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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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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쪽 | B6
ISBN-10 : 8982181784
ISBN-13 : 9788982181788
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 중고
저자 김경욱 | 출판사 강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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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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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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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은 영화와 사회의 긴밀한 관계를 흥미롭게 탐색하고 있는 책이다. 영화평론가로 글을 쓰며 대학에서 영화 관련 강의를 해오고 있는 저자는 지난 10년간 개봉한 한국 대중영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제반 현상과 증후를 명쾌하게 집어낸다.

저자소개

저자 : 김경욱
저자 김경욱은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동국대와 중앙대에서 영화이론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화사에서 기획과 시나리오 컨설팅을 했고, 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영화평론가로 글을 쓰면서, 대학에서 영화 관련 강의를 해왔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부터 집 근처 영화관을 드나들었고, 고3 때는 엄마 눈치를 보면서 텔레비전 방영 영화를 다 봤다. 결국 좋아하던 취미 생활이 평생의 업이 되었다. 영화를 잘 보고, 글을 잘 쓰고, 강의를 잘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이 세 가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 지은 책으로 『블록버스터의 환상, 한국영화의 나르시시즘』(2002), 『Yu Hyun-mok』(2008)이 있고, 존 오르의 『영화와 모더니티』(1999)를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책머리에

01향수로서의 억압 「괴물」 「박하사탕」 「꽃잎」 「화려한 휴가」
-한국영화에서 1980년대는 어떻게 재현되고 기억되는가?

1980년대의 기억, 「괴물」 | 1979년부터 1999년까지의 한국 현대사, 「박하사탕」
1980년 광주의 트라우마, 「꽃잎」 | 1980년 광주의 스펙터클, 「화려한 휴가」
1980년대와 한국영화

02스노비즘 사회의 초상 「써니」
「써니」와 한국영화의 1980년대 | 이보다 더 ‘써니’할 수 없다!
행복이 넘쳐흐르는 스노비즘 사회

03살인과 고문의 시대, 기억과 추억의 시간 「살인의 추억」
시체를 기억하는 남자와 살인을 추억하는 남자 | 세 명의 가해자와 세 명의 피해자
국가의 살인과 개인의 살인 | 시체의 공간과 고문의 공간 | 사라진 서경장과 돌아온 박형사

04역사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으로서의 기억 「실미도」
천만 관객의 「실미도」 | 빨갱이 혐오증과 냉전의 논리
‘역사에 의한 희생’에서 ‘역사를 위한 희생’으로의 전이 | 가해자를 위한 변명
역사 앞에 선 한국영화의 무능력

05환상과 실재, 어느 쪽이 우리를 즐겁게 하는가? 「의형제」 「경계도시 2」
2010년의 남북관계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간첩 | 6년의 공백 그리고 환상극장
그림자, 김철수 또는 송두율 | 송두율, 「태백산맥」의 김범우

06소녀의 죽음에 응답하는 한국영화의 두 가지 방식 「마더」 「시」
왜 소녀의 죽음은 반복되는가? | 소녀의 죽음에 대한 응답, 「마더」
소녀의 죽음에 대한 응답, 「시」?미자의 애도 작업 | 소녀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07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 「친절한 금자씨」 「좋지 아니한가」 「아저씨」
섹슈얼리티의 여성성에서 블록버스터 전략으로서의 남성성으로
블록버스터 하드 바디들의 전염병으로서의 자살 | 어머니의 귀환, 「친절한 금자씨」
두 개의 가면, ‘천사 같은’ 어머니와 ‘남근적’ 어머니
무능력한 아버지의 귀환 | 대리 아버지의 등장

08나쁜 남자들과 바람난 여자들 「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임상수의 21세기 음담패설 한국 풍속도
남성성 찌그러트리기, 혹은 왜상 효과 | 임상수의 여자들
쿨한 개인, 쿨한 가족, 쿨한 사회, 쿨한 역사

09황석영과 임상수, 그리고 우리들의 ‘오래된 정원’ 「오래된 정원」
1999년과 1997년, 기억과 망각 | 이상한 어머니 | 괄호 쳐진 아버지
송영태, 혹은 영작 | 한윤희, 그리고 한윤희 | 오현우, 또는 386세대의 실패
원작의 배반으로서의 각색

