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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쪽 | A5
ISBN-10 : 8958284323
ISBN-13 : 9788958284321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새책수준 /상현서림 /☞ 서고위치 :RF 1 *[구매하시면 품절로 표기됩니다] 중고
저자 주경철 | 출판사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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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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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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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역사가 만나는 자리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서양사 분야에서 깊이 있는 안목으로 여러 권의 역사 교양서들을 집필해온 주경철 교수가 서양 문학 스물세 작품을 통해 본 문학 이야기이자 역사 이야기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시대별로 작품을 선정하고 문학과 역사의 교차 읽기를 시도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테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던 문학작품들을 예리한 시선으로 해석하고 재구성되어 신선한 재미와 문학적, 역사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소개

저자 : 주경철
1960년 서울 출생.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및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테이레시아스의 역사』『네덜란드―튜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언어 사중주(공저)』『문화로 읽는 세계사』『신데렐라 천년의 여행』『대항해시대』『문명과 바다』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역사와 영화』『유럽의 음식문화』『제국의 몰락』『경제강대국 흥망사 1500-1990』『유토피아』 외에 다수가 있다.

목차

문학과 역사가 만나는 자리
현명한 노예가 살아가는 방법- 『이솝 우화집』
시민은 폭군에게 아첨하지 않는다-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
고뇌를 통해 지혜를 얻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
중세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트리스탄과 이즈』
사후 세계의 대대적 구조조정- 단테의 『신곡』 중 「연옥편」
죽음을 넘는 인간적 사랑의 세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아랍 상업 세계와 문학- 「선원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무사도란 죽는 일이다- 『주신구라』
동화 속 결혼 이야기-「푸른수염」과 「하얀 새」
푸가초프의 반란과 푸시킨- 푸시킨의 『대위의 딸』
프랑스혁명과 제정, 그리고 여성- 스탈 부인의 『코린나』
제국주의 시대의 성장소설- 로버트 스티븐슨의 『보물섬』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삼나무처럼 자유로운 영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의 불복종』, 『월든』
「별」의 작가에서 애국 시인으로-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
20세기를 지배한 문화 아이콘-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타잔』
서구를 위협하는 동방의 어두운 힘-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암울한 미래로의 여행-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
세계의 대영혼에 눈뜨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20세기 역사에 대한 시적 코멘트-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핵전쟁 시대의 어둠-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문화대혁명의 광기를 버텨 낸 순정- 위화의 『허삼관매혈기』

책 속으로

이솝이 살았던 고대 그리스 사회는 어떤 곳일까? 우리는 어쩌면 다소 편향된 시각으로 그리스 문명을 바라보는지 모른다. 피디아스라는 전설적인 건축가가 인류사상 가장 훌륭한 신전을 짓고, 저녁에는 시민들이 아이스킬로스나 아리스토파네스의 위대한 작품 공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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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이 살았던 고대 그리스 사회는 어떤 곳일까? 우리는 어쩌면 다소 편향된 시각으로 그리스 문명을 바라보는지 모른다. 피디아스라는 전설적인 건축가가 인류사상 가장 훌륭한 신전을 짓고, 저녁에는 시민들이 아이스킬로스나 아리스토파네스의 위대한 작품 공연을 보러 가며, 소크라테스와 같은 대철학자들이 거리에서 심오한 대화를 나누는 곳으로만 그리는 것이다. 물론 그런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 문명이 이후 서구 문명에 심오한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되었지만, 오직 그런 빛나는 측면들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p.14

사실 되돌아 보건대 아가멤논, 클리타임네스트라, 혹은 오레스테스 등이 고통을 당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멀고 먼 조상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 때문에 그런 고통을 받는다는 신화적인 설명은 지금 우리의 감수성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의 뜻에 의해 파멸해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이런 문제에 직면하여 결코 부당함을 하소연하지 않는다. 애초에 인간은 우리 인식의 한계 너머에서 유래된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 재앙에 묶인 존재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비극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탄하지 않고 그것에 당당하게 맞부딪힌 다음 장대하게 스러질 뿐이다. --- p.37

