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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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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쪽 | 반양장
ISBN-10 : 8971999616
ISBN-13 : 9788971999615
묵상: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반양장) [반양장] 중고
저자 승효상 | 출판사 돌베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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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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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좋습니다!좋습니다!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dot*** 2020.02.19
40 감사해요 상태가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manja1*** 2020.02.18
39 자세한 정보가 적혀있고 아쉬운점은 이미지가 한장도 없어요 5점 만점에 3점 sujen*** 2020.02.18
38 배송이 빠르고 책 상태도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hoogl*** 20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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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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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를 꿈꾼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기행! 건축가 승효상이 종교 건축물을 순례하며 사색한 기록을 담은 건축 여행 에세이 『묵상』. 서울시 총괄 건축가를 지냈고 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라 불리는 승효상. 빈자의 미학과 지문이라는 건축 철학을 스스로 세우고 ‘이로재’라는 건축 설계 사무실을 이끌며, 땅이 간직한 뭇 삶과 사람의 기억을 건축물에 담아내고자 하는 저자가 세운 건축과 건축 철학의 배경에 종교적 사유가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부산 피난민촌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만들다시피 한 구덕 교회의 마당을 놀이터 삼고 교회 골방을 공부방 삼아 성장했고, 찬송과 기도 소리를 몸 안팎에 새기며 신과 신앙에 관해 끝없이 질문하고 방황하다 신학자가 되고자 결심했으나 피난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갑작스레 건축의 길로 들어서야 했던 저자의 사유와 건축의 바탕에는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에 맞서는 영성에 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수도원을 통해 젊은 시절부터 천착한 영성이라는 주제와 건축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해결하고자 떠난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걸쳐 있으며, 이전 여행 때 방문한 그리스, 아일랜드, 티베트 등을 포함하여 30여 개의 도시와 50여 곳의 건축적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가 르 코르뷔지에 최고의 건축이라 말하는 라 투레트 수도원, 르 코르뷔지에가 진실의 건축이라 칭한 르 토로네 수도원, 현대 건축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롱샹 성당 등 종교 건축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이 된 수도원 건축과 함께 건축가, 디자이너, 목수, 의사, 화가 등 저자와 함께 동행한 다양한 직업과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지닌 이들의 이야기, 건축가로서 겪는 내면의 불안과 방황, 건축가로 성장하고 발전한 과정, 사람과 삶에 관한 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및 고민 등 진솔한 자기 고백을 담아 인간적인 면모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다. 더불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기독교의 종교사적 사건을 깊이 있게 다루며, 이 과정에서 저자가 고민하고 성찰한 한국 기독교의 문제까지 담아 기독교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비판적으로 사유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승효상
이로재履露齋라는 설계 사무실을 이끌며
‘빈자의 미학’이라는 화두를 중심에 놓고 작업하는 건축가다.

목차

제 1 일 · 서울-로마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012
동숭학당·여행의 기술·로마 입성

제2일 · 수비아코-티볼리
청빈과 순결 그리고 순종 038
베네딕토와 수도 규칙·빌라 아드리아나

제3일 · 로마
명료함보다 더 신비로운 것은 없다 058
불면·판테온

제4일 · 로마-바사노 로마노
인연 072
로마 국립현대미술관·산 칼리스토 카타콤베·산 빈첸초 수도원

제5일 · 아시시-시에나-산 지미냐노
이미타티오 크리스티 094
수도원의 발생·생 갈렌 수도원의 도면·성 프란체스코·아시시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시에나 대성당·바벨의 탑

제6일 · 산 지미냐노-갈루초-피렌체
클로이스터와 모나스터리 144
체르토사 델 갈루초·피렌체·투시도의 세계·도나텔로의 마리아

제7일 · 루카-제노바
경계 밖으로 스스로를 추방하는 자 174
산 조반니 바티스타 교회·루카의 지문·산 마르티노 성당의 미로·혼자 사랑·산 펠레그리노 산투아리오 수도원

제8일 · 제노바-로크브륀 카프 마르탱-생 폴 드 방스-빌뇌브 루베
그렇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216
르 코르뷔지에·카바농·헤테로토피아·지중해

제9일 · 르 토로네-고르드-생 레미 드 프로방스
진실에 대한 증언 252
르 토로네 수도원·키리에 엘레이손·세낭크 수도원·생 레미 드 프로방스의 루쌍 호텔

