제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따돌림받는 아이 ‘왕따’ 문제가 거론된다. 왕따를 당하여 자살을 선택하고야 만 학생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등장한다. ‘왕따’는 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또한 마을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작가는 말한다. 물론 그러한 ‘왕따’ 문제에는 이기주의, 학업성적, 외모, 남과는 좀 다른 개성, 부유한 것과 가난한 것 등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우리 안의 차별 문화에 때문”이라고.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 또한 그러한 것과도 많은 부분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안산 국경없는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국경없는 마을’에 대해, 또 우리 사회에 대해 한번쯤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
* ‘국경없는 마을’ 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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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원곡본동 ‘국경없는 마을’. 안산역 바로 건너편에 있는 원곡본동 사무소 뒤편에 펼쳐진 그곳은 여느 중소도시의 주택가와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조금 다른 풍경이 있다면 2만여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는 만큼 외국어 간판을 단 가게나 외국인 아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마을 한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종종 도움을 구하러 오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가 있고, 이곳에서 코시안 어린이, 자원봉사자,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 실직 한국인 들이 또 하나의 국경없는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
-
《국경없는 마을》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이다. 대로는 삶의 어려움에 부딪쳐 좌절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기도 하는....... 그러나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이름이 붙는다. ‘외국인 노동자’. 우리는 이 용어를 중국과 일본 같은 나라를 제외한 소위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의 이주 노동자에 한정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국경없는 마을’이다.
-
그 속내들을 잠깐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야기 : 인도네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여섯 살 따와는 늘 궁금하다. “왜 아빠랑 삼촌들은 인도네시아 말을 하는데, 나는 한국말밖에 못할까? 왜 다른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는데 나는 먹으면 안 돼는 걸까?”
두 번째 이야기 : 나는 학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나의 천직이라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청강생 자격으로 학교에 다니는 방글라데시 소년을 보았다. 그런데 그나마도 왕따였다. 이튿날 나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를 찾았다.
세 번째 이야기 :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내 이름은 누리끼이고 목수이다. 그리고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 초리는 프레스를 다루는 공장 근로자이다. 그는 프레스에 손을 다쳤다.
네 번째 이야기 :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서울에 올라와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았던 재호 아저씨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의 7년 ‘쉼터’지기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이 도시 이주자의 삶을 살았듯 ‘쉼터’의 외국인 이주자들을 늘 내 몸같이 아낀다.
다섯 번째 이야기 : 나는 늦깎이 고등학생이다. 엄마를 따라 처음 한국에 왔고 안산 최초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안산 최초로 고등학생이 되었다.
여섯 번째 이야기 : 우리는 조선족이다.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한국으로 일하러 왔는데, 온 지 1년도 채 안 되어 남편도 나도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일곱 번째 이야기 : 미래의 영화감독을 꿈꾸는 청년 재키는 2002년 월드컵 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응원을 다녔을 만큼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무슬림 신자이기도 한 그는 종종 모스크를 찾는데 늘 “신은 이미 내게 모든 것을 주었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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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없는 마을’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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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익히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사례를 익히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가 차별받는 이야기 또한 쏠쏠하게 듣고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김주연 선생님은 겨우 청강생 자격으로 학교에 다니는 방글라데시 아이가 학교의 왕따로 생활하는 모습에 분개하여 스스로 아이들의 선생님을 자처했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은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마음껏 나다니지도 못하고 경찰을 피해 집 안에 꼭 틀어박혀 있는 일이 다반사란다. 거기다가 한국 아이들로부터 차별을 받기까지 하다니......”
어른들의 차별 문화를 우리의 아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행하는 가슴 아픈 현실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그들은 착하고 여린 사람들,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로만 여겨서도 안 된다.
《국경없는 마을》.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재호 아저씨는 말한다. “이 사람들도 다 똑같은 사람이여.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어라 말 안 듣는 사람도 있고, 말 안 해도 와서 이것저것 거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기 생활 7년에 느낀 바가 있다면,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좋은 사람은 좋고 나쁜 사람은 나쁘다는 것이여!”
외국인 노동자도 또 그들의 자녀들도 우리의 이웃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우리는 우리 안의 차별 문화를 스스로 깨야 한다. 그것은 그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내딛는 일, 그리고 “안녕하세요.” 하는 간단한 인사에서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작가처럼 그들 각각의 국적을 기억하게 될 테고, 이어 그들 각각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테고, 또 그들 각각의 사정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독특한 문화를 가진 이웃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이 국경없는 마을, 그 마을로 가는 또 하나의 길이 되기를 바란다.
-

