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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창비세계문학 7)
160쪽 | A5
ISBN-10 : 8936464078
ISBN-13 : 9788936464073
이반 일리치의 죽음(창비세계문학 7) 중고
저자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 역자 이강은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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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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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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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대문호의 성찰! 러시아의 대문호 똘스또이의 대표 중단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 오늘의 관점에서 고전을 재평가하여 꼭 읽어야 하는 세계문학 작품들을 선보이는 「창비세계문학」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똘스또이의 중단편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소설은 삶과 죽음에 대한 거장의 성찰과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판사로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던 이반 일리치. 성공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 앞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묻는데….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이 자신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며 그 의미를 파고드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저자소개

저자 :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저자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28~1910)는 1828년 8월 러시아 남부 야스나야 뽈랴나 영지에서 귀족가문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16세 때 까잔 대학에 입학했으나 삼년 만에 중퇴하고, 1851년 형과 함께 깝까스로 가서 자원입대했다. 이 당시에 ‘자전적 삼부작’(1852~56)과 ‘쎄바스또뽈 연작’(1855~56)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농민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똘스또이는 1859년 농민학교를 세웠다. 1862년 쏘피야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한 후, 대작 『전쟁과 평화』(1869)와 『안나 까레니나』(1877)를 차례로 발표하며 명성을 얻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에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종교 문제로 러시아 정교회에서 파문당하고 러시아 정부와도 문제가 있었으나,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쏘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론』(1898)과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자신의 신념과 삶 사이의 괴리에 대한 자괴감에 빠져 있던 똘스또이는 집을 떠난 지 열흘 만에 작은 간이역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언에 따라 야스나야 뽈랴나 자까스 숲에 영면했다.

역자 : 이강은
역자 이강은은 고려대와 동 대학원에서 노문학을 전공하고 막심 고리끼의『끌림 삼긴의 생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경북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혁명의 문학 문학의 혁명: 막심 고리끼』 『반성과 지향의 러시아 소설론』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청년 고리키』 『세상 속으로』 『이탈리아 이야기』 『대답 없는 사랑』 『레프 톨스토이 1, 2』 등이 있다.

목차

이반 일리치의 죽음

작품해설/몰입과 반성, 그리고 초월적 삶의 연속체
작가연보

발간사

책 속으로

‘죽음, 그래 죽음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고 불쌍히 여기지도 않는구나. 그저 즐겁게 놀기나 하는구나. (문 저쪽에서 사람들의 노랫소리와 반주 소리가 흩어져 들려왔다) 다 마찬가지다, 저들도 모두 죽을 것이다. 바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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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래 죽음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고 불쌍히 여기지도 않는구나. 그저 즐겁게 놀기나 하는구나. (문 저쪽에서 사람들의 노랫소리와 반주 소리가 흩어져 들려왔다) 다 마찬가지다, 저들도 모두 죽을 것이다. 바보들 같으니. 내가 먼저 가고 너희들은 좀 나중일지 몰라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저렇게 즐거울까, 짐승 같은 놈들!’ ―본문에서

죽음이 다른 어떤 일도 하지 못하도록 자꾸만 그를 끌어당기고 있다. 그저 죽음만을 바라보도록, 피하지 않고 똑바로 죽음을 응시하도록. ―본문에서

그는 오랫동안 곁에서 떠나지 않던 죽음의 공포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죽음으 어디에 있지? 죽음이 뭐야? 죽음이란 것은 없었기 때문에 이제 그 어떤 공포도 있을 수 없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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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똘스또이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창비세계문학 7권으로 출간됐다. 삶에 대한 똘스또이의 생각과 문제의식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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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똘스또이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창비세계문학 7권으로 출간됐다. 삶에 대한 똘스또이의 생각과 문제의식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분석·묘사하고 그것을 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보편적 삶의 본질을 통찰하고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똘스또이의 중단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


판사로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던 이반 일리치는 성공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 앞에서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묻는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한 인간이 죽음 앞에서 자신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며 그 의미를 파고드는 과정을 매우 밀도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보편적인 인간의 삶과 운명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감동적인 장면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거장의 통찰


