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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보이스(대산 문지 청소년문학 1)
| 규격外
ISBN-10 : 8932029008
ISBN-13 : 9788932029009
틈새 보이스(대산 문지 청소년문학 1) 중고
저자 황선미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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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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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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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사각지대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의 세 번째 청소년소설 『틈새 보이스』. 대산문화재단과 문학과지성사가 공동으로 기획하는 「대산 문지 청소년문학」의 첫 번째 작품으로, 교보생명에서 운영하는 인문학 서비스 사이트인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 《거기까지》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다. 하나같이 ‘평범’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네 명의 소년이 우연히 ‘틈새’라는 분식집에서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서히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전작인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에서 유년기의 자전적 체험을, 《사라진 조각》에서 청소년의 집단 성폭행 문제를 다루었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가정과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 내쳐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른들의 제대로 된 보호와 보살핌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방황하는 소년들을 따스하고도 정교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보인다.

친구의 죽음에 얽힌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는 ‘무’,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욕이 터지는 틱 장애 때문에 입을 틀어막고 사는 ‘윤’, 째진 눈에 건방진 말투, 좋은 머리로 도통 뭘 하고 다니는지 알 수 없는 ‘기하’, 유학 갔다 돌아와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면서 인터넷을 뒤져서라도 똑똑한 척 구는 ‘도진’. 소설에는 이처럼 저마다 상처와 비밀을 가진 네 명의 소년이 등장해 미혼모였던 엄마에게 외면당하고 길거리를 떠돌다 엄마와 다시 같이 살게 된 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용서받은 경험이 없었던 무는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쓰며 살아간다. ‘틈새’에서 만난 윤, 도진, 기하는 그런 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었을 뿐 이들을 친구로 생각해본 적 없던 무의 철벽같던 마음은 어느 사이 녀석들과 서툴게나마 관계를 맺으며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 황선미
저자 황선미는 1963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내 푸른 자전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0여 권이 넘는 작품을 출간하였다. 동화와 소설을 넘나들며 어른과 아이 모두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써오고 있다. 1999년 출간된 『나쁜 어린이 표』에 이어 2000년 출간된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였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큰 흥행을 거두었다.
주요 작품으로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들키고 싶은 비밀』 『푸른 개 장발』 『과수원을 점령하라』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주문에 걸린 마을』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등이 있다. 다수 작품이 미국, 프랑스, 러시아, 노르웨이, 레바논, 그리스, 폴란드, 중국, 독일,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목차

틈새

먼지

화살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진짜가 나한테 있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진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덮이기를 간절히 원했고 엄마의 묵인이 나를 막아준 셈이었지만, 그래서 없어질 문제가 아니었다. 결코. 그랬다면 악몽 따위는 꾸지 않겠지. 여전히 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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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진짜가 나한테 있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진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덮이기를 간절히 원했고 엄마의 묵인이 나를 막아준 셈이었지만, 그래서 없어질 문제가 아니었다. 결코. 그랬다면 악몽 따위는 꾸지 않겠지. 여전히 나는 그날이 떠오르는 것조차 두렵다. 가끔은 이 모든 게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곧 뼈가 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철이 들수록 분명해지는 죄의식 때문에 힘들었고, 엄마가 그걸 보고도 묵인했다는 게 악몽 같은 약점이 돼버렸다. 엄마가 잊어버렸든 기억하든 상관없이 그건 내 양심의 덫이었다. 나라는 애한테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걸 저런 식으로 꺼내다니._37~38쪽