* ‘국경없는 마을’을 나오며
-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통과로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사로부터 많이 멀어졌지만, 진실로 해결된 것은 아직 많지 않다.
박천응 소장님께 들은 바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이제 단순히 불법체류의 문제를 넘어 집단화 및 정주화의 문제, 지역공동체의 문제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단적 정주화는 지역사회에서 ‘갈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문화적 차이와 편견, 차별 등의 이유로 지역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또 외국인 노동자의 범죄 증가, 고성방가, 쓰레기 문제 등으로 외국인 노동자 집단 거주 지역이 슬럼화되거나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안산 국경없는 마을 또한 그러한 문제를 겪는다. 그래서 다국적 문화행사를 통한 타문화 이해, 지역주민과의 체육행사, 공동 쓰레기 청소 등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에 힘쓰는 한편 다문화공동체를 이루는 일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음 한국에 들어와 일하기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우리는 이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있기는 할까?
이들이 이 땅으로 이주해 온 것은 물론 단기간 취업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기업의 경쟁력 강화만을 위해 그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들은 값싼 노동력 이전에 우리와 함께 이 세계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 곁에 찾아왔으며, 현재 일정 지역에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책을 내놓으며 저자는 말했다. “굳이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인권 정책이 어떠니 하는 제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 즉 착한 사람, 놀고먹는 것을 좋아하는 게으른 사람, 순수한 사람, 추잡한 사람, 꿈이 많은 사람 등 국적만 다를 뿐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외국인 노동자로 불리는 그들을, 하나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며 함께 돕고 사는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오늘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쉽고도 어려운 실천은 어쩌면 저자의 이 말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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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국경 없는 마을 | sa**hya | 2012.02.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책은 인권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이야기책이라...
     "이 책은 인권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이야기책이라면 인권을 말하지 않을 수 없고,
    정직하게 인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런 말로 이 책은 시작된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 하지만 이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은 2004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2012년, 나 자신도 다문화 가정에 관해 너무도 무지했고,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는 부분도 많이 있었고, 여전히 그들은 낯선 존재이긴 하다. 그래도 그들도 사람이고, 삶의 이야기가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왜 하지 않았던 건지? 그냥 낯설기만 한 느낌이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1988년 처음 한국에 들어와 일하기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에서 인종차별 당하는 것을 싫어하면서, 막상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종은 차별하고 있다.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에는 의아한 느낌 뿐이었지만, 요즘은 정말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들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첫 장부터 가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여섯 살 꼬마 띠안과 아빠의 이야기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여섯 살 꼬마 띠안은 인도네시아에 가게 된 것이 기쁘기만 하다. 하지만 띠안의 아빠 이야기를 보면 인도네시아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딱하기만 하다. 그 이야기가 두 명의 시선에 따라 달리 전개되는데, 담담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돈다. 특히 천진한 띠안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누리끼의 '내 친구 초리 이야기'도 마음이 아팠다. 우리 나라의 노동자들도 한 때 해외로 나가 가족들을 위해 노동을 하고 돈을 벌어 송금하던 때가 있었는데, 입장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었다고 그들을 대하는 것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안타까운 느낌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이야기 하나.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이었을 때지 아마. 그 때 난 막 철원 GOP를 제...
     

      이야기 하나.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이었을 때지 아마. 그 때 난 막 철원 GOP를 제대하고 친구들 손에 붙들려 시청 앞으로 끌려갔다. 철조망 너머로 새벽 어스름이 질 때까지 비무장 지대만 보던 내게 국경은 더는 넘겨보기도 싫은 빨간 줄이었다. 그러니 붉은 악마도 무서울 밖에. 심지어 홍명보가 승부차기에서 꽂아 넣던 쐐기 골도 2년 간 16mm 박격포를 메던 내게는 ‘고폭탄’으로 보일 정도였으니. 차라리 눈을 감아버린 날 친구들은 무슨 외계인 보듯 흘겨보았다.

