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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236쪽 | A5
ISBN-10 : 894641748X
ISBN-13 : 9788946417489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고
저자 장영희 | 출판사 샘터(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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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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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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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 피워낸 희망의 기적! 견디기 힘든 고통과 신체의 아픔을 희망으로 이겨낸 장영희의 이야기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암 투병과 장애 등 암울해지기 쉬운 소재들을 긍정적인 유머와 위트로 펼쳐내는 독특한 그녀만의 에세이가 펼쳐진다. 장영희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낸다. 이 책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내 생애 단 한번」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그녀의 두 번째 순수 에세이 집이다.

9년이란 시간 동안 그녀에게는 견뎌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2001년 처음 암에 걸려서 방사선 치료로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암은 2004년 다시 척추로 전이되었다. 그녀는 다시 항암치료를 받았고 치료가 끝난 1년 만에 또다시 암은 간으로 전의된다. 투병 중에 작성된 이 책은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정겨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장영희는 자신이 '암 환자 장영희'로 비춰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녀는 암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로 오히려 누군가를 위로한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보다 정신이 더 건강한 그녀는 사람과 사물에 애착을 갖고 모든 곳에서 희망을 찾는다. 그녀는 기적은 가까운 곳에 있으며,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면서 버텨낸 자신이 살아온 나날들이 바로 기적이라고 전한다.

저자소개

저자 :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영문과 교수이자 번역가, 수필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인기로 ‘문학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번역서로 《종이시계》 《살아 있는 갈대》 《톰 소여의 모험》 《슬픈 카페의 노래》 등 20여 편이 있다. 김현승의 시를 번역하여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으로 올해의 문장상(2002년)을 수상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전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나, 비가 되고 싶어

1...
다시 시작하기
‘미리’ 갚아요
루시 할머니
사랑을 버린 죄
마음속의 도깨비
미술관 방문기
20년 늦은 편지
‘오늘’이라는 가능성
아름다운 빚

2...
와, 꽃 폭죽이 터졌네!
‘늦음’에 관하여
못했지만 잘했어요
어머니의 노래
침묵과 말
돈이냐, 사랑이냐
파리의 휴일
무위의 재능
무릎 꿇은 나무
내가 살아 보니까

3...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괜찮아
너만이 너다
뼈만 추리면 산다
진짜 슈퍼맨
결혼의 조건
민식이의 행복론
창가의 나무
나는 아름답다
재현아!·

4...
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 보라
‘오보’ 장영희
오마니가 해야 할 일
너는 누구냐?
새처럼 자유롭다
김점선 스타일
‘좋은’ 사람
스물과 쉰
속는 자와 속이는 자
나의 불가사리

에필로그
희망을 너무 크게 말했나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당신이 지금 힘겹게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바로 내일을 살아갈 기적이 된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장영희 교수가 《내 생애 단 한번》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순수 에세이집이다. 9년이란 시간 동안 그에게는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당신이 지금 힘겹게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바로 내일을 살아갈 기적이 된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장영희 교수가 《내 생애 단 한번》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순수 에세이집이다. 9년이란 시간 동안 그에게는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01년 처음 암에 걸렸고, 방사선 치료로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04년 척추로 전이, 2년간 어렵사리 항암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끝난 후 다시 1년 만에 간으로 암이 전이되었고 투병 중에 이 책을 내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암 환자 장영희’로 자신이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천형天刑 같은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는 도리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삶은 ‘천혜天惠의 삶’이라고 말한다. 또 기적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힘들어서 하루하루 어떻게 살까 노심초사하면서 버텨낸 나날들이 바로 기적이며,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내 생애 단 한번》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는 저자 개인의 경험을 넘어 우리네 삶의 체취와 감상들이 반듯하고 따뜻하게 녹아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정겨운 사람 내음과 온기가 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지펴준다. 그의 글들은 절망 속에서도, 나날의 힘겨운 삶 속에서 다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그의 글들은 결코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다. 암 투병, 장애… 자칫 암울해지기 쉬운 소재들을 적절한 유머와 위트, 긍정의 힘으로 승화시키는 문학적 재능과 여유는 장영희만이 갖는 독특한 힘이자 아름다움이다. 견디기 힘든 아픔을 건강하고 당당하게 바꿀 줄 아는 삶의 자세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살아온 기적은 살아갈 기적이 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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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정옥 님 2013.10.11

    오늘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There’s nothing that cannot happen today).’

