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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1(세계문학전집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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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37460955
ISBN-13 : 9788937460951
적과 흑. 1(세계문학전집 95) 중고
저자 스탕달 | 역자 이동렬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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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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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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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 스탕달의 대표작!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 스탕달의 대표작. 왕정복고 시대의 혼란한 프랑스 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나폴레옹 제정 이후 들어선 반동적 왕정복고 체제하에서 불굴의 사회적 상향 의지를 가진 젊은이가 사회와 부딪히는 이야기기를 담고 있다. 1830년 7월 혁명기를 무대로 평민 청년 쥘리엥 소렐의 야심을 통해 귀족과 승려, 대부르주아지 세 계급이 벌이는 격전과 당시 사회의 반동상을 철저하게 비판한 고전명작이다.

저자소개

저자 : 스탕달
저자 스탕달은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인문주의자이자 계몽주의자인 외할아버지에게서 교양과 계몽사상의 가르침을 받았다. 혁명정부가 설립한 그르노블 중앙학교에 다니면서 미술의 세계에 눈을 떴고, 후에 나폴레옹 박물관에서 세계의 걸작들과 함께 지내면서 미술에 대한 지식과 심미안을 심화시켰다. 파리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800년 육군에 들어가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원정군을 따라 밀라노에 입성했던 그는 1811년에 다시 이탈리아로 향했다. 찬란한 예술을 꽃피웠던 나라를 제대로 보고 느끼고 알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스탕달의 이탈리아 미술 편력 Histoire de la peinture en Italie』을 쓰기 시작했으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때 원고를 잃어버리게 되고, 1814년 이탈리아에서 이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해 1817년에 출간했다. 1842년 요양을 위해 돌아온 파리에서 59세의 나이로 거리에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목차

제1부
제1장 소도시
제2장 시장
제3장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
제4장 아버지와 아들
제5장 협상
제6장 권태
제7장 선택 친화력
제8장 작은 사건들
제9장 전원의 하루 저녁
제10장 드높은 마음, 비천한 신세
제11장 하루 저녁
제12장 여행
제13장 비치는 양말
제14장 영국제 가위
제15장 닭 우는 소리
제16장 이튿날
제17장 제1부시장
제18장 국왕의 베리에르 행차
제19장 생각은 괴로움을 낳나니
제20장 익명의 편지
제21장 주인과의 대화
제22장 1830년의 행동 방식
제23장 관리의 슬픔
제24장 현청 소재지
제25장 신학교
제26장 세상, 또는 부자에게 결핍된 것
제27장 인생의 첫 경험
제28장 행렬
제29장 첫 승진
제30장 야심가

제2부(상)
제1장 전원의 즐거움
제2장 사교계 진출
제3장 첫걸음
제4장 드 라 몰 저택
제5장 감수성과 경건한 귀부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스탕달은 나폴레옹 추종자였고 왕당파를 몰아낸 대혁명을 옹호했다. 그는 경리관으로 모스크바 원정에 동참하나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

    스탕달은 나폴레옹 추종자였고 왕당파를 몰아낸 대혁명을 옹호했다. 그는 경리관으로 모스크바 원정에 동참하나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몰락했다가 7월혁명으로 복권, 오스트리아 트리에스테의 영사가 되나 오스트리아 정부의 아그레망을 못 얻고 치비타베키아의 영사로 전임되어 평생을 거기서 머물다 죽는다.

    赤과 黑......

    적은 군복, 공화국의 정신, 타오르는 불꽃, 대혁명후 공화정부의 활기찬 정신을 의미하고

    흑은 성직복, 승려계급, 반동적 사회계급, 부정과 침체, 승려와 귀족들의 권모술수, 왕정복고등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프랑스는 왕정시대 귀족층의 부패와 성적 문란, 사롱문화, 사교문화 등으로 부패했다.(고리오 영감을 보라. 그 딸들을 귀족적 허영심을 만족시키려다 영감은 죽고만다) 그러니 대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신분차별도 심했고 하층민이 귀족이 되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주인공 쥘리엥은 시골 목재상의 아들로 나폴레옹을 숭배하며 야심을 키운다. 겉으로는 성직자의 길을 가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지성과 야망이 가득찬 반항적 젊은이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빈민도 재능이 있으면 출세할 수 있었지만, 왕정복고 시대에는 성직만이 유일한 출세의 길이었다.