윤은 매일 저녁 셰프에게 간다. 요리를 배운다지만 주방에 잠깐 얼씬거리는 거고, 그럴 수 있는 건 녀석 부모가 아들을 위해 그런 기회도 잡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윤은 거기로 가기 전 틈새에서 꼭 떡볶이를 먹는다. 기하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전에 꼭 틈새에 들른다고 했다. 배가 든든해야 배짱도 생긴다나. 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늘 비밀이고 그게 아르바이트와 관계가 있다는데 나는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 뭐든 훔치는 자식이랑 뭘 공유해봐야 좋을 리 없을 테니까. 도진은 미국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학원을 끝내고 검정고시 학원에 가기 전에 틈새에 들렀다. 검정고시 학원은 알겠는데 미국 고등학교 공부를 도대체 어디서 누가 가르치는지는 모르겠다. 그런 게 진짜 있는지 뻥인지도 알 수 없다. 녀석 하는 걸 봐서는. 아무튼 도진은 다시 미국으로 가서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는 게 목표인 애다. 우리가 거기에 모일 수 있는 공통점이란 시간뿐이었다. 6시에서 7시 사이. 그렇게 우리는 틈새의 애들이 된 것이다._40~41쪽

아프다. 너무 아프다. 어지러워 땅 밑으로 꺼질 것만 같다. 발가락에 쥐가 나서 펴지지가 않아 땅을 디딜 수가 없다. 땅에 닿으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오그라든 발가락은 말을 듣지 않고 도무지 잡히는 게 없어서 나는 죽을힘을 다해 허우적댔다. 살고 싶다. 여기를 벗어나 살아야만 한다. 숨이 막힌다. 나의 모든 구멍을 다 틀어막은 세상. 검은 물속이다._102쪽

“부탁할 거 있단 말야!”
울음 섞인 목소리가 끝까지 따라왔다. 나는 뛰기 시작했다. 돌아보지 않을 거다. 다시는 이쪽으로 오지도 않을 거다. 이제 그만 묻혔으면, 괜찮아질 거야, 다 지나간 일이잖아 했던 것들 이 결국 고스란히 고개를 쳐들고 말았다. 해리 때문이다. 해리가 모든 뚜껑을 다 열어버렸다. 해리 뒤에는 징그러운 그 늙은이가 있고 거기에는 또 영빈이가 있고 엄마가 있고 사면동 악동들이 있고 철로 밑의 검은 물이 있고 비명소리…… 너무나 아픈 뺨, 손, 몸, 가슴. 어쩌자고 해리를 만났을까. 이게 운명이라면, 더럽게 꼬인 이따위가 내 인생이라면 나 진짜 구제불능이다. 아닌 건 아닌 거다. 부정에 부정이 거듭됐을 땐 결과가 빤한 거였는데 뭘 증명하자고 태어났을까. 내게 의도 따위가 있었을 리 없다. 애초부터 지금까지 내 머리는 비었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쓰레기다. 그런데 어떻게 다 감당하라고 이렇게 뒤흔들까. 도대체 왜 누가. _127~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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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친구잖아, 우리”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좋아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작가의 최신작! 2014년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작가’이자...

[출판사서평 더 보기]

“친구잖아, 우리”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좋아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작가의 최신작!

2014년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작가’이자, 『마당을 나온 암탉』과 『나쁜 어린이 표』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동화와 소설을 넘나들며 어른과 아이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을 써온 황선미 작가의 신작 『틈새 보이스』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황선미 작가의 세번째 청소년소설로 작가 특유의 세심한 필치와 흡입력 있는 전개,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깊이와 감동은 여전하면서도 한층 더 농익은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작인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에서 유년기의 자전적 체험을, 『사라진 조각』에서 청소년의 집단 성폭행 문제를 다루었다면, 이 책 『틈새 보이스』에서는 ‘가정’과 ‘학교’라는 안전 울타리 밖으로 내쳐진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어른들의 제대로 된 보호와 보살핌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고도 정교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에는 마음의 상처와 비밀을 지닌 네 명의 소년이 등장한다. 학교도 사는 곳도 꿈도 성격도 가정환경도 제각각. “틈새. 우리 사이에는 그게 있다. 마치 이 분식집처럼. 우리가 모일 수 있는 공통점이란 시간뿐이었다. 6시에서 7시 사이.”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곤 그저 “시간뿐”이지만,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를 홀로 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다. 불안한 속내를 감추기 위해 잔뜩 날이 선 모습도. 소년들은 ‘틈새’라고 부르는 분식집에서 우연히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나브로’ 친구가 되어간다.
소설은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 ‘무’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불안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무’와 틈새 소년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의 과거를 둘러싼 의외의 인물과 여러 사건들이 맞물리며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가슴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 작가 특유의 절제되고 흡입력 있는 문장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 내면의 상처를 지닌 소년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더 나은 미래로, 바깥세상으로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딛기 위해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견뎌내는 틈새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 역시도 “기댈 데 없이 외로웠던 청소년기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먼저 그 시기를 지나온 한 사람으로서 외롭고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을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각자의 몫으로 남은 상처를 안고도 우리는 살고 어울리고 때로는 사랑하면서 일치되었다가 거짓말처럼 어긋나 영원히 멀어지기도 한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그 간극에 남은 의미를 받아들인다면. 그 틈새의 관찰자가 되어 어른 못지않게 힘겨웠던 어떤 이들의 한때를 짐작해 보면서 나 역시 기댈 데 없이 외로웠던 청소년기가 있었음을 고백한다._「작가의 말」에서

