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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의 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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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쪽 | 규격外
ISBN-10 : 8901230410
ISBN-13 : 9788901230412
허영의 시장. 1 중고
저자 윌리엄 M. 새커리 | 역자 서정은 |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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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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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다”
존 캐리_옥스퍼드대학교 석좌교수

<가디언>이 선정한 100대 소설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달과 6펜스』 서머싯 몸이 꼽은 최고의 소설 영문학을 대표하는 윌리엄 새커리의 걸작 『허영의 시장Vanity Fair』이 새커리가 직접 수정하여 출간한 1853년 보급판에 기초하여 국내 번역 출간되었다. 『허영의 시장』은 1847년부터 1848년까지 19개월 동안 월간으로 연재되었다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설로, 새커리에게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모두 안겨준 그의 대표 작품이다. 서머싯 몸은 『허영의 시장』을 격찬하며 최고의 영문소설로 꼽았고, 샬럿 브론테는 『허영의 시장』에 압도되었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소설 『제인 에어』를 새커리에게 헌정했다. 또한 문학 비평가이자 옥스퍼드대학교 석좌교수인 존 캐리는 『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며, 범위와 주제 면에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견줄 만한 유일한 영문소설이라 평했다.

19세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허영의 시장』은 당시 영국 상류사회를 사로잡고 있던 허영과 위선을 주제로,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존재인지에 대해 가차 없이 풍자하면서 당대 어느 소설가보다 삶의 진실을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사실적이면서 특색 있는 인물들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 새커리 특유의 표현력과 희극적 필치가 펼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허영의 시장』이 왜 최고의 영문소설이라 평가받으며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윌리엄 M. 새커리
(William Makepeace Thackeray)
1811년 인도의 콜카타에서 동인도회사 관리자였던 아버지 리치먼드 새커리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1815년 아버지가 죽자 영국으로 보내져 차터하우스와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다. 학위를 받지 못하고 대학을 중퇴한 후 1833년에는 전문 화가가 될 결심으로 파리에 정착해 한동안 그곳에 살기도 했다. 그의 미술적 재능은 이후 그가 자신의 글들에 덧붙인 삽화에서 엿볼 수 있다. 1836년 파리에서 만난 아일랜드 출신의 이저벨라 쇼와 결혼한 후 1837년 런던으로 돌아와 직업 기자로 활동했다. 새커리의 아내는 셋째 딸을 출산한 1840년부터 정신 질환이 심각해졌고 새커리도 이즈음부터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는데, 이는 이후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커리는 1830년대 후반 <프레이저스 매거진〉, 〈뉴 먼슬리 매거진〉, 〈펀치〉지 등에 다양한 글을 기고하며 작가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역사소설 『배리 린던의 행운The Luck of Barry Lyndon』(1844)은 그가 쓴 최초의 소설로 악당, 불한당 등을 주요 등장인물로 삼고 있다. 『속물들의 책The Book of Snobs』(1848)은 〈펀치〉지에 연재해 크게 인기를 끈 「영국의 속물들The Snobs of England, by One of Themselves」 연작을 모은 것으로,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새커리의 특징적 문체가 잘 나타난 글이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자 본명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기도 한 『허영의 시장』은 1847년부터 1848년까지 19개월 동안 월간으로 연재되었다가 1848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이 작품으로 새커리는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모두 얻으며 유명 작가가 되었다. 후기 작품으로는 『펜더니스 이야기The History of Pendennis』(1850), 『뉴컴가The Newcomes』(1855) 등이 있으나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허영의 시장』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새커리는 그 후로도 찰스 디킨스의 유일한 맞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수의 작품을 창작하다가 186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갑자기 죽음을 맞았다. 『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역자 : 서정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에서 19세기 영국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18, 19세기 영국 문학과 문학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가면 뒤에서』, 『초월주의의 야생귀리』 등이 있다.

