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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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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쪽 | 규격外
ISBN-10 : 1156332753
ISBN-13 : 9791156332756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 중고
저자 김종갑 | 출판사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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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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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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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가 인간 사회에 굴절된 순간
정치적인 것이 되었다“
성에 대한 남성 권력의 역사를 탐구하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본디 사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다. 하지만 남성의 권력은 성을 지배해왔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는 항상 섹스를 ‘하는’ 놈이고 여자는 ‘당하는’ 존재다. 남자는 여자를 ‘따먹고’ 여자는 ‘처녀성을 잃는다.’ 남자는 항상 침대에서 ‘적극적’이고 여자는 ‘부끄러워야’ 한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짝짓기가 사회를 만난 순간,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 정치적인 것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 이 부자연스러운 권력 관계를 날카롭게 짚은 책이 있다.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인간의 성과 사랑을 연대기순으로 따라가는 책이다. 영문학자이자 몸문화연구소 소장인 저자 김종갑은 인간 사회 속에서 성이 어떻게 정치와 맞닿아왔는지를 문학과 예술 작품 속에서 찾는다.

저자소개

저자 : 김종갑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건국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몸에 대한 연구와 문화철학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몸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몸문화연구소는 2007년 설립된 이래 현대철학과 사회의 화두인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문학과 철학, 법학, 정신분석학, 역사학, 의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가 참여해 인간과 몸의 문제를 이론화하고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혐오, 감정의 정치학》, 《생각, 의식의 소음》, 《근대적 몸과 탈근대적 증상》 등이 있으며, 공저로 《인류세와 에코바디》, 《포스트바디: 레고인간이 온다》, 《내 몸을 찾습니다》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_모든 인간은 성적 변태다
그와 그녀의 연대기

1. 그리스 로마 시대, 5세기 이전
_“아리따운 처녀야, 저 나무 밑에 누워 보아라.”
어리석고 사악한 여자의 탄생│남자는 먹고 여자는 먹힌다│여자는 본능적으로 성행위를 갈구한다│남자의 성은 완전무결하다│미소년은 아직 남자가 아니다

2. 초기 기독교와 중세 시대, 3~15세기
_"천국을 위해 스스로 고자가 된 이도 있도다."
정욕이라는 괴물과 싸우다│처녀를 찬양하라│정욕의 화려한 귀환

3. 르네상스 시대, 14~16세기
_"할 수 있을 때 서로를 즐기자."
넓고 풍만한 유방의 유혹│좋아서 하는 섹스는 죄가 아니다│쾌락의 발견

4. 계몽주의 시대, 17~18세기
_"나는 당신의 장난감 같은 존재였어요."
성욕마저 노동력으로 바꾸는 시대│떠돌아다니는 자궁│짐승 같은 남자, 꽃 같은 여자│성 중독자들

5. 빅토리아 시대, 19세기
_"순결을 잃은 여자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
오직 낭만적 사랑│빅토리아의 도덕│홀로 저지르는 탐닉│감히 사랑이라 불릴 수 없는 사랑│눈을 감고 아베마리아를 외치다

6. 성해방 시대, 20세기
_"벗어버려! 자, 어서!"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라│제3의 성│여자들이여, 즐겨라

에필로그_당신의 섹슈얼리티는 안녕한가?
주석
참고문헌

책 속으로

그녀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녀, 팜므파탈famme fatale이다.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도 마법을 걸려고 하지만 오히려 역습을 당한다. 그러자 그녀가 대뜸 하는 소리가 가관이다. "이제 무기를 칼집에 넣고 우리 둘이 침대에서 사랑을 나누자. 한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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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녀, 팜므파탈famme fatale이다.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도 마법을 걸려고 하지만 오히려 역습을 당한다. 그러자 그녀가 대뜸 하는 소리가 가관이다. "이제 무기를 칼집에 넣고 우리 둘이 침대에서 사랑을 나누자. 한차례 사랑을 나누면 우리 사이에 신뢰감이 생길 것이다." 이제 다 끝났으니 섹스의 향연을 벌이자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성적 관행을 알 수 있다. 성은 승리와 패배, 능동성과 수동성으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경쟁에서 상대에게 패했다는 사실은 성적으로 제압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배자는 성문을 열고 정복자를 맞이해야 하듯이, 오디세우스가 성적 주도권을 쥐는 반면 키르케는 수동적으로 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_1장 그리스 로마 시대, 5세기 이전 中