소설은 동료들과 가족 친지들이 이반 일리치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동료들에게 통보되자, 이들은 그를 애도하기보다는 그의 죽음이 자신들에게 가져올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데에 열중한다. 그다음, 이반 일리치의 삶과 발병,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이반 일리치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당시 러시아 사회의 일반적 삶의 기준대로 살아온 이반 일리치는 죽음 앞에 이르러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가를 거듭 묻는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이 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이반 일리치는 무능한 의사들, 이기적이고 무심한 가족들, 그리고 신과 운명을 저주하며 고통에 몸부림친다. 그러나 결국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이반 일리치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히 눈을 감는다.

똘스또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역사적, 사회적 모순성을 가장 예민하게 감지해낸 예술가로서 한 인간의 죽음 앞에서 근대적 인간의 존재와 존재양식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다. 이반 일리치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죽음조차 넘어선다는 것은 이반 일리치의 깨달음일 뿐만 아니라, 언젠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작가 자신, 그리고 모든 인간의 삶에 대한 의미부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똘스또이는 외적인 일상의 모습과 인간 심리의 움직임 사이의 거리를 적나라하게 묘파함으로써 인간 삶의 보편적 모습을 인지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미에 대한 탐색인 동시에 인간의 일상적 모습과 내면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과 지양의 심리극이다.

‘창비세계문학’을 펴내며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한 이래 한국문학을 풍성하게 하고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담론을 주도해온 창비가 오직 좋은 책으로 독자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창비세계문학’을 출간했다. ‘창비세계문학’이 다른 시공간에서 우리와 닮은 삶을 만나게 해주고, 가보지 못한 길을 걷게 하며, 그 길 끝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를 소망한다. 또한 무한경쟁에 내몰린 젊은이와 청소년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기쁨을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목록을 쌓아갈수록 ‘창비세계문학’이 독자들의 사랑으로 무르익고 그 감동이 세대를 넘나들며 이어진다면 더없는 보람이겠다.

[추천의 말]

똘스또이의 작품 중 가장 예술적이고 가장 완벽하며 또한 가장 정교하다.
―블라지미르 나보꼬프

메멘토 모리의 훌륭한 전통 안에 자리 잡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에 대한 생각 때문에 세속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을, 휘스트 카드놀이와 저녁 파티보다 진실과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알랭 드 보통

[추천 내역]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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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로 잘 알려진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서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이다. 죽...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로 잘 알려진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서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매일을 사색하게 되는 이반 일리치의 모습에서 죽음과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한 사람의 평범했던 삶과 불현듯 닥친 죽음. 나의 죽음에 대한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 주변인들과의 간극에서 오는 분노. 너무 당연하듯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스케치한 모습에서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애도해야 할지 모를 당황스러움과 남은 자들의 현실적인 심리가 그대로 나타난다.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가 사라져 가는 슬픔보다는 사라진 그 틈이 어떻게 메워질지 자신에게는 어떤 득이 생길지 등을 고민하는 모습이 지금 나의 삶과도 그렇게 다르지 않아서 씁쓸하면서도 이해 가는 구석이 있었다.


      이반 일리치는 그저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던 인간이었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더 나은 위치로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살았다. 적당히 똑똑하고 예의 바르며 자신의 의무는 곧잘 해냈다. 자신의 위치에 맞는 사람들과 적절히 지냈고 남들 못지않은 삶을 살아가려고 여러모로 노력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남들보다 부족하지 않은 미모와 재력을 가진 집안의 아내를 맞았다. 문제가 생긴 건 아이가 생기고 나서다. 자신의 패턴대로 살아내기에는 아내의 요구는 외란 같았다. 그는 아내에게 원하는 것조차도 정의를 하여 행동할 만큼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에만 집중하는 삶이었다.


      그는 승승장구했지만 성공의 정점에서 알 수 없는 병에 걸린다.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고통은 점점 심해져 갔다. 자신의 모습은 추해져 갔다. 이반 일리치는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 거듭 질문하며 그 원인을 자신 밖에서 찾기 시작한다. 병명도 알아내지 못하고 그저 듣기 좋은 말로 치료비나 받아가는 무능한 의사들. 자신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는 무심한 가족. 그는 이런 현실을 저주한다. 