  • 김옥란 님 2013.09.18

    좋다’라는 말을 우리말 사전에서 찾아보면 ‘마음에 만족하다, 품질이 나쁘지 않다, 솜씨가 뛰어나다’등으로 물건의 질을 평가하거나 양호함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 형용사가 ‘사람’

  • 최성엽 님 2010.10.13

    이름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어떤 이름이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을.

회원리뷰

  •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그녀의 訃告 뉴스였다. 유명인들의 訃告를 뉴스에서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를 슬픔으로 약간씩 힘들다. ...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그녀의 訃告 뉴스였다. 유명인들의 訃告를 뉴스에서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를 슬픔으로 약간씩 힘들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장애인이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던 그녀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였다. 그게 그녀의 첫인상이었다. 검은 리본이 드리어진 그녀의 영정이....

     

    누굴까? 누군데 단지 대학 교수인듯 한데 이렇게 뉴스까지....” 그러나 난 그 이상 그녀를 찾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서점이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란 책으로... 기적... 대부분 기적은 기독교 서적에서 많이 나온다. 직업 덕에 어린이 책만 읽다가 나의 어휘력이 어린이 수준밖에 되지 않음을 깨닫고 성인 책을 읽어야 겠다고 결심하고 신앙서적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 뒤로 꾸준히 성인 책을 읽고 있다. 그 신앙서적에 많이 담기는 낱말이다. 기적은... 책을 집어 들고는 언제나 그랬듯이 작가를 확인하다 난 거기서 언젠가 만나보고는 막연한 그리움을 가졌던 장영희란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뉴스에서 본 부고였지만 난 그녀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서강대 교수이자 수필가이며 번역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난 그녀의 책을 선택하고 그녀와의 대화를 시작하였다. 수다가 아닌 정중동의 대화를...

    그녀가 말해준 숱한 이야기들은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아마도 그녀의 성격과 나의 성격이 거의 비슷하지 않았나싶다. 나도 남에게 참 잘 속는다. 아니 잘 속는다기보다 남의 말을 그냥 다 믿어 버린다. 그래서 속는다. 그녀 또한 그랬던 거 같다. 난 남을 속이지 않는다. 그래서 난 남도 속이지 않는다고 믿는다. 아마 장영희 교수도 그랬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어느 날, 그날도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속아 버리고는 결심을 하였다. 다시는 남의 말을 듣지 않겠노라고... 믿지 않는게 아니라 아예 듣지를 않아 버렸다. 그래서 난 고집불통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장영희교수와 같은 점이 있다니 그녀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미국의 소년갱생시설에서 인형을 만들게 했더니 그 소년들이 인형을 데리고 자더라는.. 또 어떤 소년들은 데리고 자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인형이 잘 잘 수 있게 이불까지 만들어 덮어 주고 자더라는... 난 항상 소년범죄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허비하고 힘들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에 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은 정이 그리웠고 따뜻한 관심이 그리웠던 것이다. 그 그리움을 견디다 못해 그렇게 엉뚱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그들이 그리움을 갖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함께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녀가 한 이야기 중 남편의 이야기가 있다. 여러 가지 일로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 거 같다. 자신이 잘 못하는 일을 채워주는 남자가 남편으로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였다고 했다. 그러다가 남편은 자신의 부족한 점만 채워주는 존재가 아닌 남편의 부족한 면도 내가 채워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내고는 그냥 혼자인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거 하나 그녀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갖었다.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끔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거야?”하는 남편의 질문에 난 다시 태어나면 누구와도 결혼을 하지 않을거야라고 대답하여 남편을 실망시키고는 하지만 남편이란 존재는 생각할 수록 신기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완전 남이었는데 부모보다도 형제보다도 가까워지는 남편의 존재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게 신비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아무리 힘들 일이 있어도 만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장교수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한가지 더, “너는 누구냐?” 죽음의 문턱에서 받은 질문, 나는 아내이고 어미이고 기독교인이고 교사이라고 답하지만 신은 계속 너는 누구냐?”의 질문을 한다. 그런 거 말고 나는 누구일까?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해 봤지만 답을 얻지는 못했다. 언제 장영희 교수를 만나면 이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산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것을 어리석은 인간들을 부자 되고 싶어, 더 큰 능력을 갖고 싶어,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기적을 바라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욕심!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다. 하나님이 주신 삶의 기적안에서 더욱 하나님과 가까워지며 감사하고 살아야겠다.