10조폭영화의 시대 「게임의 법칙」에서 「비열한 거리」까지, 그리고 이후의 영화들
「게임의 법칙」에서 「비열한 거리」까지 | 「친구」 이후, 「비열한 거리」와 「우아한 세계」
조폭영화의 스펙트럼 | 만주 웨스턴? | 조폭에서 국정원 직원으로

맺는 글「디워」의 노이즈 마케팅과 「도가니」의 SNS 마케팅 ‘사이’에서

책 속으로

한국영화가 1980년대를 재현하는 방식은 우리 시대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다. 상징적 질서 안에 역사가 개입했을 때, 질서의 교란과 사회적 증상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영화는 역사 자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교란의 외양, 그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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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1980년대를 재현하는 방식은 우리 시대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다. 상징적 질서 안에 역사가 개입했을 때, 질서의 교란과 사회적 증상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영화는 역사 자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교란의 외양, 그 과정을 통한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다. 영화가 대중들과의 소통을 목표로 할 때 역사는 단지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각색된다. 동일한 역사적 사건이라 할지라도 영화가 만들어진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학술적인 재해석의 차원과는 달리 그 시점에서 대중들이 어떻게 다시 역사적 사건의 순간을 대면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역사를 불러올 때 그 대중적 요구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곧 영화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그것을 호명하는 우리 시대의 증후에 대한 설명이 된다. 한국영화는 기억을 다루려고 한다. 그러나 역사를 다루지 못하는 무능력, 흥행의 강박증 속에서 기억은 소재로 전락하고 소비되어버린다.
-p. 36~37

그들이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춤을 출 때, 여기에는 어떤 그늘도 없다. 만화처럼 단순하고 캐릭터화된 세계에서 상실과 슬픔, 불행과 눈물, 일말의 죄책감 따위는 차지할 자리가 없다. 속물로 살면서도 왠지 마음 한편에 무언가 걸리는 게 있는 관객들에게 「써니」는 스노비즘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속물적 욕망의 시대에 면죄부를 부여한다. 그러므로 영화는 어두운 이야기가 양념처럼 등장해도 결국은 밝고 명랑할 수밖에 없다. 스물두 살의 미혼모라 해도 아빠가 잘나가는 인기 라디오 방송 DJ라면 무엇이 문제인가?(「과속스캔들」) 이것이 강형철 영화의 흥행 비결이다.
-p. 56

영화에 의해 불려나온 1980년대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5백만 명이 넘는 21세기 남한 관객에게 실패한, 풀리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그리고 진행 중인 ‘살인 이야기의 추억’에 잠기게 했다. 이와 동시에 박두만의 불길한 응시는 ‘살인의 추억’을 간직한 살인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을 떠오르게 함으로써 관객을 허구에서 현실로 불러온다. 여기에는 ‘함께’ 보기가 존재한다. 이 집단적으로 동일화된 응시는 공포라기보다는 불안이다.
-p. 63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에서 이상한 점은 알려지지 않은 진실에 질문을 하는 대신, 마치 전모를 완전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전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건이나 인물의 극적 모티브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어떤 해석도 없이 재구성에 매달리면서, 역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피해나간다. 역사적 진실을 직시함과 동시에 대중의 지지를 받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의 실망스런 결과는 역사 앞에 선 한국영화의 무능력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p.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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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영화와 세상은 어떻게 만나는가 영화와 사회, 그 불가분의 관계를 탐색하다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는 “영화가 나빠지는 걸 구경한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속의 산물인 영화가 그것을 낳은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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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세상은 어떻게 만나는가
영화와 사회, 그 불가분의 관계를 탐색하다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는 “영화가 나빠지는 걸 구경한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속의 산물인 영화가 그것을 낳은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를 다시금 짐작케 하는 말이다. 우리가 영화에서 목격하는 어떤 장면들은 자주 현실에서의 그것과 비슷하게 포개진다. 이번에 출간된 김경욱의 『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은 이러한 영화와 사회의 긴밀한 관계를 흥미롭게 탐색하고 있는 책이다. 영화평론가로 글을 쓰며 대학에서 영화 관련 강의를 해오고 있는 저자는 지난 10년간 개봉한 한국 대중영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제반 현상과 증후를 명쾌하게 집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대중영화가 흥행이라는 목표를 위해 대중에게 어필하는 영화를 지향할 수밖에 없을 때, 그 시대의 욕망과 무의식, 역사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증후는 어떤 형태로든 끌려나오기 마련이다.” 블록버스터 시대를 지나 이제 ‘천만 관객 시대’로 나아간 한국영화는 지금 우리 시대의 진실을 어떻게 재현해내고 있을까.
이 책에서 우리는 한국영화의 어떤 증후들을 통해 무능력하거나 무책임하며 속물로 전락해버린 우리 자신과 맞닥뜨리게도 된다. 우리는 저항의 1980년대를 제대로 대면하지 않고 회피했으며, 소녀들의 억울한 죽음을 책임지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가 이미 지나쳐온 영화의 장면들을 복기하면서 ‘영화사회학’이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영화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한국 근대 이후의 시간은 기회주의자와 사기꾼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자신의 이익 앞에서 모든 것을 제물로 삼는 자들이 활개치는 불공정한 세상. 한 시대를 휩쓴 조폭영화의 유행은 결코 우연한 영화적 현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편 17대 대선이 있었던 2007년의 한국영화를 돌아보면, 「디 워」와 「화려한 휴가」가 있었다. 과장과 허세로 범벅된 노이즈 마케팅 영화와 역사적 사건을 스펙터클과 신파로 소비한 영화의 대결. 대선 결과는 「디 워」의 흥행 비결과 가장 근접한 유세를 펼친 후보가 선출되었다.”
-‘책머리에’에서