      밤이면 찾아드는 극심한 고통을 혼자 견디며 죽음과 대면했다. 죽음과 대면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두려워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항상 죽음과 고통과 함께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괜찮아질 거라며 거짓으로 그를 대했고 그 모습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함께 죽음을 진지하게 고민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하인 게라 심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해 주었다. 이반 일리치는 그에게서 안정을 찾았고 그와 있는 시간이 좋았다. 아픈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공감은 '괜찮아질 거야'가 아니라 '많이 아프지?'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게라 심은 이반 일리치에게 자신은 죽음을 목전에 둔 이반 일리치를 위해서 조금 피곤해도 괜찮다고 얘기해 준다. 이반 일리치에게 게라 심은 안식처 같은 곳이었다.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어느 날 이반 일리치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다. '네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사는 것'이라고 대답한 이반 일리치. 그의 대답에 영혼의 목소리는 '어떤 삶을 사는 것이냐?'라고 되묻는다. 그가 '전에 살았던 것처럼 기쁘게'라고 대답하자 목소리는 '전에 어떻게 살았길래, 그렇게 기쁘고 즐거웠냐?'라고 묻는다. 이반 일리치는 지난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을 빼고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즐거웠던 유년시절을 지나 현재에 가까워져 갈수록 역겹고 구역질 나는 기억들 뿐이었다. 자신의 삶이 왜 이렇게 무의미한지를 생각하면서 이반 일리치는 결국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가 되며 편히 잠든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삶의 의미와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얘기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외적 태도와 내적 심리 사이에 간극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꼭 소설 속 인물들의 얘기가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우리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일치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은 죽음에 이르렀을 때 가능할까? 죽음 목전에 두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대해서 그제야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점점 줄어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보다 '살아가는 일' 그 자체에 더 집중한다. 생명을 유지하고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생명력 대부분을 쏟는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삶은 사회라는 것에 수동적으로 살다 떠나버리게 되는 것과 같다. 도구적인 삶으로 전락해버리고 있는 오늘날의 개인의 존재를 깨닫기 위해서는 죽음 앞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치열하게 고뇌했던 이반 일리치가 아닌 조금 더 건강할 때 사색하는 여유를 가져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삶이 빨라질수록 톨스토이의 사색을 엿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ps. 역자의 작품 해석이 너무 좋아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nt**sts | 2014.09.3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좋은 책을 읽고나서의 남는 여운. 요즘들어 계속 이 여운을 남기는 책을 읽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nb...

    좋은 책을 읽고나서의 남는 여운. 요즘들어 계속 이 여운을 남기는 책을 읽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
     이반 일리치의 인생은 나름 순탄하였다. 제력가 집안의 자제로, 좋은 교육, 좋은 아내를 만난다. 집안에서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스스로의 감정과 부인과의 불화를 조절할줄알았으며 일은 약간의 걸림돌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야 전력질주하는 100m달리기에 잠시 부딪히는 먼지와 같은 미미한 영향이였다. 그러던 그는 병을 얻게 된다. 급속도로 악화되는 병으로 인해 그는 정말 중증환자가 되어버린다. 누구보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그에게 생리현상마저 남에게 맡겨진다는것은 용납할 수 없는 치욕일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세계에서 점점 내가 아닌 다른이의 이해와 관심을 바랬던 죽음을 앞둔 그에게는 어린 아들과 충성스런 하인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가 위선자로 전락해버렸다. 파티를 가는
    아내와 딸들을 보며 세상의 중심은 더 이상 그가 아닌것이다. 그에게 남은 세상은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과 고통뒤에 찾아올 죽음이란 2가지 밖에 없는 것이다.