흥미로운 것은 남녀의 차이를 소우주와 대우주가 상응하는 세계관과 맞물려 이해했다는 사실이다. 계절에 따라서 날씨가 덥거나 춥고 습하거나 건조하듯이, 사람의 신체도 뜨겁거나 차갑고 습하거나 건조하다. 특히 뜨거움과 차가움, 건조와 습기의 이항대립으로 남녀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 성 구별 이론은 당시의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략) 갈레노스의 이론은 나름 합리적이었다. 그가 남녀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주목한 것은 여자가 주기적으로 자궁에서 출혈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생리혈은 정액처럼 생식기에서 분비되지만 정액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만약 여성에게 혈액이 부족하다면 그 아까운 혈액을 바깥으로 방출할 리가 없다. 분명 필요한 것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남아도는 잉여를 주기적으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른다면 당연히 여자는 남자보다 혈액의 양이 많다. 이것은 여성의 몸이 건조하지 않고 습하다는 사실을 뜻한다.
_1장 그리스 로마 시대, 5세기 이전 中

번식을 위해 존재해야 할 음경이 쾌락의 기관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중세의 신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 같은 신학자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반항아처럼 빳빳하게 고개를 쳐드는 음경을 용서할 수 없었다. 이성적인 음경이라면 생식의 필요를 위해서만 발기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 제멋대로 발기하는 음경은 인간이 타락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한밤중의 몽정 때문에 절망하는 수도승들이 적지 않았다. 아퀴나스는 “쾌락을 위해 교접하는 자는 모두 자연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스도교의 성인 히에로니무스Hieronymus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편은 아내를 매춘부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 아내도 남편을 애인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간통한 남자와 같다.”
_2장 초기 기독교와 중세 시대, 3~15세기 中

중세 후반부터 성모 마리아는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여자로 재현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14세기는 에로틱한 대상으로서 유방을 발견한 시대였다. 이후 르네상스 화가들은 죄가 없이 영적으로 완전한 마리아는 아름다움도 완전해야 한다고 보았다. 선과 미의 불일치를 강조했던 중세와 반대로 르네상스 시대에는 내면의 선과 진리를 외면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추는 악이고 거짓이 되었다.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피치노Marsilio Ficino는 자연에 추한 것이 있다면 예술을 통해서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학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했던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는 아름다움의 본질을 조화와 균형에서 찾았다. 그렇다면 성모 마리아는 머리카락, 얼굴, 팔, 다리, 가슴 등이 완전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했다. 성모 마리아는 피와 살이 있는 아름다운 여자, 그것도 성적으로 아름다운 여자가 된 것이다.
_3장 르네상스 시대, 14~16세기 中

여성이 흥분하지 않아도 임신할 수 있다는 사실의 발견은 여성성을 재고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성적인 욕구가 없어도 출산을 위한 의무감이나 남편에 대한 배려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적 욕망을 강조했던 여성관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임신이 쾌락과 무관한 것으로 증명된 이상 이제 여성은 충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라블레Fran?ois Rabelais는 “자연은 여자 몸속의 비밀스러운 내장 안에 동물 한 마리를 숨겨놓았다. 남자에게는 그것이 없다.”라는 남성우월적인 발언을 했는데, 19세기의 해부학과 신경과학은 정반대가 진리임을 증명했다. 위험한 동물은 남자인 것이다.
(중략) 여성에 대한 관점의 전환은 유혹자였던 여자를 희생자로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이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논리가 성립되었다. “여성은 백합처럼 순결하다. 그러한 여자를 남성은 짐승처럼 짓밟는다.”
_4장 계몽주의 시대, 17~18세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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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 항상 여자는 ‘당하는’ 존재고 남자는 ‘하는’ 놈인가?” 몸문화연구소 소장이 찾은 문학과 예술 속 불평등한 성性의 역사 문학과 예술에 새겨진 불평등한 섹스의 역사 그리스·로마: 왜 항상 남자는 ‘하는’ 놈이고 여자는 ‘당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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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여자는 ‘당하는’ 존재고 남자는 ‘하는’ 놈인가?”
몸문화연구소 소장이 찾은
문학과 예술 속
불평등한 성性의 역사

