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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349쪽 | 규격外
ISBN-10 : 1160402280
ISBN-13 : 9791160402285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중고
저자 조수경 |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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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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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곪은 채 지난한 시간을 견뎌온 어떤 마음에 대하여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수경의 첫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죽음까지 선택할 수 있는 삶은 한 개인의 생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 작품은 안락사가 합법화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진정 안락한 삶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마음의 병으로 삶이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죽음이 아닌,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랫동안 방에 틀어박혀 우울을 견디며 살아온 서우. 마음의 병으로 말까지 잃은 서우는 결국 엄마를 설득해 안락사를 진행시켜주는 센터에 입소한다. 센터에서 내린 처방은 한 달. 그 기간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서우는 언제든지 약을 받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우는 죽기 위해 들어간 센터에서 태한을 비롯한 친구들을 만나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나눠 먹고, 각자의 아픈 상처를 나누면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삶에서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하는지 깨닫는데…….

저자소개

저자 : 조수경
글. 그림. 여행.
세상 구경 실컷 하고, 아이들과 동물들을 사랑하면서 살다 가고 싶은 소설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젤리피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이 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센터에서 평온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그러니까 정말 죽음 외에는 답이 없는, 죽음이 필요한, 죽음이 최선인 그런 경우였다. _29쪽 “우울증은 죄가 아냐. 아무 잘못 없어. 우리가 뭐, 사람을 죽였어? 아님, 사기를 쳤어? 아니잖아. 그냥 ...

[책 속으로 더 보기]

센터에서 평온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그러니까 정말 죽음 외에는 답이 없는, 죽음이 필요한, 죽음이 최선인 그런 경우였다. _29쪽

“우울증은 죄가 아냐. 아무 잘못 없어. 우리가 뭐, 사람을 죽였어? 아님, 사기를 쳤어? 아니잖아. 그냥 우린 마음이 아픈 것뿐이야. 마음 아픈 것도 몸 아픈 거랑 똑같아.” _103쪽

영영 빛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희미하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영영 암흑일 줄 알았는데, 개기일식 같은 거였어. 숨이 붙어 있으면, 숨만 붙어 있으면 빛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더라. _199쪽

드러내기 초라해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삶이라 해도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슬픈 기분이었어. 누군가는 기억해주길 바랐어. 누군가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_215쪽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려움도, 외로움도, 고통도, 모두 비밀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 _245쪽

거짓말에 대한 분노. 위선에 대한 분노. 함부로 떠드는 사람들, 쉽게 말을 전하는 사람들, 일상의 악마들에 대한 분노. 그들에겐 그저 순간의 재미에 불과하겠지만, 누군가에겐 생 전체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일이야. _278쪽

“정말 이상해. 왜 나쁜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걸까?” _279쪽

생도, 기대도, 희망도, 행복도, 모두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
나의 것이 아닌 것. 감히 내가 꿈꿔서는 안 되는 것.
그래, 이제 그만두자.
다 끝내자. _329쪽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그건 희망 같은 게 아니었다.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끈 같은 거였다. 자궁 안에서 모체와 태아가 탯줄로 연결된 것처럼, 날 때부터 생과 우리 사이에 연결된 그 무엇. 배신당하고 또 배신당해도 쉽게 놓을 수 없는 어떤 것. 놓지 못하게 만드는 어떤 것. _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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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죽음을 생각하는 건 언제나 삶을 생각하는 일이다” 고장 난 것은 고장 난 채로. 부서진 것은 부서진 채로 서우가 모든 것을 끝낼 방법은 오직 하나, 죽음뿐이었다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수경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아침...