     

    *
     그는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왔는지. 원칙을 따르며 남에게 친절하고 상급사회의 격식에 맞게 잘 살아왔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작품의 초중반부터 시작한 그의 고뇌는 작품의 끝이 그의 죽음 앞에서 끝이 났다. '쁘로스찌(용서해줘)'(p.118). '그래 내가 모두를 괴롭히고 있구나'(p.117). 가장 가까웠던 가족, 그리고, 병환 후 증오와 환멸의 대상으로 바뀌어 버린 내가 아닌  이외의 것. 그는 그를 내려놓음으로서 용서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는 그렇게 가족에 세상에 용서를 구하지만, 그 용서는 외면받은 것 같다.
     '쁘로쁘스찌(보내줘)'(p.118)이라 헛말을 하게 되고 다시 말을 하고 싶었지만 힘의 부재로 고쳐말하지 않는다. 책의 초반에 보면 이반의 부인이 이런말을 한다. '... 우리와 작별을 고하고는 볼로쟈를 데리고 나가달라고 당부까지 했지요.'(p.19) 
    그러나 이반은 그의 진심을 알아줄 사람은 알아줄 것이라 믿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나서 죽음은 더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닌 이미 부딪혔던 먼지만도 못한 것이 되어버렸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p.119)

     
    *
     이반의 장례식은 책의 도입부분에서 시작된다. 에필로그격이 되어버린 도입 부분인데 꽤나 해학적이면서 씁슬하다. 그의 지인들이 모였지만 똘스또이님은 장례식의 엄숙함 속의 불편한 진실을 긁어 놓으셨다.
    죽은이를 애도 하기 모인 곳에서의 진실의 부재 속 친했던 지인의 장례식장이 멀다라는 빈정거림, 이반의 주검을 마주하고 나서의 불쾌감, 그 후에 열리는 카드게임, 이반 부인의 연금관련 이야기.


    *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인생을 살아가지만 그것이 내 '진짜' 인생인가 하는 의문은 어느 누구나 품어 봤을것이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 온 진짜 이유인가?
     이러한 생각을 꼬리물게 되어 질문하게 되면 어느순간 찾아오는 회의감 또는 무력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할때도 있다.
    똘스또이님 역시 작품을 통해 삶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되뇌이고 있다. 이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는 죽음을 앞둔 이반을 통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의 삶의 허무함을 역시 지울수없는 듯 하다.

  • 육체가 사라지면 우주도 없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

    육체가 사라지면 우주도 없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인생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냉정하게 관찰하면서 일상의 속살들을 보여준다. 죽음학의 대가인 퀴블러 로스는 저서 인간의 죽음 에서 죽음의 과정을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로 설명하는데 이반이 지나가는 길이 그러했다. 그의 인생은 결혼, 승진까지 남부럽지 않게 순항 중이었.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최고 상류사회에 속해 있었고 남편과 아내, 딸은 주변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모두 완벽했다(48p)” 러시아 사회에서 판사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던 이반은 인생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간다. “자신이 이미 그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59p). 혼자 죽음과 대면해야 했다. 죽음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죽음을 바라보며 두려움에 젖어들 뿐이었다(76p)”
    판사라는 지위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병명을 알 수 없는 불치병은 죽음에 대한 이유조차 성립시키지 않았다죽음을 앞두고 이반은 자신의 삶을 재판해 보았지만 아무런 잘못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죽음이란 미지의 공포는 산 자에 대한 분노로 나타난다. “하얀 피부, 포동포동한 몸, 깨끗한 팔과 목, 그는 아내의 모든 것을 질책하듯 바라보았다. 그는 영혼의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 아내를 증오했다(91p). 그녀가 남편을 위해서 한다는 일은 모두 그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93p)”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의 심리변화는 사실적이다. 무능한 의사들, 살아갈 날이 많아 이기적이고 무심한 가족들 속에서 밤은 외로움 자체였다. 이반은 신과 운명을 저주하며 저항해 보았지만 방법은 없었다. 육체의 고통이 찾아온 후에 찾아 온 정신적 고통은 더욱 극렬한 것이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 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119P)” 종부성사의 통과의례를 치룬 후에야 주어진 운명을 인정하고 죽음에 순응하며 임종을 맞는다. 비로소 죽음을 넘어서지만 이미 늦었다.
    현실에서는 TV 연속극처럼 품위 있 여유 있는 임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병자는 의식이 없고 가족은 다음 단계를 기다린다. 나는 아내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친구의 죽음도 접한다. 부모님들은 죽음으로 가는 길 앞쪽에 계신다. 노쇠한 아버님은 밤마다 외로우시고 어머님은 환자의 고통에 힘겨워 하신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위를 잃고 생존욕구만 남은 삶은 동물적 삶에 가깝다.
    톨스토이는 맹렬하게 살았다. “얼음이 깨지고 있다면  유일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더욱 빠르게 걸어가는 것 뿐이라고 편지에 썼다. 원초적으로 모순되고 불완전한 삶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무엇을 위해 살지 못하고 삶에 매몰되어 있는 평범한 사람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소설 속 주인공과의 감정이입을 통해 죽음에는 시기도, 이유도 없다는 것을 느낀다.
    육체가 사라지면 우주도 없다. 소설이 쓰인 1886년과 지금의 시대 모두 삶의 가치는 동등하다. 내가 이반의 입장이 되어 시한부인생을 살게 된다면 힘센 죽음이 끌어당길 때까지 호스피스 치료를 선택하며 일상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죽음보다 먼저 외로운 노년이 찾아오고 있다. 은퇴 후 10만 시간이 우리들을 기다린다. 삶은 인간이 쓰는 한 권의 책이다. 기왕이면 좋은 책을 써야 한다. 삶에 임하는 자세는 나이순이 아니다.
  • 도반이 다시 읽고 싶어 샀다던 책, 그 책을 다 읽지도 못한 채 출국일정이 가까운 나에게 아낌없이 건네주며 ...
    도반이 다시 읽고 싶어 샀다던 책,
    그 책을 다 읽지도 못한 채 출국일정이 가까운 나에게 아낌없이 건네주며
    그 아쉬운 마음을 담아  "꼭 읽어야 해."라고 당부했던 책입니다.
     