외다리 해적, 앵무새를 어깨에 얹고 다니는 선원, 해적 집단 내에서 심판과 처형을 공고하는 검정 딱지(black spot), 무인도에 선원을 하선시키는 처벌 방식 등은 모두 이 작품(『보물섬』)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사실 이런 요소들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지난 시대 해상 세계에서 실제로 있었던 것들이다. 오히려 가장 사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이 소설의 주 소재인 ‘보물섬’의 존재이다. 해적들이 약탈한 금은보화를 숨겨 놓은 열대의 섬, 그리고 그곳을 표시해 놓은 비밀 지도 같은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야기꺼리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개연성은 거의 없다. 해적들이 약탈한 화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금은보화가 아니라 대개 곡물, 염료, 가죽 제품 같은 일반 화물이었으며, 이렇게 약탈한 화물을 팔아서 마련한 돈은 곧장 써버렸다. 해적들은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에 급급했고, 또 설사 여유 자금이 생기더라도 흥청망청 낭비했지 내일을 위해 저축하는 습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 p.143

보불전쟁에서 패한 이후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프랑스인의 마음에는 복수의 열망이 자리 잡았다. 독일인 역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프랑스와의 전쟁에 대비했다. 이제 라인강의 서쪽과 동쪽에서 모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예고하는 호전적 민족주의가 자라났다. 프로방스의 정경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시인 역시 열렬한 민족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만 명의 사망자를 낸 제1차 세계대전은 이렇게 사람들 마음 속에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1차대전 때에 조국의 이름으로 동원되었다가 어느 낯선 땅 참호에서 기관총과 독가스 공격을 당해 죽은 병사 중에는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머리를 어깨에 얹고 프로방스의 여름 밤 별을 지켜보던 순진한 목동 같은 사람도 끼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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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학의 세계에서 역사를 만나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데는 역사만한 주제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되새긴다. 시대마다 공간마다 인간들이 살아간 길은 역사가 되고 그 길을 따라 숱한 인간들의 삶도 명멸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

[출판사서평 더 보기]

문학의 세계에서 역사를 만나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데는 역사만한 주제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되새긴다. 시대마다 공간마다 인간들이 살아간 길은 역사가 되고 그 길을 따라 숱한 인간들의 삶도 명멸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생하게 쓰더라도 역사 기록은 사실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냄새와 숨결, 섬광과도 같은 정신의 편린들을 오롯이 되살리기란 역부족이다. 결국 역사의 진정한 복원은 불가능하고, 기록의 행간은 상상과 해석으로만 채울 수 있다. 이럴 때 시대의 공기를 머금고 태어난 문학작품들은 면면히 이어져 지금 우리에게 역사 사료에서 얻기 힘든 부분들을 보여주는 만화경이 된다. 앞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 그들을 문학작품 속에서 재탄생시킨 작가(작가 개인 또는 민중)들은 한 생애를 살아온 자신들의 감정과 경험, 지식을, 외부 세계에 대응하는 내밀한 속내를 문학 작품 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 놓고 있다.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서양사와 서양문화사 분야에서 깊이 있는 안목으로 여러 권의 역사 교양서들을 집필해온 주경철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 및 서양사학과 교수)가 서양 문학 스물세 작품을 통해 본 문학 이야기이자 역사 이야기이다. 사실적인 역사와 감성적인 문학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정치적 역사 연구 방법인 문화사적 방법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문학작품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시대를 감지해왔다. 저자 역시 역사학자로서 지난 시대의 역사와 인간을 좀더 촘촘히 이해하려는 의도로 문학작품을 읽었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스물세 편의 문학 작품으로 조각 맞춘 역사의 뒷모습
저자는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시대별로 작품을 선정하고 문학과 역사의 교차 읽기를 시도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테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던 문학작품들은 저자의 예리한 시선으로 해석되고 재구성되어 신선한 재미와 문학적 ? 역사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하여 『이솝 우화』에서는 그동안의 시각과는 좀 다르게 그리스 사회의 한 단면을 노예의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주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단테의『신곡』에서는 「연옥편」을 통하여 사후세계가 어떻게 천국과 지옥이라는 이분법에다 연옥의 추가로 구조 조정되었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문학작품에 투영되었는지 짚어준다. 『주신구라』에서는 일본의 무사도가 형성되고 문화적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오늘날에 이른 경위를 보여주고, 할복의 의미와 죽음의 미화에 대한 논평을 제시한다. 『보물섬』에서는 근대 제국주의 국가 시기에 1차 해외 팽창 시대를 돌아보는 시각을 읽어내며 국가와 해적 사이 관계의 역사를 기술한다. 한편 동화와 민담이 역사 서술에 어떻게 포함될 수 있는지를 「푸른수염」과 「하얀 새」를 통해 소개한다. 「푸른수염」과 「하얀 새」는 비슷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지역과 시대가 다르고 판이한 내용과 메시지를 포함한다. 역사학자는 이런 것들을 분석하여 과거 사람들의 심성과 가치관을 읽어낸다. 이 밖에도 쥘 베른의『해저 2만 리』,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버로스의 『타잔』 등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문학작품에서 숨어 있는 역사적 배경을 찾아내 들려주고,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등에서는 고통스런 역사가 인간 정신에 어떻게 투영되어 작품으로 나타났는지 조명해 준다. 이 한 권을 다 읽고 난 즈음이면 역사책을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역사가 진정 수많은 인간이 오랫동안 걸어온 길임이 총체적인 감각으로 다가올 것이며 그 인간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묘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문학적 감수성과 역사적 관점이 만난 결과인 셈이다. 이렇듯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문학의 매력에 심취한 독자뿐 아니라 문학과 다소 거리를 느끼는 독자들에게도 작품의 의미를 오롯이 파악할 수 있게 만들며 반면 역사에 거리를 느끼는 독자들이라면 문학을 통해 즐겁게 역사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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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연수 님 2011.07.13