     

    책을 읽는 내내 부드러운 봄 햇살이 창문 가득히 들어오는 흰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는 환한 거실에서 커피와 달콤한 다과를 하며 예쁜 테이블에 앉아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상상을 하였다. 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그녀와 이 얘기, 저 얘기를 두런두런 하는 상상을 하였다.

    그녀와의 대화는 부드러웠다. 따뜻했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나 자신이 잠깐 갖었던 나쁜 생각들을 서슴지 않고 이야기 해 주었다. 솔직한 그녀의 글로 인해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녀는 이미 나의 정다운 친구였다.

     

    아주 오래전 졸업생이 수줍어하며 선생님 그동안 좋은 책 많이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골라 주셨어요하며 내민 책이 있었다. 그 책의 이름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였다. 그랬다 난 그녀를 이미 오래전에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장교수가 친근했던 것이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다. 한번만 스쳐도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이다.

  • 오랫동안 책꽂이에서 잠자고 있던 고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간 여러 차례 이사를 ...

    오랫동안 책꽂이에서 잠자고 있던 고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간 여러 차례 이사를 하며 제법 많은 책들을 정리했는데, 여전히 책꽂이에 남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답니다(제법 책을 정리하고도 아직 많은 책들이 처가와 친가에 남겨져 있는데, 이렇게 좁은 집까지 가져온 것을 보면 장영희 교수님의 글을 꽤나 남다르게 여겨졌나 보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비록 우리 곁을 일찍 떠난 아쉬움은 크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그 분의 글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기쁨이 되며, 때론 힘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편안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 내공이 다시 한 번 느껴지고요. 수필을 어떻게 써나가야 하는구나 하는 배움도 갖게 되는 글들입니다.

     

    많은 글들이 가슴을 울렸지만, 에필로그에 실린 글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한 눈먼 소녀가 아주 작은 섬 꼭대기에 앉아 언젠가는 배가 와서 자신을 구해 줄 것을 기다리며 희망의 노래를 비파로 연주합니다. 하지만, 물이 자꾸 차올라 결국 섬은 물에 잠기고 소녀 역시 자신에게 어떤 운명이 찾아오는지도 모르고 여전히 희망의 노래를 부르다 죽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이런 허망한 희망이 너무 비참하지 않나 말하겠지만, 저자는 결코 비참하지 않다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힘겨운 투병과정에서도 희망의 글을 써갔던 저자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기에 저자의 운명이 마치 눈먼 소녀와 같구나 싶어 먹먹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비참함에 몸부림치다 떠난 것이 아니라, 희망이란 것으로 인해, 저자의 마지막 시간들은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채워진 시간이었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오늘 우리 앞엔 여전히 힘겨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절망하기보다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면, 어쩌면, 내가 그리는 그 희망의 모습들이 내 삶에 실제 끌어당겨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품어봅니다. 또한 감사하네요. 그분이 마지막 순간까지 외친 희망의 노래들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여전히 희망을 선물하며, 또한 새봄을 기다릴 힘을 줄 테니 말입니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힘을 내자. | ss**um | 2015.12.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퇴근한 뒤 집에서의 내 행동을 보면 그날의 심경을 알 수 있다. 책을 바로 펼치면 나의 마음이 가장...

    퇴근한 뒤 집에서의 내 행동을 보면 그날의 심경을 알 수 있다. 책을 바로 펼치면 나의 마음이 가장 평온할 때이고, 책도 보지 않은 채 인터넷 서핑만 하며 시간을 때울 때는 분명 내가 피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어제가 그랬다. 월요일은 몸이 아파 누워버렸다 치더라도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는 화요일,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보냈다. 머릿속으로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계속 울려대는 데도 무시하고 멍하니 인터넷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순간 이렇게 하루가 무심히 흘러가는구나, 오늘도 영락없이 허무하게 시간을 때워버렸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져 버렸다. 컴퓨터를 끄고 누워서 뒹굴 거리니 새로 정리한 책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책을 보고 있어도 손이 쉽게 뻗어지지 않아 무거운 마음에 무게만 더한 채 여전히 뒹굴 거리는 나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번 주는 대대적인 책장 정리를 하느라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했다. 1,100권의 책을 빼고, 새로운 책장에 책들을 나눠서 정리하니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버렸는지 모르게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고 있었다. 책장을 정리할 때, 침대 옆의 책장에 누워서 손을 뻗어 가장 가까이 닿는 곳에 읽다 만 책들과 읽어야 할 책들을 배치했다. 순전히 게으른 나의 성향 때문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젯밤 침대에서 뒹굴뒹굴 거리자니 내 손이 뻗치는 곳들의 책들이 계속 눈에 아른 거렸다. 마음이 몹시 무거웠음에도 멍하니 그 책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손이 뻗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최근에 읽다 만 책을 추려내니 장영희 교수님의 책이 손에 잡혔다. 아껴서 읽을 정도로 좋아한 책이었는데, 책장 정리한답시고 읽기의 흐름이 끊겨 버린 터라 서운해 하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잘 됐다 싶어 책을 꺼내 들었는데, 왜 이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렸는지 하루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운 생각마저 든다.