문학과 예술에 새겨진
불평등한 섹스의 역사

그리스·로마: 왜 항상 남자는 ‘하는’ 놈이고 여자는 ‘당하는’ 존재인가?
중세 시대: 처녀 찬양은 무엇을 위해 생겨나기 시작했나?
르네상스 시대: 유방은 언제부터 에로틱한 존재가 되었나?
계몽주의 시대: 성욕이 왕성한 여자는 미개한 것인가?
빅토리아 시대: 개인주의는 사랑의 풍경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20세기: 동굴 밖으로 나온 섹스는 진정한 자유를 맞이했는가?

그리스 신화에서 강간을 저지르고 다니는 제우스는 어떻게 그렇게 당당한 것일까? 중세의 신학자들은 생식과 성욕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진화론과 백인 우월주의는 여자의 성욕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림 속 성모 마리아의 유방이 커진 것과 근대의 발전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계몽주의 시대 연인의 그림은 왜 항상 여자는 자연을 보고 남자는 여자를 바라보는 구도로 그려졌을까?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는 수많은 문학과 그림, 연극 등 예술작품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성이 어떻게 규정되고 변화되어왔는지 그 기록을 찾는다. 직접적인 예화로 접할 수 있는 시대의 생활상은 이론적인 서술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생기발랄하다.

여자를 전족처럼 축소시키면
남자는 태산처럼 거대해지는 법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정치적 편향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그는 “인류 역사의 90퍼센트는 남성이 여성을 억압함으로써 가부장적으로 권력을 독점하려는 시도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섹슈얼리티, 성(性)의 해방이 두 가지 의미로 일어났다고 해석한다. 하나는 성이 생식이라는 종족보전의 목적에서 해방되고 인류가 성적 쾌감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때 섹슈얼리티는 가문의 의무가 아닌 개인의 취향이 된다. 또 다른 성의 해방은 여성에게 유난히 억압적인 가부장제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과거 남성의 역할은 능동적이고 여성에게는 수동성이 강요되었다. 성의 해방은 그러한 가부장적 규범에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남녀의 바람직한 성적 관계는 상호 존중과 인정 그리고 자유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기쁘고 행복한 성 관계를 지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궤적들을 돌아보면, 전에는 몰랐던 많은 것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이 남성 중심적으로 규정되고 규범화된 쾌락의 메커니즘을 전복하고 역사적으로 계속되어온 남녀문제의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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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건국대 영문과 교수이자 몸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인 김종갑이 쓴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는 2014년...

    건국대 영문과 교수이자 몸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인 김종갑이 쓴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는 2014년에 출간된 <성과 인간에 관한 책>의 개정판이다.

    그 내용은 시대별로 6개(그리스 · 로마 / 중세 / 르네상스 / 계몽주의 / 빅토리아 / 20세기)로 구분하여 '문학과 예술에 새겨진 불평등한 섹스의 역사'를 일별해보는 책으로 부제는 "침대 위 섹슈얼리티 잔혹사"다.

    이 분야의 고전급인 <풍속의 역사>, <성의 역사>, <세계풍속사> 같은 책보다는 본문만 225페이지인 이 책이 간략하기에, 상대적으로 '일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오히려 지레 두께에서 질려 버리는 무거운 책보다 당연히 접근하기 쉽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 성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핵심만 잘 짚고 넘어가기에 효율적이다. 당신이 성과 풍속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는 탁월한 선택이다.

