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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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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쪽 | A5
ISBN-10 : 8990106338
ISBN-13 : 9788990106339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중고
저자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 출판사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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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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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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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을 맞이한 한국사회의 현주소, 그리고 진보에 대한 따끔한 충고!

2007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딱 20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후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평가가 쏟아지고 있으며, 여기에 진보와 개혁의 논쟁까지 제기되면서 열망과 절망을 점철된 한국 민주주의 20년 평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평가와 논쟁의 흐름을 처음 주도한 것은 경향신문의「진보개혁의 위기 - 길 잃은 한국」시리즈이다.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은「진보개혁의 위기 - 길 잃은 한국」시리즈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책이다. 민주화 이후 갈수록 참담해져만 가는 민중의 삶을 생생히 보여주면서 그 동안의 민주화가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였으며, 왜 가난한 사람들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는지, 앞으로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있는지 등을 묻는다.

먼저 1부에서는 무능한 진보·개혁 세력의 현실을 둘러본 다음, 위기의 현상과 진단을 분석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진보·개혁 세력의 각종 실상, 3부에서는 보수세력의 부상과 혁신의 대두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4부와 5부에서는 진보의 10대 의제와 진보의 전략을 제시하면서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진보개혁의 위기 - 길 잃은 한국」시리즈는?
민주화 20주년을 맞는 한국사회의 진보·보수 논쟁을 이념적 측면이 아닌 서민 삶의 문제로 다룸. 보다 나은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선 사항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각계각층 300여 명을 직접 만나 취재하며 생생한 고민과 요구들을 전달. 현실적 대안까지 모색해 2007년 2월 7일 한국기자협회 선정 '2006년 한국기자상(기획보도 부문)'을 수상.

저자소개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경향신문』 기자들은 6개월여 동안 홍역을 치러야 했다. ‘진보·개혁의 위기’라는 화두를 놓고 읽을 맛 나는 기사를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애초 독수리 5형제로 시작했던 특별취재팀은 기획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점점 불어나 정치·경제·사회·산업·문화부 5개 부서의 취재기자 18명이 참여하는 초유의 기획시리즈로 발전했다.

강진구 사회부 기자 / 김광호 정치부 기자 / 김종목 정치부 기자 / 김준일 사회부 기자
/ 박성휴 경제부 기자 / 박영환 정치부 기자 / 박재현 산업부 기자 / 손제민 문화부 기자
/ 오창민 사회부 기자 / 이기수 정치부 기자 / 이주영 정치부 기자 / 이호준 사회부 기자
/ 임영주 사회부 기자 / 장관순 문화부 기자 / 전병역 산업부 기자 / 최민영 사회부 기자
/ 최우규 산업부 기자 / 황인찬 사회부 기자 (이상은 가나다 순, 총 18명)

목차

발간에 부쳐

1부. 진보·개혁 위기의 현상과 진단

민주 세력 집권 9년, 희망을 말하기 두렵다
무능한 진보·개혁 세력
현 개혁 세력의 무능이 진보의 위기를 부르다
민주 세력 집권의 그림자
민주화 20년, 민주인사들 어디로
신자유주의가 ‘위기의 외인(外因)’
기득권이 된 민주 세력
진보가 터놓고 말하는 진보
386 세대가 보는 ‘진보개혁의 현주소’
민주 정부 무능,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에 참여한 5인의 고백
좌담 : 진보·개혁의 미래는 있는가

2부. 진보·개혁 세력의 실상

개혁 정치인의 현주소
익명을 요구한 어느 386 정치인의 ‘자기비판’
민주노동당, 제도권 진입 3년
민주노동당 각 정파의 목소리
벼랑에 선 민주노총
꿈을 잃어버린 교단 ‘전교조’
시민 단체, 뿌리 잃은 풀뿌리 운동
환경 단체, 탈색된 초록 운동
대학, 신자유주의에 볼모 잡힌 ‘지성의 요람’
좌담 : 진보는 왜 전진하지 못하나

3부. 보수의 부상과 혁신

한국 사회에 부는 보수 바람
2030 ‘젊은 보수’가 말하는 자화상
결집하는 보수
보수 담론, 어떻게 형성되고 소비되나
좌담 : 보수가 보는 보수의 강점과 약점

4부. 진보의 10대 의제
진보의 10대 의제① : 조세 개혁
진보의 10대 의제② : 부동산
진보의 10대 의제③ : 교육 정상화
진보의 10대의제④ : 재벌 개혁
진보의 10대의제⑤ : 고령화·저출산
진보의 10대의제⑥ : 소외된 소수
진보의 10대 의제⑦ : 건강 불평등
진보의 10대의제⑧ : 생태주의
진보의 10대의제⑨ : 빈곤 문제 해소
진보의 10대의제⑩: 비정규직

