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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민수
211쪽 | | 145*211*17mm
ISBN-10 : 8932030057
ISBN-13 : 9788932030050
오늘의 민수 중고
저자 김혜정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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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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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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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도 없이 닮은꼴인 노인과 소년의 만남! ‘민수’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62세 철부지 노인 ‘김민수’와 일찍 철이 든 애어른 15세 ‘주민수’의 만남을 통해,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는 특별한 우정을 흥미롭게 그려낸 김혜정의 소설 『오늘의 민수』. 같은 이름, 그러나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민수’의 만남과 우정, 갈등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 흡인력 있게 녹여내며, 이를 통해 새삼 ‘성장’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하는 작품이다. 성장은 나이와는 별개로 내면이 한 걸음 나아가는 일이기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현재진형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바로 ‘오늘’의 생각과 사건 속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깨닫고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다. 저자는 이 과정을 특유의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그려내며 아이들에겐 ‘지금, 여기의 나’의 모습을, 어른들에겐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확인시켜준다.

저자소개

저자 : 김혜정
저자 김혜정은 1983년 충북 증평에서 태어났다. 2008년 『하이킹 걸즈』로 제1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작가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닌자 걸스』 『판타스틱 걸』 『다이어트 학교』 『텐텐 영화단』 『잘 먹고 있나요?』 등의 소설과 『타임 시프트』 『우리들의 에그타르트』 『맞아 언니 상담소』 등의 동화,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 등의 에세이가 있다.
이야길 만드는 걸 좋아해 오늘은 글을 쓰고 있고, 아마 내일도 쓸 것 같다. 내일모레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목차

1부 뜻밖의 여름방학
철 좀 들어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살아 있지 않다고?
내 이름은 민수
만화를 그리길 참 잘했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2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
두근두근 나날들
기대한 일들만 생기는 건 아니지만
나중 말고 지금
다 지나갈 거예요
내일을 기대해
실수와 잘못 사이
에필로그_내 친구 민수에게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너 말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다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야. 네 신체 나이가 열다섯이라고 네가 열다섯 살인 것 같지? 절대 아니다.” 민수는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니까 말이다, 사람의 나이라는 건 신체적인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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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말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다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야. 네 신체 나이가 열다섯이라고 네가 열다섯 살인 것 같지? 절대 아니다.”
민수는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니까 말이다, 사람의 나이라는 건 신체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야. 정신적인 게 더 크다고. 사람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나이 대의 사람이 살고 있어. 왜 너 가끔 다섯 살 애처럼 징징거릴 때 있어, 없어?”
“있어요.”
“그리고 일흔 살 노인처럼 행동할 때는?”
“그럴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신체적인 나이와 정신적인 나이가 똑같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내 신체적 나이는 60대지만, 정신적 나이는 아직 젊다고. 그러니까 나이 많다고 무조건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네. 그럴게요.” _45~46쪽

“하지만 만화를 좋아한다고 다 만화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
민수는 한숨을 내쉬었고, 김 감독은 왜 그러냐고 물었다.
“감독님은 성공했으니까 그리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감독님이 성공 못 하셨어도 그리 말씀하셨겠어요?”
“그럼 넌 내 나이 돼서 뭐라고 말할 건데? 만화 그려봐야 잘 될 지 안 될지 몰라서 아예 시도조차 안 했다고 할래? 그래서 참 잘 했다고 말할 거야?”
민수는 자신이 김 감독의 나이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너무 먼 나중이라서 상상이 잘되지 않았다. 10년이 나 20년 뒤도 아니고 50여 년 뒤라니, 과연 그런 날이 오긴 올까. 하지만 민수 앞에 서 있는 김 감독에게도 민수의 시절이 있었을 거다. 처음부터 노인인 사람은 없으니까.
“민수야.”
길을 걸으며 김 감독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민수의 이름을 불렀다.
“네가 스스로 못 한다고 여기면 정말로 아무것도 못 하게 돼. 왜 해보지도 않고 지레짐작으로 포기부터 하려고 하냐. 노인들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게 뭔 줄 아냐?”
“아뇨.”
“좀더 많은 모험을 해보지 못한 거라더라. 난 절대 후회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 넌 안 그러니?”
민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거 해라. 그런다고 큰일 안 나. 아니, 그래야 큰일 생긴다.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고 쫄보처럼 살면 아무 일도 안 생겨.” _104~106쪽