제10일 · 아비뇽-그르노블
너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라 304
아비뇽 교황청·고해·그르노블

제11일 · 생 피에르 드 샤르트뢰즈-리옹-에브
완전한 침묵 속에서만 듣는 것이 시작되며, 언어가 사라질 때에만 보는 것이 시작된다 318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불안·쿠튀리에 신부·라 투레트 수도원·마산 성당의 기억

제12일 · 클뤼니-아르케스낭-벨포르
나는 저승을 믿지 않는다 390
빈 나자로 수도원의 기억·클뤼니 수도원의 폐허·르두의 이상 도시·산 자만이 부활의 삶을 산다·명례성지

제13일 · 롱샹-베즐레
건축은 빛 속에 빚어진 매스의 장엄한 유희 430
프로테스탄트·롱샹 성당·퐁트네 수도원·베즐레 성 마들렌 성당·십자가

제14일 · 바르비종-파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488
추방당한 순교자 기념관·빌라도의 물음

순례를 끝내며 508

추천사 517

책 속으로

우리가 현실에 살면서 얻는 정보나 지식으로 나도 모르게 어떤 사물이나 장소에 대해 환상을 쌓게 되는데, 그 환상은 부서지기 쉬운 달걀 껍데기 같아 힘이 없다. 심지어 우리의 삶을 허위로 내몰 위험도 있다. 믿건대, 힘은 진실로부터 나오며 진실은 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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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실에 살면서 얻는 정보나 지식으로 나도 모르게 어떤 사물이나 장소에 대해 환상을 쌓게 되는데, 그 환상은 부서지기 쉬운 달걀 껍데기 같아 힘이 없다. 심지어 우리의 삶을 허위로 내몰 위험도 있다. 믿건대, 힘은 진실로부터 나오며 진실은 늘 현장에 있어, 현장에 가는 일인 여행은 그 장소가 가진 진실을 목도하게 하여 결국 우리에게 현실로 돌아가 일상을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한다. 적어도 나에게 이 말은 항상 사실이었다. (…) 단체 여행은 훈련이지 여행이 아니다. 그래서 수십 명이 우르르 가는 일은 한사코 피했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단체를 이끄는 일이 불가피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단체여도 개인처럼 여행하자는 것이다. 여행지에 관한 정보나 지식을 먼저 습득시키고, 여행지에서는 되도록 자유를 주며 저녁 식사도 가급적이면 개별 혹은 조별로 하게 한다.
- ‘제1일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에서

세운 자의 영광을 영원히 기리고자 아무리 튼튼하게 지었다 해도, 도시와 건축이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돌 더미의 폐허에 서면, 원래 모습을 상상으로 복원하고 그 속에 있었던 삶들을 추론하는 일이 흥미진진하지만 그 일의 끝에는 늘 허무가 기다리고 있다. 건축과 도시는 사라지는 숙명을 피할 길이 없으며 남는 것은 오로지 우리가 거기에 있었다는 기억뿐이라는 것, 이 사실만이 진실이다. 앞으로 이 기행에서 만날 무수한 폐허의 풍경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그런 불가항력에 대한 순종 아닐까.
- ‘제2일 청빈과 순결 그리고 순종’에서

내 부모님은 해방 직후 더 자유로운 종교적 생활을 찾아 월남했다.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우여곡절 끝에 부산으로 피난했고, 나는 구덕산 아래 피난민촌에서 태어났다. 독실한 신앙을 가진 부모님은 구덕 교회를 만들다시피 했고 나는 그 교회에서 자랐다. 내게 교회 마당은 놀이터였고 교회 골방은 공부방이었다. 찬송과 기도 소리는 늘 내 몸 안팎에 머물렀다. 기독교와 교회는 그냥 내게 주어진 환경이었다. 그러니 이 종교를 나 스스로 가진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중학교 시절부터 격심하게 정신적으로 방황했다. 신이란 무엇이고 내가 왜 기독교를 믿어야 하는지, 어린 가슴에 끊임없는 질문이 솟았다.
- ‘제3일 명료함보다 더 신비로운 것은 없다’에서