    95 - 이상적으로 말한다면, 선원 신드바드의 용기와 짐꾼 신드바드의 소박한 절제심이 잘 어우러져야 가난하지도 않고 또 우리 영혼이 돈에 휘둘리지도 않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회원리뷰

  •   핵전쟁 시대의 어두운 심연 中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

     

    핵전쟁 시대의 어두운 심연 中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92년 맥나마라는 아바나를 방문하여 카스트로를 만났다. 이때 그는 쿠바 미사일 위기가 지금까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건이었음을 깨달았다. 당시 쿠바에 배치되었던 핵미사일이 자그마치 162기나 되었다는 사실도 이때 처음 알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카스트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그 위기 때 핵미사일 발사를 고려했는가? 만일 실제로 발사했다면 쿠바는 어떻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카스트로의 대답은 심장을 멎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고려했던 게 아니고, 나는 그때 이미 흐루시초프에게 핵미사일을 발사하자고 요청했고. 실제 발사했다면 쿠바는 어떻게 되었겠냐고? 미국의 보복으로 쿠바는 세상에서 완전히 없어졌겠지.” 물론 뉴욕, 워싱턴, 보스턴 등 주요 도시들마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탄보다 파괴력이 훨씬 더 큰 핵폭탄이 떨어져서 미국 동부는 쑥대밭이 되었을 테고,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 시기는 냉전의 시대가 아니라 열전(熱戰)의 시대였고, 한 마디로 미친 시대였다. (251~252)

     

     

    청소년시절 『파리대왕』를 보고서는 나는 문학 작품 중에 가장 소름끼치는 작품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었다. 소년들이 사고로 무인도에 갇히면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다시 그 세계가 두 갈래로 나뉘며 한쪽 무리에서 문명의 이성을 집어던지고 야만적인 타락의 가치관을 보여줄 때 소년들은 더 이상 순수한 소년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파리대왕』을 접해보기도 했지만, 마치 트라우마의 기억처럼 남아버린 공포는 어른이 되어서도 소름끼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나의 내면을 불편하게 만드는 공포의 근원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포착하지 못한 채.

              그런데 항상 공포의 대상으로만 남아있던 『파리대왕』은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을 통해서 공포의 근원지를 발견했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1954)은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의 시대를 그린 우화적인 작품이란 사실이다. 여기에서 냉전 시대에 핵전쟁의 발발 직전까지 갔었다는 가장 긴박한 순간의 1962년 쿠바 미사일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년들의 야만성을 찾았다.

