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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쪽 | B6
ISBN-10 : 8949123142
ISBN-13 : 9788949123141
가시고백 [양장] 중고
저자 김려령 | 출판사 비룡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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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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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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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마음 속 가시고백을 뽑아내야 할 때!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의 작품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은 김려령이 2년 만에 펴낸 새로운 소설 『가시고백』. 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들을 보듬어준다.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의 마음 속에 가시처럼 박힌 고백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아이,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아빠를 마음 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아이,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아이, 모든 일에 능숙하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인 아이 등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김려령
저자 김려령은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첫 소설 『완득이』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까지 아우르며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져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대표 작품으로『우아한 거짓말』,『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 『요란요란 푸른아파트』,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가 있다. 『우아한 거짓말』은 ‘2012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로 선정되었다.

목차

1 예민한 손
2 거래
3 악어 새끼
4 거울
5 같기도 그리고 같기도
6 친구의 집
7 권고 사항
8 너지?
9 옐로카드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완득이』작가 김려령 2년 만의 새 소설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어라. 당신 마음속 가시고백, 이제는 뽑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작은 달걀에서 병아리의 꿈을 부화시키는 김려령 문학의 따듯한 어루만짐 『완득이』, 『우아한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완득이』작가 김려령 2년 만의 새 소설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어라.
당신 마음속 가시고백, 이제는 뽑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작은 달걀에서 병아리의 꿈을 부화시키는 김려령 문학의 따듯한 어루만짐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가 김려령이 2년 만에 새 소설 『가시고백』을 출간했다.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소설『완득이』에서 유쾌한 입담, 단연 발군의 캐릭터, 통쾌한 이야기를 앞세워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김려령은 이번 신작『가시고백』에서 생에 대한 진정 따듯한 시선을 담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열 살에서 여든까지 모든 연령의 독자를 웃기고 울리며 한국 문학의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 주었던 작가의 저력이 신작에서 다시금 발휘된다.
이번 신작은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저것들 미쳤어 미쳤어!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 심장 속에 박힌 가시 같은 고백을 하나씩 뽑아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고나게 예민한 손을 지녀,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해일과 부모의 이혼으로 또 다른 상처를 받으며 아빠를 마음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지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진오 그리고 모든 일에 베테랑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투성이인 다영까지 이렇게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열어간다. ‘가시고백’은 바로 우리 마음속 외로움, 결핍, 빼내지 않으면 곪아 버리는, 그런 고백인 것이다.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가시 같은 고백을 뽑아내도록 이끈다.

■ 세상에서 가장 따듯하고 맛있게 배부른 집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일곱 살 이후로 도둑질을 해온 주인공 소년의 “나는 도둑이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도대체 끝을 어떻게 맺으려고, 라는 독자의 의아함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밀도 있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야기를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마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들어선 어느 친구네 집에서 받는 뜻밖의 따듯한 밥상처럼, 소박하면서도 푸짐하기 그지없는 온기가 이야기에는 가득하다. 어느 날, 유정란 부화를 시도하는 해일은 달걀에서 병아리를 보았다고 얘기한다. 서로 어긋나 보이는 주인공들이 마음을 살짝씩 내비치는 지점은 의외의 것이 아니다. 같이 먹는 밥상, 같이 노닥거리는 크게 보잘것없는 친구네 집이다. 맛있게 배부른 어느 저녁의 기억을 선사해 주는 내 친구의 집은 우리 마음속 작은 위로의 공간이다. 이 위로는 작가 스스로의 응집된 경험 속에서 녹아든 따듯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당신, 사랑합니다.
삶의 근육은 많은 추억과 경험으로 인해 쌓이는 것입니다. 뻔뻔함이 아닌 노련한 당당함으로 생과 마주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합니다. 살아 보니 미움보다는 사랑이 그래도 더 괜찮은 근육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직 철이 덜 들어 미운 사람 여전히 미워하지만, 좋은 사람 아프게 그냥 떠나보내는 실수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부화된 달걀 껍질을 뚫고 병아리가 자신의 생명을 증명해내듯, 김려령표 문학은 달걀을 부화시키는 38도 생명의 온기로 독자들의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줄 때”
고백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서 부화되는 것.