한국영화에서 1980년대는 어떻게 재현되고 기억되는가?
“역사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로서 소비되었다”


총 10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영화가 우리의 1980년대를 재현하는 방식, 다시 말해 우리 시대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1980년대의 희생자이자, 시대를 건너온 퇴물 또는 그 결과물”인 현서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봉준호의 「괴물」, 영호라는 인물을 통해 1979년부터 1999년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의인화한 이창동의 「박하사탕」, 1980년 광주의 트라우마를 담은 「꽃잎」, 이 외에도 「화려한 휴가」 「실미도」 등 다수의 영화들이 1980년대를 영화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역사적 사건은 축소되고 그 진실과 상처는 희석되어버린다.

「친구」 「해적」 「써니」에서 80년대는 소독차, 롤러스케이트장, 연탄아궁이, 바가지 머리 등 향수의 대상들이 전시되는 시간일 뿐이다. 영화는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이어지는 참혹한 시대를 기억하지 않고, ‘기분 좋은’ 향수만을 재현하려 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한국영화의 흥행 강박증에서 찾는다. 영화가 대중과의 소통만을 목표로 할 때, 역사적 사건은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각색되며 영화의 소재로 전락해 소비되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악으로 서술되는 80년대를 거절하고, 영웅의 시대로 기록되는 80년대를 부정한다. 대신 그 자리를 갚아야 할 부채가 없는 80년대, 부끄러울 필요가 없는 80년대, 우스꽝스러운 80년대가 차지한다. 동시에 더 이상 성장하기를 거절하는 유아성과 역사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는 퇴행성, 세상의 무게를 회피하려는 도피주의가 잡동사니로 뒤섞이면서 두려움과 바꿔치기된다. 1980년대의 역사적 무게는 증발하고, 코미디와 판타지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해적」 「품행제로」 「몽정기」). 한국 현대사에서 1980년대를 ‘옛날이었지만 좋았던oldies but goodies’ 시절로 추억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기억의 방식인데, 이것이 십대와 이십대에게는 낯선 것들과 촌스러움으로 웃음을 안겨주고, 386 이상의 세대에게는 순수의 시대를 뒤돌아보는 위안을 선사한다. 이것이 21세기 한국영화가 1980년대를 소비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47~48쪽