목차

옮긴이의 말
막을 올리기 전에

1장 치즈윅 몰
2장 샤프 양과 세들리 양, 전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3장 레베카, 첫 번째 상대를 만나다
4장 초록색 비단 지갑
5장 우리의 도빈
6장 복스홀
7장 퀸스 크롤리의 크롤 리가
8장 친구에게 보낸 사적 편지
9장 크롤리가 사람들
10장 샤프 양 친구를 만들기 시작하다
11장 순박한 전원 풍경
12장 대단히 감상적인 한 장
13장 감상적인 이와 그렇지 않은 이
14장 크롤리 고모님 집으로 돌아오다
15장 레베카의 남편, 잠시 모습을 드러내다
16장 바늘겨레 위의 편지
17장 도빈 대위가 피아노를 산 사연
18장 도빈 대위가 산 피아노를 연주한 사람은 누구일까?
19장 병상의 크롤리 노숙녀
20장 도빈 대위, 결혼신의 전령이 되다
21장 상속녀를 둘러싼 싸움
22장 결혼 그리고 신혼여행의 일부
23장 도빈 대위 작전을 계속하다
24장 오스본 씨, 가족 성경을 꺼내 들다
25장 주요 인물들 모두가 브라이턴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다
26장 런던에서 채텀까지
27장 아멜리아, 부대에 합류하다
28장 아멜리아, 플랑드르 지역으로 가다
29장 브뤼셀
30장 남겨두고 온 여인
31장 조 세들리, 누이동생을 보살피다
32장 조는 피신하고 전쟁은 끝이 나다
33장 친척들, 크롤리 고모님을 대단히 염려하다

주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윌리엄 새커리 윌리엄 새커리는 찰스 디킨스가 함께 영국문학 황금기인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풍자와 조소를 통해 동시대의 지적인 각성을 유도했다. 『허영의 시장』의 배경인 19세기 영국 사회는 근대화로 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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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윌리엄 새커리
윌리엄 새커리는 찰스 디킨스가 함께 영국문학 황금기인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풍자와 조소를 통해 동시대의 지적인 각성을 유도했다. 『허영의 시장』의 배경인 19세기 영국 사회는 근대화로 인해 상공업이 발달하고 중산계급이 눈에 띄게 성장하던 시기로 부의 축적과 신분 상승의 욕망이 가득한 시기였다. 새커리는 뛰어난 관찰력과 날카로운 역사의식을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내며, 부유한 중상층 인물들이 허영과 속물근성에 빠져 있는 상황을 신랄하고 풍자적인 태도로 그려내는 동시에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 개개인은 ‘허영의 시장’에 늘어서 있는 임시 건물과도 같다”
이 책의 제목인 『허영의 시장』은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에서 가져온 말이다. 천상으로 가는 순롓길 중 주인공이 ‘허영’이라는 도시에서 만나는 휘황찬란한 ‘시장’은 인간의 탐심과 욕망을 드러내는 물건들로 가득한데, 새커리는 이를 소설 속 인물들과 영국 사회에 빗대었다. 그는 소설의 주제를 확연하게 부각하는 이 제목을 한밤중에 떠올리고는 기쁨에 넘쳐 침대에서 뛰어나와 방을 세 바퀴나 걸어 다녔다고 한다.

쉴 틈 없이 펼쳐지는 매혹적인 이야기와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한 신랄한 풍자
『허영의 시장』은 가난한 고아 레베카와 유복한 상인 집안에서 자란 아멜리아의 대조적인 삶과 그들의 운명에 얽혀 있는 다양한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전개된다. 새커리가 창조한 최고의 인물로 평가받는 레베카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새커리가 소설의 앞부분을 상당 부분 고쳐 등장시킨 도빈은 겸손하고 이타적이며 아멜리아를 향해 충직한 모습을 보이지만, 도빈을 대하는 아멜리아의 태도가 너무나 무정하기에 그의 모습도 어리석게만 보인다. 도빈의 친구이자 아멜리아와 오래전부터 혼인 이야기가 오간 조지는 인간의 자만심과 천박함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외에도 『허영의 시장』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부, 사랑, 결혼, 명예, 지위, 쾌락 등 각자의 허영을 추구하는 동안 새커리로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풍자와 조소, 연민의 대상이 되다가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반영웅 소설의 선구자 ; 주인공 없는 소설
『허영의 시장』의 연재 당시 제목은 『영웅 없는 소설: 펜과 연필로 그린 영국 사회의 스케치』였고,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에도 ‘영웅 없는 소설’을 부제로 붙였다. 따라서 ‘영웅 없는 소설’은 이 작품을 설명하는 중요한 특징으로, 이는 ‘주인공 없는 소설’을 의미하기도 하고, 따를 만한 인물이 소설 속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물 설정으로 인해 『허영의 시장』은 낭만주의의 허식과 영웅 숭배에 대한 반동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반영웅 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유럽 사실주의 소설의 발전에서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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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밥을 씹으며 TV를 본다. 엄마가 자주 시청하는 일일 드라마에는 늘 ...



    밥을 씹으며 TV를 본다. 엄마가 자주 시청하는 일일 드라마에는 늘 같은 대사가 흘러나온다. “네가 가진 모든 것들을 빼앗아주겠어! 그건 원래 내거라고!” 돈과 명예를 가져도 그들의 욕심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늘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가진 거라곤 밝은 성격 하나인 주인공들에게서 무엇이든 빼앗으려 한다. 항상 악에 받쳐있고 분노로 세상을 바라본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여느 드라마처럼 비슷한 결말을 맞이할 걸 알면서도, 새로운 드라마 속 악인들은 끝없이 욕심을 부린다.