     

      이 책 속의 수필들은 모두 샘터에 연재된 원고들을 묶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글이 많았는데, 저자의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재로 한 터라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연재한 것들을 묶다 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는데 그야말로 재미나고, 슬프고, 감동적이고, 공감 가는 글까지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흡인력이 있었다. 그러다 "괜찮아" 란 글을 읽다 눈물이 나고 말았다. 저자가 어린 시절 불편한 다리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지 못하고, 집 앞 계단에 앉아 구경하고 있는데 깨엿 장수가 와서 엿 두개를 주며 "괜찮아" 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담긴 글이었다. 그 이야기도 마음이 찡해졌는데, "괜찮아"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곳에서 펑펑 울어 버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 넌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격려의 말, 이 말을 늘 내게 해주던 지인이 생각나서였다. 분명 일상을 피하고 있는 나에게는 두려움과 외로움이 늘 엄습해 있었는데, 그 구절을 읽는 순간 어디선가 나를 향해 그런 말을 해 주는 지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모른체하려 했던 내 마음을 들켜 버린 양 감정이 무너져 버렸다.

     

      그 전까지는 저자의 글이 바로 내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달착지근하게 들렸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마치 내 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착각이 일어 한 없이 빠져들었다. 그러나 현재 내가 당면한 내면을 파고드는 글을 만나면서부터 저자의 글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바뀌어갔다. 그냥 흘려버리는 글들이 아니라 그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내면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저자는 늘 마감일에 쫓겨 글 소재를 찾느라 분주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저자를 떠올리니 마치 그녀의 일기를 읽는 것만 같아 마음이 저릿해지곤 했다. 암 환자로 불리기 싫어했으나 암 투병을 하면서 죽음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아련함 또한 다르게 다가왔다. 글을 쓸 당시에 언젠가 올 죽음을 배제한 채 썼다 하더라도, 저자의 죽음 뒤에 만난 글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음이 그녀를 다른 세계로 데려갔다는 상실감보다, 평범한 다른 이들처럼 일상의 지루함과 자신을 다독이는 내면의 갈등 속에서 생활해 가는 모습이 처연해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죽음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건 그녀가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다 간 흔적들이 남아 있는 일상이므로 그것들만 생각하기로 했다. 글 쓸 소재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 털털한 자신의 성격, 황당한 에피소드, 마음을 찡하게 하는 자잘한 사건들은 저자의 내면을 거쳐 왔음에도 별 다른 꾸밈없이 독자를 향해 성큼 다가왔다. 교수라는 타이틀도, 장애인이라는 덧씌워진 시선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인간 장영희를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글들이 많았다. 그런 모습 때문에 독자인 나도 맘 놓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자신의 버릇이나 소소한 내면을 토로할 때면 맞장구 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고, 저자가 겪은 경험으로 인해 간접경험 할 수 있어 색다른 묘미를 느끼기도 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학생들의 이야기, 학교 이야기, 틀에 박힌 일상의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런 글 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향해 나아가는 저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저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영문학 교수이며 다리가 불편하다는 사실만으로 나름대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시선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지난한 희망을 말 할거라고, 어쩌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진부한 이야기를 듣게 될 거라고 생기 없는 눈빛으로 대하다가 5월에 소천 하셨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했음에도 이제야 내게 손길이 닿은 그녀의 작품은 나의 편견을 철저히 깨어 주었고, 많은 이들이 그녀의 글에 반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꾸밈없음, 솔직함, 더불어 독자를 평안히 이끄는 글 솜씨까지 그녀의 글 속에 녹아있는 모습은 순수한 저자 자신을 말하고 있었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한 가지 생각이 끊임없이 나를 찔러댔다. 나는 누구인가, 과연 내 자신과 진실 되게 당면해 본 적이 있는 가란 질문이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쉰이 넘은 교수도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나아가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너는 누구냐?" 란 소제목의 글이 나의 생각을 더 관철시켜 주었고, 토마스 머튼이라는 신학자가 했다는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의 참된 기쁨은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 것이고, '자기'라는 감옥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라는 말이 때 마침 내 마음에 안착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를 알았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최소한 내가 무엇을 발견해야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조금이나마 해답을 찾은 셈이다. 읽는 시각에 따라서 다양한 답을 얻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문학의 매력이지만, 이 책에서 내가 찾은 질문은 내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의 글을 통해 29살인 내가 이제야 내 자신을 찾으려 한다는 말이 철딱서니 없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저자도 나이에 상관없이, 살아온 삶의 과정에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드러냈으므로 나도 용기를 얻어 본다.). 부디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하시길 바라며, 좋은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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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pe**kw | 2015.12.0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11월17일 입원 11월20일 수술 11월29일 퇴원   혜련이가 병문안 선물중의 하나로 준 책이다. &nb...

