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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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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쪽 | B6
ISBN-10 : 896406898X
ISBN-13 : 9788964068984
의산문답(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중고
저자 홍대용 | 역자 김태준 |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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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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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의산문답』.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홍대용의 사상을 집대성한 철학소설 『의산문답』은 중국 동북지방의 명산 의무려산을 배경으로 벌이는 문답 형식의 글이다. 허자(虛子)와 실옹(實翁)이라는 두 인물이 만나, 인사에서부터 문답 대결을 통해 실학정신을 펼쳐 우주론과 역사론에 이르는 철학적 내용이 중심이다.

저자소개

저자 : 홍대용
저자 홍대용은 18세기 북학파의 대표적 실학자로, 지금의 충청남도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 수촌(壽村) 마을에서 뒤에 나주 목사가 된 홍력(洪?)과 청풍 김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에 벌써 과거 공부를 포기하고 고학(古學)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남양주의 석실(石室)서원으로 김원행(金元行) 선생을 찾아가 10년 넘게 공부했다. 20대에 들어 스승 곁을 떠나서는 고향에서 천문학에 관심을 쏟고, 스물아홉 살에는 아버지가 목사로 있는 나주로 내려가 나석당(羅石堂) 선생과 자명종과 혼천의 두 대를 만드는 데 여러 해를 보냈으며, 고향집에 천문관측소 농수각(籠水閣)을 세워 이 기계들을 설치하고 천문에 힘을 쏟았다. 서른다섯 살 때 연행사의 부사가 된 작은아버지의 자제군관(子弟軍官)이 되어 북경에 가 두 달을 머물면서 천주당과 관상대를 견학하고, 관상대장인 독일 신부를 만나 담화했으며, 남천주당(南天主堂)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여 선교사를 놀라게 했다. 특히 북경 문화 거리인 유리창(琉璃廠)에서 만난 엄성(嚴誠) 등 항주의 세 선비와의 교우관계는 그를 사로잡아, 이들과 나눈 필담을 박지원(朴趾源)의 머리말을 받아 ≪회우록≫으로 만들어 널리 읽혔고, 이 일은 북학파의 젊은 후배들을 자극하여 줄줄이 연행에 오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뒤에 북학파로 이어졌다. 연행록을 정리하여 한문본 ≪담헌연기(湛軒燕記)≫를 이루고, 따로 한글로 쓴 ≪을병연행록≫은 2600여 쪽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여행록으로 남겼다. 이 밖에 심성론 등 유학을 다룬 ≪담헌서(湛軒書)≫, 수학책인 ≪주해수용(籌解需用)≫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저서를 남겼다.

역자 : 김태준
역자 김태준(金泰俊)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18세기 조선 지식인 홍대용의 북경 여행과 체험>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 국문학과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에서 교수를 지냈고, 동경외국어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 현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지은 책으로 ≪虛學から實學へ≫, ≪홍대용과 그의 시대≫, ≪홍대용 평전≫, ≪홍대용≫, ≪산해관 잠긴 문을 한 손으로 밀치도다≫ 등이 있다.

역자 : 김효민
역자 김효민(金曉民)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우송대학교 중국어학과 전임강사를 지냈고,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중국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중국 과거 문화사≫가 있고, 논저로는 ≪연행 노정, 그 고난과 깨달음의 길≫(공저), <동아시아 ‘지식인?호랑이형’ 서사 연구> 등이 있다.

목차

의산문답 ·····················1

해설 ··················153
지은이에 대해 ··················163
옮긴이에 대해 ··················165

책 속으로

“사람의 눈으로 물을 보면 사람은 귀하고 물은 천하며, 물의 눈으로 사람을 보면 물이 귀하고 사람은 천한 것이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사람과 물은 평등한 것이다.” 以人視物, 人貴而物賤, 以物視人, 物貴而人賤. 自天而視之, 人與物均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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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으로 물을 보면 사람은 귀하고 물은 천하며,
물의 눈으로 사람을 보면 물이 귀하고 사람은 천한 것이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사람과 물은 평등한 것이다.”