5부. 진보의 전략은 무엇인가

진보의 확장과 심화① 운동의 새로운 주체로
진보의 확장과 심화② ‘생활 속 진보’가 절실하다
진보의 확장과 심화③ 사회적 ‘대타협’ 하자
진보의 확장과 심화④ 연대의 새로운 공간, 동아시아
진보의 확장과 심화⑤ 진보적 발전 전략
전문가 12인의 ‘6대 과제 해법’ : 진보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최장집 교수의 ‘위기 진단’ 3문 3답 : 민주주의 실천이 진보 출발점

후기
부록

책 속으로

1부. 진보·개혁 위기의 현상과 진단 1부에서는 진보·개혁의 위기가 단순히 담론이나 이념의 퇴조가 아니라,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치솟아만 가는 사교육비 등,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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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진보·개혁 위기의 현상과 진단
1부에서는 진보·개혁의 위기가 단순히 담론이나 이념의 퇴조가 아니라,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치솟아만 가는 사교육비 등, 한국 사회에서 민중의 삶은 더욱 팍팍해져만 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참여정부를 비롯한 시민 단체 등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친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화려한 전투에서는 이겼으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개혁 세력은 무능했고 진보 진영의 현실적 대안은 부족했다. 민주화를 이끈 세력은 이제 기득권층이 되어 일상에 매몰됐다. 민주화 20년, 민주 세력 집권 9년이 되었지만 민주화의 성과는 어디로 갔으며, 그 원인은 누구에게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민주 세력 집권 9년, 희망을 말하기 두렵다 | 무능한 진보·개혁 세력 | 현 개혁 세력의 무능이 진보의 위기를 부르다
민주 세력 집권의 그림자 | 민주화 20년, 민주 인사들 어디로 | 신자유주의가 ‘위기의 외인(外因)’ | 기득권이 된 민주 세력
진보가 터놓고 말하는 진보 | 386 세대가 보는 ‘진보·개혁의 현주소’ | 민주 정부 무능, 이유가 있다 | 참여정부에 참여한 5인의 고백
좌담 : 진보·개혁의 미래는 있는가


2부. 진보·개혁 세력의 실상
그렇다면 진보·개혁 세력의 문제는 무엇인가.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의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386 정치인들은 세대교체의 축이 되며 정치 개혁의 희망봉으로 각광받았지만 17대 국회에서는 ‘가장 실망스러운 집단 1위’로 꼽히고 있다. 2004년 4월 15일, 국회 안으로 화려한 발걸음을 내딛었던 민주노동당은 현재, 자신들이 대변하고자 하는 서민과 노동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책 없는 투쟁 단체”로 전락하고 있고, 전교조는 “한국 교육의 희망”에서 “교사들만을 위한 이익 단체”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정부 정책 참여와 지원이 늘어나면서, 시민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도 한참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성의 요람”이던 대학에는 신자유주의와 취업대란의 물결만이 있을 뿐이다.

개혁 정치인의 현주소 | 익명을 요구한 어느 386 정치인의 ‘자기비판’ | 민주노동당, 제도권 진입 3년 | 민주노동당 각 정파의 목소리
벼랑에 선 민주노총 | 꿈을 잃어버린 교단 ‘전교조’ | 시민 단체, 뿌리 잃은 풀뿌리 운동 | 환경 단체, 탈색된 초록 운동
대학, 신자유주의에 볼모 잡힌 ‘지성의 요람’ | 좌담 : 진보는 왜 전진하지 못하나


3부. 보수의 부상과 혁신
그동안 민주 정부 등장 이래 ‘침묵하는 다수’를 자처했고, 독재 체제의 유산을 물려받은 구보수의 한계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기를 머뭇거리던 보수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보수의 ‘커밍아웃’과 보수의 부상. 온·오프라인을 막론해 보수주의자들이 속속 집결하고, 보수 성향의 학자들도 그동안 조심스러워 하던 태도를 버리고 이젠 경쟁적으로 “나는 보수”라고 외친다. 이들의 부상은 2004년 초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탄핵 역풍을 맞는 등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준비되었다. 2004년 11월 자유주의연대 출범, 2005년 11월 뉴라이트전국연합 출범 등 구우파와의 차별화를 내세운 신보수, 뉴라이트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참여정부의 무능이 논란거리가 되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보수 세력의 지위는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보수 세력의 부상은 서민들의 삶의 위기와 그로 인한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구보수의 위기에서 태동한 신보수가 진보·개혁의 위기를 또 다른 자양분으로 삼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사회에서 보수가 부상하게 된 이유와, 보수 담론들이 생산‧유통되는 동학을 살펴본다.

