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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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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쪽 | A5
ISBN-10 : 895460398X
ISBN-13 : 9788954603980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중고
저자 김연수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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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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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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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2005년 겨울부터 2007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장편소설을 한 권으로 모아 엮은 김연수의 장편소설이다. 1990년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학생회의 간부로 있는 작중화자의 눈으로,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역사적 기록들의 틈새에 처박힌 개인의 진실을 파고들어, 역설적으로 '밝힐 수 없는 공동체'의 내면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뜻하지 않게 방북 학생 예비대표 자격으로 독일로 가게 된 '나', 독일에서 만나게 된 강시우와 독일인 헬무트 베르크, 그리고 여자친구인 정민의 삼촌까지, 시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양한 개인의 수많은 이야기를 다채로운 파노라마로 엮어나간다.

저자소개

저자 : 김연수
저자 |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2007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 국도』 『사랑이라니, 선영아』, 소설집 『스무 살』,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등이 있다.

목차

단 하나의 실낱같지만 확실한 무엇
그리고 大腦와 性器 사이에
라디오의 나날들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으니
모든 게 끝장나도 내겐 아직 죽을 힘이 남았어
내게 조국은 하나뿐입니다, 선생님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지옥불 속에서도 붐붐할 수 있는
건포도 폭격기와 낙타의 역설
비둘기도 바다 건너 산을 건너서
門열어라 꽃아, 門열어아 꽃아
그리고 그의 이름은 헬무트 베르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베를린, 레이, 십 그램의 마리화나
뒷산에서 놀러 내려왔던 원숭이 바쿠도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그러면 존재하는 현실은 무너지리라
커다랗고 하얗고 넓은 침대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나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 김연수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글 쓰는 순간에만 (나의) 진실이 존재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는 도저한 문학주의자, 글쓰기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작가이다. 그는 말한다. “그...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나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 김연수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글 쓰는 순간에만 (나의) 진실이 존재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는 도저한 문학주의자, 글쓰기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작가이다. 그는 말한다. “그게 안 찾아지니까 계속 글을 쓰게 되는 것”이라고.

그런 그에게 91년은 ‘세계관의 원점’이었다. 역사를 회의하고 진실을 열망하게 된 분기점이었다. ‘분신정국’ ‘죽음의 굿판’ ‘정원식 총리 밀가루 사건’ ‘전대협의 북한행’ 등 한국사회에서 ‘경계’들이, 한국사회 곳곳의 베를린 장벽들이 무너지고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그 시절, 그는 “내게도 믿어 의심치 않았던 ‘확신’과 ‘경계’들이 그해 이후 사라져갔다”고 했다. 문학도이던 그에게 그 시간은 “리얼리즘 문학으로 쓸 수 없게 된 시대”로 다가왔다. 언젠가 그는 이를 두고 “은폐된 현실을 폭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할 것인가가 내 소설의 관심사가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그는 전통적인 소설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 이전의 사실주의적 문학과 다른 세계를 펼치게 됐다. 국경과 역사를 넘어선 ‘거짓말’을 쓰게 된 것이다. 진실보다 더 진실 같은 거짓말을 쓰기 위해 그는 고단하게 발품을 팔고, 수많은 기록을 더듬으며, 한 글자 한 글자 문장을 만들고, 두 겹 세 겹의 겹눈으로 세상을 살펴왔다.

2005년 겨울부터 2007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바로 그렇게, 몇 겹의 눈으로 들여다본 그 시절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학생회의 간부로 있는 작중화자 ‘나’는 어쩐지, 90년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마치 다큐멘터리라도 감상하듯 한 발짝 물러나 있다.
김지하의 글과 박홍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된 90년대의 혼란은 유서대필사건에서 절정에 이르렀고, 정원식 총리를 향한 계란과 밀가루 투척사건으로 완결되었다. 그러나 그건 역사가 자신의 논리를 위해 수많은 진실을 버리고 취사선택한 공동체의 기억에 불과하다.
김연수는 역사적 기록들의 틈새에 처박힌 개인의 진실을 파고들어, 역설적으로 ‘밝힐 수 없는 공동체’의 내면을 밝히고 있다. 작중화자 ‘나‘가 화양리를 걸어가다 들어간 한 서점에서 들춰본 어느 책의 한 구절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

