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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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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쪽 | 규격外
ISBN-10 : 1185430156
ISBN-13 : 9791185430157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양장] 중고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그레이든 카터 (서문) | 역자 김승욱 | 출판사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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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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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낙서 4군데 이상. 모서리접힌 흔적도 두곳. 이런 상태를 상급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 모서리가 찌그러졌는데 뽁뽁이 한겹 둘러 보내주지 않음. 택배 받고 기분이 나빴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pinepi*** 2020.05.18
13 잘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3점 seokcha*** 2020.05.17
12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heb*** 2020.05.12
11 좋아요! 잘 받았어요~ 5점 만점에 5점 kowa*** 2020.04.07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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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기도하지 말아주오!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남긴 마지막 책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근대 이전에는 어느 문명권의 인간이든 신과 함께 내세를 꿈꾸며 죽음을 맞았다. 여전히 신앙의 위세는 대단하지만, 과학적 합리성과 근대사상의 영향으로 종교의 입지는 많이 줄어들었으며, 무신론자의 비율은 높이 올라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무신론자에게도 죽음은 찾아온다.

이 책은 최근의 영미권 지식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무신론자’ 혹은 ‘반신론자’였던 히친스가 남긴 마지막 저서로, 말기 식도암을 진단받은 이후 약 1년여 간의 관찰과 사색의 결과물을 담고 있다. 진단 결과를 처음 통보받은 후 느낀 당혹감부터 점차 파괴되는 몸, 그로 인한 지독한 고통과 상실감까지 가감 없이 진단하며,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과감한 통찰을 끌어낸다.

저자소개

저자 : 크리스토퍼 히친스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1949년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 발리올칼리지를 졸업했다. 뉴욕 뉴스쿨의 교양학부 객원교수였던 그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I.F. 스톤 석좌교수를 맡았다. 정치학자 겸 저널리스트로서 방송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였으며, 영미 언론이 선정한 ‘100인의 지식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뛰어난 비평가이자 탁월한 논쟁가였던 히친스는 2011년 12월 15일 휴스턴에서 식도암으로 눈을 감았다. 저서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2007년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결선에 올랐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 선집 《논쟁》《리딩》은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011년 올해의 최우수 도서 10’에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도 히친스는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오웰의 승리》《카를 마르크스와 파리 코뮌》《토머스 페인의 ‘인간의 권리’》 등 에세이, 비평, 르포를 넘나들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역자 : 김승욱
역자 김승욱은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를 거쳐 지금은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신은 위대하지 않다》《논쟁》《리딩》《분노의 포도》《리스본 쟁탈전》《동굴》《톨킨》《누가 사악한 늑대를 두려워하는가》《살인자들의 섬》《아스피린의 역사》《신 없는 사회》《소크라테스의 재판》《시인》《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들이 있다.

목차

?서문(그레이든 카터, 저널리스트?편집자)

Ⅰ … Ⅱ … Ⅲ … Ⅳ … Ⅴ … Ⅵ … Ⅶ … Ⅷ

?후기(캐럴 블루, 작가?히친스의 아내)

책 속으로

어떤 의미에서 나는 한동안 ‘부정’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다 알면서도 쓸데없이 생명의 불꽃을 태우며, 거기서 사랑스러운 빛이 나올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_23쪽 나는 그동안 죽음의 신에게 나를 향해 마음껏 낫을 휘둘러보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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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나는 한동안 ‘부정’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다 알면서도 쓸데없이 생명의 불꽃을 태우며, 거기서 사랑스러운 빛이 나올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_23쪽

나는 그동안 죽음의 신에게 나를 향해 마음껏 낫을 휘둘러보라며 비웃어댔고, 이제 심지어 나조차도 지루해질 만큼 진부하고 예측 가능한 일에 무릎을 꿇었을 뿐이다. 분노 역시 같은 이유로 쓸데없는 짓이 될 것이다. 대신 나는 계획들이 허사가 되었다는 생각에 심하게 짓눌려 있다._23~24쪽

“왜 하필 나인가?”라는 멍청한 질문에 우주는 아주 귀찮다는 듯 간신히 대답해준다. “안 될 것도 없잖아?”_25쪽

나도 투쟁이라는 이미지를 좋아한다. 때로는 내가 그저 심각한 위험에 처한 환자가 아니라 훌륭한 대의를 위해 고통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분명히 밝히건대, (…) 나는 그 독약 봉지 속의 내용물이 몸속으로 서서히 들어오는 동안 책을 읽거나 아니면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낼 때면, 열렬한 병사나 혁명가의 이미지는 결코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 수동성과 무능력의 늪에 잠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설탕이 물속에서 녹을 때처럼, 무기력 속에서 나도 녹아가는 것 같다._26쪽