남북관계의 환상과 실재, 그리고 반복되는 소녀의 죽음

그렇다면 남북관계를 둘러싼 문제는 어떨까. 같은 시기에 개봉한 「의형제」와 「경계도시 2」의 환상과 실재 가운데 어느 쪽이 우리를 즐겁게 할까. 2010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의형제」는 전직 국정원 직원과 남파 간첩 간의 우정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2008년 이후 급속히 냉각되어가던 남북관계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상황에서 그들의 의형제 관계는 불가능한 현실이었으나, 영화는 ‘환상’을 통해 그 불가능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경계도시 2」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귀국했다가 다시 출국하기까지의 수난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당초 ‘철학자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초상’을 담고자 했던 영화는 강하게 휘몰아친 레드 콤플렉스의 광풍 속에서 ‘남북을 동시에 끌어안고자 했던 철학자를 한국 사회가 어떻게 다루었는가’로 선회하게 된다. 「의형제」에서 환상을 통해 지우려 했던 ‘실재’가 「경계도시 2」에서 송두율이라는 실존 인물의 박해 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다. 남북관계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추어낸 두 영화 가운데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것은 「의형제」이며, 이는 우리가 남북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케 한다. 그러나 저자는 관객들이 국가보안법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 영화의 완벽한 해피엔딩에서 지나친 과잉의 불편함을, 그러니까 「경계도시 2」의 얼룩을 발견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현상은 ‘반복되는 소녀의 죽음’이다.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그리고 이창동의 「시」에서 희생자는 모두 평범한 중고생 소녀들이다. 이 무고한 소녀들의 죽음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그 죽음들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희생”이라는 점이다. 영화 속 가해자는 결코 잡히지 않거나 애초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존재들이며, 거기에 국가의 무능력, 무책임한 어른들의 사회적 공모가 더해지면서 ‘반복’의 고리는 더욱 견고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들은 “거듭 유령으로 돌아와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폭영화의 시대

“「괴물」 「실미도」 「JSA」 「웰컴 투 동막골」 「화려한 휴가」 같은 영화들의 대대적인 흥행 성공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대와 무관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이 영화들의 흥행 성공 뒤에 조폭영화와 그 형제들이 두텁게 진을 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들은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소재의 영화들에 환호하면서 동시에 그 시대의 잔재를 소비한 것이다.”-268쪽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영화의 흥행을 주도했던 ‘조폭영화’의 기원과 변화 과정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그 출발점에 있는 영화가 바로 곽경택의 「친구」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등 여타의 영화들이 흥행 기록을 갱신하면서도 자기만의 ‘장르’를 만들어내지 못한 데 반해, 「친구」는 조폭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게임의 법칙」이나 「초록물고기」 등 이전 영화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게임의 법칙」과 「초록물고기」가 “꿈을 이루려다 실패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한국 사회의 성공 신화가 1990년대에는 불가능해졌음을” 보여주는 등 당시 한국 사회의 그림자를 투영해내고 있는 것과 달리, 「친구」는 “향수를 자극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끄집어낼 뿐” 당시의 실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친구」의 변화를 통해 조폭영화는 「조폭마누라」로 대표되는 ‘조폭코미디 영화’와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등 ‘갱스터 장르의 비극성을 답습하는 영화’의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조폭영화의 전개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으로 조폭 두목이 기업의 CEO처럼 변해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에서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의 오야붕’들은 이제 주식투자가, 벤처 기업인, 골프장을 낀 건설업자 등으로 변해 있는 것이다. 조폭영화는 지난 10년간 다른 장르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화해왔다. 저자는 이 변화를 따라가며 각각의 영화들이 비춰내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충실히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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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영화와 현실 | hy**g99kr | 2013.04.1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영화를 참 좋아한다. 영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전혀 상관없는 환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에서 보여...
    영화를 참 좋아한다.
    영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전혀 상관없는 환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은 우리가 살아가며 무관심하게 지나치게 되는 것들인 경우가 많다.
    분명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거기에 있다.
    그리고 어디선가 볼 수 있을 것 같은 소소한 이웃의 이야기인 경우도 있다.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판타지영화조차도 다시 보면 현실세계의 반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이기 때문에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사는 세계와 분리시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내가 영화나 책(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현실이 반영되지만 현실이 아닌 어떤 것이라는 이유.
    그래서 나는 영화나 책 속에서 보이는 현실세상은 조금은 비껴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느껴지는 팍팍함을 영화나 책에서까지 보고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쓴 작가는 나와는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숨겨진 역사나 우리 사회의 나쁜 모습들을 자꾸만 끄집어내고 싶어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영화를 현실과 결부시킴으로서 우리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경우도 분명 있고 그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감독의 의도나 사회역사의식 같은 걸 너무 열심히 찾는 건 나에게는 힘들다.
    분명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영화의 많은 이면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건 좋았다.
    하지만 너무 사회의식과 결부시켜서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이야기라고 가볍게 재밌게 읽으려고 집어들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 영화이야기는 역시 | lo**lykek | 2013.02.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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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종이밥책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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