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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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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쪽 | B6
ISBN-10 : 8954618707
ISBN-13 : 9788954618700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양장]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김난주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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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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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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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도 불가사의한 비밀로 가득 찬 도시 생활의 단상을 만나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의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소설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생활인 하루키의 면모와 함께 1980년대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정취와 도시 생활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로 구성된 시리즈다. 1980년대 중후반에 걸쳐 각종 지면에 연재된 두 콤비의 대표작들을 모은 것으로,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에세이와 심플하고도 손맛이 살아 있는 삽화의 조화를 만나볼 수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는 일 년 구 개월에 걸쳐 ‘일간 아르바이트 뉴스’에 연재했던 90여 편의 칼럼을 엮은 것이다. 사라지는 전철표, 돌고 도는 더플코트 유행, 메밀국숫집의 맥주와 심플한 날두부의 훌륭함까지 학창시절부터 작가가 된 이후까지 저자가 겪어온 도쿄와 근교 생활에 대한 단상들을 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고, 1968년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하여 전공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1982년 첫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하였다. 1987년에 발표한 '상실의 시대'는 일본에서만 약 430만 부가 팔려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그외에도 '태엽 감는 새', '해변의 카프카', '어둠의 저편', '렉싱턴의 유령', '도쿄 기담집', '먼 북소리', '슬픈 외국어'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로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외국문학에 대해 배타적인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 나라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해변의 카프카'를 '올해의 책'에 선정했다. 또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받은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상'을,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목차

· 시티 워킹
아르바이트에 대하여
메밀국숫집의 맥주
삼십 년에 한 번
이혼에 대하여
여름에 대허여
지쿠라에 대하여
페리보트
문장을 쓰는 법
앞날의 일에 대하여
택시 기사
보수에 대하여
청결한 생활
야쿠자에 대하여
또다시 진구 구장에 대하여
이사 그라피티(1)
이사 그라피티(2)
이사 그라피티(3)
이사 그라피티(4)
이사 그라피티(5)
이사 그라피티(6)
분쿄 구 센고쿠와 고양이 피터
분쿄 구 센고쿠의 유령
고쿠분지 이야기
오모리 가즈키에 대하여
지하철 긴자 선의 어둠
더플코트에 대하여
체중 증감에 대하여
전철과 전철표(1)
전철과 전철표(2)
전철과 전철표(3)
전철과 전철표(4)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생일에 대하여
무민 파파와 점성술에 대하여
'대박' 고양이와 '꽝' 고양이
로멜 장군과 식당칸
비프커틀릿에 대하여
식당칸과 맥주
여행지에서 영화를 보는 일에 대하여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
개미에 대하여(1)
개미에 대하여(2)
도마뱀 이야기
송충이 이야기
두부에 대하여(1)
두부에 대하여(2)
두부에 대하여(3)
두부에 대하여(4)
사전 이야기(1)
사전 이야기(2)
여자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에 대하여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뭐가 그리 좋단 말이냐!(1)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뭐가 그리 좋단 말이냐!(2)
산세도 서점에서 생각한 것
대담에 대하여(1)
대담에 대하여(2)
내가 만난 유명인(1)
내가 만난 유명인(2)
내가 만난 유명인(3)
내가 만난 유명인(4)
책 이야기(1)
책 이야기(2)
책 이야기(3)
책 이야기(4)
약어에 대하여(1)
약어에 대하여(2)
경찰 이야기(1)
경찰 이야기(2)
신문을 읽지 않는 것에 대하여
그리스에서 정보를 나누는 법
미케네의 소행성 호텔
그리스의 식당에 대하여
편식에 대하여(1)
편식에 대하여(2)
편식에 대하여(3)
또다시 비엔나 슈니첼에 대하여
속편 벌레 이야기(1)
속편 벌레 이야기(2)
고문에 대하여(1)
고문에 대하여(2)
고문에 대하여(3)
카사블랑카 문제
베트남전쟁 문제
영화의 자막 문제
<황야의 7인>문제
더티 해리 문제
이 칼럼도 드디어 이번 주가 마지막회
번외편 설날은 즐거워(1)
번외편 설날은 즐거워(2)