    200년 전에도 그랬다. 부의 축적과 신분 상승의 욕망이 가득했던 19세기의 영국. 근대화로 인해 상공업이 발달하고 중산계급이 눈에 띄게 성장하자 사람들은 욕심과 허영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윌리엄 M. 새커리는 이를 소설 속에 담아낸다. 《허영의 시장》은 부와 명예, 사랑과 결혼, 지위, 쾌락 등 각자가 가진 욕심과 허영을 추구하는 인물들을 통해 당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욕심과 허영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인간은 어디까지 타락하게 될까?

    허영의 시장, 아 허영의 시장이여! 여기 철자법도 제대로 모르고 글 읽기를 즐기지도 않으며 시골뜨기다운 습관과 잔재주를 지니고, 삶의 목적이라고는 온갖 종류의 사기 행각뿐이며 한평생 가진 취향이나 감정, 도락 역시 비천하고 야비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지위와 명예, 다소간의 권세를 지니고 한 지역의 유지이자 국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p. 153)

    독특하게도 《허영의 시장》은 줄거리 전개의 주인공이 없다. ‘영웅 없는 소설’이라는 부제의 단행본으로 출간될 정도로 《허영의 시장》은 특별한 주인공 없이 모든 인물들의 행적을 낱낱이 따라간다. 그나마 가난한 고아 레베카와 유복한 상인 집안에서 자란 아멜리아의 대조적인 삶에 집중한다.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은 세속적인 가치관들을 각각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새커리는 이들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으며, 속물적인 존재인지 파헤친다.

    부유한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크롤리 고모님 역시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건 모두 받아내되 쓸모가 없다고 생각될 때면 망설임 없이 그들을 내치곤 하는 습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애당초 감사하는 마음을 타고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배우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난하고 신분 낮은 사람들의 봉사를 당연한 의무로서 생각한다. (p. 242)

    《허영의 시장1》은 인물 소개로 가득하다. 새커리는 인물들을 소개하며 서슴없이 그들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한다. 그는 소설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소설 밖에서 인물들의 행동을 묘사하면서 동시에 소설 안으로 뛰어 들어 그 행동에 대해 꾸짖으며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 독특한 전개 방식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익숙해지니 새커리의 존재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느껴진다.

    아, 아름다운 젊은 독자들이여,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시라. 세속적이고, 이기적이고, 은혜도 감사도 모르는 늙은 무신론자 여인이 가발도 쓰지 않은 채 고통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신음하고 있는 모양새를. 그 여인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부디 여러분도 늙기 전에 사랑하는 법을, 그리고 기도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라. (p. 237)

    《허영의 시장1》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허영을 추구하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는다. 이 연극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아! 헛되고도 헛되도다! 우리 중 누가 대체 이 세계에서 행복할 수 있단 말인가?”

  • ϻ 영국을 무대로 한 소설이라면, 마음이 멈추곤 했다.마음이 멈추는데서 그치지 않고, 묘한 이끌림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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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을 무대로 한 소설이라면, 마음이 멈추곤 했다.
    마음이 멈추는데서 그치지 않고, 묘한 이끌림에 시선을 멈추고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다.
    『허영의 시장 1』도 그렇게 만난 소설이었다.

    이 소설의 제목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책 제목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읽은 『천로역정』에서, 허영이란 도시 내 시장의 모습을 따온 책 제목이어서는 아니었다. 물론, 『천로역정』을 어린 시절 감명 깊게 읽었지만 후에 책에 대해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을 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책 제목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키다리 아저씨』에 등장한 소설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한 번에 네 권의 소설을 읽는다며 자랑하던 주디가 말했던 책 제목 중 하나가 바로 『허영의 시장』이었다. 궁금해서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분량에 놀랐다. 주디는 어떻게 다른 책과 함께 이 소설을 읽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1권만 600쪽이며, 2권도 비슷한 분량이다.