“내가 신인 때 말이다.”
김 감독이 데뷔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종종 김 감독은 민수에 게 자신이 영화를 만들던 때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어른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다 자기 자랑 같거나 먼 과거 이야기 같아서 재미없지만, 김 감독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민수는 “그래서요?” “정말요?”라고 계속 김 감독에게 이야기해달라고 조른다. 그러면서 슬며시 김 감독의 이야기에 자신을 집어넣었다. 만약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김 감독과 함께 있으면 마치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예습하는 것 같아 즐겁다. _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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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별로 알고 싶지 않은 62세 ‘철부지 노인’의 사생활 VS 도저히 알 수 없는 15세 ‘애어른 소년’의 사생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김민수’와 웹툰 작가를 꿈꾸는 소년 ‘주민수’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어 찐하게 통한, ‘민수’와 ‘민수’...

[출판사서평 더 보기]

별로 알고 싶지 않은 62세 ‘철부지 노인’의 사생활
VS
도저히 알 수 없는 15세 ‘애어른 소년’의 사생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김민수’와 웹툰 작가를 꿈꾸는 소년 ‘주민수’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어 찐하게 통한, ‘민수’와 ‘민수’의 우정과 전쟁!


최근 우리 사회에서 단연 화두는 ‘세대 갈등’이다. 살아온 환경과 나이, 그에 따른 입장이 다르기에 세대 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갈등의 골이 심각할 정도로 점차 깊어지고 있음을 우려하는 곳곳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김혜정의 장편소설 『오늘의 민수』 는 ‘민수’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62세 철부지 노인 ‘김민수’와 일찍 철이 든 애어른 15세 ‘주민수’의 만남을 통해,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는 특별한 우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고집불통, 안하무인이지만 일에서만큼은 프로인 노인 ‘김민수’ 그리고 중2병은 남 얘기, 상냥하고 다정한 모범생 열다섯 소년 ‘주민수.’ 이들의 처음은 반세기에 가까운 나이 차만큼이나 공감대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어느덧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특히 애니메이션 감독인 노인 김민수와 만화가를 꿈꾸는 소년 주민수의 공통 관심사가 ‘만화’라는 것도 주요한 계기가 된다. 나이도 세대도 성격도 서로 다른 이들 두 ‘민수’가 빚어내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은 ‘나이를 먹는 것’과 ‘철이 드는 것’이 늘 정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유쾌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작가 김혜정은 이 책에서 같은 이름, 그러나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민수’의 만남과 우정, 갈등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 흡인력 있게 녹여내며, 이를 통해 새삼 ‘성장’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한다. ‘성장’은 나이와는 별개로 내면이 한 걸음 나아가는 일이기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현재진형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바로 ‘오늘’의 생각과 사건 속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깨닫고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다. 작가 김혜정은 이 과정을 특유의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그려내며 아이들에겐 ‘지금, 여기의 나’의 모습을, 어른들에겐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확인시켜준다.
무릇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꼭 ‘어른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세상’에서만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열고 감정을 공유할 때 비로소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고, 그것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음을, 독자들은 너무도 다른, 그러면서 동시에 둘도 없이 닮은꼴인 이 노인과 소년의 만남을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15세 애어른 ‘주민수’ vs 62세 철부지 노인 ‘김민수’!