타고난 손놀림으로 자기도 모르는 순간 남의 물건을 훔치고 있는 주인공 소년 해일은 고2 학생이다. 크게 부유하지는 않지만 또 크게 나쁠 것도 없는 해일은 그냥저냥 ‘가운데’에 있는 그런 녀석이다. 어릴 때 일 나간 엄마 아버지 대신 혼자 집을 지켜야 했던 해일에게는 빈집의 외로움만큼이나 도둑질은 체화되어 버린 것만 같다. 오늘도 해일은 교실 사물함에 있던 새 걸로 보이는 전자수첩을 훔친다. 자신의 예민한 손은 열여덟 소년의 결핍과 고독 그 자체다. ‘나는 도둑이다’라는 독백은 아직도 부화되지 못한 병아리처럼 가슴속에 박혀 있다. 이 소설은 그 일기 속 ‘독백’이 ‘고백’으로 나아가기까지의 여정이다. 고백은 혼자서만 성립되지 않는다. 고백이 성립되려면,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는 이가 있을 때, 비로소 그 고백은 자수나, 자백이 아닌, 받아 줄 그 누군가에게 자연스레 성립된다. 작가는 누군가가 그런 고백을 뽑아서 건넬 때, 그것을 뿌리치는 대신, 고백 속에 담긴, 인간이 끝내 지켜야 할 염치와 순수성을 봐주라고 얘기한다. 용서가 안 되면 ‘봐주기’라도 하라고.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 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해일은 뽑아낸 가시에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라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따를 각오가 되어 있었다. _ 본문 중에서

■ “얼음 깔고 누운 생선, 불 위 떡볶이”
감성과 이성의 그 평화로운 조합


독특한 캐릭터의 창출은 이미 김려령의 전작에서도 탁월하게 증명되었다.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더불어, ‘감정 설계사’라는 흥미로운 직업에다,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좌지우지하는 해일의 형 해철이라는 인물과, 『완득이』의 최강 막강 ‘똥주’에 대적할 만한 선생님 ‘용창느님’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감정을 설계하지 않는 자, 스스로 자멸할 것이다.”라는 요상한 문구를 홈페이지 대문에다 걸고 자칭 감정 설계사라고 내세우는 해철은, 세상은 ‘얼음 깔고 누운 생선과 불 위 떡볶이’가 함께하는 시장통처럼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교감될 때에만 균형이 이루어짐을 얘기한다. 졸업식날 조폭을 동원한 제자에게 맞은 상처를 안고 있는 해일의 담임 용창느님은 해철과 더불어 이야기 속에서 감성과 이성의 균형 지점을 얘기하는 또 다른 인물. 두 조연의 축은 열기로 치달을 수 있는 청춘들의 균열 지점을 냉정하고도 부드러운 차가움으로 눌러 주며 인생의 혜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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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김려령 작작의 따뜻한 어루만짐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해일,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아빠를 마음 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지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진오, 모든 일에 능숙하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인 다영 등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그들의 마음 속에 가시처럼 박힌 고백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함께 감성과 이성의 균형을 잡는 조연들을 등장시켜, 열기로 치달을 수 있는 청춘들을 냉정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싸주며 인생의 지혜를 제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실실 웃게도 되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게도 해 주는 작가의 힘에 또다시 감동하게 되었다. 「완득이」에서는 유쾌한 감동을 받았다면 「가시고백」에서는 진실한 감동을 받았다. 애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기에 누구보다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마음 속에 담겨진 잔잔한 감동과 함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 가시를 뽑아보자 | ma**ah | 2014.01.2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나는 도둑이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부터 흥미가 느껴진다. 그냥 재미있게 읽음직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제법 묵직한 내용이...
    '나는 도둑이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부터 흥미가 느껴진다.
    그냥 재미있게 읽음직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제법 묵직한 내용이 나온다. 작가님의 말을 빌자면 '가시'라는 것. 그 가시를 빼내고자 등장인물들은 웃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문득 생각을 해 보았다. 나에게는 얼마만큼의 가시가 있을까. 몇개인지 알지도 못할 만큼 많은 가시가 있을테다. 다 없앤다는 건 무리겠지만 일단 손에 닿는 작은 가시부터 뽑아봐야겠다.
  • 가시고백 | ji**980321 | 2013.03.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누구나 가슴 속에 가시처럼 박힌 빼 내어 버리고픈 기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나도 11살 12살때 쯤 어느 아이...
    누구나 가슴 속에 가시처럼 박힌 빼 내어 버리고픈 기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나도 11살 12살때 쯤 어느 아이를 험담한 기억을 뽑아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지금도 자주한다.
    있지도 않은 일을 떠드며 그 아이의 누나 앞에서 험담을 했던 그 기억.
    어디 그 뿐일까...
    뽑아내고 싶은 가시 같은 기억은 참 많다.
     
    나는 도둑이다..라는 문장으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도벽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천부적인 도둑질 능력을 가진 주인공.
    친구의 전자수첩을 훔치는 일로 시작되는 이야기.
    모든 아이들의 마음 속에 가시처럼 박힌 상처들의 시작이다.
    결국 그 상처들을 서로가 서로가 알게 되지만, 그들은 서로 그 상처를 뽑아 주는 이를 택한다.
     