내가 부자연스러운 존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간호사들 중에 페넬로페 크루즈가 있었다 해도 나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타나토스와의 전쟁에서 에로스의 즉각적인 상실은 초기의 엄청난 희생이다._28쪽


암 덩어리는 결코 살아 있는 유기체가 될 수 없다. 그것의 악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은 바로 그것의 ‘최선’이 곧 숙주와 함께 죽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숙주는 암 때문에 죽어버리거나, 아니면 암을 박멸하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_31쪽

복수심에 찬 신이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이 고작해야 내 나이와 예전의 ‘생활방식’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는 암을 내려주는 것이라면 그의 무기고는 슬플 정도로 비어 있음이 분명하다._33쪽

설사 목숨보다 목소리를 먼저 잃는다 해도, 나는 적어도 어둠과 맞닥뜨려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넬 때까지는 종교적 망상에 맞서 논박하는 글을 계속 쓸 것이다._34쪽

불치병에 걸렸을 때 재미있는 사실은, 조금은 금욕적인 태도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죽을 준비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시에 생존이라는 문제에 커다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은 확실히 기괴한 ‘삶’의 방식이다. 아침에는 변호사였다가 오후에는 의사가 된다고나 할까._35쪽

개신교 복음주의 보수주의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자기네 신도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편지로 알려왔다. 내가 처음으로 답장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그들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무엇을 위한 기도입니까?_36쪽

세속주의자 또는 무신론자인 수많은 친구들이 내게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이걸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자네야.” “자네 같은 사람 앞에서 암은 상대도 안 돼.” “자네는 틀림없이 극복할 수 있어.”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은 물론 좋은 날에도 이런 간곡한 말들은 살짝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면, 이 모든 동지들을 실망시키는 꼴이 될 테니까 말이다._39~40쪽

헛된 기도로 귀머거리 천국을 귀찮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 물론, 그것으로 여러분의 기분이 나아진다면 상관없지만._43쪽

기도를 이용해서 세상이 바로잡히기를 기원하거나 신에게 은총을 내려달라고 간청하는 사람은 사실상 심각한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는 것과 같다. 아니, 적어도 신을 한심하게 오해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일개 인간이 신에게 충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_46쪽

여러 분파들이 격렬한 싸움을 벌인 끝에 교회는 결국 ‘면죄부 판매’ 같은 악명 높은 행위들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런 지독한 신성모독이 그토록 화려하게 이윤을 내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많은 훌륭한 바실리카와 예배당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_47쪽

III
그들의 조언에 따르면, 나는 지금부터 당장 복숭아씨 가루를 먹어야 한다(아니, 살구씨였나?). 고대의 문명인들은 이 최고의 치료법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요즘은 탐욕스러운 의사들이 이 방법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내게 편지를 보낸 또다른 사람은 테스토스테론 보조제를 잔뜩 먹으라고 재촉했다. 아마도 사기를 높이자는 뜻이었을 것이다._51쪽

“인류를 위해 뭔가 하기 전에 죽게 된다면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한다.” 미국의 위대한 교육가 호러스 맨은 이렇게 썼다. 나는 새로운 약이나 수술법을 위한 실험재료로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 자신을 내놓았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법으로 나 자신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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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웅변가이자 기수이며, 신을 포함한 모든 폭군들에게 맞서 용감히 싸운 투사다.” -리처드 도킨스(과학자) ▶ 히친스 최후의 기록에 쏟아진 찬사 혹은 애도 -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유창한 말솜씨는 결코 그를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웅변가이자 기수이며, 신을 포함한 모든 폭군들에게 맞서 용감히 싸운 투사다.” -리처드 도킨스(과학자)

▶ 히친스 최후의 기록에 쏟아진 찬사 혹은 애도

-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유창한 말솜씨는 결코 그를 버리지 않았다. 그는 최고의 글쟁이이자 눈부신 친구였다.” -이언 매큐언(소설가)
- “히친스 같은 사람은 다시 없을 것이다.” -프레드 잉글리스, [인디펜던트]
- “현재 영국과 미국의 문필가 중에서 그에게 필적하는 인물은 없다.” -제이슨 카울리, [파이낸셜 타임스]
- “지난 30년 동안 히친스와 그의 글이 없었다면 세상은 더 빈곤하고, 재미없고, 협소한 곳이 되었을 것이라는 말은 그가 경멸했던 ‘진부한 표현’이다. 하지만 진실이기도 하다.” -존 그레이, [뉴 스테이츠먼]