              1959년 미국의 코앞에 위치한 섬 쿠바에서 혁명이 일어나 성립된 피델 카스트르 정권은 미국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단다. 미국은 이 정권을 전복시키려 CIA가 주동이 되어 쿠바 출신 망명자들을 훈련시켜 피그스 만에 침투시켰으나 실패했다. 그리하여 미국의 침공을 두려워한 카스트르는 소련과 협의하여 소련제 핵미사일을 배치했고, 첩보 사진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미국의 케네기 대통령은 쿠바에 배치된 핵미사일이 서방의 어느 나라에 발사되더라고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여 소련에게 대규모 보복을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다행히 얼마 후에 터키에 배치된 미국 미사일과 쿠바에 배치된 소련 미사일이 동시에 철수되면서 2차 대전 이후 핵전쟁에 가장 가까웠던 순간의 위기를 넘긴다. 하지만 30년 후, 인터뷰에서 그때 카스트로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을 요청했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듣게 되면서 열전의 시대가 현실화될 뻔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핵미사일이라는 수단까지 사용해야 했던 걸까. 그들은 국가를 위한 포장지를 둘렀을 뿐, 무소불위한 인간의 광기란 핵미사일이란 알맹이를 키웠던 거다. 로버트 맥나마가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운 때문이었다는 말을 했다는데, 언제까지나 사회와 인간을 운에 맡길 수는 없지 않는가.

    윌리엄 골딩은 인간이 쌓아올린 문명의 힘은 허약하기 짝이 없으며, 인간은 언제든지 문명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기꺼이 야만으로 돌아가서 서로 목숨을 노리는 사냥꾼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고 한다. 인간은 문명이란 진화가 이렇게 한순간 인간의 광기로 인해 한순간 사라질 수 있는 존재라니. 그 광기가 세계를 흔들고, 인간을 무가치 한 것으로 만들고, 모든 것이 잿더미로서 끝나는 목표를 향해 돌진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이것이 현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나의 공포는 떨고 있었던 것 같다.

              문학은 이러한 공포에 대한 경고였던가.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를 읽으며 나는 수많은 경고들을 받았다.

     

     

    현명한 노예가 살아가는 방법 中

    『이솝 우화집』

     

              범선 한 척이 승객들을 고스란히 태운 채 바다에 가라앉았다. 이 장면을 본 어떤 사람이 신들을 비난했다. “사악한 인간 한 명을 벌하기 위해 죄 없는 다른 사람들을 이렇게 죽이는 것이 가당한가?” 그런데 그 순간 개미 한 마리가 그의 발을 물었다. 화가 난 그 사람은 거기에 있던 개미들을 모두 밟아서 뭉개 버렸다. 이때 헤르메스 신이 나타나서 그를 지팡이로 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이 사람을 심판하는 과정도 네가 개미를 심판하는 것과 똑같아.” (16)

     

     

             『이솝 우화집』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이솝 우화집』을 통해 세상에 대한 첫 교훈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실은 대중에 소개 된 『이솝 우화집』의 이야기는 소수에 불과하단다. 이솝이 지은 것이 아닌 후대에 덧붙여졌을 가능성과 영국에서 빅토리아 시대에 이솝 우화를 번역 출판하면서 도덕주의가 강하게 덧칠되었다니 갑자기 배신을 당한 기분이다. 이솝의 이야기는 기존에 알던 것과 다르게 냉소적이었다.

               이솝(기원전 620~기원전 560년경)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의하면 점령지 포로 출신 노예였다. 하지만 고대의 노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예와는 다르게 다양한 직무와 역할을 했는데, 이솝의 경우에는 지식인 노예가 철학자나 문인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이솝의 살았던 고대 그리스 사회는 우리들의 편향된 시각에 의해 빛나는 이미지로만 여겨지지만, 그 이면에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다른 사회들과 마찬가지로 권세를 누리는 소수의 사람들과 가난에 시달리는 다수의 서민들 사이에 갈등도 벌어졌고, 사회 최하층에 속하던 수많은 노예들이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곳이었다. 기원전 500년경부터는 노예의 생사를 좌우하는 가혹한 노예제가 그리스 세계에도 널리 퍼져있었다고 하니 고대 그리스의 탁월한 문화적 성과들을 단순히 문화적 황금기의 산물로 볼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실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빚어낸 결과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사회에서도 이러한 이면이 있었을 줄이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니 냉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충고 같던 『이솝 우화집』들이 이해된다. 나와 마찬가지로 신도 공평하지 않다고 하늘을 탓하기도 하고, 법이 있다고 반드시 세상이 정의롭지 않다고 말하던 모습은 노예 이솝이 살았던 시대도 반드시 아름답지 않았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솝의 섭섭하기도 하다. 어린 시절 바른생활의 지침서 같았던 이야기들이 현실세계의 지침서가 되어버리자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약자에게 냉혹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차라리 이솝의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를 먼저 알았더라면 세상은 이런 냉정한 곳이었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세상을 향해 전투적으로 사는 것이 더 괜찮았을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솝의 과거의 울림이 지금도 울리고 있다는 슬픈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믿었던 영웅에게서도 섭섭함은 끝나지 않았다. 나폴레옹이다.