    기내에서는 2개월의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또 다시 일상에서 보낼 나를 만나기 위해
    하나 둘 메모하는 시간을 보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책을 펼친 것은 나의 여행짐이 다 정리되고 밀린 일들이 하나둘 끝나갈 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책 표지 책갈피에는 이렇게 책 소개가 되어있었습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거장의 성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중단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
     
    톨스토이,
    그의 책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그를 만났습니다.
    사실 지난 6월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톨스토이 작품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가 태어난 나라를 방문하고, 그가 성장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마음, 공감능력이 훨씬 커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지만 내 마음같이 그렇게 그가 남긴 대작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이 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 이반 일리치의 한 인간으로 태어나 성장하며 살아가는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섬세하게 펼져놓은 책이었습니다.
    이반의 생활면에서는 그냥 흘러가는 듯 자연스럽게 묘사했지만
    병이 들어 죽음에 임하는 부분은 아주 세밀하게 그 감정하나하나까지
    마치 글자들이 현실 그대로 보여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세밀하게 서술되었습니다.
     
    그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거짓"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허세와 권위를 갖고 싶어함을 그대로 담으며
    그 안에 살아가면서 무엇을 위해 그리 살았는지 읽는 이로 하여금 반문하게 했습니다.
    마치 지금 내 삶은 온전한 것인지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게 했습니다.
    죽음을 거부하고, 이 병이 오게되는 원인을 가족이나 주변 환경을 원망하여 생활하는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을 매순간 놓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 입니다. 자신입니다.
    한 인간의 존재로서의 가치를 놓은 채.
    자신을 잊어버린, 타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으며
    한 해를 갈무리 하는 나에게 거울처럼 비춰져
    마치 이 책 안에 있는 주인공이 '나'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비단 "죽음"이란 주제가 아니어도 한 해의 끝자락에 공감하는 삶의 회고였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
    내가 걸어가는 길,
    그 길은 이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내 삶이 당당한 것은 나를 기만하는 모든 것들이 아니라 진실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데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그 상황이나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그 일, 그 상황은 변하지 않은 경계일지라도
    내 마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경계가 행복이기도, 불행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마음의 작용이 천국일 수도, 지옥일 수도 있습니다.
     
    님의 삶은 천국입니까? 지옥입니까?
    내 안, 우리 안에 그 답이 있습니다.
    그 열쇠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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