· 무라카미 하루키 & 안자이 미즈마루
지쿠라의 아침식사
지쿠라의 저녁식사
지쿠라 서핑 그라피티
남자에게 '이른 결혼'은 손해인가 이득인가

부록(1) 카레라이스 이야기
부록(2) 도쿄 거리에서 도덴이 없어지기 얼마전 이야기

후기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 작가가 아닌 생활인 하루키, 젊은 하루키를 만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의 전설의 에세이 시리즈 국내 정식 출간!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등으로 폭넓은 사랑과 지지를 받아오며 2009년 『1Q84』로 다시 한번 ...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작가가 아닌 생활인 하루키, 젊은 하루키를 만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의 전설의 에세이 시리즈 국내 정식 출간!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등으로 폭넓은 사랑과 지지를 받아오며 2009년 『1Q84』로 다시 한번 국내에 열풍을 일으킨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본업은 당연히 소설가지만 오래전부터 꾸준히 그의 작품을 읽어온 독자라면 안자이 미즈마루의 심플하고도 재치 넘치는 삽화가 들어간 수필집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하루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로 꼽은 이 에세이가 국내 정식 출간 계약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소설에서 엿보이는 것과는 또다른 생활인 하루키의 면모는 물론, 1980년대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정취와 도시 생활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해 뜨는 나라의 공장』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총 다섯 권으로 출간되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기존 번역본에서 생략되었던 에세이와 삽화를 원서 그대로 되살려내 보다 충실해진 내용을 만나볼 수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일간 아르바이트 뉴스>에 연재한 90여 편의 에세이를 모은 작품집. ‘시티 워킹’이란 주제로, 학생 시절부터 작가가 된 지금까지 하루키가 겪어온 도쿄와 근교 생활에 대한 단상들을 담았다. 글의 내용을 재치 있게 살려낸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와 부록으로 실린 두 사람의 대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추천사
중간 중간 세탁기를 돌리기도 하고, 전화를 받기도 하고, 다른 책을 읽다가 돌아와도 좋다. 수필가 하루키는 관대하니까. 책을 읽는 동안 파안대소할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잔잔하게, 자주 웃는다. 어제와 엇비슷해 보이는 하루지만, 책을 덮고 나면 기차 식당칸에서의 식사처럼 우리는 ‘어디론가 확실하게 옮겨져’ 있다.
- 정이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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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조승호 님 2012.09.03

    나는 이혼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은 털끝만큼도 없지만, 이혼이란 말이 황당한 이유는 그 얘기를 듣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혼이나 출산이라면 사연이 어찌됐든 "거참 잘됐군"으로 때울 수 있고, 장례식이라면 "고생 많았겠군"으로 대충 얼버무릴 수 있다. 그라나 이혼에 관한 한은 그런 편리한 말이 없다. 헤어지길 잘 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시원하겠다"는 것도 어쩐지 무책임하고, "야, 부럽군"하는 것도 경박스럽다. 그렇다고 심각한 얼굴로 "그것 참 안됐군..."하는 것도 분위기가 음울해지니까 안 된다. 할 수 없이 "아, 그래? 음..."하는 반응이 나와버린다. 상대는 상대대로 "그게 그렇게 됐어. 음..."하는 식이다. <村上春樹 & 安西水丸,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p21 >