     

    "섹슈얼리티 sexuality 명사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회 역사적 구성물이며, 불평등한 권력 관계의 산물인 성에 관련된 행위, 태도, 감정, 욕망, 실천, 정체성 따위를 포괄하여 이르는 말"

     

    태초에 아담과 이브 시절부터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처럼 취급되었고, 일종의 재화처럼 거래되었다.

    독자적인 한 인격체라기보다는 남성의 시각에 의해 그 위치가 정해지는 존재였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뭐, 그런~!'하고 역정을 낼 일이나 아쉽게도 과거에는 그러했고 그런 기간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신의 저주이자 불행의 원인 제공자가 여자인 것이다." - 그리스 · 로마, P 19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와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불러서 겉모습은 아름답지만 마음은 어리석고 유치한 데다가 사악하고 시기심으로 가득 찬 존재를 만들도록 명했다. 그것이 바로 남자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재앙, 여자였다." - P 20

    그나마 여성들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20세기에나 와서 가능했고, 그것도 지난한 투쟁의 결과였다.

    현대 결혼식에도 남아 있는 전통, 아빠가 신부의 손을 잡고 신랑에게 넘겨주는 의식 자체도 역사적으로 본다면 신부의 생각이나 의도, 감정은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여자는 인격체라기보다는 소유물이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아버지의 소유였던 딸이 결혼과 더불어 남편의 소유로 양도된다는 인식이었다." - 빅토리아 시대, P 154

    이런 이유로 오랫동안 성적인 주도권은 남성이 쥐고 남자는 하는 역할, 여자는 당하는 역할이었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제목이 의아했었다. 여자는 왜 당하고, 남자는 뭘 한다는 건지?

    앞서 본 6개 시대별 구분에 따라 성(SEX)의 변천사, 거기에 불가피 따라오는 매춘으로 대표되는 풍속의 역사가 있고, 시기에 따라 다소 달라지는 여성의 위상이 있다.

    "매독은 1943년 페니실린이 상용화되기까지, 500년이 넘도록 유럽인들에게 끔찍한 악몽이었다." - P 105

    저자가 재직하는 몸문화연구소는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해왔다는데, 문학, 철학, 법학, 정신분석학, 역사학, 의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단다. 연구소 이름으로 나온 책은 아니지만 오랜 연구의 결과와 방대한 참고 서적이 결합되어, 책에서 인용하는 '문학'과 회화를 주로 다루는 '미술' 외에도 정신분석, 의학, 종교에 대한 내용도 꽤 소개되어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성적 억압과 성적 자유가 시소와 같이 번갈아서 강조되는 것이 성 풍속도의 기본 원리다." - P 146

     

    시대에 따라 성 풍속도, 즉 개방의 정도는 풀어졌다 조여졌다를 반복했다.

    그리스 · 로마 시대에는 방종했다면, 중세에 들어서는 종교가 득세하여 아담과 이브의 원죄에 의해서 오염되고 타락한 육체라는 인식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처녀성이 강조되고 금욕적인 생활이 권장되었다.

    예술적으로 꽃피우던 르네상스 시기, 14세기는 에로틱한 대상으로서 유방을 발견한 시대로 우리가 기억하는 풍만한 몸매의 나신이 대거 화폭에 등장한 고전 회화의 황금기였고 성적으로도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다소 평가가 애매한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빅토리아 시대에는 다시 숨 막히는 억압의 시대가 열린다.

    19세기 식민지 건설에 열을 올리던 서구 열강들은 '닥치는 대로 하는 섹스'는 미개인들, 즉 지배당하는 원시인들이나 하는 몰상식한 행위로 자신들의 도덕적 우월함과 여성의 순결을 강조한다.

    그래서 <보바리 부인>이나 <테스>는 별다른 성행위를 묘사한 대목이 없음에도 부도덕한 주제가 문제시되었고, <주홍글씨>의 여주인공 헤스더는 단 한 차례의 불륜으로 인해 평생 동안 고통에 시달린다.

    이 시기에 혼전 순결을 잃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은 단죄의 대상이다.

    항상 당하는 입장, 섹스에 있어서든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은 비로소 성해방 시대인 20세기에 들어서 조금씩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 본인이 원하는 '섹스 라이프' 성욕에 대해서!