[출판사서평 더 보기]

“죽음을 생각하는 건 언제나 삶을 생각하는 일이다”

고장 난 것은 고장 난 채로. 부서진 것은 부서진 채로
서우가 모든 것을 끝낼 방법은 오직 하나, 죽음뿐이었다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수경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가 출간됐다. 첫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이 각자의 지옥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는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긴 시간 논란 속에 있었던 존엄사법이 국내에서 시행된 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죽음을 결정하는 권리에 대한 논의는 뜨거운 감자다. 죽음까지 선택할 수 있는 삶은 한 개인의 생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서우는 오랫동안 방에 틀어박혀 우울을 견디며 살아왔다. 마음의 병으로 말까지 잃은 서우는 결국 안락사를 진행시켜주는 센터에 입소하고자 하는데…. 소설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진정 안락한 삶’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마음의 병으로 삶이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죽음이 아닌,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얼마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잖아.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_본문 중에서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는 삶과 고통, 그리고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사람들은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일까? 전 세계에서 자살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수가 한 해 81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의학저널(BMJ)이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률은 1990년 이후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자살은 전체 사망 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죽음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삶의 고통은 어떤 것일까? 안락사가 가능하다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은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안락사를 위해 센터에 들어가려는 서우와 이를 말리는 엄마의 대화는 죽음보다 더한 삶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살아야지, 그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줄 알아?
“그래도 살아야지!”
-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말, 괜찮다는 말, 괜찮아질 거라는 말. 나는 안 해봤을 것 같아? 그런 생각이라면 나 같은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해봤을 거야. 그런데, 살아야지 살아야지 해도 도무지 안 살아지면, 안 되겠으면, 그럼 그땐 어떻게 해야 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소설은 주인공 서우를 중심으로 센터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을 살뜰한 마음으로 그려내며, 우리 옆에 누군가가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는 그들의 고통이 감기와 같은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은 고통의 정도에는 표준이 없음을 강조한다.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아픔이 누군가의 우주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고 말이다.

삶, 상처, 아픔, 고통, 우울…
그리고 그 사이를 밝히는 다정한 빛

“누군가는 죽음을 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였다.” _본문 중에서

아직 한국에서는 죽음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부족한 편이지만, 죽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삶의 일부로 수용하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은 현 존재의 가장 고유한 가능성”이라고 했다. 서우가 끝내 엄마를 설득해 안락사 센터에 입소하게 된 것은 죽음을 존재의 끝이 아닌 존재의 방식으로 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센터에서 내린 처방은 한 달. 그 기간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서우는 언제든지 약을 받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우는 죽기 위해 들어간 센터에서 태한을 비롯한 친구들을 만나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나눠 먹고, 각자의 아픈 상처를 나누면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삶에서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하는지 깨닫는다.
삶이란 거창한 단어를 이루는 것들은 소소하고 작은 생활에서 비롯된다. 좋아하는 밀크티를 마시며 산책하는 기쁨,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유쾌함, 서로를 안아주는 품의 따뜻함, 누군가와 맞잡은 손의 떨림까지. 모두 서우가 죽음 앞에서야 마주한 가장 깊고 진한 생의 모습들이다. 결국 작가는 좋은 죽음에 대한 고민은 좋은 삶을 생각하게 하며, 미련하리만큼 삶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아픔
누구가의 삶에 대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꽤 소중하지. 필요한 거고.
그렇다고 해서 삶이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잖아.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말로 삶이 더 간절한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래서 더 아픈 건지도 몰라. 삶이, 진짜 살아 있는 삶이 너무나 간절해서.
_본문 중에서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는 아픔이 곪은 채 지난한 시간을 견뎌온 어떤 마음에 대한 소설이다. 삶이 한 개인의 무수한 선택으로 점철돼 있다면, 여기 그 선택지에 죽음만 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소설은 서로 다른 세대와 성별의 인물들을 통해 삶의 서로 다른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아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밝게만 보이는 ‘양지’는 숨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반려견 또또의 모습을 목격하며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다. 죽음이 무서워 더 이상 사람의 눈을 바라볼 수도, 살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한 여사’는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어떤 향수로도 가릴 수 없는 늙음의 체취를 마주하자, 그녀는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손 형’은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다. 결국 그의 가족은 깨졌고 그렇게 그는 남은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평생 외톨이였던 ‘민아’와 사랑하는 이의 배신으로 꿈마저 잃어버린 ‘연우’까지. 삶은 때때로 죽음보다 더한 아픔을 준다. 그 아픔은 삶의 작은 균열에서부터 서서히 다가올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큰 사건처럼 내 앞에 놓이기도 한다.
이는 전작 《모두가 부서진》의 지독한 현실을 깨우는 서늘한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번 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의 온도는 보다 따뜻하다. “그래, 사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애썼어” 하면서 삶의 고통에 밀려 죽음에 바투 선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선택이 삶으로 향하길 바라는 바람을 담아.
서우의 아침에는 삶과 죽음,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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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에게는 자살이 최고의 처방이 되기도 한다. 물론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하며, 그들을 이해시키는 일은 ‘기역 자’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만으로 팔만대장경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의 경우도 쉽지는 않았다. (p.13)