    11월17일 입원

    11월20일 수술

    11월29일 퇴원

     

    혜련이가 병문안 선물중의 하나로 준 책이다.

     

    [발췌]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나쁜 생각이 있어도 3%의 좋은 생각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 준다

     

    *사랑하고 잃는 것이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I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ot to have loved at all) -알프레드 테니슨(영국시인)-

     

    *제목도 잘 생각이 안 나지만, 그중에 한마디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살림도 어려운 미혼모 조디 포스터가 일곱 살 난 천재 아들의 장래를 위해 양육권을 포기하고 아이를 먼 곳에 있는 영재 학교로 보내게 됩니다. 어쩌면 이제는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아들을 보내며 그녀는 평상시에 하룻밤 친구집에 놀러 가는 아들에게 하듯 그래, 내일 보자(See you tomorrow)”라고 말합니다. 아들과 헤어지는 아픈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서였겠지요.

     

    *조직 검사를 하고 결과를 통보받는 날까지 나는 학교에 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평상시와 똑같은 생활을 했다. 내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양극으로 내달았다. 아마 괜찮을 거야. 설마 하고많은 사람 중에서 내가...살아오면서 난 불운 보다는 훨씬 많은 행운을 누리며 살았고 틀림없이 행운이 내 편이 될 거야 하는 믿음과, 그러면서도 어쩌면 이제는 모든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자포자기 같은 것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There is nothing that cannot happen today) -마크 트웨인-

     

    *옥시모론(oxymoron) : 모순형용법. 서로 상반되는 의미의 단어를 병치하여 상황을 강조하거나 독자의 관심을 끄는 비유법. : 작은 거인, 우둔한 천재, 어두운 빛, 다 아는 비밀, 못했지만 아주 잘했어요,

     

    *나는 사는 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수입이 있고, 그래서 돈에 관해 초연하다. 아니, 내가 돈에 대해 초연하다는 생각을 즐긴다. 그렇다고 무소유가 미덕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어차피 한세상 살다 가는 것인데 이왕이면 편하게 많은 것을 누리며 살다 가고 싶다. 홍수만 나면 휩쓸려 떠내려가는 판잣집보다 전망 좋고 멋있는 2층집에서 살고 싶고, 탈탈거리는 경차보다 번쩍이는 중형차를 몰고 싶고, 싸구려 라면보다는 우아한 호텔 식당에서 비싼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 나는 절대로 햇살 한 줄기에 만족하는 디오게네스가 될 수 없고, 또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돈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으며, 돈이 있어야 병도 고치고, 돈이 있어야 공부도 하고, 미국 속담에 빈 자루는 똑바로 서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돈이 있어야 고개를 곳곳이 들고 자존심 내세우며 살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악을 행하는 것이 낫다. 그것은 적어도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토마스 엘리엇이 한 말이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었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통증 때문에 돌아눕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던 일,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백혈구 수치 때문에 애타던 일, 온몸의 링거 줄을 떼고 샤워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일, 방사선 치료 때문에 식도가 타서 물 한 모금 넘기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하며 밥그릇만 봐도 헛구역질하던 일, 그런 일들은 의도적 기억 상실증처럼 내 기억 한편의 망각의 세계에 들어가 있어서 가끔씩 구태여 끄집어 내야 잠깐씩 회생되는 파편일 뿐이다.