    주인공은 市長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고 시장부인 레날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녀의 밀고와 연적(발르노 남작, 전에는 같은 마을의 빈민시설소장이었으나, 출세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해왔던 그는 레날부인을 사랑한다) 의 밀서가 시장인 남편에게 전해지는 바람에 그는 다시 수도사의 길을 간다. 그러나 그의 총기와 영민함은 감출 수 없었고(낭중지추) 수도원장은 그를 총애하여 파리의 궁중 출입 대귀족의 비서로 소개한다. 역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신임을 얻게 되고, 귀족의 딸(마틸드)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신분 차이는 엄연한 것. 아버지의 분노와 반발로 헤어지게 된다. 아버지는 레날부인의 편지로부터 쥘리엥의 모든 면을 파악하지만 그 편지는 레날부인의 입장에서만 씌여진 비난의 편지였다. 인간 쓰레기로 묘사된 것이다. 이를 안 쥘리엥은 레날부인을 찾아가 총으로 쏴 버린다. 살인죄로 기소되고 결국 사형이 언도되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물질, 도시, 미녀, 귀족, 허영, 명성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시작된 쥘리엥의 욕망은 결국 허망한 죽음으로 끝나고 만다.

    안분지족.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있는 그대로 살자. 욕심을 버리고.....

  • 적과 흑1 | be**28 | 2016.07.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네이버 도서에 있는 명사의 도서관 코너에서 추천 책으로 선정된 걸 보고 주문하게 됐습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많은 명사들이...

    네이버 도서에 있는 명사의 도서관 코너에서 추천 책으로 선정된 걸 보고 주문하게 됐습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많은 명사들이 추천을 하는 것인가!

    이 책은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두뇌를 가졌지만 계급적 한계로 인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하층민 청년과 귀족 부인과의 계층을 뛰어넘은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책입니다.

    요즘 시대에서 본다면 너무도 식상한 소재에 진부한 내용이라 피식할수도 있겠지만 작품이 쓰여진 19세기 시대적 배경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작품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단순한 사랑놀임이 아닌 그시절 프랑스의 사회문제를 작품을 통해서 풍자하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따지고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상류층의 공고한 신분의 벽은 서민들이 진입하기엔 너무도 높고 단단한건 여전한거 같아 씁쓸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 적과흑-스탕달 | du**khan | 2013.05.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소설속 주인공인 목수의 아들 쥘리엥 소렐이 두 귀족 여성인 드 레날 부인과 드 라몰 후작의 딸인 마틸드와의 사랑을 그...
    소설속 주인공인 목수의 아들 쥘리엥 소렐이 두 귀족 여성인 드 레날 부인과 드 라몰 후작의 딸인 마틸드와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며, 당시의 시대상황을 묘사한 정치,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의 끝은 주인공의 단두대 처형으로 끝이 난다.
    두 권의 책을 읽고나서의 줄거리는 위와 같이 간단하게 압축할 수 있는데, 그 과정과 인물들의 심리묘사, 주변 상황들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그래서 보는 내내 흥미의 연속이었다.
    주인공과 두 여인의 얼굴을 그려보는데,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너무 미남미녀라서 그런가?(소설속 표현에 따르면...)
    암튼 소설을 읽어보면 모두가 이해될 것이다.
        
  • 옴므파탈 줄리앵 | lm**3 | 2010.10.1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 적과 흑’은 프랑스가 배경인 스탕달의 장편소설이다. 책에서 쥘리앵이라는 젊은이가 등...

    ‘ 적과 흑’은 프랑스가 배경인 스탕달의 장편소설이다. 책에서 쥘리앵이라는 젊은이가 등장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느 날 시장인 레날씨는 아이들에게 라틴어 교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땅한 젊은이를 찾은 결과 소렐이라는 영감의 셋째 아들이 라틴어에 출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와 거래한다. 소렐에게는 쥘리앵이 책만 읽을 뿐 쓸데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레날 부인이 그를 바라 본 첫인상은 전혀 다르다. 레날 부인은 현모양처로 묘사되는 인물로 시장 부인인 만큼 몸가짐도 귀품이 있다. 그런 그녀가 기존 사내들과 달리 미소년과 같은 10살 터울의 쥘리앵을 보고는 호감을 가지게 된다.