以人視物, 人貴而物賤, 以物視人, 物貴而人賤. 自天而視之, 人與物均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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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중국 의무려산에서 벌이는 허자(虛子)와 실옹(實翁)의 문답 대결, 홍대용의 ≪의산문답≫은 이미 한국 고전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작품. 홍대용을 전공한 노학자와 중문학을 전공한 그의 아들이 다시 읽어 내는 홍대용은 후학에게 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명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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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무려산에서 벌이는 허자(虛子)와 실옹(實翁)의 문답 대결, 홍대용의 ≪의산문답≫은 이미 한국 고전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작품. 홍대용을 전공한 노학자와 중문학을 전공한 그의 아들이 다시 읽어 내는 홍대용은 후학에게 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명저임을 반증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홍대용의 사상을 집대성한 철학소설이다. 중국 동북지방의 명산 의무려산을 배경으로 벌이는 문답 형식의 글이다. 허자(虛子)와 실옹(實翁)이라는 두 인물이 만나, 인사에서부터 문답 대결을 통해, 실학정신을 펴서 우주론과 역사론에 이르는 철학적 내용이 중심이다. 그래서 이 글을 철리산문(哲理散文)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다만 철학적인 글만은 아니고, 문학으로서도 대단히 흥미롭고 훌륭한 글임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다.
의산은 조선과 중국의 경계에 있어 그 지리적 경계성이 중시되었고, 문답은 오히려 실옹의 꾸중이라고나 할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 중요한 내용이 문답으로 일관되고 소설적 구성이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허구적 인물들의 설정이나 의산이라는 배경 설정에서는 물론, 인물균(人物均) 사상과 천문지리(天文地理)론과 인물 역사론이 서로 유기적으로 치밀하게 고려된 구성에서 철학소설적 의도가 돋보인다고 할 만하다. 게다가 철학적 수준으로 평가하더라도 이 작품은 조선 18세기가 이룩한 동아시아 최고의 지적 성취라 할 만하다.

홍대용의 ≪의산문답(醫山問答)≫ 인터뷰

눈을 떠, 조선
사람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잠든 뒤 아침을 맞는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조선은 오백 년을 잠들지 않았고 그러니 아침도 맞지 못한다. 졸고 있을 따름이다. 그때 홍대용과 그의 친구들이 외친다. 눈을 떠, 조선. 해가 중천이야.

허자가 말했다.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고 했는데, 지금 선생님께서 땅의 형체가 원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실옹이 말했다.
“사람을 깨닫도록 하기가 심히 어렵구나. 만물이 생김은 모두 둥글고 네모진 것은 없는데, 하물며 땅에 있어서랴. 달이 해를 가리면 일식이 일어나는데, 해의 가려진 모양이 반드시 둥근 것은 달의 형체가 둥글기 때문이다.… ‘무릇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것을 어떤 이는 천지의 덕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역시 그대는 옛날 사람이 기록한 말을 믿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제 현상을 따르는 편이 더 낫다.”

≪의산문답≫, 홍대용 지음, 김태준·김효민 옮김, 40~42쪽

누구의 문답인가?
허자(虛子)와 실옹(實翁)의 문답이다. 의무려산(醫巫閭山)에서 토론이 벌어진다. 중국 동북지방의 3대 명산으로 이 책의 배경이다.

허자와 실옹의 캐릭터는 어떻게 설정되나?
허자는 조선의 선비로, 30년간 주자학과 성리학만을 공부한 사람, 실옹은 새로운 학문을 터득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허자는 30년 공부로 깨달은 바를 유세(遊說)하여 조선에서 지기(知己)를 얻지 못하자, 중국 연경에서 선비들과의 담론으로 두 달을 보낸다. 결국 실망하고 귀국하는 길에 두 나라의 경계인 의무려산에서 실옹과 만난다. 여기서 그의 30년 학문은 허학(虛學)으로 낱낱이 해체된다.

이름에 허(虛), 실(實)을 사용한 것은 실학파의 프로파간다인가?
인물의 이름을 대립적으로 지은 설정에서 작품의 문학적, 실학적 상징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허자는 허학에 골몰하는 세속 유학자를 대표한다. 세속 학문이 허학으로 해체당하는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그 거짓됨에 있다. 이러한 ‘허학’ 진단은 이를 지양하여 충실화하는 ‘실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다.

허와 실의 담론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서로를 소개하는 인사에서 시작해, 문답 대결을 통해 우주론과 역사론에 이르는 철학적 내용이 중심이다. 그래서 이 글을 철학 소설이라고 하는 내 주장과는 달리, 철리산문(哲理散文)이라고 보는 주장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단지 철학적인 글만은 아니고, 인물 설정만 봐도 문학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운 글임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이 정도 구성으로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빈약한지 않은가?
하지만 허구적 인물들을 내세우고 의산이라는 배경을 설정한다. 인물균(人物均) 사상과 천문지리론, 인물 역사론이 서로 유기적으로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정도면 철학 소설의 면모를 볼 수 있지 않은가?