수도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간은 네 변을 가진 정원이다. 열주가 있는 회랑, 즉 갤러리가 정원을 둘러싼다. 이 갤러리에 각각 다른 기능의 건물이 접하는데, 한쪽 면에는 성당이 접하고, 성당의 제단과 이어지는 다른 변에는 으레 2층 건물이 붙어 아래층에는 수도원 사무를 보는 공간과 수도 규칙서를 매일 한 장씩 읽는 챕터 룸이 있고 위층에는 수도사의 숙소가 있다. 숙소는 열린 공간으로, 창문마다 개별 침상이 놓이고 그 사이에는 커튼이 내려져 있다. 이렇게 한 방에 여러 수도사가 같이 기거하는 형식의 수도원을 공주共住 수도원이라고 칭한다. 성당의 반대쪽 면에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며, 나머지 한 변에는 수도원의 물품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작업장이 붙는다.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이 네 개의 시설이 어떤 수도원이든 가장 핵심적 골격이다.
- ‘제5일 이미타티오 크리스티’에서

코르뷔지에의 묘는 마을 묘지 중턱 벼랑 끝에 있었다. 다른 묘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그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묘지에 관해서는 자료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그 현장에 선 순간, 깜짝 놀랐다. 코르뷔지에가 서른 살에 그린 그림인 <굴뚝>과 불현듯 오버랩이 된 것이다. 그렇다. 코르뷔지에 스스로도 아테네 신전에서 본 빛과 공간을 그린 것이라고 했으니, 이 그림은, 건축은 빛 속에 빚어진 매스의 장엄한 유희라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그림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바로 내 앞에 그 그림이 실체화되어 놓여 있었다. 그 자체로도 정갈한 건축이었고 도시였다. 더구나 묘역 너머 멀리에 지중해가 배경으로 있었고, 그가 거의 모든 건축 드로잉에서 그린 선명한 수평선 아래 그가 혁명하려던 뭇 삶이 있었으니, 어쩌면 코르뷔지에의 모든 건축적 이념이 여기에 완성되어 있다고 느꼈다. 전율이었다.
- ‘제8일 그렇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에서

나는 이들에게 눈물까지 흘리게 하는 르 토로네 수도원 건축의 힘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짐작한다. 절박함일 게다. 예전에 어떤 이가 내게 당신의 건축은 어디서 오느냐고 물었다. 같은 답을 했다. 절박함. 돌이켜보면 나는 늘 절박했다. 어릴 적 파산한 집의 곤궁함으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닐 처지여서 절박했고, 내 의지와 관계없이 주어진 종교는 늘 의심덩어리여서 믿음을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과 갈등하며 절박했다. 겨우 들어간 대학은 도무지 내가 꿈꾸던 아카데미의 세계가 아니라서 늘 떠돌며 절박했고 밖에서는 군부 독재의 억압으로 잡혀가고 목숨까지 잃는 친구들을 보고 숨죽이며 절박했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밀실에서 건축 속으로 파묻히는 일뿐이었다. (…) 오직 건축만이 희망이요, 생명이었다.
- ‘제9일 진실에 대한 증언’에서

쿠튀리에 신부는 라 투레트 수도원의 설계를 부탁하며 ‘조용하며 많은 사람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고, 프로방스의 르 토로네 수도원을 가보고 그곳에 흐르는 정신을 참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르뷔지에는 당시 예순여섯의 나이에 이른 세계적 거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르 토로네 수도원에서 충격을 받는다. 그 건축을 가리켜 ‘진실의 건축’이라고 하며 롱샹 성당의 성취를 버렸다. 오히려 그가 건축을 시작하며 선언한 각종 원칙과 질서를 다시 끄집어냈으며, 자신이 숱하게 약속한 말들을 되새겼고, 그리고 르 토로네 수도원 건축이 이룬 정신에 모든 것을 버리며 투항했다. 투항. 그랬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내가 믿기로는 20세기가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인 라 투레트 수도원을 그가 그린 것이다.
- ‘제11일 완전한 침묵 속에서만 듣는 것이 시작되며 언어가 사라질 때에만 보는 것이 시작된다’에서