      그나마 내가 환호할 수 있었던 건 태극기를 가슴에 두르고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펄쩍펄쩍 뛰던 엘프녀들 덕분이었으니.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면 멀고도 멀었던. 태극기를 그렇게 원망하며 거품 물었던 기억이 하나.


      이야기 둘. 그 해 늦가을,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때였다. 우연히 ‘문학카페, 명동’이란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문학을 통해 조명해보는 뭐 그런 자리였다. 카페는 이름 뿐, 어느 작은 건물의 옥상을 빌려 공간을 마련했기에 참여자들은 시종 발을 동동 구르거나 손을 비벼야했다. 난데없는 드럼통이 등장한 것은 그 때. 불더미 속으로 어디선가 나타난 숯검정과 나무깽이가 던져지더니 금세 옥상은 캠프장으로 바뀌었다.


      밤이 늦도록 주로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는데, 제대한지 얼마 안 되어 머리가 굳은 나는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만 기억에 남는 건, 한국에 온지 수년이 지나 혼기를 훌쩍 넘긴 한 이주노동자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신부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읽어주는 장면이었다. 어눌한 그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며 까닭 없이 코끝이 시큰해졌는데 그 옥상이 춥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 최근에 전화로 결혼식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부터였다. 세상에, 전화통화로 결혼식을 하다니.


      이야기 셋. 그로부터 얼마 뒤 한 겨울이었다. 명동거리였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데 왼 손에 들고 있던 닭꼬치를 떨어뜨렸던 것만은 분명하다. 멀리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흡수되어 종내는 한 사람이 되어버릴 것처럼 부둥켜안은 채 걸어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둘의 몸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한 겨울인데도 거의 벗다시피 걸친 옷에 두피부터, 콧등, 귓불, 입술, 혀, 목살, 손샅, 손등, 허리, 무릎, 발목 할 거 없이 쌍쌍이 온몸에 피어싱을 한 꼴이라니.

      이번엔 오른손에 들고 있던 버터오징어마저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둘은 단순히 고리로 피어싱만 한 게 아니라 쇠줄을 서로의 고리에 묶은 채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던 것(!?) 너무 놀라 한 발짝 뒤로 물러섰으나 끝내 입에 잔뜩 물고 있던 버터와 꼬치의 만남마저 저버린 채 내뱉고 말았으니, 더욱 놀라운 것은 내 곁을 스쳐지나가던 두 사람은 다 남자였던 것.

      “괜찮니?”

      “괜찮아.”

      처음에는 적잖이 놀라 어찌 할 바를 몰랐으나 멀어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 한 쪽이 쓰려왔던 까닭은 무엇일까. 둘은 저렇게 온몸으로 자신들의 사랑을 인정해달라고 세상에 시위하고 있었던 것. 다수의 시선에 함몰된, 그야말로 소수의 마지막 선택이었을까.


      이야기 넷. 그 때부터 이러저러한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수많은 다양성과 차이 속에서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 소수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런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며 시를 써보겠다고 덤벼들었다. 문학 카페 명동에서 들었던 이주노동자의 이야기에 착안해 습작을 시작했는데 그 한 편을 가지고 삼년 가까이 퇴고를 했다. 한 줄 쓰고 찢고, 고치고, 태우고, 다시 또 한 줄 쓰고 마시고, 싸우고, 엎어지고, 또 한 구절 쓰고 구겼다가, 뛰쳐나갔다가, 얻어터지고 끝내 드러눕기까지.

      관련서적은 또 얼마나 뒤지고 다녔는지. 그 와중에 나타나 다시금 초심을 일깨워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코시안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이제는 똑같은 한국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 ‘한국사람’이라는 말도 어쩌면 제한이 될 수 있겠다. 막연하게 인권이라는 잣대로 사람을 보는 순간, 그것은 평등 이전에 또 다른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을지도.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서로를 순수하게 ‘한 인간’으로 존중한다.