     
     

    그들이 세상에 원하는 건 단 한 가지였다. 회복될 가망이 없는 몸의 병처럼, 회복될 가망이 없는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빼앗지 말라. 실제로 그랬다. 당시만해도 자살은커녕 ‘죽음’을 논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보다 더 오래전에는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안락사는커녕 존엄사 조차 택할 수 없는 시절도 존재했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존엄사를 ‘살인’ 혹은 ‘자살’이라 부르며 매일 죽음보다 더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굵은 관을 찔러 넣는 형벌까지 얹어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통의 정도’가 아니었다. 똑같이 온몸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삶을 원했고, 누군가는 죽음을 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였다. (p.21)

     
     

    센터장이 양지를 안았다. 한 여사님을 안았다. 손형을 끌어안았다. 작가 선생을 끌어안았고, 다음으로 김태한을 끌어안았고, 그리고, 마침내 내 앞에 섰다. 나는 눈을 꾹 감고 숨을 크게 참았다. 낯선 냄새와 낯선 타인의 품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1초, 2초, 3초······.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졌을 시간이 흘러가고 센터장의 품에서 벗어났을 때, 안에서 뭔가 쑥 빠져나간 기분이었다. 아니 뭔가 꽉 채워진 기분이었다. 아니, 모르겠다. 도무지 모르겠는 어떤 기분.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감정의 핵을 쿡 찌른 기분. 저 안에서부터 뭔가가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기분. 뭔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채 센터장의 뒤를 이어 포옹의 파도를 몰고 오는 사람들 품에 차례로 안겼다. (p.151)

     
     

    눈가가 뜨거워졌다. 눈을 꾹 감고 입술을 깨물었지만 눈물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삼키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연수가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을지 알 것 같았기 때문에. 그리고, 약을 삼키던 날 내 마음이 어땠는지 이제 알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사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죽는 것도 두려웠다. 단순히 죽는 것만 두려운 건 아니었다. 세상과 끝이라는 사실 역시 무서웠다. 하루도, 숨도, 생각도 모두 끝나버린다는 게 뭔지, 끝의 다음을 알 수 없어 겁이 났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그건 희망 같은 게 아니었다.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끈 같은 거였다. 자궁 안에서 모체와 태아가 탯줄로 연결된 것처럼, 날 때부터 생과 우리 사이에 연결된 그 무엇. 배신당하고 또 배신당해도 쉽게 놓을 수 없는 어떤 것. 놓지 못하게 만드는 어떤 것. (p.342)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어 각 지역마다 센터가 운영되기 시작하는 등 안락사가 합법화되자 오랫동안 방에 틀어박혀 우울을 견디며 살아온 서우는 센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미성년자를 벗어난 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센터에 입소하기 위해서 본인의 결정 외에 다른 누구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돈은 필요했다. 그것도 제법 큰 돈이. 오래전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이후로 현관문을 열어본 적 없는 그에게 큰돈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당장 재택근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제대로 된 졸업장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노동이 전부였고, 일이 단순한 만큼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 또한 단순했다. 그러는 동안 센터가 문을 열었고 첫 번째 입소자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센터에 들어갔다. 초조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용을 전부 마련하려면 3년도 넘게 걸릴 거였다.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센터가 없던 시절에야 죽지 못해 살았다지만 이제는 애기가 달랐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우는 결국 엄마를 설득해 안락사를 진행시켜주는 센터에 입소한다. 특별위원회에서 그에게 내린 처방은 한 달. 그 기간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서우는 언제든지 약을 받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우는 죽기 위해 들어간 센터에서 태한을 비롯한 친구들을 만나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나눠 먹고, 각자의 아픈 상처를 나누면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삶에서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하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스스로 죽을 권리를 인정한 시대. 책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진정 안락한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그리고 마음의 병으로 삶이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죽음이 아닌,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회복 불가능한 마음의 질병으로 오랜 시간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렇게 고통받아야 마땅한가.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평온할 수는 없는가. 이것은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하고 계획해 온 결과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삶의 일부로 수용하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밝게만 보이는 ‘양지’는 숨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반려견 또또의 모습을 목격하며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다. 그 뒤로 죽음이 무서워 더 이상 사람의 눈을 바라볼 수도, 살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한 여사’는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어떤 향수로도 가릴 수 없는 늙음의 체취를 마주하자, 그녀는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손 형’은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다. 결국 그의 가족은 깨졌고 그렇게 그는 남은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평생 외톨이였던 민아와 사랑하는 이의 배신으로 꿈마저 잃어버린 연우까지. 삶은 때때로 죽음보다 더한 아픔을 준다. 그 아픔은 삶의 작은 균열에서부터 서서히 다가올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큰 사건처럼 내 앞에 놓이기도 한다. 안락사가 가능하다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은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삶과 고통, 그리고 죽음. 분명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선택이고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란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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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조수경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봄.