나는 이 건축을 수도 없이 베끼고 외웠으므로 누구보다 이 건축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라 투레트 수도원을 처음 본 1991년 여름, 이 검은 공간으로 발을 디딘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빠졌다. 내 상상은 관습이었고, 지식은 헛된 것이었다. 다른 세계였다. 이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폭 12미터, 길이 42미터, 높이 12미터? 아니었다. 공간은 무한이었다. 암흑. 그 속을 뚫고 비수처럼 들어온 빛은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조화를 부리며 암흑을 농락했다. 그때마다 벽은 거친 표정을 바꾸며 숨을 쉬었고 바닥은 때에 따라 내려앉는 빛을 산란시키며 모든 순간을 받았다. 견고했다. 그리고 가운데 올려진 단 위에 놓인 제단은 마치 태고의 고원 위에 놓인 최초의 돌같이 빛났다. 음성이 들렸다. ‘나는 빛이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 ‘제11일 완전한 침묵 속에서만 듣는 것이 시작되며 언어가 사라질 때에만 보는 것이 시작된다’에서

심지어 클뤼니 수도원에서 기른 말이 1,000필이 넘었다고 하니 이만저만 방만한 운영 규모가 아니어서, 당연히 편법도 생기고 베네딕토 규칙을 준수하기가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 (…) 폐허의 크기는 놀라웠다. 성당만 해도 길이가 200미터에 가깝고 폭도 45미터였으니 어마어마했다. 폐허에 남은 기둥의 직경이 1.5미터에 가까우니 족히 30미터를 넘는 층고를 가졌을 게다. 생 갈렌 수도원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도원 도면에 기술된 모든 시설이 있었다. 본당뿐 아니라 여성을 위한 성당도 있었고, 수도원장 저택과 수도사 숙소, 방문자 호텔, 유아 학교, 크고 작은 식당, 철공소와 목공소 등의 작업장, 정원 및 농장과 작물 재배에 필요한 부속 시설들, 마구간과 창고… 그리고 이 모두를 둘러싸는 완강한 성벽과 다섯 군데에 놓인 성문. 이는 자족 기능을 갖춘 완전한 종교의 도시였고 막강한 위세를 뽐냈다.
- ‘제12일 나는 저승을 믿지 않는다’에서

프로테스탄트는 기존 제도나 권력의 부패를 비판하고 항의한 진보주의자며, 요즘 말로 예수의 계보를 잇는 좌파다. 심지어 루터의 뒤를 이은 츠빙글리나 칼뱅은 더 급진적이었다. 심지어 신줏단지 모시듯 한 성상들을 십계명 제2조를 어긴 우상이라 하며 우상 파괴를 전개했으니, 요즘 죄목으로 치면 미풍양속을 해치고 사회 질서를 교란한 국사범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이라는 기독교의 핵심은 세상 속으로 깊숙이 전해졌고, 세상을 그로써 다시 진보했다.
- ‘제13일 건축은 빛 속에 빚어진 매스의 장엄한 유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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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이 책이 수도원 순례 안내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먼 길 떠나지 않더라도 제자리에서라도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비켜설 수 있게 하는 작은 동기가 된다면, 나는 너무도 만족할 것이다. 결국, 세상의 경계 밖으로...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이 책이 수도원 순례 안내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먼 길 떠나지 않더라도
제자리에서라도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비켜설 수 있게 하는 작은 동기가 된다면,
나는 너무도 만족할 것이다.

결국, 세상의 경계 밖으로 스스로 추방당한 이들에게,
그 믿음과 결단에 경외와 사랑을 표하며 이 책을 바친다. ”
- ‘순례를 마치며’에서

빛과 침묵이 빚어낸 공간, 수도원
그곳에서 삶의 진리와 평화를 마주하다!