한국 사회에 부는 보수 바람 | 2030 ‘젊은 보수’가 말하는 자화상 | 결집하는 보수 | 보수 담론, 어떻게 형성되고 소비되나
좌담 : 보수가 보는 보수의 강점과 약점


4부. 진보의 10대 의제
“집값이 뛴다기에 조그만 아파트라도 마련하려고 돌아다녀 봤지만 내 소득으로는 강북의 다 쓰러져 가는 아파트도 살 수 없었어요. 그동안 한눈팔지 않고 회사 일만 열심히 한 결과가 이렇게 세입자 신세입니다.” 판교에 모든 희망을 걸었다 결국 어디에도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성남시 중원구 최현진 씨(37)의 말이다.
“내가 누구 때문에 고생을 합니까. 교육부·교육청 직원들과 교사들이 일을 똑바로 했다면 학교가 이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 아니에요.” 택시를 탄 교육청 직원과 논쟁 끝에 주먹질까지 하게 됐던 택시 운전사 김동현 씨(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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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87년 민주화 이후 열망과 절망의 20년 “80년대 캠퍼스나 거리의 최루가스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뛰고 숨이 막힙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 ‘한열이를 살려 내라’는 구호였죠. 빌딩에서 휴지와 음료수가 떨어지고, 가판 아줌마가 김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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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민주화 이후 열망과 절망의 20년

“80년대 캠퍼스나 거리의 최루가스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뛰고 숨이 막힙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 ‘한열이를 살려 내라’는 구호였죠. 빌딩에서 휴지와 음료수가 떨어지고, 가판 아줌마가 김밥 꾸러미를 싸 줄 때 ‘정말 되겠구나’ ‘귀국하길 잘했다’며 가슴 저 밑에서 솟구치는 게 있었어요. 노태우가 항복을 선언하던 6월 29일, 그날 밤 대학 앞에서 밤새 친구들과 막걸리를 퍼마시던 희열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회사원 유 모 씨(43)는 1987년 6월의 기억을 묻자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압축해서 ‘열망과 절망’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었다고 말한다. 학생들에서부터 직장인 넥타이부대, 노점상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87년 6월은 열망 그 자체였다. 수많은 이들이 자기 삶을 포기해 가며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투쟁했고, 독재 정권의 항복도 받아 냈다. 그러나 이후 20년의 역사는, 양김 분열로 인한 군부 출신 노태우의 당선과 92년 3당 야합, 세계화 개방과 97년 외환위기, 집권 민주 세력의 부패와 타락으로 점철되었다. 나아가, 민주 정부의 무력함과 개혁의 실패는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신뢰의 하락으로 나타났으며, 민주 정부가 거듭될수록 더욱 심해지는 양극화는 서민들의 삶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아무도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열광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이제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외면당하고 있다. 민주화 20년의 열망은 이제 ‘절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년의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였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열망을 왜 실현시키지 못했는가?
이 책은 지난 20년간 열망과 절망을 온몸으로 체험해 온 민주화 세력과 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사회경제적 모습과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를 진단하고 있다.



민주주의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 삶의 위기를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나? 필시 원인과 배경이 있을 터. 이거다 싶은 키워드는 떠오르질 않는다. 그걸 찾아내 보자, 그것이야말로 신문이 할 일 아닌가. …… 중간평가 성격의 지방선거 결과는 외형상 열린우리당의 완패와 민주노동당의 동반 하락이었지만, 그 본질은 집권 세력에 대한 환멸, 나아가 우리 사회 진보‧개혁 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의 표출이었다는 것이 우리의 진단이다. 노무현 정권은 보수 세력이 보낸 트로이의 목마인가? 노 정권 자체가 주요 정책에서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며 보수화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보수 세력으로부터는 좌파 정권이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보수 쪽의 선전은 먹혀들었다. 노 정권은 본의 아니게 좌파 정권 대접을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전개돼 온 것이다. 한국 정치의 희극이자 비극이다. _발간에 부쳐 중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20년을 맞는 2007년. 노무현 정부 4년에 대한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진보‧개혁 논쟁까지 제기되면서, 열망과 절망으로 점철된 한국 민주주의 20년을 평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평가와 논쟁의 흐름을 처음 주도한 것이 바로 경향신문의 <진보개혁의 위기-길 잃은 한국>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완패하고 민주노동당이 동반 하락한 것을 계기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환멸과 진보‧개혁의 신뢰 하락에 대한 원인을 밝혀 보고자 기획되었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3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진보·개혁 위기의 실상과 원인, 대안을 점검하는 28회 장기 연재물을 보도했다. 지금까지 소위 개혁 세력이라 불린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 등 진보 세력에 대한 질책은 무수히 있어 왔다. 하지만 여타의 평가들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진보·개혁의 위기를 외부의 시각이 아니라 내부 인사의 자기비판과 고백을 통해 진단했다는 점이다. 또한 진보·개혁의 위기를 이념 대결과 정치 논쟁의 차원이 아닌 서민들의 삶의 위기 차원에서 접근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큰 평가를 얻었으며, 얼마 전 2007년 2월 7일 한국기자상(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진보·개혁 진영의 학자와 활동가 130여 명을 포함, 각계각층 총 300여 명의 인터뷰와 진단, 민주화 20년에 대한 성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민주주의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진보·개혁 논쟁의 포문을 열다