    "성은 정체성, 인격, 라이프 스타일과 직결되어 있다." - 20세기, P 216

    Screenshot 2020-02-12 at 21.30.02.jpg

    종족 번식을 위해서만 섹스를 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쾌락을 위해서도 섹스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오히려 종족 번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성 기능을 강화하는 수술조차 마다하지 않는 게 사람이다.

    섹스 숍이 프랜차이즈될 정도로 시대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각종 풍속 산업은 집창촌만 철거되었을 뿐 변형에 변형을 거듭하며 살아남았다. 인류의 탄생과 거의 함께 했다는 가장 오래된 직업, 뿌리 깊은 매춘의 끈질긴 생명력은 이젠 놀랍지도 않다.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를 읽으며 다시 느꼈지만 '성은 정치적'이다.

    '과거' 남성들이 만든 세상에서 그때그때 어떤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여성의 위상도, 섹스의 개념도 달라졌다.

    오로지 순수 쾌락에만 집중하는 21세기는 성적으로 그 어떤 것도 가능한, 불가능이 없는 시대다.

    21세기에도 '하는' 남자는 있겠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당하는' 여자는 없다.

    이 시기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두렵다._명

     

    ""O"쾌락을 주기만 한다면 모든 유형의 성행위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것이다. 항문성교나 구강성교, 자위와 같은 것들도 아메리카노나 라테, 에스프레소처럼 취향에 따른 선택 사항일 따름이다. 현대사회에서 성은 취향이 되었다." - P 212~213

     


  • 당하는 여자 하는 남자


    침대 위 셀슈얼리티 잔혹사


    짝짓기가 인간 사회에 굴절된 순간 정치적인 것이 되었다...!!


    다른


    지은이 김종갑


    몸에 대한 연구와 문화철학에 준된 관심을 가지고 몸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혐오, 감정의 정치학> <생각, 의식의 소음>, <근대적 몸과 탈근대적 증상> 을 지었다.




    "인간 남자와 인간 여자,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생식기의 차이를 떠올릴 수 있다.... 성의 의미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지 않다. 사회적이고 상호주관적이며 또한 역사적이기 때문이다. 남녀의 바람직한 성적 관계를 상호 존중과 인정 그리고 자유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기쁨과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


    가장 은밀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대로 들여다보고 제대로 알고 싶었다. 섹슈얼리티 속으로 탐험을 떠난다.




    그와 그녀의 연대기


    숱하게 많이 보았던 역사 시간의 연대기이지만 이렇게 "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연대기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역사 속에서 그와 그녀는 어떻게 살았을까? 그와 그녀는 진정 행복했을까?







    그리스 로마 시대, 5세기 이전


    성행위에서 중요한 것은 남녀의 차이가 아니라 '하는 자'와 '당하는 자'의 차이, 능동성과 수동성의 차이다.

    공격하는 자가 있으면 수비하는 자가 있듯이 능동적이 자와 수동적인 자로 구분되었다.

    수동적인 남자는 여자처럼 취급당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섹스는 곧 권력이었다.

    신화에서 여자는 지극히 부정적인 존재였고, 혼란과 불안의 씨앗은 늘 여자였다.

    그런 여자를 제대로 정복해야 했다. 열등하고 미숙한 여자를 훈육하고 다스리는 것이 남자였다.

    성관계에서도 남자는 하고 여자는 당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각되었다.


    "당하다"라는 단어가 고대 그리스부터 온 것이었구나!!!

    수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때의 고정관념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인가!!!

    대충 알아서 화가 나는 것인가?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티치아노 베첼리오 <에우로페의 납치>


    이 책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가 소개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명화를 감상하니 작품의 의도를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는 남성중심주의 시대였다. 남자를 표준이며 정상에 올려좋고 우월한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여자를 바라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가 되지 못한 결핍된 존재였다. 자기 결정권도 자제력도 없는 타율적인 존재가 바로 여자인 것이다. 나이 어린 미성년의 소녀를 결혼이라는 제도로 취애서 자기가 원하는 아내로 교육시키는 남자들이 고대 그리스에 있었다.