    쥘리앵은 허약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나폴레옹을 숭배하고 군대에 대한 선망도 가지고 있다. 아마 주변 사람이 모두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는데, 어떤 인부만은 그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줬던 어릴 적 경험에서 비롯된 모습인 듯 했다. 그는 또한 신학도가 되기를 꿈꾼다. 신실한 신앙심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보다는 열악한 경제 조건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는 성경을 라틴어로 전부 외우고 있으니 지식을 드러낼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의 성격은 외부에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강렬하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라고 해야 할까? 그의 모든 비극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레날 부인이 애정을 쏟는데도 그는 갈팡질팡하며 자신의 마음을 확고하게 정하지 못한다. 그들의 위태로운 사랑은 레날 부인의 친구나, 그 집에 거주하며 쥘리앵을 짝사랑했던 하녀에게도 발각되고 이야기는 마을에 퍼지게 된다. 레날 시장이 의심하고 총으로 위협받으며 겨우 도망친 그는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며 인생의 새로운 2부를 시작한다.

    신학교에 신부 추천으로 장학생이 된 그는 무리에도 끼지 못하고 선생님들에게도 조롱을 받는다. 그의 사상은 일찍이 마을 신부가 걱정했을 정도로 자유주의적인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좋은 머리를 가졌다면 때로 침묵하는 법도 알아야 했을 텐데 그는 가끔 하지 말아야 할 문학이나 사상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쉽게 출세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의 지식은 숨길수가 없었기 때문에 적절한 운에 힘입어 파리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된다. 봉급도 가정교사를 할 때 비해 크게 올랐고, 대우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짐으로써 시골풋내기였던 쥘리앵이 야심을 품을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그는 라 몰 후작의 자녀 마틸드과 사랑 게임을 하면서 그녀 주변에 있는 시시한 귀족 자제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마틸드와 줄리앵의 사랑은 줄리앵이 예전에 레날 부인과 나눴던 사랑과는 많이 다르다. 줄리앵은 일종의 정복욕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신분이 그들에게 댈 것 없는 일개 평민이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낀다 ‘확실히 날 파멸시키든가, 아니면 나를 조롱하려는 수작이야.’. 한편 마틸드는 허영심을 가지고 있으며 줄리앵을 연인으로 하는 것에 당일은 행복하면서도 이튿날은 후회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연인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있으면서도 이렇게 서로의 욕망이 얽혀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마틸드는 결국 임신을 하게 되고 줄리앵은 신분 상승을 위해 후작에게 조심스럽게 사실을 알리지만, 뜻밖에도 후작이 레날 부인에게 그의 과거조사를 하여 진실을 알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무산되고 만다. 줄리앵은 권총을 사서 레날 부인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사형당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는 희대의 옴므파탈이 아니었을까? 총을 맞은 레날 부인도 그를 끝까지 챙겼을 정도이니. 그러나 이 남자의 매력은 정치적 욕망과 결부되었기에 슬픈 운명으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신부나 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본성과 신분상승의 굴레가 안타깝다.

  • 적과 흑 1 | bg**80 | 2006.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일상적이고 개인적이면서 아무런 목적도 없는 나의 독서에서, 정해놓고 지키려하는 규칙이 있다면, 소설과 비소설의 비율을 1 : ...

    일상적이고 개인적이면서 아무런 목적도 없는 나의 독서에서, 정해놓고 지키려하는 규칙이 있다면, 소설과 비소설의 비율을 1 : 1 로 유지하자는 것입니다. 독서 자체가 그렇듯 이 규칙에도 의도하는 바는 전혀 없습니다. 치우치지 말자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게시판에 리뷰가 올라오는 책들 타이틀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만, 이 단 한 가지의 규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소설책이 제일 좋아요.

    최근에는 며칠 전 일기에 적어두었던 대로, 창문을 열어둔 채로 엎드려서 소설책만 읽었습니다.

    이번 주 내내, 새벽에 다음 날의 근무를 위해 책을 덮어야 하는 순간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잠들 때까지 한참이나 아쉬움에 뒤척이게 만들었던 소설은 스탕달의 적과 흑 입니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 민음사의 문학전집 판으로 구입했고, 두 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습니다.