올해 2월 17일 청와대브리핑에 실린 노무현 대통령의 기고문 이후, 진보‧개혁 논쟁은 이제 2차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진보, 달라져야 합니다: 진보적 가치 실현 위해선 유연성과 책임성 중요”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은, 진보 진영 학자들이 자신과 참여정부를 비난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당신들이 왜 나를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하느냐. 진짜 민주주의, 진짜 진보는 나다”라고 항변했다. 이런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진보·개혁 논쟁의 포문을 연 경향신문의 <진보·개혁의 위기> 시리즈가 있었다.
경향신문의 <진보·개혁의 위기> 시리즈는, ‘진보’라는 주제를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여론 시장의 중심 이슈로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 이 시리즈의 내용 중 진보‧개혁 논쟁을 직접적으로 촉발했던 기사는 9월 28일자 경향신문, 1면 톱과 4, 5면 전면에 실린 최장집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최 교수는 이 자리에서, “노 정부는 보수파가 집권했을 때보다 더 과격하게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지지했던 세력과 노무현 정부를 구별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발언 후 여권 인사들의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국정홍보처 김창호 처장을 들 수 있다. 김 처장은 바로 다음날 자신의 블로그에 ‘참여정부 비판으로 진보의 위기는 해소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 교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기준이 왜 진보 진영의 위기에 대한 심층적 성찰과 반성을 향해 가지는 않는지, 그 날선 칼날이 왜 보수 세력들에게는 그렇게 무딘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총론적인 비판의 수사학만으로 과거의 정권보다 더 나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이며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는, 역시 이 시리즈를 진행 중이던 12월 7일, 경향신문 1면 탑으로 <2006년 세밑, 우울한 대한민국: ‘도탄’에 빠진 민생, ‘승부’에 빠진 노심>이란 제목의 기사였다. 공사판에서 일하는 김철웅 씨를 하루 동안 동행 취재하며 신용불량자·일용직으로 살아가는 한국 사회 서민의 모습과, 12월 4일 노 대통령이 발표한 “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촉발된 정권 비판론을 소개했다. 바로 그날 청와대에서는, “하이에나식 보도”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며 다섯 개의 공개 질문을 발표했다. 성장률·물가상승률·수출 다 좋은데 왜 민생을 싸잡아 도탄이라고 하느냐, 대통령이 정치에만 올인하고 국정 마무리를 외면한다고 하지만, 이는 증거도 없는 감정적 비방이라는 것 등이다. 하지만, 한국의 성장률, 물가상승률의 안정, 삼성을 비롯한 재벌 기업의 이윤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삶의 전혀 개선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참여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서민들의 현실적 삶의 위기를 외면한 채,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과 같은 거시 경제적 외형의 안정만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개혁의 실상이 아니었던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비판하는 진보 진영을 “교조적 진보”로 규정하고, 자신은 “유연한 진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는 “유연한 진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 그야말로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는 그 유연함을 말하는 것이 아닌지,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은 질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는 “유연한 진보”의 결과가 어떠한 것인가는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여정부가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약속했던 비정규직, 서민들은 아직까지, 아니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이 참여정부에 대한, 집권 민주 세력에 대한 비판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진보를 자임하는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시민사회 단체 역시 비판의 예봉에서 빗겨 나지 못하고 있다. 제도권에 진입한 지 3년여가 지났지만 정파 문제와 민족 문제에 발목 잡혀 제대로 된 정책 하나 추진하고 있지 못하며, 정작 자신들이 대변한다고 이야기하는 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조직된 대기업 노동자들의 조합주의적 이해만을 대변하고 있으며, 정책 없는 투쟁 단체로만 각인되는 민주노총, 여전히 시민의 참여 없는 시민운동 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현실로부터 제기되는 삶의 위기에 대한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진보 진영 역시 미래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은 말한다.
“밥 먹여 주는 민주주의를 만들지 못하면 진보·개혁 세력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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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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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회는 참으로 역동적이다. 특히 1948년 해방 이후의 한국사회는 1년 뒤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예측불가능...
     
    한국사회는 참으로 역동적이다. 특히 1948년 해방 이후의 한국사회는 1년 뒤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연속 되었고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1950년 전쟁, 1960년 4.19 혁명, 1961년 박정희에 의한 군사쿠테타, 1965년 한일협정, 1972년 유신체제, 1979년 박정희 피격과 전두환의 군사쿠테타, 1980년 서울의 봄과 전두환의 광주학살, 1987년 6월항쟁과 직선제 등 개헌, 그리고 양김 분열에 의한 군사정권의 연장, 1990년 3당 야합과 1992년 김영삼의 당선, 1997년 구제금융 위기와 김대중의 당선, 2002년 노무현의 당선, 2007년 이명박의 당선, 그리고 이제 2012년...