     

    *모든 사람은 이 세상은 나 때문에 창조되었다라고 느낄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탈무드-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이 열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 -엘리노어 루스벨트-

    스스로와 사이가 나쁘면 다른 사람들과도 사이가 나쁘게 된다. -발자크-

    다른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에리히 프롬-

    너만이 너다이보다 더 의미 있고 풍요로운 말은 없다. -셰익스피어-

     

    *내게 힘이 된 말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힘들고 아플 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로해 주었지만, 구태의연한 말로 듣거나 아예 흘려듣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난 애당초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전기에 감전된 듯, 아 바로, 이거다 하고 갑자기 희망이 불끈 솟거나 삶의 의지를 되찾을 만큼 그렇게 깨어 있는인간 유형에 소가지 못한다. 그저 무심히 들으며 그냥 그런가 보다, 날 위로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금방 잊어버리곤 하는데...

     

    *의사의 표정이 병호의 죽음을 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바로 그때, 응급실 침대에 누어 있던 명수가 깨어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어! 오줌 마렵다고!” 나는 친구의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서 숨을 멈추었고 또 한 사람은 살아서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명수야, 축하한다. 깨어나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축복이고 행복이다.’ 그렇게 나는 친구를 보냈다. 그리고 그날 이후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내 발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내 눈으로 하늘을 쳐다 볼 수 있고, 작지만 예쁜 교정을 보고, 그냥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니까 가끔씩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고, 친구들과 운동하고, 조카들과 놀고, 그런 행복들은 순전히 보너스인데, 내 삶은 그런 보너스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후생가외 청출어람이라고 해도 될, 민식이의 에세이 중에서-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는 오직 하느님만 만들 수 있는 것. -조이스 킬머의 시 나무중에서-

     

    *내 눈이 습관처럼 정수리 부근으로 갔다. , 암만 봐도 신기한 일이다. 지난해 항암 치료 받을 때 머리가 빠져 돈짝만큼 휑하니 비어 있더니 치료가 끝나자마자 포실포실 아기 새 솜털처럼 머리칼이 나서, 지금은 언제 그랬었냐는 듯, 전혀 표시 안 나게 머리털로 덮여 있는 것이다. 뿐인가, 항암제 부작용으로 입 가장자리에 심한 염증이 생겼던 것도 깨끗이 아물고, 방사선 치료 때문에 꺼멓게 탔던 목살도 한 차례 검은색 비늘을 벗더니 이제는 아주 하얗고 부드러운 세 살이 되었다.

     

    *어떤 이들은 나이 들어가는 일이 정말 슬픈 일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나이 들어가는 일이 정말 아름다운 일이고 노년이 가장 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살아 보니 늙는다는 것은 기막히게 슬픈 일도, 그렇다고 호들갑 떨 만큼 아름다운 일도 아니다. 그야말로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하루하루 살아갈 뿐, 색다른 감정이 새로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삶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삶에 익숙해질 뿐이다. 말도 안 되게 부조리한 일이나 악을 많이 보고 살다 보니 내성이 생겨, 삶의 횡포에 좀 덜 놀라며 살 뿐이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세상의 중심이 나 자신에서 조금씩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남도 보인다. 조금씩 마음이 착해지는 것을 느낀다. 결국 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은 인간의 패기도, 열정도, 용기도 아니고 인간의 선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 자체에 대한 연민, 자신뿐 아니라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선함이 없다면, 그러면 세상은 금방이라도 싸움터가 되고 무너질지 모른다.

     

    *아저씨, 화내지 마세요. 건강에 안 좋아요. 병든 죄인이라잖아요. 섭섭해도 참으세요. 우린 우리 하나하나이지만, 의사에겐 그냥 무더기 환자잖아요.