     

     

    프랑스 혁명과 제정, 그리고 여성 中

    스탈 부인의 『코린나 - 이탈리아 이야기』

     

              그는 원래 감수성이 강하고 열광적인 사람이었으나, 프랑스 혁명을 겪고 인간에 대해 알게 되고 나서 그 모든 것이 다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노라고 말했어요. 그 사람은 또 말하기를 이 세상에 돈이나 권력 외에 좋은 것은 없으며, 우정이란 일반적으로 상황에 따라 생길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는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였어요. (135)

     

     

              스탈 부인(1766~1817)은 파리에서 태어나 구체제 말기로부터 프랑스 혁명의 발발, 공포 정치, 집정관 시대를 거쳐 나폴레옹 제정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변을 직접 겪으며 그 시대를 고발하고 증언하는 작품들을 남긴 일급 작가라고 한다. 하지만 스탈은 나폴레옹과의 불화로 파리에서 추방당했다. 나폴레옹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에 군국주의적이고 프랑스 민족 중심적이었지만, 스탈은 관영적인 엘리트로서 개혁적이며 영국 애호주의의 심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무력으로 정복하고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을 품었지만, 스탈은 그런 나폴레옹을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자로 보았다. 나폴레옹이 가장 훌륭한 여성을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여자”라고 차갑게 대꾸했다니 현시대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충격이지만, 그때에 스탈도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프랑스 혁명은 자유·평등·박애(형제애)를 기치로 모든 사람들의 해방의 가능성을 내걸었지만, 비판적인 논자들은 실제로는 여성들을 배제하고 억압했다고 주장한다. 형제애는 있었을지 몰라도 자매애는 없었으며, 형제들(시민)이 아버지(국왕)를 살해하고 권력을 잡았을 때 나타난 결과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질서였다는 것이다.

              스탈이 1805년에 집필한 『코린나』은 1794년부터 1803년까지 프랑스 혁명 중의 공포 정치 시기로부터 나폴레옹 집권 초기에 이르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이러한 혁명과 제정에 대한 예리한 성찰을 담았다고 한다. 내용은 이러하다. 로마 최고의 즉흥시인이며 천재 여성 작가 코린나가 영국 귀족 오스왈트를 이탈리아 여행 중에 사랑하게 되지만, 코리나의 예술 능력과 개방적인 성격을 부담스러워하다 결국 사랑을 포기하고 떠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코린나를 억압하고 방해하는 것은 정치적인 메타포지만 코린나는 그런 것들에 사랑을 회피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러한 것은 추상적 개념이나 민족주의적 열정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혁명기와 제정기에 섬세한 인간적 차이들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하나의 이념으로 환원시키는 성향이 극성을 부렸는데, 스탈은 이를 철학적 광기로 규정하였고 구체제와 혁명기의 영웅들, 나폴레옹에게서 이런 요소를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프랑스 혁명이 권력을 지향하며 타산적이 되었던 것이 나폴레옹 제정기의 특징인데, 이때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고 타산적인 속물로 변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사회를 비교하며 성찰한다는 『코린나』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내가 나폴레옹를 배웠던 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코린나를 통해서 다수의 기풍에 가려진 여성의 시각을 되짚어 보아야함을 확인했다.

     

     

    제국주의 시대의 성장 소설 中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보물섬』

     

              (……) 『보물섬』같은 해적 소설은 19세기 후반부터 크게 유행했지만 사실 해적의 전성기는 그보다 150~200년 전인 18세기 전반기였다. 『보물섬』에서 벌어진 사건들의 연대도 ‘17××년’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왜 한두 세기 전 해적 이야기가 뒤늦게 다시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면 18세기 수많은 해적들은 서구 세계가 급격하게 해상 팽창을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다가 제국주의 시대인 19세기 후반에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이 다시금 해외 팽창과 식민 지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었을 때 이전 시대의 해적 현상을 새삼 주목하게 된 것이다. 『보물섬』은 말하자면 2차 해외 팽창 시대를 맞이하여 1차 해외 팽창 시대를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진술서에 해당한다. (144)

     

     

             『보물섬』을 제국주의 시대의 성장소설로 바라본 이야기를 들으며 믿었던 또 하나의 이야기에 배신을 당한 기분이다. 어린 시절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여정으로 바라보았던 『보물섬』이 약탈의 합리화라는 배반으로 돌아올 줄이야.