     

    적과 흑은 국민학교 다닐 때 처음 읽었습니다. 5학년 정도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내가 다니던 구정국민학교(지금은 이름이 압구정 초등학교로 바뀐모양입니다)는 신도시의 학교에나 있을 법한 운동장에 건물하나라는 단조로운 디자인이었지만, 나름대로 교정에 작은 연못도 하나 있고(겨울방학때 얼어붙은 연못위에 떨어뜨린 장갑을 주으려다 그 안에 빠진 일도 있어요), 제일 좋았던 것은 교정을 마주하고 섰을 때, 운동장의 왼 쪽 귀퉁이. 본관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그 곳에 독채로 마련된 도서관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학오던 날 나는 엄마와 함께 교장 선생님의 방에 들르게 되었는데, 검은 색의 번들대는 싸구려 가죽 소파에 앉아 "실은 얼마 전 우리학교에 도서관 건물을 따로 지었습니다." 하던 선생님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등받이에 장식된 흰색의 레이스 천에 기대앉으며 조금 자랑스럽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는데, 물론 그 뉘앙스는 기대하시는 어린이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 아닌, 사실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한 도서관 건물에 대해 잘 좀 보아주시길 바란다는 그런 속물적인 애교였습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여간해서는 나를 어린아이로 대해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상황을 어른에게 하듯, 동등한 입장에서 여과없이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이 딸린 학교라 좋겠다, 혜연아." 같은 다정한 말이 아닌, "허가 없이 도서관 건물 지은 것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수 있도록 아빠한테 부탁해달라는 그런 말인거야. 엄마는 표정만 봐도 알거든." 하는 설명을 저녁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이런 부모님 밑에서 교육받은 것을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관심을 끌었던 도서관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시간이 꽤 지난 후였습니다.

    도서관은 항상 열람이 가능한 게 아니었고,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 두시간 동안의 독서 시간에만 반 아이들과 단체로 갈 수 있었습니다. 소장 도서 리스트가 유치해서 실망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너덜너덜한 표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씌여진 블랙홀에 대한 책이라던가, 별로 히트하지도 못한 주근깨가 잔뜩 있고 안경을 쓴 상상력만 좀 풍부한 미국 여자아이의 일상에 대한 책 같은 것만 잔뜩 있어서, 두 시간의 독서시간조차 시간떼우기에 불과했습니다.

    시큰둥하게만 생각했던 그 곳이 다른 의미로 다가온 것은 문학전집 세트가 누군가에 의해 기증되었던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 없는 시시한 도서관 수업을 위해 우르르 몰려서 그 곳에 가니,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책의 상징처럼 자리하는, 그 훌륭한 양장본 세계문학전집이 한쪽 면 가득히 꽂혀 있었습니다. 갈색의 우글우글하고 딱딱한 표지에는 아무런 글씨도 인쇄되어 있지 않고, 타이틀은 옆면의 검은 띠 부분에 금박으로 작게 적힌 우아한 글씨체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권은 꼭 들어맞는 흰 색의 두꺼운 케이스에 가지런히 담겨, 앞으로 사는 게 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바로 우리 때문에, 하고 이야기 하듯 위압적으로 내 앞의 벽면을 메웠습니다.

    그 후로는 방과 후에도 매일 나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열람은 형식에 불과해서 방과 후의 도서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어느 날이고, 어느 날이고, 그 안에는 나 뿐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정말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파우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분노의 포도, 고리오 영감, 신곡, 햄릿, 달과 6펜스, 채털리 부인의 사랑 등등 등등 등등.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에 들러 책을 보다가, 저녁 먹을 때가 되면 읽던 책을 빌려서 집에 가져와서 봤는데, 엄마는 12살의 딸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난 이거 대학생 때 읽었는데]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에 아마 다른 엄마들은 더 자라면 보라고 빼앗거나 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합니다. 아마 나라도 그럴지도 몰라요. 후후.

     

    어쨌든 그 좋았던 날들에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책이 바로 스탕달의 적과 흑이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세계문학전집은 각 권마다, 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책의 제일 첫 부분에 매끈매끈한 종이에 따로 실어두었는데, 얼굴 중앙이 푹 꺼진듯한 스탕달의 초상화가 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고 있던 게 생각납니다. 정말 추남이어서 이 사람은 자기 주인공을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외모로 그릴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난 어릴 때부터 그런 식으로 귀엽지 못한 성격이었습니다)