『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는 승효상이 종교 건축물을 순례하며 사색한 기록을 담은 건축 여행 에세이다. 이 여정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걸쳐 있으며, 이전 여행 때 방문한 그리스, 아일랜드, 티베트 등을 포함하여 30여 개의 도시와 50여 곳의 건축적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승효상이 르 코르뷔지에 최고의 건축이라 말하는 라 투레트 수도원, 르 코르뷔지에가 ‘진실의 건축’이라 칭한 르 토로네 수도원, 현대 건축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롱샹 성당, 영화 <위대한 침묵>으로 1,000여 년 만에 최초로 내부를 공개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스스로 유폐시키고 오로지 묵상과 찬송으로 일생을 보내는 수도사들의 봉쇄 수도원 체르토사 델 갈루초, 중세 최대의 수도원이었으나 지금은 폐허로 남은 클뤼니 수도원 등 종교 건축과의 주요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수도원을 통해 건축과 영성에 관한 근본적 물음을 해결하고자 떠난 여정을 담은 『묵상』은 크게 네 가지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수도원이다. 세상의 경계 밖으로 스스로 추방당한 자들의 공간에서 수도사의 내밀한 심사와 절박함을 바탕으로 영성의 의미를 찾는다. 둘째는 건축이다. 각 시대의 건축은 당대를 꿰뚫는 정신을 담고 있으며, 그 시기에 통용된 양식과 기술을 이해하는 기초 자료다. ‘수도원’ 건축은 거기에 더해 신앙의 표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도사들은 허용된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수도원을 지었고, 이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이 되었다. 셋째는 여행이다. 승효상은 이 여정에 건축가, 디자이너, 목수, 의사, 화가 등 다양한 직업과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지닌 이들과 동행했다. 함께한 이들의 면면을 기반으로 여행에 대한 풍부한 시각을 보여준다. 넷째는 승효상 자신이다. 수도원, 건축, 여행, 이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승효상이라는 건축가의 내면으로 향한다. 승효상은 건축으로 종교를 이해하고 영성을 말하고자 했기에, 자기 고백과 성찰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기행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건축에 관해 끊임없이 반추하고 묵상했다.

승효상은 우리가 수도원의 삶에서 배우는 것은 진리에 대한 사모와 그를 지키려는 열망, 그리고 이를 남과 같이 나누려는 선의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궁극적으로는 ‘진리가 무엇이냐’라는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고 말한다. 답을 찾든 찾지 못하든 이 질문을 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승효상은 수도원 순례를 떠났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진리가 있을 수 있고, 그 모두가 모두에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니 각자가 자신의 진리를 찾아 여정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며, 『묵상』이 그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신학자를 꿈꾼 건축가 승효상, 수도원 기행을 떠나다

왜 수도원인가. 이 질문에 대답을 얻으려면 그의 유년기를 들여다봐야 한다. 부산 피난민촌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만들다시피 한 구덕 교회의 마당을 놀이터 삼고 교회 골방을 공부방 삼아 성장한 건축가. 찬송과 기도 소리를 몸 안팎에 새기며 신과 신앙에 관해 끝없이 질문하고 방황하다 신학자가 되고자 결심했으나, 피난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갑작스레 건축의 길로 들어서야 했던 건축가. ‘빈자의 미학’과 ‘지문’이라는 건축 철학을 스스로 세우고 ‘이로재’라는 건축 설계 사무실을 이끌며, 땅이 간직한 뭇 삶과 사람의 기억을 건축물에 담아내고자 하는 건축가 승효상.

서울시 총괄 건축가를 지냈고 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라 불리지만 승효상이 세운 건축과 건축 철학의 배경에 종교적 사유가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묵상』은 수도원 순례 여정을 배경으로 건축가 승효상이 젊은 시절부터 천착한 ‘영성’이라는 주제와 건축의 관계를 말하는 책이다. 승효상은 그동안 칼럼 등 짧은 글을 모은 책이나 건축 작품집만을 출간해왔다. 『묵상』은 그가 최초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한 호흡으로 써낸 책이다. 오랫동안 집중한 주제이기에 하나의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쓰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고, 글에 영성과 건축에 관한 승효상의 깊은 고민과 고투, 기나긴 묵상의 시간이 반영되어 있다.

건축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수도원 건축,
그 위에 승효상 건축이 그릴 ‘영성의 지도’

승효상은 ‘빈자의 미학’과 ‘지문’地文,landscript이라는 건축 철학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다. 그 사유와 건축의 바탕에는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에 맞서는 ‘영성’에 관한 깊은 고민이 있다. 그래서 그는 틈이 나면 수도원과 묘역을 찾는다. 세상을 등진 이들의 공간에서 삶의 근본을 확인하고자 하며, 그 지방 고유의 집을 축약한 무덤과 가장 기초적 형식을 갖춘 수도원 건축에서 건축의 본질을 찾으려 한다.