              금은보화를 찾는 해적,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 짐 호킨스의 일행 모두는 보물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보물섬』에서 해적이 재화를 찾는 것은 탐욕의 대상으로, 주인공 일행은 용감한 모습으로 칭송되는데 여기에는 이러한 가치관을 가르는 것이 ‘국가’라고 한다. 국가의 편에 서서 해외로 나가 폭력을 휘두르면 해군이나 사업가가 되고, 국가의 명령을 위반하고 해외로 나가면 해적이 된다. 그래서 보물을 얻고 본국으로 돌아오는 짐 호킨스란 소년의 『보물섬』은 제국주의 시대의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해적이라 하면 바다의 무법자나 약탈자란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데 초기의 해적은 국가를 대리하여 해외 사업을 수행한 사업가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영웅이었다니 놀랐다. 영국의 대표적인 해적인 드레이크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경’의 칭호를 받은 민족 영웅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국은 근대 초기에 해적국가로 출발을 했지만, 18세기부터 민간이 담당했던 해양 팽창 사업을 국가가 직접 담당하면서부터 해적은 국가의 공헌하는 존재가 아닌 국가의 폐가 되었다.

              그러니 『보물섬』의 해적들은 처벌의 대상으로, 짐 호킨스는 국가의 틀 속에서 사업을 벌이는 신세대 해적(제국주의자)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곳곳의 세계의 보물들을 국가를 위한 재물로써 바다를 누리는 거라니. 보물은 결국 새로운 부가 아니라, 타인의 것을 약탈하는 것이 보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역사가 기록될 때 당시에 우위를 선점했던 가치관이 반영된다는 것에 무서워진다.

     

     

    암울한 미래로의 여행 中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이머신』

     

              그때 미래 사람들이 꽃을 꺾어서 주인공에게 갖다 주는데, 그 꽃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직접 보지 못한 사람은 수십만 년의 세월이 얼마나 섬세하고 훌륭한 꽃들을 만들어 냈는지 도저히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연 자체는 진화를 거듭했지만 인간만은 진화는커녕 반대로 퇴화해서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된 것이다. 19세기 내내 인간 사회의 지속적인 진보에 대한 믿음이 팽배했으나, 세기말에 이르러 이런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웰스는 인류 문명이 진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쇠퇴하리라는 비관주의를 견지하였다. (209)

     

     

              생각해보면 국어시간에는 항상 작품에 들어가기 전, 시대적 배경이란 것을 먼저 배워야했다. 그땐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과거의 세계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하다 못해 후회한다.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기 이전에, 그것을 이루던 기풍을 알아야만 더 큰 세상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나는 그러함을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이머신』을 통해 느꼈다.

             『타이머신』은 1895년 작품으로 19세기 철도와 자동차가 등장하여 사람들의 시공간 관념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소설의 배경이 되었을 거라고 한다. 이렇게 시공간의 관념이 변하면서 과거나 미래를 향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상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벌어지는 과학 기술 발전이 얼마나 놀라웠기에 이러한 상상력의 자극까지 도달한 걸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러한 과학 기술 발전을 목격한 허버트 조지 웰스가 그리는 미래는 아름답지 않았다.

              서기 80만 2701년의 미래를 다녀온 웰스가 그리는 세상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발전된 과학 기술로 풍요로워 졌지만, 인간의 삶을 더욱 안전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문명의 과정이 절정에 이른 결과 오히려 인간은 유약해져버렸다는 거다. 또한 몰록이라는 지하 인간들의 세상이 있는데, 그 지하의 존재들은 노동 계급의 후손들이다. 19세기 이후 공장들이 차츰 깊은 땅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노동자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지하에서 보내야 했는데 결국 지하 생화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거다. 땅 위에는 쾌락, 안락, 아름다움, 그리고 유약한 인간이 있었고, 땅 아래는 가지지 못한 자들이 흉측한 무리가 되어 있었다.