틈새,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소년들의 아지트

소설의 주요 무대는 ‘틈새’라는, 큰 건물 틈 사이에 낀 좁고 허름한 분식집이다. 원래 이름은 ‘제일 분식’이지만 이곳을 찾는 소년들에겐 ‘틈새’로 통한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이해받지 못하는 이들은 부모의 간섭을 피해, 학교의 감시를 피해, 도망치고 싶은 현실의 문제를 피해 이곳에서 김밥 한 접시, 라면 한 그릇으로 마음의 허기를 채우며 잠시 숨을 돌린다.
자리가 없어 큰 원탁에 같이 앉게 된 우연으로 무와 윤, 도진, 기하는 아는 사이가 된다. 그런데 여기 모인 소년들은 하나같이 ‘평범’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는 ‘무.’ 좋은 가정환경에서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욕이 터지는 병(틱 장애) 때문에 입을 틀어막고 사는 윤. 째진 눈에 건방진 말투, 좋은 머리로 도통 뭘 하고 다니는지 알 수 없는 기하.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면서 인터넷을 뒤져서라도 똑똑한 척 구는 도진. “어쩌다 이런 애들끼리 틈새에서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하나같이 문제 있어 보이는 녀석들. ‘틈새’는 이처럼 ‘정상’ 혹은 ‘보통’이라고 통칭되는 주류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소년들의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이자,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성장이란 아픈 과거와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

주인공 ‘김무’는 미혼모였던 엄마(김난희)에게 외면당하고 길거리를 떠돌다 엄마와 다시 같이 살게 된다. 재주 많으라고 붙여준 이름이라지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무는 자신이 이름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無]같이 느껴진다. 부모로부터 부정당한 존재라고 자신을 규정하고 어두운 과거에 짓눌린 채 살아왔던 무.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용서받은 경험이 없었던 무는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때문에 친구라는 존재도 엄마라는 존재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틈새에서 만난 윤, 도진, 기하는 그런 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머리가 깨져서 찾아오기도 하고, 생일파티에 초대하는가 하면, 뜻 모를 질문을 던져 무를 성가시게 한다.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었을 뿐 이들을 친구로 생각해본 적 없던 무. ‘철벽’ 같던 무의 마음은 어느 사이 녀석들과 서툴게나마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를 가둔 유리벽을 깨뜨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무 앞에 ‘해리’가 나타난다. 6년 전, 사면동 친척집에서 지낼 때 알고 지낸 한 소녀.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자행된 성적인 학대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같이 도망가자던 해리의 부탁을 거절한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다. 해리와의 재회로 무는 필사적으로 잊으려 했던 과거의 기억들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더 이상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게 된 무. 하지만 윤, 도진, 기하의 진심을 알게 되고 연약해 보이던 해리마저도 자신의 처한 현실을 벗어나려 애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는 덮어두려고만 했던 과거와 마주할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틈새의 아이들처럼 누구나 작든 크든 어두운 과거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수 있다. 비록 떠올리는 것조차 괴롭고 힘들지라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 아픔을 견디고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소설은 틈새 아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조곤조곤 속삭인다.