    노랗고, 하얗고, 분홍빛 도는 꽃잎이 맞이하는 계절

    '죽음'의 이야기에 '삶'을 생각해 봅니다.

     

    '순간을 살아간다.'라는 말, '순간을 죽어간다.'라는 말

    같으면서도 너무다 다른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이 정해진 운명이라면 우리는 죽음을 향해 하루를 살아가죠.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서로 반대의 끝에 머물러 있는 단어 같았는데. 생각해 보면 딱 붙어 있는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 같은 듯 다른 이 말의 뜻을 조수경의 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를 읽으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존엄-사 尊嚴死

    명사

    1. 법률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 또는 그런 견해. 의사는 환자의 동의 없이 원칙적으로 치료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소극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칼렌 앤 퀸런의 치료 중단을 요구한 부모의 주장을 인정한 재판에서 생겨난 말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소설은 '존엄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죽을 수 있는 것. 죽는다는 것에 품위란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죽음들을 생각해 보면 '죽음의 품위', '존엄사'라는 것을 짐작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이라고 불립니다. 정식 법명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라고 해요.

    2016년 2월 3일 제정되어 2017년 8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죠.

    이 법은 말하자면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다.'가 핵심입니다.

    법이 통과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전히 반대하는 분들도 많죠.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육체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범위를 확장 시키죠.

    어쨌든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마음의 질병으로 회생이 불가능한 사람의 안락사를 허용한다." - p.19

    한 문장으로 이 소설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린 이제 육체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했는데.

    마음의 병으로 인한 죽음의 선택이라니 너무 앞서간 것 같긴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존엄사법이 통과될 때 일부 사람들에게선 나왔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마음의 병도 병인데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죽음에서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 싶다는 의견입니다. 현실에서 언젠가는 다루게 될 이야기를 작가는 소설에서 그려봤어요. 만약에 마음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한다면 조수경 작가가 상상한 세상이 현실이 될 것만 같죠.

     

    존엄 尊嚴

    명사

    1.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부엉이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꿈을 꿨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부엉이 꿈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으로 죽음을 예견하는 흉몽이 어째서 길몽이 될까란 의문을 가지게 만들죠.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센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주인공'서우'의 이야기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센터'가 등장합니다.

    무분별하게 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의 일환이죠.

    국가 지정과 법인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는 지금의 복지센터를 그대로 빌려 왔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주인공이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센터'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으로 채워집니다.

    법안의 구성과, 안전장치, 센터가 필요한 이유와 센터의 이용 방법 같은 것들이죠. 그동안 시간을 흐르면서 주인공 주변에서 여러 가지 '죽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의 흐르면서 주인공에 집중된 시선은 가족으로, 사회로 확장됩니다.

    확장의 끝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있어요.

    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악명을 떨치는 오늘의 한국을 생각할 수밖에 없죠.

    현실에도 마음의 병도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이 만들어진다면 소설에서처럼 자살률이 줄어들까요?.