    1948년 이후 한국은 미국의 세계 지배체제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대외적인 상황은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국내상황 특히 국민들의 모습은 가히 'Dynamic Korea'라고 불릴만큼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이 그러했다. 6월 항쟁은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열망' 그 자체였다. 그러나 1987년 이후 20년의 역사는 '절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처음 10년은 1987년 6월 항쟁에도 불구하고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군사독재의 연장이었고 그 이후의 10년은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세력이 집권했지만 무력함과 개혁의 실패로 인해 소위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신뢰의 하락으로 점철되었다. 더군다나 민주정부가 거듭될수록 더욱 심해지는 양극화는 서민들의 삶의 위기로 나타났다. 그 반대급부는 2007년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인 MB정권을 등장시켰고 민주주의는 더욱 후퇴하고 서민의 삶은 최악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최근의 MB 정권 4년은 유권자들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도록 만들었다. 국민들은 새롭게 깨달았으며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과 깨달음을 기초로 하여 2012년은 1%의 기득권 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다시 바로 세우고 빈곤과 양극화를 되돌리기 위한 한바탕 승부의 해로 만드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부터 시작하여 2012년 새해 벽두부터 '심판'과 '정권교체', '승리'와 '국회점령', '참여'와 '99%'라는 단어가 키워드가 되고 있다. '심판'과 '정권교체'는 해방 후 최악의 정권인 이명박 정권과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을 총선과 대선에서 꺽어야 함을 의미한다. '승리'와 '국회점령'은 정권교체의 의미를 포함하면서도 유권자의 참여를 조금 더 강조한 의미다. '참여'와 '99%'는 작년에 미국에서 시작된 'Occupy' 운동의 한국판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사회복지는 대의민주주의나 시혜가 아니라 유권자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유권자가 변한 만큼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사회복지'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여전히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문제는 막연하게 '사회복지'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이고 실질적으로 '사회복지'가 가능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왜 잘못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규명하지 않은 채 또 다시 진보,개혁세력이 국회와 정권을 되찾아봐야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민주정부의 10년 동안 진보,개혁세력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검토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1987년 이후 20년간 '열망과 절망'을 온몸으로 체험해 온 민주화 세력과 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2007년 시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사회경제적 모습과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를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짧게는 참여정부 4년에 대한 평가이고 길게는 민주정부 9년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민주정부 9년(참여정부 4년)의 성적표를 도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필진은 발간사에서 참여정부를, "중간평가 성격의 2006년 지방선거 결과는 외형상 열린우리당의 완패와 민주노동당의 동반 하락이었지만, 그 본질은 집권 세력에 대한 환멸, 나아가 우리 사회 진보,개혁 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의 표출이었다는 것이 우리의 진단이다. 노무현 정권은 보수 세력이 보낸 트로이의 목마인가? 노 정권 자체가 주요 정책에서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며 보수화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보수 세력으로부터는 좌파 정권이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보수 쪽의 선전은 먹혀들었다. 노 정권은 본의 아니게 좌파 정권 대접을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전개되어온 것이다. 한국정치의 희극이자 비극이다."라고 요약하여 평가했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2006년 5.31 지방선거 이후 진보,개혁세력의 위기를 신문에 기획기사로 실었다. 이는 2006년 9월~12월에 실은 28회 연재 "진보개혁의 위기 - 길 잃는 한국 시리즈"를 말한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일반 서민들, 직장인들, 소상공인들의 인터뷰 기사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언론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더 심한 수준으로...)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이 기획기사는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고 한다. 국정홍보처 김창호 처장은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기준이 왜 진보진영의 위기에 대한 심층적 성찰과 반성을 향해 가지는 않는지, 그 날선 칼날이 왜 보수세력들에게는 그렇게 무딘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성장율, 물가상승율, 수출 다 좋은데 왜 민생을 싸잡아 도탄이라고 하느냐, 대통령이 정치에만 올인하고 국정 마무리를 외면한다고 하지만, 이는 증거도 없는 감정적 비방이다"라고 비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월 17일 브리핑에서 "당신들이 왜 나를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하느냐. 진짜 민주주의, 진짜 진보는 나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성장율, 물가상승율의 안정,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의 이윤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삶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참여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다.(이런 인식은 지금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문재인, 이인영, 김부겸, 박지원 최고위원도 비슷하기에 걱정스럽다...ㅠ)

    물론, 집필진은 참여정부만을 다룬 것이 아니었다. 제도권에 진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파 문제와 민족 문제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정책 하나 추진하고 있지 못하고, 정작 자신들이 대변한다고 이야기하는 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조직된 대기업 노동자들의 조합주의적 이해만을 대변한 채 정책 없는 투쟁 단체로만 각인되어 있는 민주노통, 여전히 시민의 참여 없는 시민운동 등을 모두 다룬다. "밥 먹여 주는 민주주의를 못하면 진보,개혁 세력의 미래는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책의 1부. [진보,개혁 위기의 현상과 진단]에서는 진보,개혁의 위기가 단순히 담론이나 이념의 퇴조가 아니라,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부동산 폭등, 사교육비는 치솟고 빈부격차는 심해져 가고만 있고 참여정부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음을 당사자들이 스스로 고백한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개혁세력은 무능했고 진보진영의 현실적 대안은 부족했다. 민주화를 이끈 세력은 이제 기득권층이 되어 일상에 매몰되었다. 민주화 20년, 민주세력 집권 9년이 되었지만 민주화의 성과는 어디로 갔으며, 그 원인은 누구에게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라고 말했다.(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진보,개혁의 위기는 느껴진다. 위기 진단 대담에 참가한 이정우 경북대 교수, 노회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주장하는 위기의 내용과 원인, 진단과 대책, 전략이 서로 다르다. 당연히 2007년 이후 이들의 움직임과 행동반경도 서로 달랐고 지금도 전혀 다르다...ㅠ)