    초기 기독교와 중세시대, 3~15세기


    중세 수도승에게 육체는 악마였다.

    아담과 이브의 원죄에 의해서 오염되고 타락한 것이 육체였기 때문이다.

    순수한 육체라면 왜 이성의 나체를 보면 성적 용망과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겠는가.

    생식의 목적에서 벗어난 성행위는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 죄악으로 간주되었다.



    중세시대는 성적으로 암울한 시기였다.

    성적 쾌감은 악마의 앞잡이라는 듯 단죄되고 죄악시되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오로지 남자라는 성만 존재했다면 중세에는 성 자체가 아예 부정된 것이다.

    성기는 오로지 생식기의 기능만을 해야 했다. 중요한 것은 쾌락이 아니라 번식이었다.



    카라바조, <막달라 마리아>


    처녀를 찬양하고 순결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시기, 중세에도 여자들은 자유롭지 못했다.

    여자 뿐 아니라 남자도 성욕을 느끼면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시기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성욕을 수동성으로 파악했다.

    "카르타고에서의 나는 정욕이 씩씩 소리 내며 끓어오르는 주전자였다...나는 사랑이라는 관념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는 <고백록>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르네상스 시대, 14~16세기


    위대한 부정의 시대였던 중세에 대한 반발로 르네상스는 위대한 긍정의 막을 열었다.

    "하지말라!"라는 말이 아니라 "원하는 대로 하라!"라는 말이 시대의 정신이었다. 

    장밋빛 육체가 화려한 날개를 펴고 우유통이었던 유방이 에로티시즘의 전당에 입성했다.




    티치아노 베첼리오 <개와 함께 서 있는 찰스 5세>


    르네상스 시대에는 내면의 선과 진리를 왜면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추는 악이고 거짓이었다. 모유 수유의 차원에서만 이해되었던 유방이 만개한 여성이 가진 성적 아름다움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름다움은 금욕이 아니라 육체의 축제였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복장에서도 중요한 아이템이 생겼다. 성기 가리개가 그것이다. 남성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성기 가리개는 더욱 크고 눈에 잘 띄는 색깔로 만들어졌다.




    "사과가 맛있어서 사과를 먹는 것이 죄가 아니듯이 섹스가 좋아서 섹스를 하는 것도 죄가 아니다"


    성행위는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가 되었다. 좋아서 하는 섹스는 죄가 아니었다. 더 이상 섹스는 종교가 개입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문학적으로 카르페 디엠을 외치는 시기가 된 것이다. "현재를 즐겨라!"

    무분별한 성행위로 인해 매독이 창궐했다. 유럽 전역을 휩쓴 매독은 수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갔다. 신의 징벌이라 불리는 기독교적 해석도 이어졌다.




    여성을 남성의 관점에서 이해했던 르네상스 시대. 남녀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눈이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눈은 개념화된 것만 볼 수 있다. 지식의 체계에 등록된 것만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다.


    여자의 생식기 구조는 이름조차 없었기에 남성의 것에 빗대어 제대로 명명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음핵과 나팔관의 발견된 해부학의 성과로 가능해진다. 이름붙여진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제대로 명명되어야 구별과 차이를 설명할 수 있구나!!


    계몽주의 시대, 17~18세기


    남자는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져도 좋다.

    어차피 여자가 남자를 구원해줄 테니까.

    여자는 순결한 천사가 아닌가! 여자는 베아트리체다. 

    아니라면? 그럼 그녀는 매춘부다.


    포르노가 등장했다.

    포르노는 사적 공간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성을 전경화한 것이다. 근대의 문턱에서 사적인 공간이 등장했다. 이는 산업혁명의 시기와도 맞물린다. 성욕마서도 노동력으로 바꾸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귀족들은 브루주아는 꿈꾸었다.


    "과거에 작위가 영국 귀족의 서열을 말해주었던 것처럼 자동차는 우리의 사회적 지위를 말해준다."