    '자살'을 생각할 때면 살아갈 희망이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어쩌면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통의 끝에 찾아오는 몸부림 일지도 모르고, 사회에서 몰아넣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무엇이 되었든 일단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딱하다, 안됐다 같은 말이 나오지만

    '왜?'라는 의문이 가장 크죠.

     

    소설을 읽다 보면 '죽음'에 대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읽을 때는 눈물도 살짝 맺혔어요. 이유 없는 병은 없다는데 스스로 자책하는 그 마음은 어째서일까 싶어요. 계절 탓일까 4라는 숫자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 참 잔인한 달로 기억되는 4월 소설을 읽으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어린 나이에 죽음을 선택했던 친구들...

    역시 어린 나이에 들려온 소식에 지키지 못한 약속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을 앉고 보냈던 날들.

    마지막 가는 길조차 그런 곳에는 가는 것이 아니라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남겨둔 사진조차 보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마음은 풀어지지 않네요.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다음에 같이 하자던 약속. 하필이면 '다음'으로 미뤘던 마지막 약속이 평생 지울 수 없는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

     

    후회되는 미루기는 하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겨두고 떠난 탓일까.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한동안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가까운 사이는 몇 없죠.

    가까워지는데도 시간이 무척 필요합니다.

    그러다 마음을 터놓았는데 또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싶은 마음에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게 참 어렵네요.

     

    아침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생각하는 순간들 괜히 슬픔이 차올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이 저를 살아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우'의 세상은 '센터'에서 넓어졌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사랑일까 고민도 하고, 안 나오던 말도 나오게 되었죠.

    그리고 '사랑'을 고민하게 했던 그녀가 남겨둔 물건을 보며 조금 더 머물기로 하죠.

    어쩌면 '존엄사'라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죽음을 겪더라도 죽지 않는 이상은 '죽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세상에 남아 당신을 떠올리는 그 순간이야말로'살아간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완연한 봄.

    잊지 못할 이름이 있다면 #조수경 작가의 #아침을뽈때마다당신을떠올릴거야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소설#봄#죽음#삶#존엄#존엄사#안락사#한겨레출판#아독방#아직독립하지못한책방#리뷰#서평#감상#글#책#이야기

     

     

     

     

     

     

     

     

     

     

     

     

     

     

     

     

     

     

     

     

     

     

  •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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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안락사가 합법화 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로

    안락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설책이다.

    오랫동안 방에 있으면서 우울증에 견디며 살아온 서우는 마음 병까지 말도 못할 정도까지 심한 병을 앓게 되면서 사설 안락사 센터에 입소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펼치게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을 그냥 가볍게 볼 책은 아닌듯 하다.

    몸이 좋지 않아서 내 힘으로 살아갈 상황이 아니라면 안락사를 하고 싶은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몸은 망가지는 것을 포함하여 마음의 병으로 삶을 살아가기 힘든 이들은 과연 안락사를 통해 이런 삶이 정말 좋은 인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생각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건 언제나 삶을 생각하는 일이다>

    그리고 과연 서우는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안락사를 선택할 것인지..이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난 이 책에 나온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서우의 심정을 하나하나 나하고 연관인 거 같아 공감이 되었던 책이었다.

    세상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던 난 주인공 서우를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면서 한 장 눈물을 흘리며 읽어나갔다.


    삶은 내가 원하는대로 가지 않지만

    죽는 것도 내 선택으로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서 씁쓸할 때가 많았다.

    정말 답이 보이지가 않는 삶을 살아갈 방법이 없다면 이대로 사는 것이 맞는건지..생각하게 된다.

    나도 아직 한번도 일이 풀리지가 몇번이고 주인공처럼 약을 받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나도 그런 기분을 알기에..

    차마 이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남을 위해서 사는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다.

    감히 건들 수도 없는 내 인생이다.

    그런 내 인생을 내 선택으로 안락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으면 좋겠다.


    마음의 병이 심각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도중에 포기하게 된다.

    고치기 어렵다면 안락사도 생각이 들 때가 많아지게 된다.

    이 책은 내 인생에 있어서 안락사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이 책을 소설로만 보는 것이 아닌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직면할 수 있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아직도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이점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며 살아야하는지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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