기획 의도

오직 한 명의 인간으로서 죽음을 응시하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신 없이’ 죽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근대 이전에는 어느 문명권의 인간이든 신의 품 안에서 내세를 몽상하며 죽음을 맞아왔다. 하지만 과학적 합리성과 근대사상의 영향으로 종교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오늘날 세계에서 무신론자의 비율은 2.3퍼센트, 불가지론자의 비율은 11.9퍼센트에 이른다(2005년판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참고). 특히 서구적 근대화의 흔적이 깊은 국가일수록 이 비율은 높이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무신론적 세계관은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신앙의 현실적 위세가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이미 “신은 죽었”으며 내세는 농담 또는 관용적 표현에서나 희미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무신론자에게도 죽음은 찾아온다. 이들은 대체 이 약속 없는, 끝없는 미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과 쌍벽을 이루는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숙명적으로 마주친 생애 마지막 주제는 다름 아닌 ‘죽음’이었다. 신과 종교를 포함하여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예리한 비평을 가해온 저자는 자신의 죽음을 붙들고 일생을 건 최후의 대회전을 펼친다.
이 책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그가 남긴 마지막 저서로서, 말기 식도암을 진단받은 이후 약 1년여 간의 관찰과 사색의 결과물을 담았다. 사실 이는 죽음에 대한 관심 자체를 억압하려는 현대 사회에서 흔치 않은 시도이다. 처음 진단 결과를 통보받은 후 느낀 당혹감부터, 점차 파괴되는 몸, 그로 인한 지독한 고통과 상실감까지 가감없이 직시한다. 히친스는 여전히 도발적인 시선 아래, 결코 신에 기대지 않고 오직 한 명의 인간으로서 홀로 이 모든 죽음의 과정을 응시한다. 그는 무신론이 야기한 죽음의 공백 지대를 훌쩍 가로지르며,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눈부신 통찰을 이끌어낸다. 그럼으로써 이 위대하고 용감한 정신은 다음과 같이 유언하는 듯하다. 이제는 ‘신의 죽음’이 아닌 ‘인간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할 때라고.