“모두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소설에는 1990년대를 살았지만 그 주변부에 내팽겨져 있던 수많은 인물들, 수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어쩌면 그들은 역사의 한 중심에 있으면서도, 아니 오히려 그 중심에 있었기에 오히려 역사 밖으로(자기 개인의 역사에서는 더더욱) 버려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뜻하지 않게 방북 학생 예비대표 자격으로 독일로 가게 된 ‘나’, 일본군에 학병으로 징집돼 남양군도까지 가야 했던 할아버지, ‘나’가 독일에서 만나게 된 강시우(=이길용)와 독일인 헬무트 베르크, 그리고 여자친구인 정민의 삼촌까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텍스트 전체의 화자인 ‘나’ 역시 이야기의 한 주인공이며 또한 작중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인 동시에, 무수한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수집가이자 편집자, 그리고 논평자이다. 수많은 개인들의 기이한 이야기들은 끝도 없이 끼어들고 중첩되며 갈라지고 증식하며, 그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는 일관되고 필연적인 인과관계조차 부여되어 있지 않다. 작가 자신이 작품을 시작하며 “시작도 끝도 없이 한없이 이어지는” 일종의 “라운지 소설”을 의도했다고 밝히고 있듯, 김연수는 장편소설의 장르적 유연함을 한껏 활용하여 시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양한 개인의 수많은 이야기를 다채로운 파노라마로 엮어나간다.

1991년 여름, 이른바 ‘5월투쟁’이 끝난 후 혼란스러운 사회상황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던 대학생 ‘나’는 학생 예비대표 자격으로 베를린으로 건너가게 된다. 정식 대표가 올 까지 잠시만 머무르는 것으로 알고 떠난 것이었지만, ‘나’가 베를린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학생운동 지도부가 갑작스럽게 붕괴되고 또 교체되는 와중에 ‘나’는 잊혀진 존재가 되고 만다.
북한으로 들어가게 될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지, 아니면 독일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독일 체류기간 동안 ‘나’는 삶의 허무와 우연성에 맞설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노트를 하나 사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그 노트에는 ‘나’가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들은 온갖 사연들, ‘나’가 기억하고 상상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뒤섞여 기록된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뒤 죽은 동료의 이름으로 개명하고 제3세계 망명객들의 후원자가 된 피아니스트 헬무트 베르크의 이야기, 떠돌이 일용직 노동자에서 ‘광주의 랭보’로, 다시 혁명적 문화운동가 강시우로 “이 세상에 두 번 다시 태어”난 남자 이길용의 이야기, 모범적인 고등학생에서 느닷없는 폭행을 경험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는 정민 삼촌의 비극 등 역사의 우연한 폭력에 의해 삶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사람들이 이야기, 또 평생을 무주 산골에 살면서 세상천지 안 가본 데가 없다고 말하는 정민 할머니의 이야기나 서해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들겠다는 만석지기의 꿈을 꾸다 간첩으로 몰려 실형까지 살게 된 ‘나’의 할아버지 이야기 등은 노트 안에서 저마다 독립된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그 끝을 물고 연결되는 하나의 큰 이야기로 모아진다.

역사의 공적 기록은 필경 개인의 사적 진실을 누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역사가 누락한 인간적 진실을 추적하고, 개별자들이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 소설이 할 일일 것이고, 그 역할을 이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한 사람이 세상 모두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고, 이 세상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한 사람만을 생각할 때도 있다. 모든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이 보르헤스라고 했던가. 확실하진 않지만 나는 보르헤스가 그런 말을 했다면 그게 옳은 말이라고 전해주고 싶다. (……) 모두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역시 운명과 사랑과 배신과 복수와 좌절과 슬픔과 기쁨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멀리, 아주 멀리 가면 풍경은 달라지지만, 역시 이야기가 말하는 바는 비슷하다.
작가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일은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정말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다시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기를.”_연재를 시작하며(계간 『문학동네』 2005년 겨울)

문단 안팎에서 작가 김연수를 두루 높이 사는 것은 그가 기존 문학을 안심시키면서도 향후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90년대 작가이면서 21세기의 작가이고, 한국의 작가이면서 국경을 넘어설 수 있는 작가이며, 정통적·전통적 글쓰기를 수행하면서도 새로운 상상력의 촉수로 문학의 영토를 넓혀가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으로 작가는 한층 더 넓은 자신의 문학적 영토를 보여주었다. 한 작품 한 작품 발표할 때마다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리라.

개인 각자의 경험을 의미 있게 해주는 거대한 이야기가 붕괴한 자리에서 개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가. 그 거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삼은 집합적 주어가 폐기된 자리에서 개인들이란 누구인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놓고 한 세대의 가장 지성적인 작가가 고민하고 사색한 결과이다. 저자 김연수는 민족 자주와 해방의 이야기가 몰락하기 직전의 운동권 학생을 작중화자로 내세워 그 이야기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출몰한 다양한 인물들의 열정과 허영, 진실과 허위, 광기와 치기가 서로 부딪치고 뒤섞이는 시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소설은 어떤 진심, 어떤 연극, 어떤 모험에도 불구하고 광막한 우주 속의 혼자일 수밖에 없는 한 개인이 한때 그를 그 자신 이상이게 했던 거대한 이야기 또는 거대한 환상에 대해 오랜 애증 끝에 바치는 별사(??이기도 하다.
_황종연(문학평론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이처럼 ‘서사시’에 누락되어 있는 ‘이야기’, 공적인 역사기술이 지워버린 개별적인 인간들의 사연을 최대한 그대로 복원한 이야기의 향연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김연수 소설의 지속적인 명제, 예컨대 ‘삶의 의미는 이해될 수 없다’ ‘진실은 말해질수 없다’ ‘세계는 투명하게 재현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어디서 비록된 것인지를 암시하는 한편, 그 문제의식을 소설쓰기의 방법으로 밀고 나가는 현장 자체인 텍스트이다.
근본적인 질문과 도저한 절망을 소설쓰기의 집요한 동력으로 삼고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소설언어의 가능성의 한 절정을 경험할 수 있으며, 한국소설의 인식론적 깊이가 한층 심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_진정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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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박소현 님 2012.10.11