지성사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평가하는가?
철학 수준만으로 보더라도 이 작품은 조선 18세기가 이룩한 동아시아 최고의 지적 성취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8세기 동아시아 최고의 지적 성취라는 평가의 근거는 어디 있는가?
홍대용 철학의 중심인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 인물균 사상과 함께, 무한우주론(無限宇宙論)과 생명사상, 역외춘추론(域外春秋論)까지를 통합 논의한다. 당대 사상과 문학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인물균 사상이란 무엇인가?
사람 사이의 평등 사상은 물론 금수 및 초목이 모두 동등하다는 사상이다. “사람, 금수, 초목 세 가지 종류의 생물에 귀천이 있느냐”는 실옹의 물음에, 허자는 금수와 초목은 “슬기와 깨달음, 예의가 없기 때문에 사람보다 천하다”고 답한다. 이에 실옹은 사람의 예의와 금수, 초목의 예의가 다를 뿐 하늘에서 바라보면 사람과 물은 평등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동식물을 천하게 여기는 것은 자만심의 뿌리라고 말한다.

무한우주론의 내용은 무엇인가?
실옹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주는 텅 비어 기(氣)로 가득 차 있으며, 지구, 달, 해, 별은 그 기운이 모여서 만들어진 형체다. 지구에서 보기에 가까워 보이는 저 하늘의 별들은 실제로 몇 천, 몇 만, 몇 억의 거리에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별들의 수는 무궁무진하며 하늘의 둘레는 한량없이 멀다.” 홍대용은 스스로 혼천의(渾天儀) 세 대를 만들어 사설 천문관측소 농수각(籠水閣)을 세워 천체를 관측했으며, ≪주해수용(鑄解需用)≫이란 수학 책에서 천체관측 등을 계산한 수학자였다. 하늘만 회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즉 지구가 회전한다는 주장을 그는 계산으로 밝혔다.

역외춘추론이란 탈중화사상인가?
중국 밖에도 역사가 있다는 자주사관(自主史觀)이다.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자연물이 다 마찬가지라는 인물균 사상에서 보면, 우주에는 무한한 별들의 세계가 있고, 별들은 무한히 운동하며, 결국 위와 아래도 없고 안과 밖도 없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이것이 홍대용의 무한우주론이며 이는 ‘중심’에 대한 개념,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화이론(華夷論)을 반박했다. ≪춘추(春秋)≫가 중국의 역사라면 각 민족도 자신들의 역사가 있다는 역외춘추론은 결국 실학적 자주사관이다.

홍대용은 어떤 인물인가?
실심실학(實心實學)을 목표로 한 북학파의 대표적 실학자이자 혼천의를 만든 과학자이며 양금(洋琴)을 만들고 거문고의 명인인 음악가이기도 했다. 이 책의 지은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는 허자와 실옹을 모두 지향한 인물이었다. 벼슬을 마다하고 평생을 공부해 실학에 정진했으며 고학과 상수학은 물론 수학과 음악에도 밝은 백과전서적 통합과학자였다.

연암의 한문소설 ≪호질(虎叱)≫과 동기와 기법이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
흥미로운 의문이다. 나는 이런 흥미를 바탕으로 두 작품을 ‘3장으로 된 대결의 장면 구성’, ‘꾸짖는 자와 꾸지람을 당하는 자의 인물 구성’, ‘인물들의 대결 양상’, ‘실학론과 인물성동론적 내용’ 등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이 두 글을 함께 읽으면 두 작품은 물론,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터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태준이다.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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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허와 실의 대화 | sa**t565 | 2013.03.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허자(虛子)는 은거하며 독서한 지 30년에 천지의 변화와 성명(性命)의 오묘함을 연구하고 오행(五行)의 근원과...
     