“신에게 배팅하지 않겠다!”
히친스는 최근의 영미권 지식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무신론자’ 혹은 ‘반신론자’였다. 도킨스가 과학자의 입장에서 무신론을 입증해나갔다면, 히친스는 저널리스트 또는 사상가의 입장에서 신과 종교를 논파해나갔다. 그런 그는 혹시 죽음을 앞두고 ‘회심回心’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일관되게 무신론을 고수했다면, 그런 존재에게 죽음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 육체의 고통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병상에서의 고뇌의 내용은 무엇이며, 나아가 죽음 이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까?
분명한 것은 그는 무신론의 ‘지조’를 지켰다. “나는 적어도 어둠과 맞닥뜨려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넬 때까지는 종교적 망상에 맞서 논박하는 글을 계속 쓸 것이다.” 이런 단호함은 무신론자로서의 죽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파스칼의 도박’(신에게 믿음을 걸면 모든 것을 얻게 되지만, 천국의 제안을 거절하면 일이 잘못될 경우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철학자 파스칼의 이론)이라는 유혹을 이겨내고 죽음 앞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홀로 서 있겠다고 당당히 밝힌 것이다. 이는 세상 모든 무신론자들에게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한편, 이 책 전반에서 현대적 죽음을 사유할 수 있는 단단한 기초로 작용한다.
병의 초기 히친스에게 죽음은 구체적으로 ‘육체의 고통’으로 현상되는 듯하다. 내세라는 공간이 배제된 상태에서 그의 의식이 향하는 곳은 단연 자신의 몸이다. 종교의 복잡한 거짓과 위선을 가려내던 세심한 정신은 이제 고통의 목록을 세밀하게 구분한다(“이 병은 지나치게 정기적으로 나를 놀리듯 오늘의 스페셜 또는 이달의 별미를 내 앞에 내놓는다. 혀나 입안에 멋대로 생기는 궤양이 그것이다. 발이 차고 무감각해지는 가벼운 말단 신경장애는 어떤가? 여기에 구경꾼들의 격려라는 소음이 곁들여진다”). 매일 다른 고통의 뉘앙스는 그를 점차 지치게 만든다. 어떤 대목에선 그에게서 심각한 상실감과 열패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설탕이 물속에서 녹을 때처럼, 무기력 속에서 나도 녹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이처럼 무신론의 대가가 지극한 고통뿐이라면, 대체 희망의 근거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무신론자에게 죽음이란 비극적 결말 혹은 당혹스러움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히친스의 마지막 책, 삶을 향한 압도적인 긍정
히친스는 끝까지 ‘파스칼의 도박’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죽음을 대하는 두 가지 귀한 태도를 발견해낸다. 먼저 죽음에 대한 심드렁함, 무관심이다(“‘왜 하필 나인가?’라는 멍청한 질문에 우주는 아주 귀찮다는 듯 간신히 대답해준다. ‘안 될 것도 없잖아?’”). 이러한 의도적 무관심은 무신론 논리의 연장인 동시에,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명언을 연상시킨다(“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왔을 때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죽음을 고뇌하지 않는 것, 죽음 이후를 불안해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죽음에 관한 하나의 성숙한 태도라는 것이다. 그것은 회피가 아니라 회향回向이며, 따라서 당혹스러움 역시 가뿐히 지나칠 수 있게 된다. 히친스가 이 책에서 육체의 고통을 호소할망정 단 한 번도 죽음이나 내세에 대해 갈등을 하지 않는 것에서 우리는 무신론자의 죽음관을 간접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히친스가 궁극적으로 회향한 곳은 어디였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이었다. 그의 아내 캐럴 블루가 회상하는 것처럼, “남편은 무서울 정도로 삶을 고집”했다. 그는 죽음에 직면하여 역설적으로 삶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눈뜬다. 존재가 상실되어가는 만큼, 삶의 아름다움이 지극해진 것이다. 마치 불꽃이 그 절정에 도달할 때 가장 화려한 것처럼, 죽음은 일생의 피날레인 양 의미화된다. 이 책에서 히친스가 ‘말’과 ‘목소리’와 ‘글’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것은 그것이 상실의 징후를 보일 때이다. 물론 그에게선 순정한 절정의 기쁨이 느껴지기보다는, 상실감이 가득 차 있다. 그는 슬픔과 무력감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통해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것이 히친스가 거짓 없이 마주한 죽음의 진실, 회향의 안식처였지 싶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이처럼 현대적 죽음을 사유할 공간을 열어놓았다. “어쩌면 내가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될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소망은 그가 의도한 것처럼 의학의 영역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상의 영역에서만큼은 유효하다. 히친스의 마지막 저서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비록 미완된 메모 수십 장으로 끝나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그의 다른 어떤 주저보다 강렬한 아우라를 지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언론사 서평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깊었던 한 휴머니스트의 독백이 뭉클하다.” -〈조선일보〉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통해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다.” -〈경향신문〉
“웅변가이자 투사였던 저자가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벌인 최후의 대회전으로 손색이 없다.” -〈한국일보〉
“오직 한 명의 인간으로서 홀로 죽음의 과정을 응시했다.” -〈매일경제〉
“그의 ‘죽음’에 대한 도전은 매우 도발적이라 할 수 있다.” - 〈서울경제〉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죽음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문화일보〉

-책속으로 추가-
VI
중병에 걸렸을 때 생기는 변화 하나는, 믿음이 가던 말들과 익숙한 원칙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예전만큼 확신을 갖고 할 수 없는 말이 하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내가 죽지 않는 한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뿐”이라는 말을 예전만큼 하지 않게 되었다._87쪽

무정한 현실, 그것도 약에 에워싸인 현실 속에는 우리를 죽일 수 있는 것, 죽이지 않는 것, 그리고 우리를 상당히 약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_88쪽

통증이 가장 심할 때는 마치 노새한테 등을 차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피부 겉에 벌겋게 염증이 생긴 것처럼 속도 그런 상태인지 궁금했다. 그러다가 터무니없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 대해 미리 자세히 들었다 해도 치료받기를 선택했을까? 너무 힘들어서 숨을 몰아쉬고 몸부림을 치고 저주를 퍼부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_96쪽

기억을 바탕으로 통증을 묘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십중팔구 우리에게 다행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증에 대해 미리 경고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내게 양성자를 쓴 의사들이 솔직하게 설명해주고 싶었다 해도, 아마 “대단히 불편할 것”이라거나 타는 듯한 감각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미리 어떤 대비를 했다 해도 진통제들을 비웃으며 나의 핵심을 공격해대는 이 통증을 감당할 수 없었으리라는 점이다._96~97쪽