르 코르뷔지에는 스무 살에 갈루초 수도원을 방문하고, 이 건축이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결정지었다고 했다. 평생 건축과 도시를 설계할 때마다 갈루초 수도원을 떠올렸다. 모더니즘의 완성자라 불렸고 기계미학에 심취하여 직각만이 유일하고 불변한다고 한 르 코르뷔지에가 롱샹 성당에서 모든 이성을 버리고 태초의 감성으로 돌아간 듯 자연의 곡선과 장엄한 빛으로 가득한 건축을 지은 까닭도 어쩌면 젊은 시절 마주한 수도원 건축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이후 르 코르뷔지에는 르 토로네 수도원을 참조하여 라 투레트 수도원을 지어달라는 쿠튀리에 신부의 요청에도 순순히 응한다. 이미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때였고 롱샹 성당을 짓던 중이었으나, 순종하여 르 토로네를 찾는다. 그리고 큰 감동을 받아 르 토로네 수도원을 ‘진실의 건축’이라 칭하며 여기에 담긴 영성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라 투레트 수도원에 옮겨 심는다. 르 토로네를 닮았다는 일부 수도사들의 비아냥거림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승효상은 라 투레트 수도원을 처음 방문한 1991년 여름, 태고의 빛과 암흑을 담은 듯한 경건한 건축에 충격을 받는다. 르 코르뷔지에가 갈루초 수도원과 르 토로네 수도원을 보고 그러했듯이, 지난 지식과 관습을 버리고 비웠다. 오로지 절박함으로 영성을 담은 건축을 짓고자 했다. 그리고 이는 ‘빈자의 미학’이라는 건축적 사유는 물론이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하양 교회’, ‘명례성지’, ‘사유원’ 등 최근 ‘영성의 지도’라 명명하여 구축하고 있는 건축 활동으로도 이어진다.

이 책은 결국 수도원 건축에 관한 사유로 승효상 건축의 근간을 이루는 건축 철학을 담아낸다. 자본주의적이고 비윤리적이며 진부하고 습관적인 사유와 행위로 가득한 사회에 영성을 지닌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종교적 의미로서의 영성뿐 아니라 천박하고 상업적인 건축과 사회에 지친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요와 묵상, 영성의 아름다움을 말하고자 한다. 이러한 건축을 탐색하고 그 정신을 담아 미래를 살아갈 이들을 위한 공간을 새로이 지어,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는 영성을 되찾고자 한다. 『묵상』을 읽은 독자는 승효상이 완성할 ‘영성의 지도’를 더욱 기대하게 될 것이다.

종교사에 관한 통찰과 건축가의 내면을 담은 탁월한 인문서이자
수도원 순례자를 위한 독보적인 가이드북

『묵상』은 종교 건축과 관련한 여정이기에 승효상은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기독교의 종교사적 사건을 깊이 있게 다루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의 문제 또한 고민하고 성찰한다. 독자는 이 책으로 기독교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비판적으로 사유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또 수도원 건축 순례의 여정에서 건축가로서 겪는 내면의 불안과 방황, 건축가로 성장하고 발전한 과정, 사람과 삶에 관한 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및 고민 등 진솔한 자기 고백을 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묵상』은 승효상이 실제로 이용하는 수도원 여행 책자, 웹 사이트, 숙소, 여행사 등 정보를 지도를 함께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수도원 순례를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북이 된다. 책으로 여행을 대신할 이들에게는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며 같이 묵상하고 영성적 공간에서 고요히 사유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따라서 이 책은 종교와 건축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탁월한 인문서이며, 수도원 순례를 떠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독보적인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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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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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상에 들고픈 오후 | su**ell | 2019.08.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때로는 종교라는 굴레로 인해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고, 또 때로는 종교라는 형식으로 인해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책을 ...