             『타이머신』을 책으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웰스가 그렸다는 세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세상, 결국 세상이 침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도 여전하지 않는가. 과학 기술 성장이 모든 세상의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지만 그 이면에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이상기후, 기계화가 되면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 상실, 누리는 자와 누리지 못하는 자들의 두 세계의 경계, 지금의 현실에서도 고통 받고 있는 문제들을 웰스는 미래여행처럼 멀지 않은 현실이니까. 이도 과거가 미래에 보내는 경고이다.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를 통해 문학 속에서 역사를 만나면서, 기존에 인식된 역사에 대한 시선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역사란 것을 배울 때에 하나의 우위에 있던 사실만을 배우며 그것을 가장 큰 가치로 여겼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딪힘을 느꼈다. 기존에 이론으로 터득한, 하나의 답처럼 고정된 역사들이 무너지며 두 개의 시선으로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모르고 계속 하나의 역사관만 가지고 살았을 수도 말이다.

              그러나 조금은 이러한 사실로 인해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엇을 진실이라 할 수 있을까. 나란 사람은 과연 어느 편에 손을 들어줘야 할까. 하나의 답이 두 개가 되어 버리자 익숙하지 않음에 역사가 무엇인지조차 말하기 어려워졌다. 기록이 무언가를 증명할 수는 있어도 답이 될 수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역사를 논하기에 앞서 인간에게는 성찰의 정수를 길러야하는 것 같다. 그래야만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느꼈던 배신과 배반을 당한 듯한 기분이 아니라, 진정한 나의 시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한 시야를 가진 탓이다. 

              소개된 책들을 직접 읽으며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 책을 내내 읽는 동안 유구한 역사를 도식화처럼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는 책을 읽으며 느꼈던 무섭다고 느꼈던 일들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 그 배경들을 기억하며 문학으로 들었던 경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사란 희미하게 명멸하는 과거의 존재가 아니라 계속해서 밝혀져야 할 등불이다.

  • 10-03-27   "역사는 지나간 시간을 증명하는 증인으로, 현실을 밝혀주고, 기억을 일깨우며 일상에 안내자 역...

    10-03-27

     

    "역사는 지나간 시간을 증명하는 증인으로, 현실을 밝혀주고, 기억을 일깨우며 일상에 안내자 역할을 하고, 지나간 흥망성쇠를 알려준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가 당대의 강자에게 유리하게 꾸며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결코 억지 주장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역사보다도 당대 사람들의 삶을 토대로 만든 문학이 오히려 더 지나간 시간을 증명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문학의 역할 중 하나가 역사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솝우화>와 <아가멤논>등과 같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작품부터 <허삼관 매혈기>와 같은 현대 중국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선정한 작품을 중심으로 당대의 역사를 조망합니다. 이 책을 통해 당대의 역사가 문학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어쩌면 그런 작품 중심으로 이 책을 묶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예컨대, 중세시대 탄생한 연옥이라는 개념이 단테의 <신곡>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아랍 상인들의 활동상을 반영한 <선원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당대 서구 과학기술과 경제력에 대한 자긍심을 반영한 <해저 2만리>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간을 위해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정부에 복속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주장은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까지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역사'가 승자의 기록으로만 그치는 반면, 문학작품들은 그 '역사'의 이면을 전달해주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입니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그 작품의 시대적 맥락을 함께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린이 세계명작동화>류의 책들을 통해 <해저 2만리>나 <보물섬>과 같은 책들을 당시 시대적 상황은 도외시한 채 읽었는데, 이러한 작품들이 내포하고 있는 서구의 지배논리를 무의식중에 수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아찔한 기분입니다.
     

    * 이 글은 "공익을 해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의도가 없음"을 명토박아 밝힙니다. 

  • 작년에 지리상의 대발견으로 알려진 16세기부터 18세기 서구의 해상팽창을 설명한 "대항해시대" 책을 읽고 인상이 깊어서 저자가...

    작년에 지리상의 대발견으로 알려진 16세기부터 18세기 서구의 해상팽창을 설명한 "대항해시대" 책을 읽고 인상이 깊어서 저자가 그 동안 펴낸 책들을 하나씩 읽어 나가는 편이다. 이 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교실에서 문학 텍스트를 학생들과 같이 놓고 나온 대화에서 비롯되어 이솝 우화집부터 허삼관 매혈기까지 지난 시대의 전체상을 조망하면서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내면까지 촘촘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은 거의 다 읽어 본 편이지만 문학를 통해 일상과 역사를 새로 느끼거나 인간의 속내를 다시 살펴본 거 같다. 저자는 역사란? 사람들이 살아가면 남긴 흔적을 되짚어보면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거라면서  딱딱하기 쉬운 역사를 다른 분야들과 접합해 인간과 사회의 내면을 꼼꼼하게 풀어갔다.