진통제 주사야말로 진정한 이벤트였다. 운이 좋으면 일부 진통제의 경우 몸속에 투여되는 즉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따스하고 간질간질한 느낌과 함께 바보 같은 행복에 잠기게 된다고나 할까. 옥시콘틴에 중독돼서 약을 구하려고 약국을 습격하는 서글픈 부랑아들 같은 신세가 되다니. 하지만 그것은 지루함을 완화해주었고, 죄책감이 섞인 즐거움을 주었으며, 특히 통증에서 풀려나게 해주었다._99쪽

나는 팔, 손, 손가락의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사를 맞은 직후에 이 글을 타이핑하고 있다. 손가락 같은 말단부위의 감각이 사라지는 것이 이 통증의 주된 부수효과다. 이런 증상을 느낄 때면 나는 글 쓰는 능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비이성적이라고 할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글 쓰는 능력이 사라지면 ‘살고자 하는 의지’ 또한 크게 희박해질 것 같다는 확신이 미리 든다._101쪽

나는 글쓰기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당당하게 자주 말하곤 하는데, 이건 진심이다._101쪽

지금까지 나는 병이 어떤 어려움을 안겨주든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국 쇠약해질 수밖에 없는 몸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계속 병과 싸우기로 결심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건강한 사람도 비록 좀더 느긋하기는 할망정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_102~103쪽

VII
“오늘은 어떻습니까?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있나요” 현대의 의료진이 어떤 경우든 완곡한 표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그들이 작은 ‘불편’이라도 입에 담지 않으려고 예의바르게 노력한다는 점이 특히 두드러진 예다. 완곡한 표현의 또다른 방법은 사전계획과 조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통증관리’팀을 아직 만나보지 못하셨나요?”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이 질문을 잘못 들으면, 고문자拷問者가 심문 대상에게 앞으로 사용할 고문 도구들을 보여주거나 어떤 기법들을 쓸 것인지 설명하면서 이런 위협 자체를 가장 강력한 고문으로 이용하던 관행의 잔상처럼 느껴질 수 있다._110~111쪽

이 병원의 모든 병실에서는 환자가 어떤 각도로 침대에 누워 있든, 벽에 집요하게 박혀 있는 커다란 검은 금속 십자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점에 대해 나는 특별히 반감을 느끼지 않았다. 사실 그 병원의 이름을 되풀이해서 새겨놓은 것과 그리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또한 종교전쟁과 이단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죽을 때까지 강제로 십자가를 보게 만드는 관행이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_114쪽

병원과 의학계의 일상적이고 진부한 처치들 중에는 국가가 후원하는 고문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있다._115쪽

VIII
나는 항상 스스로의 이성적인 사고능력과 엄격한 물질주의를 자랑스러워했다. 내가 몸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몸이다. 그러면서도 이 말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내 경우만 예외로 칠 수 있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행동한 적이 많았다. 투어 중에 목이 쉬고 피로가 느껴진다고? 그럼 투어를 끝낸 뒤에 병원에 가보자!_120쪽

수면제를 먹고 행복하게 꾸벅거리는 것이 왠지 삶을 낭비하는 짓 같다. 앞으로 의식을 잃고 지낼 시간이 많을 텐데._120쪽

아프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아내와 말다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_123쪽

약간의 동정이 서린 말은 의도와 달리 최종적인 느낌을 준다. 과거시제, 또는 마치 고별사 같은 느낌 때문이다. 꽃을 보내는 것은 생각만큼 좋은 일이 아니다._124쪽