    때로는 종교라는 굴레로 인해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고, 또 때로는 종교라는 형식으로 인해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도 다르지 않다. 내가 어떤 특정한 종교를 믿어서가 아니라 종교라는 엄숙성, 종교라는 절대적 삶의 기준이 때로는 짐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때로는 진리와 깨우침으로 가는 첩경인 양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한 개인의 기분과 마음먹기에 따라서 가슴 답답한 굴레가 되기도 하고, 목표 지점과 방향을 일러주는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단순히 가위바위보에서 뭘 낼지 결정하는 것처럼 개인의 가벼운 선택에 달려 있을 뿐 특정 종교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불교를 믿는 사람이 성경을 읽으면 어떻고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반야심경을 읽으면 또 어떻단 말인가. 삶의 깨우침에 도움이 된다면 형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기 <묵상> 역시 그와 같은 책이다. 종교를 떠나 자신이 평생 몸담고 정진했던 건축을 통해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그의 여정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하는 구도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여행을 통해 그 장소가 가진 진실을 목도하고 현실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작가는 혼자서, 때론 여럿이 길을 떠난다. 이번에 작가는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14일 동안 로마·아시시·제노바·파리 등을 돌아보았다. 불면에 시달리면서 유럽 곳곳에 산재한 수도원과 건축을 따라가는 여정은 차라리 어둠을 지새우는 '묵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당에서 참배하고 올라오는 일행의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풀밭에서 하늘의 별을 보며 와인을 마실 계획인 모양이었다. 나는 오늘 내내 피곤을 느낀 까닭에 좋은 잠을 잘 수 있을 듯하여 슬그머니 일행을 비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차게 들어왔다. 창문을 닫고 침대에 꿇어앉아 오늘의 여정이 무사히 끝난 것에 감사하며 담요를 끌어당겨 잠을 청했다." (p.215)

     

    책은 작가와 일행이 방문한 여러 수도원의 흑백 사진과 함께 건축가인 작가의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그러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이 책의 가치는 다른 데 있다. 수도원의 역사와 작가의 사유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 동행한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과 그날그날의 일정을 담백하게 담아냄으로써 여행기로서의 면모도 잃지 않는다. 다른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일반인이 잘 알 수 없는 건축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 건축을 수도 없이 베끼고 외웠으므로 누구보다 이 건축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라 투레트 수도원을 처음 본 1991년 여름, 이 검은 공간으로 발을 디딘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빠졌다. 내 상상은 관습이었고, 지식은 헛된 것이었다. 다른 세계였다. 이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폭 12미터, 길이 42미터, 높이 12미터? 아니었다. 공간은 무한이었다. 암흑. 그 속을 뚫고 비수처럼 들어온 빛은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조화를 부리며 암흑을 농락했다." (p.360)

     

    한때 존재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신학을 공부하려 했었다는 작가는 건축을 통해 '빈자의 미학'을 세상에 소개한다. 그러므로 작가는 이 책에서 영성을 지닌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는 데 주력한다. 종교적 의미의 영성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건축과 물질문명의 천박함에 대한 반발로 고요와 묵상, 영성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적에서 쓰인 이 책의 유용성은 종교적 목적으로 수도원 기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북이 될 뿐만 아니라 물질문명의 번잡함에서 한발 비껴서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이들에겐 훌륭한 명상록이 될 수 있겠다.

     

    "몸을 돌리면 흰 벽 사이 좁은 틈새가 있는데 순교자들이 죽어 거주하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그 안에는 그들의 아픈 이름이 적힌 벽면이 끝 모르게 뻗어 있고, 작은 방에는 절규가 벽을 후벼 파고 굳어버렸다. 이곳에 들어온 누구 하나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이내 밖으로 나오면 백색 공간에 홀로 서게 되는데, 세상의 모든 사물이 멈춘 듯 고요하다. 기댈 곳 하나 없는 텅 빈 마당에 홀로 서서 어쩔 수 없이 받은 침묵의 세계. 침묵을 모르는 도시는 몰락을 통해 침묵을 찾는다고 했던가…. 세상과 격리된 이곳, 바로 파눔이다." (p.500)

     

    세상은 이미 천민자본주의에 찌든 목회자들이 대부분의 교회를 장악하고 있다. 교회는 영성과 구원을 파는 가게로 변한 지 오래, 자신의 언변으로 미욱한 신도들을 유혹하고, 자신에게 속한 신도의 숫자가 교계의 영향력이자 권위가 되는 세상. 사랑침례교회 정 모 목사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으니 2차 대전의 전범국'이라며 '조선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고, 국가권력에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헛소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하지 않던가. 그들의 목적은 오직 자신의 권위와 돈. 그것을 쟁취할 수만 있다면 하느님의 진리도 언제든 내다 팔 수 있다는 자세가 아닌가. 해방 이후 성직자입네 폼을 잡고 온갖 분탕질을 일삼았던 목회자들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바퀴벌레처럼 기어 나오는 것 같다. 더위에 인적이 끊긴 보도는 말매미 소리만 가득하다. 호젓한 곳을 찾아 묵상에 들고픈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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