2008년 『하이킹 걸즈』로 제1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후 다수의 청소년 소설과 동화를 펴내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김혜정은 제1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기 11년 전, 열다섯의 나이로 『가출일기』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바 있다. 그러니 데뷔로 치자면 벌써 작가 생활 20년을 맞이한 것이다. 이렇듯 같은 또래 입장에서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10대의 고민과 꿈을 누구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깊은 애정으로 지켜보며 소설가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그이기에, 작가 김혜정의 작품은 지금껏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김혜정의 신작 장편소설 『오늘의 민수』에서는 서로 다른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른바 62세 노인 ‘김민수’는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고 여덟 살 많은 누나에게 아직까지 머리를 쥐어박히며 살지만, ‘피터 김’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누가 봐도 할아버지라 할 수 있지만 누나의 눈에는, 그리고 독자들의 눈에도 김 감독은 철부지 어린아이 같기만 하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그는 감독으로서의 명성만큼이나 까칠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응하는 법이 없고, 준비 중인 작품에 대해서는 결벽적이라 할 만큼 철저하게 입을 다문다. 툴툴대는 말투는 기본 옵션. 일본에서 활동하는 김 감독은 1년에 한 번 정도 누나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잠시 들르는데, 이번엔 한 대학의 특강을 맡게 되면서 조금 오래 머물게 되었다.
그런 김 감독 앞에 또 다른 주인공 15세 소년 ‘주민수’가 나타난다! 주민수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자신을 키우는 엄마가 힘들까 봐 일찍 철이 든 중2 남학생이다.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아 할 뿐만 아니라 엄마의 말이라면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다. 그런 민수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다. 김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다운 받아 본 것이 저작권법에 걸려 많은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불법 다운로드인 줄 몰랐던 민수는 고소를 취하해주길 사정하기 위해 무작정 김 감독을 찾아간다. 김 감독과 함께 일하는 최 피디가 이러한 민수의 사정을 듣고 민수에게 여름방학 동안 김 감독의 작업실에서 심부름을 하는 알바를 제안하면서, 까칠한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김민수와 상냥하고 친절한 모범생 주민수의 특별한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처음엔 민수를 귀찮아하며 툴툴대던 김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야무지고 성실한 민수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고민을 나누는 일의 즐거움을 차차 알아가게 되고, 특히 연애 상담은 이들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민수는 김 감독이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여진’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김 감독에게 “츤데레는 드라마에서나 통한다”며 여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다. 민수의 도움으로 여진과 가까워진 김 감독은 서투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도, 거기에서 얻는 기쁨도 서서히 알아간다.
김 감독뿐만 아니라 열다섯 민수도 큰 변화를 겪는다. 그동안 뜬구름 잡듯 모호하기만 했던 자신의 꿈과 미래를 그려보게 되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화를 그릴 때 가장 행복한 민수. 사실 만화가를 꿈꿀 수 없는 건 민수에게 거는 기대가 큰 엄마 때문이기도 하다. 불안정한 예술 분야보다는 안정적인 길로 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바람을 민수는 모른 척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작업실에서는 마음껏 만화를 그릴 수 있다. 우연히 민수의 만화를 본 김 감독은 민수에게 같은 길을 선택한 멘토이자 인생 선배로서 용기를 심어주고, 이에 힘을 얻은 민수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리피’라는 필명으로 포털 사이트의 ‘도전! 나도 만화가’ 코너에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오직 김 감독뿐이다. 민수는 만화를 그리면서 생긴 이런저런 고민을 김 감독과 나누며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에 한 발짝 다가간다. 그렇게 특별한 여름방학이 지나고, 민수의 알바도 끝이 난다.

‘오늘’의 민수가 그려내는 우정과 전쟁, 그리고 성장!

물론 이 두 민수에게 늘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강요로 억지로 과학 캠프에 가게 된 민수를 찾아간 김 감독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거짓말로 그곳에서 민수를 구출해내 짧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 사실이 민수의 엄마에게 알려지면서 상황은 꼬여버리고 만다. 설상가상, 민수의 웹툰 연재 사실까지 알게 된 엄마가 당장 만화 그리는 일을 그만두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민수는 뜻밖의 여름방학을 보내고 조금 달라졌다. 지금껏 엄마 말을 거스른 적 없는 다정한 모범생 민수지만, 이번만은 엄마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양보하지 않는다. 민수는 공개적으로 웹툰을 계속 연재하고, 친구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게 된다.
한편 김 감독의 시련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다가온다. 일본으로 함께 떠나자는 김 감독의 제안을 여진이 거절한 것. 실연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김 감독 곁을 지키며, 민수는 김 감독이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다.
이런 우여곡절을 함께 겪어낸 두 민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마추어 웹툰 작가로 자신의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민수와 잘 풀리지 않던 새 작품의 윤곽을 서서히 잡아가던 김 감독 사이에, 이들의 우정을 질투라도 하듯 거대한 회오리가 다가오는데…… 과연 고집불통, 안하무인 62세 김 감독과 애어른 소년 15세 민수의 우정은 계속 지켜질 수 있을까?
한편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에 입체감을 부여해 흡인력 있게 독자를 빨아들이는 것은 김혜정 작가가 만들어낸 생생한 캐릭터의 힘이다. 중심인물인 김 감독과 민수뿐만 아니라, 김 감독의 누나인 자령, 최 피디, 여진, 민수의 의리의 친구 경진, 민수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는 보리 등 주변 인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는 이 소설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마음속에 그것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철부지 노인 민수와 열다섯 애어른 민수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 우정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이 더욱 깊어지는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에게 ‘성장소설’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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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마음이 따뜻해지는 | su**ell | 2019.01.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페터 빅셀의 산문집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귀 기울여 듣기에는 관용이 필요하고...