    2부 [진보,개혁세력의 실상]에서는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의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386 정치인들이 세대교체의 축이 되고 정치개혁의 희망봉이 될 것이라 각광받았지만 17대 국회에서는 '가장 실망스러운 집단 1위'로 꼽히고 있음을 지적한다. 2004년 4월 15일, 국회 안으로 화려한 발걸음을 내딛었던 민주노동당은 자신들이 대변하고자 하는 서민과 노동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교조, 시민운동 단체, 대학의 현실과 무능력도 함께 비판하고 있다.(이 챕터에 대한 대담 참여자인 김혜정 한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의 진단과 처방도 역시 크게 다르다...ㅠ)

    3부. [보수의 부상과 혁신]에서는 진보,개혁세력의 퇴조와 맞물려 보수주의자들이 속속 집결하고 보수셩향의 학자들이 커밍아웃을 외치고 있음을 분석한다. 2004년 11월부터 자유주의 연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출범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보수가 부상하게 된 이유와 보수담론이 생산,유통되는 동학을 살펴본다.
     
     
    4부. [진보의 10대 의제]에서 진보,개혁세력이 집중해야 할 10대 의제를 제시한다. 조세개혁, 부동산, 교육정상화, 재벌개혁, 고령화/저출산, 소외된 소수, 건강 불평등, 생태주의, 빈곤문제 해소, 비정규직 해소 등이다.

    5부. [진보의 전략은 무엇인가]에서는 진보,개혁의 위기가 진보,개혁에 대한 환멸과 서민, 중산층의 삶의 위기를 초래했음을 지적하면서 반대와 투쟁만으로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과거 방식 대신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실천적 대안을 내놓아야 함을 말한다. 그러면서 진보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진보를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는 방향과 2007년 당시 논의되고 있는 전략들을 소개한다. 그것은 첫째,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농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진보의 주체를 확장해야 하는 것이고 둘째, 진보가 주장이나 선언을 넘어선 일상적인 삶에서 체화되고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셋째, 사회적 대타협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넷째, 연대의 대상과 공간을 동아시아로 확대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집필진의 참여정부 4년(또는 5년)과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위기'라는 진단에 대해서는 동의히지만, '위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위기'의 원인이 다르니 '대책'도 다를 수 밖에 없지만...
    나는 '위기'의 원인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개인적인 한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선 과정 자체가 진보개혁 진영 전체가 하나의 '준비된 조직'이 되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톨령의 후보 선출 과정 자체가 역동적인 과정에서 이루어졌고 후보 선출 이후 '후보 흔들기'가 민주당 내에서 벌어졌고 야권단일후보로 나서지도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노무현 개인이든, 측근이든, 지지세력이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었고 대톨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뿐 아니라 정권 준비주체들도 진보개혁 진영 전체라는 관점보다 '권력 획득'이라는 구태 관점에서 5년의 집권플랜을 짜고 인사정책 등을 펼쳤기 때문인 것이다. 즉, 진보개혁 진영이 서로 '전체로서 하나의 세력'이라는 관점이 없었고 뿔뿔이 흩어진 채 각개약진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위기의 원인은 '참여'의 문제다. 노무현 정부는 스스로 명칭을 '참여정부'로 표방했지만, 전혀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보개혁 세력 전체를 참여의 대상이자 주체로 생각하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노사모'마저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보개혁 추진에서 참여동력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노무현 개인과 집권세력의 역사의식과 철학, 정책, 비전, 전략의 부재인 것이다.(그런 면에서 지금 읽고 있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을 너무도 180도 대비된다...ㅠ)
    나는 민주주의든, 총선과 대선의 승리든, 정권교체 이후 광범위한 진보개혁의 추진에서 '참여'의 문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99%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 지원하지 않고서는 지난 60년 동안 한국사회를 그물처럼 장악하고 있는 1%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여 진보개혁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에 나타나 있는 정도의 참여정부의 평가는 어쩌면 국민들 사이에서 공통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참여정부에서 MB정권에게 넘어간 뒤로는 참여정부에 참여한 인사들을 한 때 '폐족'이라고까지 지칭되었다. 너무 심하게 대했던 시절도 있었다.(나도 당시 그런 보통사람의 하나였다.) 그런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살려준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MB정권이었다. MB정권의 무지막지한 공격과 불편부당한 수사로 인해 고통받던 노 전대통령은 자신의 죽음으로 참여정부의 인사들과 성과를 보호하려 했다. 그리고 그 분의 죽음으로 많은 국민들과 진보개혁 진영의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못미'를 느끼면서 들고 일어났고 참여정부 인사들은 그런 분위기를 타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참여정부 인사들에 평가에 있어서 나는 한명숙, 문재인, 이인영, 박영선, 박지원, 유시민, 천호선, 안희정, 이광재 등 참여정부의 공과에 일정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무조건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것이 한미FTA든, 빈부격차 심화든, 부정부패든, 집회시쉬의 자유 탄압이든... 
    중요한 것은 참여정부에서 시행한 정책이 잘못된 것이면 지금이라도 솔직하고 겸허하게 인정하고 공개 반성하고 참회하고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지 국민들에게 약속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자신의 위치에서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아주 악질적으로 나쁜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발뺌하고 둘러대는 것이다. 국민들의 노무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 자는 정치인 자질은 커녕 기본적인 인격적인 자질도 없는 인간일 뿐이다. 