각자의 몫으로 남은 상처를 안고 가는 청소년들에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좋아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은 ‘관계’에 관한 부분이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족 혹은 또래 친구 혹은 또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틈새 소년들의 만남은 우연처럼 시작되었지만, 그 짧은 만남이 그들의 인생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버티게 해주는 동력이 되었다. 청소년기는 그러한 경험을 수도 없이 겪게 되는 시기다. 그러한 관계들이 늘 안전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때론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가족, 친구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있기에 우리는 공감하는 법을 배우고, 더 성숙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이고 팀원일지라도 궁극적으로 혼자이므로 스스로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프게 깨달을 수밖에 없다.”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누군가의 존재다. 관계 맺기에 서툰 청소년들에게 이 소설은 종국에는 그런 관계들이 ‘나’라는 닫힌 세계를 깨는 성장을 경험하게 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내디딜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상처 입고 그 상처가 아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가혹하고 비정하게 느껴지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하지만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노력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것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외로움 속에 놓인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은 노력이 가져올 변화를 작가는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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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개인적으로 ‘분식집’은 정감 있게 느껴지는 장소중 하나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돈을 모아 떡볶이며 튀김을 시키면 배부르게 먹을 ...

    개인적으로 ‘분식집’은 정감 있게 느껴지는 장소중 하나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돈을 모아 떡볶이며 튀김을 시키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곳, 그리고 그곳은 마땅히 놀러 갈 곳 없는 우리들에게 (뭔가를 주문함과 동시에) 수다를 나눌 수 있던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분식집은 왠지 모르게 좀 특별하게 다가온다. 배고픔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는, 친구들과 사이를 돈독하게 나누는 그런 곳인 셈이다.


      소설에서도 분식집이 등장한다. 번듯하고 큰 건물 사이에서 용케 버티고 있는 이 분식집은 소년들 사이에서 ‘틈새’로 통한다. 저마다 상처를 가지고 방황을 하는 네 명의 소년들은 사실 그렇게 썩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 공통점이라고는 6시에서 7시 사이에 틈새에 모여 김밥이나 라면, 떡볶이를 먹는다는 정도. 그 중 한명이자 화자이기도 한 ‘무’는 자신들을 친구라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일회용 관계라고 여길 따름이다.
      ‘무’는 어렸을 적 친구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것도 무를 힘들게 한다. 아버지는 그를 부정했고, 어머니는 미혼모로 그를 키워왔다. 지금은 다시 어머니와 살고 있지만 어렸을 적 두 번 정도 버려졌던 기억은 그렇게 쉽게 사라진다거나 괜찮아지는 게 아니었다.


      ‘윤’은 형편도 넉넉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틱장애가 있어 입만 열면 욕이 나오는 상황이고, ‘도진’은 유학을 다녀온 후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무는 그의 밋밋함과 힘없는 말투를 마뜩잖게 생각한다. ‘기하’는 본인 말로는 전교1퍼센트 성적에다 아르바이트로 주가 조작한다고 하는데 실제 뭘 하고 다니는지는 알 수 없다.


      처음에 그들은 적당한 거리를 둔 사이였다. 대화다운 대화 없이 그저 일정한 시간대에 틈새에 들러 저녁을 먹는 사이. 관심도 없었고 서로를 잘 알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어느 사이엔가 조금씩 서로 관여하게 되고, 신경을 쓰게 된다. 귀찮거나 그냥 못 본 척 내버려 두면 되는데 그게 되지 않는 것이다. 어색하고 서툴고 낯간지럽지만 그들은 그렇게 천천히 친구가 되어 간다. 그리고 자신들 안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던 상처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그 순간만큼은 자신에게도 진짜임을 바라보는 ‘무’의 시선에, 그리고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에 한없이 마음이 뭉클해짐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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