      “이 책은 인권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이야기책이라면 인권을 말하지 않을 수 없고, 정직하게 인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사실 내 관심사는 제도라기보다 ‘각각의 사정’ 이고 법이라기보다 ‘인간’ 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부분은 즐겁고, 어떤 부분은 슬프고, 어떤 부분은 패배적이거나 모순되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모든 것의 수용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되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제도 이전의 “각각의 사정”과 한 개인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안의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이제껏 내 속에서 나를 얽매고 있던 또 다른 편견 하나가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글쓰기는 무언가를 계속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벗겨내고 버려내는 작업이었던 것. 그 때부터는 괜히 폼 잡고 꾸며댔던 어휘나 구절들을 다 던져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 자체에 주목했다.


      이야기 다섯. 이듬해 여름, 베트남 작가들이 광주에 왔다. 한국의 작가들이 마중 나갔는데 당시 습작생이었던 나도 어찌어찌해서 무작정 쫒아갔다. 이질적인 두 세계의 만남을 꼭 봐야만 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베트남 작가들이 5.18 묘지와, 김남주 묘지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침략국(?)이기도 한 한국을 위해 울어줄 수 있다니. 처음엔 의아해서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는데 그들 눈가에 고인 촉촉한 눈물을 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무엇을 본 게 아니라 다만 폭력과 압제에 쓰러져간 한 인간이자, 친구를 위해 울고 있었던 것.


      이야기 여섯. 졸업을 앞둔 2005년 가을 마침내 “전화 결혼식”이라는 시로 데뷔를 하고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 신진예술가 기금을 받고 중국에 체류할 때였다. 당시 나는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논술학원에서 독서논술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국경 없는 마을>이 주제도서로 선정되어 워크북과 함께 내 앞에 다시 찾아왔던 것. 그 책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토론하는 시간은 또 얼마나 행복했던지. 몇날 며칠이고 강의 시간도 훌쩍 넘긴 채 침을 튀기는데도 아이들은 갈 줄 모르고, 아이를 기다리던 학부모들도 교실 문에 기댄 채 서로의 목소리에, 이 책의 속삼임에 귀 기울이던.

      그날 밤 거리의 가로등에 박쥐 한 무리가 나타났는데 그 박쥐마저 그렇게 소중해 보일 수가 없었다. 돌아와서도 몇날 며칠 묵혀두었던 생각들을 꺼내 시를 써내려갔던 그런 베이징의 밤들이었다.


      이야기 일곱. 그렇게 중국에 있다가 들어와 시집준비를 하는 중에 입사한 교보문고에서 만난 사람이 있으니. 나중에야 알았지만 우리 파트장님이 바로 그 <국경 없는 마을> 작가 선생님의 부군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 얼마 뒤 집들이 때 드디어 그 작가선생님을 보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으니.


      이야기 마지막. 끝으로 이런 우여곡절과 질긴 인연 끝에 만들어진 등단작 <전화 결혼식>을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전화 결혼식


      한국에 온 지 4년째 되는 쁘띠와

      다카의 신부 리나의

      전화 결혼식이 열리는 날

      소주병에 눌어붙은 붉은 두꺼비마냥

      가리봉 이주노동자들이 공단 쪽방에 모여 있다


      춥게 웅크린 저녁이 그들을 따 마시는 동안

      한번 서로의 안주가 되어보지 못한

      쁘띠와 리나가 전화선을 비집고 입장한다

      신부의 여린 숨결에도 찢기고 터진 등허리들은

      기역니은으로 엎어져 아프다 하는데

      작업복으로 가만히 수화기를 감사는 사내  

      젖은 그림자가 바다를 건널까, 취하여 비틀대는 어둠들을 비끄러맨다

      마을 까지의 설교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스민다

      모자란 잠 때문에 맥없이 감겨오는

      눈꺼풀들에서도 비가 서린다

      거, 요새는 전화로도 섹스를 한다는데, 이참에

      첫날밤도 전화로 세우지 그러나?

      엷은 웃음들이 서로의 콧김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구공탄처럼 금세 뜨거워지는 두꺼비들 

     

      비비기 전 갓 엎은 공깃밥처럼 리나의 꿈도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p.s 그런데 난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끌어당긴 것일까?