    "허자(虛子)는 은거하며 독서한 지 30년에 천지의 변화와 성명(性命)의 오묘함을 연구하고 오행(五行)의 근원과 삼교(三敎)의 깊은 뜻에 통달하여 사람의 도리를 밝히고 사물의 이치에 회통했다. 심오한 이치를 캐내어 세상일을 환히 꿰뚫은 뒤에 나와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듣고 웃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 작품에는 딱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허자는 이 글의 문답자로 설정된 실옹(實翁)의 상대 인물입니다. 허(虛)와 실(實)의 대화입니다. 이름에서 보여지듯이 허자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실옹을 만나면서 그의 부족한 학문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허자는 스스로 큰 사람, 큰 바위얼굴이 되었다는 생각에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 지혜를 가진 자들과는 더불어 큰 것을 말할 수 없고, 비속한 자들과는 더불어 도(道)를 이야기 할 수 없다." 라고 하면서 행장을 꾸려 귀국길에 오릅니다. 허자는 의무려산(중국 서북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중국인들은 의무려산을 백두산, 천산(千山)과 더불어 동북 3대 명산으로 꼽습니다)에 오르는군요. 그 곳에서 실옹(實翁)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먼저 실옹지거(實翁之居)라고 써 있는 현판을 보면서 허자는 이런 독백을 합니다.

    "내가 '허자'라고 이름 한 것은 천하의 '참'을 살피고자 한 것인데, 이 자는 '실'로 이름 했으니 천하의 '거짓'을 이기고자 함일 터이다. 허허실실은 현묘(玄妙)한 도의 진리이니 내 그의 말을 들어보리라."

    두 사람의 대화는 진지하다 못해 매우 깊습니다. 실학정신이 펼쳐지고, 우주론과 역사론에 이르는 철학적 내용이 중심입니다. 한편으론 이 작품이 철학소설이라고도 하지만, 문학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찾아간 것은 허자이지만, 실제 문답에선 실옹이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철학적 수준으로 볼 때 이 작품은 조선 18세기가 이룩한 동아시아 최고의 지적 성취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화 중 일부를 옮겨 봅니다.
    허자가 물었다. "땅에 지진이 있고 산이 움직이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실옹이 말했다.  "땅은 살아 있는 것이다. 그 혈맥과 혈기가 실로 사람의 몸과 같다. 다만 그 몸체가 크고 몸가짐이 무거워 사람의 몸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해서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면 사람들은 반드시 그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망령되이 길흉을 가늠하는 것이다. 사실은 물과 불, 바람의 기운이 돌아다니며 흐르다가 막히면 흔들림이 일어나고 거세지면 밀려 움직이게 만드는데, 그 형세가 그러한 것이다."

    허자가 물었다. "땅에 온천이나 짠 우물이 있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실옹이 대답했다. " 우주는 물의 정기이고 태양은 불의 정기이며 지구는 물과 불의 찌꺼기다. 땅은 물과 불이 아니고서는 살 수가 없다. 빙빙 돌다가 한자리에 머물러 만물로 변하는 것은 물과 불의 힘인 것이다. 온천이나 짠 우물은 물과 불이 서로 부딪쳐 생기는 것이다."

    수백 년 전에 쓰여진 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우주변화와 천체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과 이론이 대단히 깊습니다. 지은이 홍대용(1731~1783)은 18세기 북학파의 대표적 실학자입니다. 지금의 충남 천안에서 출생했습니다. 열두 살에 벌써 과거 공부를 포기하고 고학(古學)을 하기로 결심하고, 남양주의 석실(石室)서원으로 김원행(金元行)선생을 찾아가 10년 넘게 공부합니다. 20대에 들어 스승 곁을 떠나 고향에서 천문학에 관심을 쏟고, 29살에 자명종과 혼천의 두 대를 만드는 데 여러 해를 보냅니다. 고향집에 천문관측소 농수각(籠水閣)을 세워 이 기계들을 설치하고 천문에 힘을 쏟습니다. 35세 때는 북경에 가서 독일 신부를 만나 담화를 하며, 성당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여 선교사를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이 [의산문답]은 홍대용의 가장 친했던 후배이자 친구인 연암 박지원의 한문소설 [호질(虎叱)]과 비교 했을 때 창작 동기나 저작 의도가 너무나 닮아 있어 흥미를 끈다고 합니다.  연암의 [호질(虎叱)]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통합과학자라고도 불리우는 홍대용은 철학, 문학, 역사학, 자연과학, 수학과 음악에 이르는 방대한 사상을 이룩한 분입니다. 이 [의산문답]이 그의 통합 과학적 사상을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 준 저작입니다.  학문적 자료가 빈약한 그 시대에 이렇게 깊은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 할 수 있었다는 부분에 큰 도전을 받습니다. 이 작품의 지은이에게 학문의 자세와 깊이를 추구하는 열정을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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