  • 조승호 님 2012.09.03

    이사의 미덕은 모든 것을 '제로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네 사람들과의 교제, 인간관계, 그 밖의 여러 가지 일상생활의 잡다한 일들, 그런 모든 것이 한순간에 말끔히 소멸해버린다. <村上春樹 & 安西水丸,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p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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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닫혔던 창문을 봄과 함께 열었다. 주말의 지독하리만큼 한가한 여유로움과 함께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결국 책을 꺼내들기로 했다....
    닫혔던 창문을 봄과 함께 열었다. 주말의 지독하리만큼 한가한 여유로움과 함께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결국 책을 꺼내들기로 했다. 그러나 왠지 이런 주말에는 복잡하고, 지루하고, 감상적이고, 시사적이고, 교훈적인 책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더불어 봄의 춘곤증으로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독서를 하려하니 무척이나 힘이 들어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래도 달리 할 일이 없어 침대에 뒹굴뒹굴 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보면 나도 모르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찾게 된다.
       그렇다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가 아주 편한 것은 아니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다보면 너무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잡념들이란 생각이 든다. 가끔은 황당무계란 상상에 ‘엥? 왜 이렇게 결론이 되는 거지?’ 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각을 쉽게 유추해내기도 어렵다. 처음에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란 제목을 봤을 때, 알 수 없는 암호를 해독하려 무척이나 머리를 굴려야 했던 것처럼.
       어느 누가 유추할 수 있을까? 밸런타인데이와 무말랭이의 관계를. 아니나 다를까 과거에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곤 했는데 이제는 밸런타인데이에 무말랭이를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나이 먹음의 한탄(?) 글은 작가의 연결성에 뒤통수를 맞았다.
     
       그걸 먹으면서 문득 생각났는데, 2월 14일 오늘은 밸런타인데이다. 밸런타인데이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다. 그런 날 저녁에 나는 어째서 제 손으로 만든 된장국을 훌훌 마시고, 제가 만든 무말랭이 조림을 먹어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자 내 인생이 한심스러워졌다. 이거야 인기 없는 명랑만화의 주인공과 다름없지 않는가? 초콜릿을 주는 여자라곤 아무도 없다. 마누라조차 시큰둥하게 “밸런타인데이? 흠, 그래”하면서, 내가 만든 무말랭이 조림을 묵묵히 먹고 있다.
      옛날에는 안 그랬다. 효고 현립 고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세 명의 여자아이한테서 초콜릿을 받았다. 와세다 대학 문학부에 다니던 시절에도 그런 일이 심심찮게 있었다. 한데 언제인가 돌연 내 인생이 정상적인 궤도를 벗어나, 나는 밸런타인데이 저녁에 무말랭이와 두부 조림을 만들어야 하는 인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러다가는 당장이라도 <황금 연못>에 나오는 헨리 폰다 같은 노인이 돼버릴 것 같아서 스스로도 겁난다. 아, 싫다 싫어. (105~106)
     
       그런데 이상하게도 읽다보면 그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잡념과 황당무계함의 뒤통수는 우리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냥 지나쳐버렸을 것들에 대한 포착을 잘 해내는 것이 다른 것이다. 분명 우리의 개개인의 일상에도 작은 사건들과 생각들이 존재한다. 다만 우리는 그런 것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흘려버리기 마련인데 그에게는 매번 모든 것이 소재가 되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처음에 황당하게 이어지는 스토리로 보이지만 계속 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된다. 나에게도 이런 망상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그래서 이러한 하루키의 뒤통수에 몇 번이고 더 맞고 싶어진다. 맞을 때마다 내 안에 황당무계함이 떠오르게 된다. 왠지 모르게 이런 알 수 없는 흐름이 아직 내가 찾지 못한 세상의 즐거움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런 알 수 없는 세계가 잃어버린 일상 속의 재미를 다시 찾게하기도 하고.
       어쩌면 생각이란 것은 애초에 처음과 끝보다는 처음과 이러저러한 관계성 없는 잡다한 것들을 거쳐 알 수없는 곳으로 흘러가버리는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알 수 없는 과정을 훔쳐보는 재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들의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왠지 주말에 친구와 만나 하루 종일 영양가 없는 수다를 떤 기분이지만, 그래도 읽는 시간만큼은 행복하기에 부담없이 읽기에는 하루키의 에세이만한 것이 없다.
  •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87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87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 ノルウェイの)가 출간된 해다. 지금도 하루키라고 하면 <상실의 시대>를 쓴 소설가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면 하루키가 에세이를 쓴다면 어떨까? 초현실적이고 상징적인 단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을까? 수필가로서의 하루키는 소설가 하루키와는 전혀 다른 하루키라 해도 좋다. 그의 수필은 위트가 넘치며 책장도 술술 넘어간다. 하루키 자신은 어디까지나 소설가가 본업이기 때문에, 수필은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같은 느낌으로 쓴다고 밝힌 바 있다.
     