    많은 이윤을 위해 전력질주해야했다. 쾌락에 탐닉하지 않고 절제해야 했다. 절제의 미덕으로 자신의 가치를 생산해야 했던 브루주아들이 계몽주의 시대에 살았다.



    과학혁명의 시대인 17세기에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팽배했다.

    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만유인력의 법칙이 인간을 지배한다고 뉴턴은 이야기했다. 임신과 출산 역시 수컷 강아지 기계와 암컷 강아지 기계를 포개어놓으면 제3의 작은 기계가 생겨난다고 비유했다.



    여자는 집안의 천사여야 했다. 그리고 순결을 강요받았다. 

    성적인 표현도 금지되었고 아주 기초적인 성교육도 받지 못했다. 

    결혼 후에도 여전히 억압의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하는 것이 여자의 삶이었다.




    빅토리아 시대, 19세기


    보노보는 시도 때도 없이 발정이 나고 난교를 한다. 아프리카의 원주민도 난잡하고 문란하다. 문명인은 짐승같이 섹스를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사랑한다.



     


    사랑이 이상화되었다. 사랑과 섹스가 분리되었고 자연스럽게 성적 억압이 있었다.

    순결한 사랑은 문명화된 사랑이라면 육체적인 욕망은 원시적이며 동물적인 사랑이었다.

    혼전순결이 당연시 되었고, 부부사이가 아니라면 성관계를 맺지 않아야 했다.


    귀족보다 우월한 시민계급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해야 했다.

    진정한 신사로 거듭나야했던 시민계급은 점잖고 예으바르며 겸손하고 말수가 적고 책임감이 강해야 했다. 스위트홈에는 능력있는 남편과 순종적인 아내, 귀엽고 말 잘 듣는 아이들이 그리고 시중드는 하인이 필수적이었다.


     

    전형적인 스위트홈이 자리잡은 시기에 동성애는 문명의 발전에 역행하는 행위였다.

    정신이상의 증상이라고 설명했으므로 인정받지 못했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없었다.

    다른 것이 일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정상이었고 나와 다른 사람은 비정상으로 밀어버렸다.


    그러나 남자들도 뒤돌아서면 남몰래 성에 탐닉했다. 홍등가가 생기고 남자들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찾아다녔다.

    성병이 기승했고 매독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근엄하고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은 어둡고 병들어갔다. 



    성해방 시대, 20세기


    20년간 세상을 뒤집어 놓았던 성해방은 성행위를 취향으로 만들었다.

    성행위는 배우고 연마해야 하는 테크닉이 되었다.

    이제 성행위는 단순한 성적 접촉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중심이 된 것이다.




    성해방은 남녀의 성적 평등을 가져왔다. 여성의 성적 주체성이 반영되었고,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의 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성행위는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로 발전했다. 어떤 섹스가 좋은지 질문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성적 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양석적 도식이 다성적 도식으로 바뀌었다.





    섹슈얼리티는 무엇인가?

    성을 성으로 만들어주는 성질을 말한다.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성적 성격과 역할, 취향이다.  섹슈얼리티는 양성성의 논리처럼 단순하지 않다. 여러 요소와 변수들이 결합해서 복합적으로 섹슈얼리티를 구성한다.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것... 진정한 섹슈얼리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관계 안에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의견을 제시하고 동등하게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인지한다. 내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우리가 함께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음을 다시 또 깨닫는다.




    "일상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가장 일상적인 것으로 나를 표현하고 섹슈얼리티를 규명한다.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더불어 사는 타자를 이해하기를 바란다. 분명하게 이해된 상태가 코스모스하면 이해할 수 할 수 없고 헷갈리는 상태가 카오스다... 코스모스의 가장자리는 카오스다. 카오스가 없으면 변화도 없다. 카오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간은 누구나 성적 소수자다. 성의 다문화주의가 다성성이다. 진정한 섹슈얼리티는 우리가 공존의 윤리로 해석해야 하는 성적 실천이론이다."


    개개인이 모두 성적 소수자다.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코스모스를 만들고 카오스도 만들어 낸다. 그 안에서 서로를 존종하며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찾고, 함께 행복한 길에 첫 등불을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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