    그게 누구든, 나는 연결되고 싶었어. 우주가 무한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건 뭐래도 상관없어. 다만 내게 말을 걸고, 또 내가 누구인지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우주에 한 명 정도는 더 있었으면 좋겠어.

  • 주선희 님 2011.04.25

    "지금 네가 느끼는 그 세상이 바로 너만의 세상이야. 그게 설사 두려움이라고 하더라도 네 것이라면 온전히 다 받아들이란 말이야. 더이상 다른 사람을 흉내내면서 살아가지 말고."_p.254

  • 전성현 님 2010.10.21

    바로 그랬다. 그 순간, 내가 무슨 얘기를 한다고 해도 그건 좋았다는 뜻이었다. 우주가 하나이듯, 그 순간도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회원리뷰

  • 그 시절의 아픔 | hs**9 | 2013.05.0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80,90년대의 삶이 성숙하지 못한 시절이었기에 그 시대의 실상을 잘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의 아픔...
    80,90년대의 삶이 성숙하지 못한 시절이었기에 그 시대의 실상을 잘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의 아픔을 알게 되었다. 내가 겪은 것 과는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른 삶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국가의 체재 속에서 하나의 삶을 이루지 못하고 완전히 탈변하는 과정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일 것이다. 작중 인물의 말 처럼 그와같은 아픔을 겪지 않고 지나간 나는 큰 복을 받은 것이리라.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타인이 그와 연관이 되어가고, 서로 다른 삶이 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책에 좀더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글의 뜻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고, 더디게 진행되는 전개로 인해 쉽게 빠져들기 힘들었다.
    다른 독자에게는 유려한 문체로 여겨지는 부분이 나에게는 어려운 문체로 느껴졌다.
  • 소설을 읽은 때 꼭 감성이 섞이지 않아도 그냥 스토리나 인물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남의 일'처럼...
    소설을 읽은 때 꼭 감성이 섞이지 않아도 그냥 스토리나 인물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남의 일'처럼 소설을 읽는 건 짜릿하진 않은 법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그립든...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누구든, 얼마나 그립든, 당신들도 잘 모를 것 같은 인물들....
     
  • 밤의 도시는 나와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 웅크린, 그러니까 수만 개의 눈동자를 지닌 괴물처럼 보였다. 그 눈동자 하나하나는...

    밤의 도시는 나와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 웅크린, 그러니까 수만 개의 눈동자를 지닌 괴물처럼 보였다.

    그 눈동자 하나하나는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함께 모여서 외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사실 읽은지 꽤나 오랜시간이 흐른 책이지만 아직도, 주옥같은 구절구절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현대사적인 문제와 연결되며 가볍게 읽어 넘길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물흐르듯 흘러가는 흐름속에 나는 자연스레 몸을 맡겼고, 외로움에 지쳐 몸부림치던 나에겐 꽤나 효과있는 명약이였다.이 세상엔 언제나 나 혼자인것 같은 시간이 있었다. 모든 사람은 즐겁고 행복한것 같은데 언제나 나만이 불행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는것 같았다. 손을 내밀어 주지 앉았고, 누군가를 붙잡을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숨돌리고서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아픔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모두가 제각각의 방법으로 그것들을 숨기고만 있었을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아버린 상처를 매만지며 쓰디쓴 눈물을 삼키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나는 내 아픔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 문제가 결코 나 혼자만이 겪는 문제가 아닌 더불어 치유할 수 있는 문제임을 알았다.

     

    앞으로 많은 날들을 살아갈 내가 지쳐서 넘어지더라도 꼭 기억해야 할 그 한마디를.내가 그렇게나 듣고 싶었고 붙잡고 싶었던 그 한마디를 작가는 너무나 정확히 이야기 해줬다.나를 구한건 "자기 자신이 되어라" 라는 마지막 문장이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

     

    아픔의 시간이 결코 아프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 시간이 나를 성장하게 할것을 알기 때문이다.