나는 암과 싸우고 있지 않다. 암이 나와 싸우고 있다._124쪽

용감하다고? 하! 그건 당신이 도망칠 수 없는 싸움을 할 때에나 쓰는 말이다._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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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무신론자,불가지론자 등의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종교를 갖지 않고 신앙심이 없다든지,신의 존재를 알 수가 없...
     요즘 무신론자,불가지론자 등의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종교를 갖지 않고 신앙심이 없다든지,신의 존재를 알 수가 없다고 논하는 자 정도의 의미일 것인데,각종교가 본래 갖고 있는 고유의 교리와 교조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육체적,정신적 나약한 인간에게 구심점 및 든든한 의지가 되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대부분의 나라가 종교의 자유가 있어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찾아 신앙심을 기르고 다가올 내세를 든든하게 대비하려는 경우도 있다.종교가 없어도,신의 존재를 믿지 못해도 자신의 생활가치관을 굳건히 믿고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그런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의 경우에는 살아가면서 환란이 닥쳤을 때 정신적인 고통과 혼란을 느낄 것이다.특히 죽음의 순간이 가까워졌다고 자각할 경우에는 돈과 물질,명예,권력보다는 그간 인간적인 면에서 주위와 불협화음을 이루고 인적자산인 인간관계를 크게 소홀히 했다면 살아 온 지난 시절을 크게 성찰하고 남게 될 유족들에게 회한의 심정을 토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게 산 것도 아닌 나이이다보니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볼 때가 있다.태어날 때는 기쁨과 축복을 받으며 세상의 빛을 받지만 죽음의 순간은 의식,기억도 없는 무의식의 명부의 세계로 누구나 가게 마련이다.태어나는 순간은 단초롭지만 죽음은 하나의 의식을 치뤄내야 하기에 유족들은 망자를 위해 경건함 속에서 장례를 치뤄야 하는 것이 의식상 대조가 된다.시간의 문제이겠지만 누구나 맞이하게 될 죽음은 막연하게 두렵기만 할 것이다.삶의 과정이 준비하고 대처해 나가야 하듯 죽음이라는 문제도 초연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정신적.의식적인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그래서 죽음은 삶과 하나이다 라는 것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자신이 믿는 종교,신앙이 있다면 그 종교,교리에 순명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울 것이다.불교에서 말하는 '안심입명'의 경지에 이르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학자,저널리스트,비평가,탁월한 논쟁가의 수식어가 붙는 고(故)크리스토퍼 히친스는 '100인의 지식인' 5위에도 오른 인물이다.그는 생전 실존적인 입장에서 신의 존재에 관한 도서를 여러 편 출간을 했으며,사회부조리,타락한 이념.사상의 문제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열띤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그중에 《논쟁》을 읽은 적이 있는데,의심스러운 것을 의심하는 깨우친 지식인이었다.또한 그의 방대한 지식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과도 같은데,과거와 현재의 폭넓고 다양한 정치,문화 이슈들을 사랑,혐오,따스함,권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세상의 그늘에 드리워진 것들을 밖으로 들어내는 용기와 결단력,솔직함을 넘어 (그의 얘기 속에는)유머와 연민의 정까지도 함축되어 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2011년 12월 식도암으로 운명을 달리하기 직전 팔,손,손가락의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사를 맞은 직후에 삶의 단상을 성찰 형식으로 그려 내고 있다.비평가로서,논쟁가로서,학자로서,저널리스트로서 종횡무진하게 활동하던 히친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식도암이 찾아 오면서 그는 누구도 견뎌내기 힘든 35일 간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피를 너무 많이 뽑아 온몸이 시퍼렇게 멍자국으로 가득했던 히친스였지만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꼭 살아 돌아가 삶의 의지와 투지로 인해 살아 왔노라고 투병일지를 기록하겠다고 간절히 소망하기도 했다.또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죽음이 가까워졌다고 생각이 든 그는 기독교 성경 구절 및 신의 존재,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즉 기독교의 신은 전지전능하다,신도들은 신의 무한한 지혜와 능력을 필사적으로 필요로 한다 등이다.암투병을 하는 환자 및 그에 상응하는 중증 환자들에게 희미한 기억,의식이 붙어 있는 한 곁에서 병수발을 하는 보호자 및 병문안을 하는 지인들은 환자에게 최대한 평안과 미소,따스함과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사랑과 감사,영생의 뜻도 전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백 번 천 번을 들어도 싫지 않은 변치 않은 소중한 진실은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마태복음 16장 26절>일 것이다.요즘 건강 관련 도서들이 많이 출간되어 건강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있는데,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규칙적인 생활 습관,올바르고 균형잡힌 식습관,적절한 운동 등이 건강과 행복을 챙겨주지 않을까 한다.돈,권력,명예가 아무리 좋고 달콤해도 죽어지고 말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생전 비평의 시각으로 거침 없고 당당했던 크리스토퍼 히친스였지만 죽음을 자각하고 죽음의 경계에 선 순간,그는 자신이 못다한 말을 성찰하는 심경으로 죽음을 순명으로 받아들였다.이 도서는 그의 유작이고 삶과 죽음에 대해 강한 긍정과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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