    김려령 작가의 이야기는 참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너무도 유명한 『완득이』를 비로해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신다.
    『우아한 거짓말』도 그러했고...
    이걸 굳이 청소년 문학이라는 장르로 구별짓지 않더라도 그녀의 소설들은 참 의미가 깊다.
    기분 좋게 다음 그녀의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 <가시고백>은 그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 온 김려령의 성장소설인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김려령 작가의 ...
    <가시고백>은 그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 온 김려령의 성장소설인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김려령 작가의 이름 앞에 붙어 다니는 타이틀은 <완득이>의 작가라는 수식어이다.
    내가 읽은 작가의 작품으로는 <완득이>와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가 있기에 어느 정도 작가의 작품 성향을 짐작할 수는 있다.
    <완득이>는 세계적인 성장소설인 < 호밀밭의 파수꾼>에 비견할만한 작품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의 문학성을 갖추지는 못했다.
    흔히,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들이 다루고 있는 가정환경이 불우한 아이들의 이야기로 결손가정에서 공부도 못하고, 싸움만 잘하는 아이가 가정과 학교에서 겪게 되는 힘든 생활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완득이>가 다른 성장소설보다 특이한 것은 난장이 아빠와 이혼한 베트남 엄마, 문제 학생보다 더 문제스러운 똥주 선생, 왕따 윤하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활기차게 전대된다.
    어른들이 읽으면 좀 뻔한 이야기와 전개이기는 하지만, 청소년 성장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청소년들에게는 깨달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비하여 <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는 <완득이>보다는 주인공의 연령이 더 낮아진 초등학생들이 등장하며서 이야기의 소재, 구성, 전개 등이 깔끔하면서도 더 감동적인 동화이다.
    김려령은 어릴 적에 증조 할머니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기에 그녀가 작품을 쓰는데, 그런 점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가시고백>에 담겨 있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 내 삶의 어느 부분은 싹둑 잘라내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 내가 만난 누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행동이 싫었고, 어떤 사람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살아 보니 그런 일을 겪어서 참 다행이구나 싶은 겁니다. 생의 결이 추억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 (p. 288)
    역시, <가시고백>도 작가의 삶 속에서 녹아 들었던 어떤 부분들이 작품으로 승화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가시고백>이 모두 어린이의 동화, 청소년의 성장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으면서도 책을 덮는 순간 가슴 속에 따뜻함이 넘쳐 흐르는 작품들이다.
    <가시고백>의 캐릭터들도 <완득이>의 캐릭터 못지 않게 특색이 있다.
    유치원 시절에 선생님의 가방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뛰어난 손재주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해일.
    " 나는 도둑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누구의 마음을 훔친 거였다는 낭만적인 도둑도 아니며, 양심에는 걸리나 사정이 워낙 나빠 훔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계형 도둑도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도둑이다. " (p. 51)
    해일의 가정은 평범한 듯하기도 하지만, 때론 시끄럽기도 하고, 정이 넘치는 듯하지만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듯도 한 흔히 볼 수 있는 중산층 가정이다.
    지란은 이혼한 엄마와 새 아빠로 구성된 가정에서 살고 있기에 친아빠와의 관계, 새 아빠와의 관계에서 작은 방황을 하게 된다.
    이밖에 학교 친구인 진오와 다영이, 형인 해철이 소설의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의 첫 이야기가 해일이 지란이 가지고 온 새 아빠의 전자 수첩을 훔치는 장면과 아무런 거리낌없이 훔친 물건을 중고 시장에 팔고, 그 돈을 예금하는 이야기로 시작하기에 조금은 칙칙하고 문제성이 많은 그런 청소년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만, 해일이 엉뚱하게 병아리를 부화하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활기차고 생동감있는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손재주가 뛰어난 도둑,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키우는 아이가 한 인물이라는 것이 <가시고백>이 가지는 뛰어난 설정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완득이>의 똥주 선생님 못지 않은 담임 선생님이 등장한다.
    흔히, 학교에서 볼 수 있는 권위주의적이고, 학생들을 성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교사가 아닌,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선생님이다.
    " 고등학생의 뇌는 무조건 대학으로만 채워져야 할 것처럼 세상이 떠들어 대는 바람에, 본인들도 그래야 하는지 알고 0.1점마저 절박해 한다. 대학을 통과하지 않으면 추레한 인생이 될 거라는 무언의 협박에 점수와 동떨어진 세계를 탐색하는 아이들은 죄라도 진 것처럼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 (p. 111)
    해일이 물건을 훔친 후에 써 놓았던 일기는 '나는 도둑이다'라는 독백으로, 자신이 도둑질을 하게 된 연유가 적혀 있는 듯하지만, 그 독백이 독백이 아닌 고백이 되는 과정이 이 소설의 내용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자신의 허물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을 수 있을 때에 '독백'은 '독백'이 아닌 '고백'이 될 수 있는 것이니까.
    이 소설 속의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아픔은 혼자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믿어주고 보살펴주고, 아껴줄 때에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야 마음 속에 박힌 가시를 뽑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가시를 뽑아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친구들에 대한 작은 관심과 신뢰일 것이다.
  • 마음 그리기 | su**ell | 2013.02.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람의 마음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저만의 색깔이 있다. 나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가시고백』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사람의 마음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저만의 색깔이 있다.
    나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가시고백』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 어린 시절의 마음은 어떤 색이었을까?  아마 윤기 없는 회색에 가까웠지 싶다.  그 시절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다 그랬을 듯도 싶고.  유난히 튀는 색도 없고, 기세에 눌려 숨겨진 색도 없는, 그 시절 아이들의 마음은 비슷비슷하고, 있는 듯 없는 듯한 온통 무채색 일색이었구나 싶다.  하기에 콩나물 시루처럼 복작거리는 아이들을 부모님도, 선생님도 그리 쉽게 길러낼 수 있었으리라.
     