    페터 빅셀의 산문집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귀 기울여 듣기에는 관용이 필요하고 선입견이 없어야 하는데, 이른바 경험이라는 게 많아질수록 그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나를 성급히 이해하지 않은 탁월한 청중, 지적장애인들이 그때 이 사실을 기억나게 해 주었다.' 나는 누군가를 섣불리 예단하거나 아이들의 말을 건성건성 듣게 될 때마다 그 문장을 떠올리곤 한다. '나는 그야말로 듣지 않아도 다 아는, 그래서 들을 필요가 없는, 그래서 스스로의 귀를 막아버리는, 나이도 많지 않은 '꼰대'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한없이 움츠러들게 되는 계절, 한 해가 저물어가는 어느 날 김혜정의 소설 <오늘의 민수>를 읽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두 명의 민수, 그들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한다. 말하자면 성장소설이다. 예순두 살의 김민수와 열다섯 살의 주민수가 어떻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지 책일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 수 있다. 나이도, 직업도, 생김새도 극과 극으로 다른 그들이 한 권의 소설 속에서 동화처럼 펼쳐보이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세대 간의 소통이 절실한 작금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계의 거장 김민수 감독은 고집불통에 제멋대로인 사람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따뜻한, 그러면서도 마음결이 투명한 매력적인 사람이다. 돈이 많고 명성이 자자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이가 든 지금도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는 그런 인물이다. 반대로 중학생 김민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눈치가 빠르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며,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싹싹한 '애늙은이'다.

     

    일본에 스튜디오를 둔 김 감독은 1년에 한 번 정도 누나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잠시 들르곤 했었는데, 이번엔 한 대학에서 특강을 맡게 되면서 예년과 달리 조금 오래 머물게 되었다. 그런 김 감독 앞에 또 다른 주인공 주민수가 나타난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맡게 된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살림을 도맡아 할 뿐만 아니라 엄마의 말이라면 죽는시늉도 할 수 있는 착한 아들이다. 그런 민수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김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하여 본 것으로 인해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벌금을 물어야 할 상황.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를 봐서라도 고액의 벌금을 낸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민수는 무작정 김 감독을 찾아가 사정을 하기에 이른다. 김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돌보며 잡무를 처리하는 최 피디가 민수의 사정을 듣고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하나의 제안을 한다. 여름방학 동안 김 감독의 작업실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돌봐달라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예술가에게 걸맞은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성격을 지닌 김 감독은 대중 앞에 나서는 걸 극도로 꺼리고 자신의 차기 작품이 언론에 미리 노출되는 걸 무엇보다 싫어한다. 그러나 일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하다. 만화 그리기가 취미인 민수는 아내도, 자식도 없이 오직 애니메이션만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온 김 감독을 흠모와 존경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김 감독이 자신의 작업실 근처에 있는 카페의 주인인 여진을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민수는 김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연애에 있어서는 젬병인 김 감독을 위해 여진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반면에 웹툰 작가가 되고 싶으면서도 안정된 직장을 바라는 엄마의 기대 때문에 고민하는 민수를 보면서 김 감독은 "노인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게 뭔 줄 아냐? 좀더 많은 모험을 해보지 못한 거라더라. 난 절대 후회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 넌 안 그러니?" 하고 묻는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각자의 고민을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우정을 키워간다.

     

    두 사람의 우정이 순탄하게만 이어지는 건 아니다. 우리의 인생이 다 그런 것처럼 두 사람에게도 작은 위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이것도 다 지나가리라' 외치던 민수의 말버릇처럼 위기의 순간순간도 무사히 지나간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유는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정서가 순하고 부드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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