     

    대항해시대를 쓴 저자답게 "보물섬"에선 선장이나 지주, 의사등 상류층 인사들이 지극히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육체적 노동을 하는 하급 선원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그들을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라고 할 수 있다면서 보물을 얻고 돌아와서 자립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제국주의 시대의성장소설이라고 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해저 2만리" 책은 당시 산업화가 한참 진행되고 있던 서구의 과학기술과 경제력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엿볼 수 있으면서 그와 같은 강력한 힘은 곧 유럽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국주의와 직결된다고 한다면서 역사의 뒷모습을 새롭게 느껴갔다. 저자는 글의 흐름을 일차원적으로 끌기보다 다양한 측면을 보게 하는점이 늘 읽을 때 마다 느낀다.

  • 이솝우화의 저자 이솝이 그린 냉혹하며, 법이 있다고 해서 꼭 공평하게 정의가 실현되는 곳도 아니다.  이 세상이 ...

    이솝우화의 저자 이솝이 그린 냉혹하며, 법이 있다고 해서 공평하게 정의가 실현되는 곳도 아니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명료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세상살이의 지혜를 터득하라는 것이 현명한 노예 이솝이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17). 

     

    삼성을 폭로한 용철 변호사(삼성을 생각한다)처럼, 용산참사를 겪은 철거민처럼 세상은 이솝이 가르치고자 했던 것처럼 그런 세상일지도 모른다.  똘레랑스가 발붙일 틈이 없는 한국은 여전히 앵똘레랑스가 통하는 사회이다.

     

    그런 점에서 책에 소개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을 위해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정부에 복속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오만하게 인간을 억압하려고 경우 시민은 불복종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172).

     

    미국이 멕시코를 침략하여 멕시코 영토의 40% 되는 지역(텍사스, 뉴멕시코, 유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네바다, 콜로라도 서남부) 자국 영토로 빼앗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하에 윌든의 저자인 데이비드 소로는 시민불복종을 몸으로 실천하고, 감옥에도 갇히게 된다.  시민이 필요에 의해 대표자를 뽑았지만, 정작 뽑은 뒤에는 대표자가 시민을 전쟁에 동원하고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적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문학작품의 배경인 시대를 비춰준다.  어차피 문학 작품이라는 것도 시대를 살아가면서 시대를 반영할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품을 이해하는 것도 시대의 시공간으로 들어가야 작품을 충분히 이해할 있듯 책은 스물여편의 작품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학작품을 소개한 역사적 사실(프랑스 혁명, 흑사병, 미국의 멕시코 침략전쟁 ) 간략히 소개하는 것도 좋은 양념거리다.  책은 처음부터 읽기 보다는 손이 가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은 내용이다.  특히, 이동 중에 짬짬이 읽기엔 안성맞춤형 책이다.

  •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문학과 당대 현실과의 어떻게 녹아 있는가를 통해 그 당대의 지혜를  살펴보는 것.수업 시...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문학과 당대 현실과의 어떻게 녹아 있는가를 통해 그 당대의 지혜를  살펴보는 것.
    수업 시간에 이처럼 접근하는 것이 반영론이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문학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스스로는 크게 게의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민담이나, 설화의 경우 그 시대를 사는 사회 구성원들의 현실이나, 소망하는 바가
    더욱 여실히 드러나 있음에도 그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에서 해결해 줄 수 없는 부당함이나 고민에 대해 때론, 직설적으로
    또 때로는 우회적으로 돌려서 문학속에 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온 유럽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19세기 후반을 보낸 그들이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했는데, 알퐁스 도테의 '별'처럼 전쟁 자체의 어떤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순수 문학을 통해 혼란이 그만 끝나기를 바라던 마음을 담기도 하고, 현실 고발적인 의미가 강한 '마지막 수업'과 같은 작품도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또한, 여자의 대한 인식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해 갔으며 인식의 변화에 따라 결말또한 완전히 달라 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푸른수염과 하얀새를 통해 비슷한 내용의 민담이라 할지라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문학을 통해 알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한 표현이지만, 온고지신이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 지고, 그것을 토태로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으로 역사 읽기는 시사해 주는 바가 무척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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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상현서림
판매등급
특급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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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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