    [ 2012년 1월 25일 ]
  • 내가 아끼는 책이다. 우연히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이 펴낸 "지식인의 죽음(민주화 20년)"을 읽고는 그보다 먼저 출간된 '민주화...

    내가 아끼는 책이다. 우연히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이 펴낸 "지식인의 죽음(민주화 20년)"을 읽고는 그보다 먼저 출간된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을 주저없이 펴들었다.

     

    민주화가 이뤄지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불평등과 억압이 너무나 많다. 비정규직, 빈곤, 교육의 불평등, 부동산 거품과 재벌 문제, 여기에 고령화와 저출산 등 서로가 얽혀있기에 더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더미다.

     

    나 역시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의 문제들이 자신과는 크게 상관없는 뉴스 속 그저 사회문제 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나도 내 자신이 중산층이리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으다보면 상위층이 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까우면서도 그냥 그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 중산층이란 없다. 가난한 자와 부자만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 나와고 (더군다나 대학원도 다녔고) 직장에 책상을 두며 출퇴근하는 우리 스스로를 화이트칼라, 중산층이라고 착각하고 산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위험 속에 놓인 채 살아간다. 이는 이 사회가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는 과정 속에서 직장을 잃거나 몸이 아프거나 등의 이유로 주춤하는 순간 우리는 바로 가난해지고 이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분류해서일까 우리는 우리가 노동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채 살아간다. 그저 직장인으로 부르며 노동자와 차별화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도시를 가득채운 우리 직장인들은 그저 노동자일 뿐이다. 이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이를 깊이 통감하게 되었다. 

  • ["민주화20년의 열망과 절망, 진보/개혁의 위기를 말하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에 대한 감상문 혹은 나에 대한 반성문] &...

    ["민주화20년의 열망과 절망, 진보/개혁의 위기를 말하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에 대한 감상문 혹은 나에 대한 반성문]

     

      진보는 위기다, 라는 명제는 어디서 출발하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진보가 언제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을까? 진보의 위기는 지금 진보는라는 말은 진보가 냉철한 정세판단과 실천적 행동으로 대안제시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지점에서 옹알이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일반 시민대중이 느끼는 데서 비롯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진보의 위기는 곧 진보의 부재다.

     

      그많던 진보는 어디로 갔는가? (책에서 진보와 개혁을 하나로 엮듯이) 이른바 진보'였던' 사람이 진보가 아니다. 6.3세대, 긴급조치 세대, 386세대. 이른바 현장에는 있었지만 현실에는 없었던 386은 상처가 되었다.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 당차게 싸우러 가자던, 시퍼렇게 날이 설때까지 조금만 더 쳐달라던 그들은 당차게 5월 광주에서 골프를 쳤다. 토지를 농민에게, 주택을 빈민에게, 공장을 노동자에게 주자고 외치던 그들은 FTA와 파병에 찬성표를 던진다. 대안도 없고 실력도 없고 자존심도 없다. 민주노총은 대기업 노조의 총파업 카드만 계속 던져댄다.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는 그들의 관심사항 밖이다. 노동자는 1천 5백만 명이라는 데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그들의 대표이기를 스스로 포기한다. 전교조는 이제 이익집단으로 전락해버렸다. 참교육의 희망은 이제 교사들의 권익을 위한 모임으로 진보 아닌 진화를 택했다. 시민단체는 이벤트 창출에 여념이 없다. 시민은 없는데 간판은 있으니 이름이라도 신문에 나야 시민을 모으지 않을까 하는 그들이 안타깝다. 실력있는 시민운동가는 러브콜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간다. 대학은 이제 사관학교화 되어 정치적인 이슈는 물론이거니와 생활공동체로서의 면모도 많이 잃어가고 있다. 진짜 진보는 보이지 않는데 대통령은 스스로 '유연한 진보'라는 창의적 개념을 기치로 들고 나왔다. 대연정만큼이나 놀라운 발상이다. 차라리, "여러분, 제가 대통령해보니 이게 쉽지 않습디다. 저는 대안 없는 진보보다 보수 자유주의적 개혁을 택했습니다"하는 고해를 하시지.