    내가 주디처럼 20세기 초에 살았다면, 『허영의 시장』을 읽지 않았다는 데 부끄러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19세기에 가장 흥행한 소설 중 하나였다. 그 사랑은 세기가 바뀌어도 계속되었다. 소설이 발표된 후, 『제인 에어』의 저자 샬롯 브론테가 좋아하는 소설로 꼽았으며 소설가에게만이 아니라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무려 19개월 동안 연재되었다. 긴 시간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와 예상을 벗어나는 이야기가 적절하게 혼합되어 독자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허영의 시장 1』을 읽으며 소설에 내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서 놀랐다. 여자 주인공 레베카와 아멜리아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한 명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영리하고, 한 명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착하다. 무엇이든 지나치는 것은 위험하다. 가난한 부모님께 버림받고,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레베카는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야 했다. 영리하게 사람과 상황을 이용하는 레베카의 모습을 보며 굉장하다는 생각보다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스쳤다. 그건, 영리하게 삶을 살아가는 레베카가 온전히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유한 집안의 딸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집안이 기운 아멜리아는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휘둘린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좌절했을 때도, 눈물을 보이며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인다. 오래전에 약혼했던 조지 오스본과 파혼을 당했을 때도 상심할 뿐이었다. 조지 오스본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 결혼을 감행했을 때, 그녀는 오스본의 친구인 도빈의 도움을 받을 뿐이었다. 믿었던 친구 레베카와 조지가 바람을 피우는 듯한 상황에 좌절하지만 그녀 스스로 어떤 걸 결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상황과 사람에 끌려다니는 모습에 답답했다.

    세상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기준으로 미루어 생각해보면 자신에 대한 세상의 태도 역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던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누구의 사람도 받지 못할 운명을 피해 갈 수 없는 법이다. _ 『허영의 시장 1』, 243쪽

    레베카와 아멜리아 두 사람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레베카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느라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멜리아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며 순간마다 동요하는 마음에 자신을 살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일까. 레베카의 결혼은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과 이루어졌다. 물론, 레베카의 남편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지만, 그 사랑에 사랑으로 답하지 못했다. 레베카는 자신에게 더 좋은 환경과 사회적 인정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았고 때로는 부도덕한 일을 저지른다. 아멜리아의 경우도 조지를 어렸을 때부터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진정으로 확신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녀의 태도로 미루어볼 때, 그녀의 선택 결과라 보기 힘들다. 처음부터 그녀의 삶에 사랑은 조지뿐이라고 하기엔, 그녀의 행동이나 조지의 행동 모두 미심쩍다.

    "불운이 닥쳤다는 이유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버려야만 한다고요?" 도빈이 손을 뻗으며 항변했다. "아, 친애하는 오스본 양, 이것은 제가 당신으로부터 들어야 하는 충고란 말입니까 친애하는 오스본 양! 당신은 그녀 편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그는 그녀를 버릴 수 없어요. 그는 결코 그녀를 버릴 수 없습니다. 오스본 양께서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당신의 연인이 당신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허영의 시장 1』, 400쪽

    아멜리아의 불행에 더 크게 분노한 도빈의 행동이 수상했다. 과연 조지 오스본의 친구로, 그를 돕기 위해 에멜리아와 조지 사이에 있었던 것일까? 결국 도빈의 노력으로 아멜리아와 조지는 결혼한다. 하지만 조지가 레베카와 바람을 피우면서, 도빈이 격노하며 맺어준 인연이 무색해지지만. 도빈은 친구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도빈의 마음에 아멜리아를 향한 마음이 조금도 없었을까. 사랑하는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 이어지길 도와주는 걸 도빈이 선택한 것일까. 그렇게 낭만적으로 바라보기에, 도빈 역시 수상쩍다.

    "그러니, 젊은 여성들이여, 부디 조심할지어다. 섣불리 약혼을 해서는 안 되며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기를 삼갈 일이다. 결코 느끼는 바를 그대로 다 말하지 말 것이며 혹은(이편이 훨씬 더 나은 방법인데) 너무 사랑하지 말 일이다. 너무 서둘러 마음을 다 털어놓은 이가 어떤 운명에 처하는지를 보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부디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신뢰하지 말 것을 권고코자 한다."

    도빈은 아멜리아를 좋아했지만, 그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그녀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왔다. 그것이 진짜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인 줄도 모른 채. 흥미로운 건 소설 중간중간마다 등장한, 저자의 목소리는 양념처럼 소설의 매력을 더해준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해주기도 하고, 내가 놓쳤던 부분을 집어주기도 했다. 특히 도빈과 아멜리아의 마음에 대한 부분은 경솔한 두 사람의 행동을 꼬집어줘서 시원했다.

    결국 『허영의 시장 1』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느 한 사람도 완벽하기는커녕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다. 즉흥적으로 감정에 빠져 이리저리 움직이기 바쁘다. 순간의 감정에 움직이는 인물은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일관적이지 않은 인물 덕분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다음 장을 계속 넘겼다. 때때로 내 예상대로 나아가기도 했지만, 빗나가는 일이 더 많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리적으로 인생의 순간순간을 결정한다고 믿지만, 감정에 빠져 결정하는 일이 많으니 말이다. 과연 『허영의 시장 2』에서 인물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아멜리아, 레베카, 조지, 도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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