    요즘 프랑스 문학에 치우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서 잔뜩 기대를 품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각 장의 머리마다 끼워넣은 그 장의 내용을 대표하는 여러 삽입구들은, 예전에 외우고 싶어서 적어두곤 했던 기억을 되살려줍니다. 첫 페이지를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옛날 생각이 나서 감회가 새로웠달지, 평범하게 감개무량했달지. 소설 자체의 훌륭함은 제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분명한 것이고, 또 2권의 코멘트를 위한 공간에서 할 수도 있잖아요. 무엇보다도 모처럼 떠오른 옛날 이야기를 적어두고 싶어서, 첫권에 대한 리뷰는 이렇게 개인적인 소리만 쭉 늘어놓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그 도서관에 있던 세계문학전집은 제게 있어서 정말 책의 상징이었습니다. 전 그 책이 너무 좋아서 한 권씩 훔쳐다가 마지막에는 우리집에 전부 가져다 놓는 계획까지도 몰래 세워보곤 했습니다. 당시의 가격으로도 7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런 셋트 판매만을 목적으로 출판되는 전집도 없거니와, 있다해도 디자인이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전집이라는 그런 [고전]들을 팔기 위한 디자인으로 출판해서는 안 돼요. 알록달록한 그림 표지라던지, 작은 책 사이즈라던지, 책꽂이를 팝아트 적으로 장식할 수 있게 고안된 기호와 사진의 옆면이라던지... 존경을 표할 수 있도록 충분히 권위적인 제본으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소설이나 영화속에 등장하는, 유럽의 어느 귀족댁의 서재를 가득 메운 사상서들 처럼, 모여서 꽂혀있는 모습만으로도 위화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어릴 때 그 전집이 너무 갖고 싶었지만, 결국에는 갖지 못했습니다. 그 책을 읽는 게 너무 좋아서 어느 날 저녁인가 거실 소파에 누워 난 이 다음에 크면 이런 책을 집에다 잔뜩 가져다 놓고 매일 이것만 보면서 살거야 하고 엄마한테 이야기 한 일도 있어요. 엄마는 이 의견은 상당히 맘에 안 들어해서 독서라는 건 취미 이상 그 무엇도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신경질적으로 했고, 지금의 나는 그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바라는 것은 바라는 것이니까, 지금도 그 책을 전부 사서 나란히 꽂아놓고, 처음부터 한 권씩 창문을 열어두고 엎드려서, 밤에, 천천히 공을 들여 읽고 싶어요.

    이제는 70만원짜리 전집을 사는 것 쯤이야 별 것도 아닌데,(사실 꽤 무리한 금액이긴 하지만 지불대가로 내가 얻을 기쁨을 생각했을때는 확실히 별 것도 아닙니다) 이 책은 지금 아무리 찾으려고 해봐도 없습니다.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고, 아마도 없어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흘러 번역이 구식으로 느껴질 만하기 때문에, 아마 있다고 해도 사지 않을지도 몰라요. 최근에 한 생각이지만 셋트 판매용 전집은 그게 곤란합니다. 번역을 쇄신하려면 한 방에 다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게 정말 곤란해요. 문학적으로 빈곤한 언어의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에는 그냥 원문 그대로 한 번만 출판하면 100년이든 1000년이든 보관만 잘 하면 되니까 문제 없을 거에요.

     

    말 나온 김에 최근 우리나라 고전문학의 대세인 민음사판 전집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책의 선별에는 확실히 신선함이 있습니다. 번역도 권마다 차이가 들쑥날쑥 하지만(예를 들자면 지난 번 읽은 카프카에는 [아무려나]라는 구식 단어가 정말 100번은 나왔을 것입니다) 대체로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보급판이라는 느낌이 정겨워서 좋고. 좋지만.. 좀 마음에 안 드는 점은 각 권마다 아마도 편집부에서 고른 듯한 삽화나 사진이 표지에 인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의 적과 흑도 표지에 '레카미에 부인'이라는 1800년의 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작중의 드 레날 부인이 그런 용모였을 거라 생각해서 고른 걸까 싶어서 유심히 봤고, 실제로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스탕달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연도 자체가 완전 다릅니다. 나폴레옹 시대의 귀부인이 표지에 등장하고 내용은 왕정복고기라니, 아이고 챙피해요.

    마지막으로 작가 스탕달의 본명은 앙리 벨이라는 귀여운 이름이고, 프랑스 어 표기는 그냥 스탕달이 아닌 므슈 드 스탕달입니다.

    므슈 드 스탕달이 펜네임다운 은근함이 더해져서 좀 더 마음에 들어요. 

     

    소설 내용 이야기는 다음에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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