    문학동네에서 2012년에 나온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는 일본에서 19개월에 걸쳐 <일간 아르바이트>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칼럼을 엮어 1984년에 <村上朝日堂(무라카미아사히도)>라는 타이틀로 출간되어 1987년에 문고본으로 나온 수필집을 번역한 책이다. 삼십 대 중반이었던 소설가 하루키가 도시에서 살며 겪은 소소한 일상의 편린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짤막한 칼럼 수십 편이 실려 있다. 80년대 판 블로그인 셈이다.
     
    어느 날 만났던 택시 기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했던 이사, 단골 이발소, 좋아하는 야구팀, 자꾸만 잃어버리는 전철표, 기르던 고양이, 캄캄해지는 기차, 위대한 개미, 잡풀 숲에 출몰하던 송충이 떼, 시원한 날두부, 낡은 사전, 집 안을 가득 메운 책, 경찰의 불심검문, 편식에 대한 시시콜콜한 고찰에 이르기까지 하루키만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포착해 깃털처럼 가벼운 필체로 술술 써 내려간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이 책이 일본에서 80년대 초에 나왔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다. 하루키 문학의 특징 중 하나로 손꼽히는 무국적성(cosmopolitanism)은 수필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그러나 세월을 느끼게 하는 글도 있다. ‘더플코트에 대하여라는 글을 보면 연재 당시에 13년쯤 입고 다니던 더플코트, 일명 떡볶이코트가 그해에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는데, 이 글을 읽고 그리운 기억을 떠올리는 이가 적지 않으리라.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유니크한 삽화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간결한 펜선만으로 이루어진 그의 일러스트는 단순히 책을 돋보이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작가의 짓궂은 장난을 응수하기도 하고, 직접 삽화가가 등장해 작가의 글에 토를 다는 등 작가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충실히 한다. 특히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하루키의 얼굴은 단 9획에 그릴 수 있는 극도의 심플함에도 어딘지 모르게 본인과 매우 흡사해, 안자이 미즈마루의 일러스트만 보고도 하루키를 외국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는 이 책 이후로도 다수의 에세이와 소설을 함께 작업하였고, 2011년 비채에서 출간된 <잡문집>에도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와 대담이 실려있다.
     
    평화롭고도 불가사의한 비밀로 가득 찬 도시 생활의 단상을 담은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는 가능한 한 편한 자세로 아무 데나 펼쳐 읽기 시작하면 된다. 맥주가 있다면 마시면서 읽어도 좋다. 읽다가 잠이 오면 잠시 꾸벅꾸벅 졸다가 다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으면 그만이다. 블로그의 일상 포스팅을 읽어 내려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된다. 애묘가이자 마라토너이자 재즈 마니아이자 다독가이고 번역가이며 소설가인 30대 소년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의 대표작 '무라카미 아사히도'의 첫 작품. 둘의 첫 작품은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 콤비의 대표작 '무라카미 아사히도'의 첫 작품.
    둘의 첫 작품은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라고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에세이로는 이게 처음이다.
    뒤이은 두 작품([세일러복~] [쿨하고~])에 비해 짤막하고 단편적인 글이 주를 이룬다.
    그에 응하는 삽화 또한 매우 심플하고 즉물적이다. 하루키도 글 안에서 감탄할 정도로 ㅎㅎ
    컬러 책 두 권도 좋지만 이 세 권이야말로 두 사람의 호흡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작이 아닐까 한다.
    참고로 가장 두꺼운 분량을 갖고 있는데 결코 내용이 많지는 않다 꼭지가 워낙 많아 그래 보이는 것뿐..
    다섯 권 중 아직 하나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순서에 맞춰 이 책부터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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