  • 더불어 사는 삶 | qu**tz2 | 2005.04.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를 소개할 때마다 ‘단일 민족’이라는 단어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우리 사회의 폐쇄적 성...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를 소개할 때마다 ‘단일 민족’이라는 단어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우리 사회의 폐쇄적 성향은 다른 사회의 그것보다 짙은 듯하다. 외국인에 대한 냉담한 반응, 하지만 이는 일관된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검은 피부를 가진,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낙후된 국가에서 왔을 걸로 여겨지는 이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하얀 피부를 가진 외국인들을 동경하는, 어찌 보면 우리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우리의 태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무심한 태도가 혹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까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벌써 1년도 더 전인 듯 싶다. 모 방송국 오락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우리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주었다. 무엇보다도 그 프로그램은 우리와 전혀 다를 것으로 여겨지던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음을 증명해보였다. 모든 것이 낯선 타국에 홀로 떨어져, 몇 년씩 가족의 얼굴도 보지 못한 체 살아가는, 그들 역시 그리움에 눈물 흘릴 수 있는 인간이었음을 그 방송은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방송은 외국인 노동자 불법 체류와 관련한 문제제기까지 훌륭히 이끌어냈다. 여전히 산업연수생 제도는 폐지되지 않았고, 고용허가제 역시 완벽하다고 평할 순 없지만 말이다. 물론 방송은 외국인 노동자 문제 해결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러잖아도 청년 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 굳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써야만 하느냐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종사하는 산업의 종류,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해 우리는 침묵한다. 그것은 타국에 왔다면 당연히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마냥.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대한민국 경제, 그 밑바닥(?)을 책임지는 노동력의 적지 않은 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임을.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안산에서 직접 생활했던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완성된 그 모습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들에게 다가가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이 책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슬픔이다. 한참 뛰어 놀 나이, 학교도 가지 못한 체 숨어 지내야 하는 아이들은 내면에 말 못 할 분노를 품고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왔던 곳에서 오히려 병을 얻고 빚을 질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어느 누가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여전히 대한민국은 닫혀있다.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좀더 성숙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 자신의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의 모습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을 평가하는 잣대로 작용할 테니 말이다.
  •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쉽게 읽히나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지구촌이라는 말을 하고, 세계는 하나라는 말을 하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그들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가졌었던지.... 가끔씩 텔레비전에서 비춰지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 그저 동정심만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부모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해야 하는 아이들...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도 '하루만 더!'를 외치는 사람들...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기에... 그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전쟁 속에서 태어난 혼혈아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어 무시받는 사람들. 나이들고 쓸모 없어 소외되는 사람들... ...
    전쟁 속에서 태어난 혼혈아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어 무시받는 사람들. 나이들고 쓸모 없어 소외되는 사람들... 힘없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왕따당하는 학생들 우리사회에는 왜 이렇게 소외받는 사람들이 많은지...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좀 다르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천대받는 외국인 근로자와 근본도 확실하지 않은 코시안이라 푸대접받는 어린이들의 이야기. 언제 불법체류자가 되어 쫓겨날 지 몰라 하루하루 전전긍긍하며 사는 이들의 생활을 담고있다. 그들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있으며 그 점에서 모두 귀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은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필자는(내가 보기엔) 좀 균형감각을 상실한 듯 보인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 너무 강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들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실정법을 의도적으로 어기며 불법적으로 머물고 있는 자들이며 우리나라의 법을 "우스운 종이짝"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왜 필자는 보지 못하는 것일까 ? 직접 목격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밤에 무서워서 한국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오지도 못한다고 들었다. 또한 그 외국인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관청 앞에 모여 "무조건적인 영주허가"를 내달라며 과격한 시위도 서슴지 않는 이들이라 들었는데... 어느 쪽의 말이 맞는 것인지...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자면... 띠안의 아빠가 띠안에게 "너는 인도네시아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참 씁슬하게 다가온다. 그 외국인들은 한국사회에서 살고 때로는 한국인과 결혼하여 한국인의 피가 섞인 아이까지 낳지만 결국엔 우리와 동질성을 나누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그들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외국인 근로자. 그들은 확실히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중한" 인력들이고, 똑같은 인간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다시한번 객관적으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기 전에 "당장 하루살이가 힘든 우리 자식부터 챙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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