    요즘 아이들의 마음은 누구 한 사람도 서로를 닮지 않은 원색에 가깝다.
    그러므로 같은 나이의 아이들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한 상대방의 마음을 알 도리가 없다.  내가 어렸을 적과는 너무나 다르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색깔의 마음을 가졌으므로 속내를 감추어도 눈빛이나 행동만으로도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각자의 마음을 스스로 밝히지 않는다면 알아채기는커녕 감도 잡을 수 없다.  그림을 그려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는 것은 더 다채롭고 화려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만 자신의 색깔만 고집한다면 한 폭의 좋은 그림이 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다.
     
    작가는 원색의 마음을 가진 네 명의 주인공을 통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한켠을 내어 줌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밀도있게 그리고 있다.  타고난 손놀림으로 자기도 모르게 도둑질을 하는 주인공 '해일'은 고등학교 2학년이다.  일곱 살 이후로 줄곧 도둑질을 해 온 해일은 습관적으로 굳어진 도벽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 기회를 좀체 얻지 못한 것에 늘 아쉬워 한다.  도둑질을 할 때마다 독백과 같은 일기를 쓰며 자신이 도둑임을 시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해일은 어머니에게 변명삼아 내뱉었던 '유정란에서 병아리 부화시키기'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김으로써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다.
     
    해일이 제주도 농장에서 야생 토종닭 유정란을 구해 생선가게에서 얻은 스티로폼 상자에서 부화시킨 병아리들은 작품 속에서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지니고 사는 인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새아빠와 사는 지란,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지만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진오, 초등학교부터 줄곧 반장을 했다는 다영, 졸업식 날 조폭을 동원한 제자에게 맞고 마음의 문을 닫은 담임 선생님.
     
    담임 선생님은 해일의 미니홈피에 올린 병아리 사진을 보기 위해 일촌을 맺고, 지란과 진오는 병아리를 보기 위해 해일의 집을 방문한다.  그 이후 급격히 친해진 해일과 진오, 지란은 지란의 친아빠 집에 몰래 들러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지란의 복수를 함께 한 셈이다.  그 자리에서도 해일은 도벽을 참지 못하고 넷북을 훔친다.  그 모습을 거울을 통하여 모두 보았던 진오는 해일에게 낙담한다.  지란의 친아빠가 사는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을 맡고 있는 해일의 아빠가 어느 날 지란의 친아빠가 버린 가구를 집으로 가져오는데 거기에는 자신들이 했던 낙서가 적혀있다.  해일은 그 우연의 일치에 당황하며 진오와 지란에게 자신이 도둑임을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해일이 지란의 사물함에서 전자수첩을 훔치는 것을 보았음에도 입을 다물고 있던 다영을 포함하여 진오, 지란에게 해일은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자신의 일기에 적는 일방적인 시인이 아니라, 조금은 두렵고 낯선 일이었지만 친구들에게 자신이 도둑임을 밝히고 잘못을 빈다.  마음에 박힌 가시를 뽑아내는 작업이다.  지란은 자신의 친아빠 집에서 해일이 훔친 넷북을 돌려 받고 그곳에 저장된 자신의 사진을 보며 친아빠에 대한 미움이 연민으로 바뀐다.  그리고 어색했던 새아빠와도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이들 주인공과 더불어 해일과는 열두 살 차이가 나는 해일의 형 해철과 해일의 담임 선생님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해일의 감정 변화에 개연성을 입힌다.  흔하디 흔한 성장 소설로 치부될 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담임 선생님과 해철을 더함으로써 세대 간의 조화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마음 색깔로 이 시대를 화폭으로 삼아 한 장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그림에 내 몫이 얼마나 되느냐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완성된 그림이 얼마나 조화로운가에 따라 삶은 완성되는 것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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