    치유의 언어로 내 마음을 어루만져준 김연수 작가의 다른 이야기 세계들도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 김연수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요즘 잘(?) 나가는 작가라고 하여 구매한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유는 없다. 한참을 방치하기...

    김연수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요즘 잘(?) 나가는 작가라고 하여 구매한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유는 없다. 한참을 방치하기가 책과 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뿐이다.

    "모두들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란 저자의 말이 이 책의 전부를 말해주고 있다.  저마다 사연이 많다. 그러한 사람 군상들만 모아놓았다. 솔직히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광주를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프락치를 만들어낸 공권력의 횡포를 말하는지, 아무 생각없이 북한을 동경하고 넘어가려한 NL운동권을 무지함과 무모함을 말하는 것이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는 저자가 말한대로 각자 사연이 있다. 사람이 사는데 어찌 사연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여자 벌거벗은 입체 사진으로부터 이야기는 풀어져 나간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의 탁월함은 인정해야한다, 물론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야기꾼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은 보인다.

    TV 일일 드라마를 연상하게하는 전개

    처음 접한 김연수의 소설은 (적어도) 나에게 적지않게 혼란스러웠다. 예산이 부족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일일 드라마는 3가족 정도가 나온다. 이 3가족의 구성원에 모든 이야기가 엮어져있다. 누구는 누구의 친구이고 또 옛 애인의 자녀이며 등등... 그런 드라마를 보고 '아 우리네 삶도 이렇게 어울어져 살아가는구나'라고 감동을 받은 적이 한번이라도 있는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찌 그렇게 묘하게 엮어져있다. 살아가면서 그런 누군가를 만나본 기억이 있던가? 작위적으로 얼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스럽다. 할 말은 많은데 작위적인 얼개로는 읽는 이(적어도 나는)에게 부담을 줄 뿐이다.
    누군가 인도의 시인이었던 카비르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냐? 카비르. 신분이 뭐냐? 카비르. 직업이 뭐냐? 카비르. 나는 이 세번의 카비르라는 대답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나 역시 몇 번을 스스로 물어도 나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간다고 해도 결국 나는 나였다. 그게 바로 내가 가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151쪽)
    나는 누구도 아닌 나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큰 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몇 번을 스스로 물어도 나일 수밖에 없다"

  • 김연수라는 작가에 대해서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무심결에 어떤 작가인가 궁금도하고 그냥 생각없이 책을 집어들고 구매를 ...

    김연수라는 작가에 대해서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무심결에 어떤 작가인가 궁금도하고

    그냥 생각없이 책을 집어들고 구매를 했었다.

    책장을 넘기며 그동안 읽었던 한국 작가들의 소설속에서 좀체 흔히 접해보지 못했던 문체와 묘사들.

    그리고 등장인물들 간의 교묘하고도 기발한 연관관계.

    감탄을 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역시나 시대배경은 80년대 격동기, 그리고 그 이전 일제강점기, 제2차 세계대전 당시로부터 시작되는 그 모든 혼란과 지배와 피재배만이 세계의 진리인양 울어대던 처절했던 시절속에 한시절을 보냈던 젊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그 '진실'이라고 회자되는 모든 이야기들 속에 결코 결정되어지고 역사라고 일컬어지는 왜곡(?)들 속에 감추어진 감정의 흔적들. 모든 물질과 사물(여기서는 입체 누드 사진)을 통해서 남겨지게되는 태곳적부터의 진실.

    어쩌면 결국 진실이란 사물 그 자체에 숨겨져있기에 드러날수 없을것 같은 슬픔을 자아낸다.

     

    대를이어 물려지던 히로뽕 제조를 해야만 먹고 살았던 강시우의 가족사. 그 소용돌이 속에서 본의 아니게 두번의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그의 삶. 그 속의 진실들. 그리고 그가 떠나던 날 주인공은 본인이 처절히 열망했던 한 시절을 떠나보내야만 했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전하게되면서 실상은 그렇게 드러나는 역사적 사실이 중요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 본질에 근거해 마치 헤르만 헤세가 부르짓던 '사람 그 자체를 향한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것은 아닐런지.

     

    이 모든 이야기의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은 한장의 '입체 누드 사진'으로부터 시작을 하게 되지만 결국 사물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모든 이야기와 감정을 담고 있는 오직 사물만이 그 모든 이야기를 이해할수 있을것만 같다.

     

    실로 가슴벅찬 감격으로 책 한권을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을 한번 읽고서 나의 짧은 지식과 감정으로는 이 소설에 대해  말할수 없을것 만 같다.

    다만, 나 또한 내 개인적 삶의 기초로 읽혀진 후 남겨진 감정을 드러내자면 그저 제발 그 어떠한 사상이나 철학이, 그리고 체제가 더이상 어떠한 이익관계나 이해관계라고 하는 금을 그어놓고 단순히 행복하게 살고자 원하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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