     

    *그래도 분명 나쁜 운명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마 2001년 내가 암에 걸린 일일 것이다. 방사선 치료로 완쾌 판정을 받았으나 2004년에 다시 척추로 전이, 거의 2년간 나는 어렵사리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20065, 나는 다시 돌아왔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려라. 그게 살 길이다. "
     

     
    나는 내 의지대로 된다,고 거울을 보며 아무리 외쳐보아도 가끔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 앞에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내 의지대로 되지도 않는 삶에 때문에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버리게 된다. 희망과 성공담의 홍수 속에서 삶은 믿는대로 된다고 희망을, 성공을 믿어보자고 속삭여봐도 한번 절망에 데인 작은 가슴은 희망을 담기가 두려워진다.
    그 러면서도 시작하는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이 책을 펼쳐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천형의 삶이었다는 저자의 운명에 나의 운명을 빗대어 보고 위안을 받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저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기적이라 칭할 만큼 대단한 삶을 살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을까 궁금했던 것일까.
     
    사실 이 책의 글 속에는 '이런 나도 사는데, 당신도 살아!'하는 식의 희망주기도, 기적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특별한 삶의 비결 같은것도 담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저자는 자신을 비롯한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글 속에서 나는 저자가 대단한 희망이나 기적이 아닌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면서 '괜찮아, 꼭 너만 그런것은 아니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꼭 너만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라고, 너만 삶의 어이없음에 모든 의지를 상실해 버린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건 아니라고, 네가 다른 사람보다 의지가 약하거나 모자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고 말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땐 오히려 어떤이의 기적같은 성공담보다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 위로가 되고 그리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제목 앞에서 멈칫 했던 것은 그 책에서 희망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어떤 기대나 저자의 쉽지않아 보이는 운명의 이력에 대한 호기심 때문도 아니었다. 이 책의 이 제목을 보고는 그동안은 깨닫지 못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오늘을 살고있는 '기적'을 다시금 세어보게 된 까닭이었다. 감사하지 않은가, 매일 같이 새로운 세상소식을 전하는 뉴스와 신문에서는 매일 다른 사람들의 죽음과 불운을 전하는데 나는 이렇게 아무일도 없이 아침이면 눈을 뜨고 해가 지고 다시 잠이 드는 나에겐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누군가에겐 전혀 당연하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것이.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산다는 것, 그 기적을 말했던 저자는 암이라는 운명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고인이 되었다. 이렇듯 인간의 삶이란 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운명에 힘없이 휘둘릴 뿐이다. 그리고 평온하지만 너무나 평온해서 때로는 지루하고 그래서 내가 과연 잘 살고있는 것일까, 라는 고민에 잠 못이루고, 스펙을 골고루 갖추어도 미취업자가 넘쳐난다는 기사들을 생각하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기적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나의 생의 기적을 세어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할까 싶다가도 그게 진짜 기적이 아니라 평범한 날들을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은가 하는 의심과 허무가 밀려드는 것이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한 쪽면을 보면 삶, 그 자체는 기적이고 다른 한 쪽을 보면 삶은 그것을 살아내는 인간의 의지나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운명에 이끌려 다닐뿐, 아무것도 아니다.
     
    저자는 삶은 기적이라고 보았고 기적을 일구는 희망을 외쳤다. 그 희망은 운명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큰 힘이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소아마비 장애을 겪고 나이가 들어서는 암투병까지 하게 된 그녀의 삶을 천형의 삶이라고 했지만 그녀는 소아마비 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의 암투병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살아난 자신의 삶을 기적이라 이야기 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엔 자신은 또 다시 건강해 질것을 믿는다고 하며 끝을 맺었다. 저자는 새 봄을 맞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평생을 희망을 외치며 살았으니 그 생은 내내 꽃바람이 부는 봄에 살았을 것 같다.

    삶이 양면의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랴 싶다. 남이 뭐라고 하든 내가 사는 내 인생 내 맘대로 기적이라 하며 감사하며 살 수 있다면, 평생을 무엇을 희망하는 설레임속에서 살다 죽을 수 있다면 그게 정말 진실이었든 초라한 자기위로에 지나기 않는 비참한 희망이었든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의 말씀처럼 인생은 심각한 고뇌 속에서 조심조심 사는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기에.
     
    동전을 허공에 던진다. 핑그르르 도는 동전을 낚아채어 손 안에 움켜쥔다. 앞면일까, 뒷면일까. 모른다. 내가 앞면이라고 하면 앞면이 되는 것이고 뒷면이라 하면 뒷면일 것이다. 비밀을 움켜쥔 손을 피기 전까지. 그 때까지는 자유이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믿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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