     

      책을 읽으며 통계수치 하나, 시민들의 인터뷰 하나, 이른바 진보 당사자들의 인터뷰 하나 하나가 비수가 되었다. 책을 덮고 몇 번이나 글을 썼다 지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나는 진보인가? 나는 진보이다. 성장과 분배가 가르마라면 나는 진보이다. 국가보안법의 존폐가 가르마라면 나는 진보이다. 흡수통일과 연방제, 양심적 병역거부, 성적 소수자, 외국인노동자, 장애우 등등의 문제를 나에게 들이대고 너는 진보냐고 묻는다면 나는 진보다. 정서적으로 이해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인정하는 나를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한다. 사상의 자유는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 한 인간의 인권은 한 국가의 주권과 동일하거나 우월하다는 명제가 그 근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진보이다. 그럼 나는 위기인가? 왜 위기인가?

     

      이 문제를 떠올리며 연상되는 것은 "친일"이라는 말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친일인가? 친일의 반대가 항일이라면 항일하지 않은 것은 친일인가? 암묵적 동의를 제외하고 그렇다면 '적극적' 가담자가 친일인가? 그럼 총메고 태평양 어느 섬에서 스러진 그 분도 친일인가? 일본의 어느 갱도에 '어머니 보고 싶어요'라고 절규한 그 분도 친일인가? 아니면 '적극적 가담을 통한 사회경제적 지위 보장 또는 획득'이 친일인가? 어렵다. 

      친일에서 바로 연장선에 있는 것이 독재정권의 하늘 아래서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의 문제이다. 개발독재 시대에 누구나가 생존을 위해 그 어느 것보다 치열한 투쟁을 했다. 반독재 민주정부 수립에 돌이라도 하나 던지지 못했다면, 이들 역시 '적극적 가담을 통한 사회경제적 지위 보장 또는 획득'이라는 범주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민중의 건강성을 믿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해방광주와 87년 6월이라는 독특한 공간적, 시간적 배경에서만 발현된 것이 아닐까? 이 역시 어렵다.

      2007년은 어떠한가?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각박한 현실에서 낙오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것이 또다른 이를 각박하게 만든다. 친일이, 독재정권 찬양이 어디까지인가 모호하듯이 이 각박한 세상에 나는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1999년 전국 부동산 자산의 가치 총액은 2천조원이었으나 작년에 딱 2배가 되었다. 새로 발생한 2천조원. 이것만으로도 이 모든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도 남겠다. 의문이 든다. 첫째, 2천조원의 현금성 재원이 발생한 것일까? 책에 사례로 들듯이 어느 부동산업자는 5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 가지고 대출 돌려막기로 현재 자산이 60억원이다. 맙소사. 이른바 순환출자가 개인에게도 발생한다. 둘째, 2천조원은 어디로 갔을까? 어찌됐거나 무주택자와 주택 보유자를 기준으로 가른다면 후자에게 2천조원의 자산증가가 발생했다는 말일 것이다. 셋째, 누가 부풀렸는가? 건설자본이, 공공기관이 분양가 과대계상으로 올린면도 있겠지만 이에 부응하여 집에 매달린 것도 수요과잉으로 인한 집값상승에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넷째, 왜 집에 매달리는가? 적어도 IMF 이전과 이후는, 이제 일요일밤 대표적 오락 프로그램에 인포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매주 펀드가 소개될 정도로 개인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이 지대해질 정도로 달라졌다. 가만 있으면 뒤쳐진다.

      국외자본이 상장주식의 40% 이상을 잠식하고 노동유연화가 발생하듯이 대한민국도 이제 당당한 세계질서를 준수하는 모범국가가 되었다. 평생고용 해체, 비정규직 증가, 고령화, 저출산.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자영업자가 37%에 달한다는 수치가 말하듯 노동시장의 공급 과잉도 한몫을 한다.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하면된다던 20세기의 정치경제적 개념과 21세기 대한민국은, 아니 세계는 참 많이 다르다. 초등학교 때 "사우디 같은 사막국가는 물이 기름보다 비싸요, 대한민국 만세" 했듯이 대학교 때 "미국은 사회경제적 지위로 계층을 나누었을 때 상승하는 인구의 비율이 1%가 될락말락이에요, 우리는 배우면 성공할 수 있잖아요"하며 자족했던 것이 20세기였다. 이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집값이 오른 사람은 오른 사람대로 세금이 왜 많냐고 울상이고, 집값이 오르지 않은 사람은 왜 저기만 오르냐고 울상이다. 급여노동자는 우리가 봉이냐며 세금이 많다고 울상이고, 자영업자는 장사도 안되는데 세금만 거둬간다고 울상이다. 노동자도 울상, 자본가도 울상.

      위에서 말햇듯이 진보와 보수의 가장 확실한 가르마는 무엇인가. 성장과 분배이다. 민주노총이 일자리와 임금을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와 나누려고 하지 않고, 민주노동당이 그 정파적 신념을 대의를 위해 나누지 않고, 전교조가 공교육의 질적 분배를 위한 교원평가를 나누지 않으려 한다고 타자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살아남아야 하는데 나에게 분배를 말하는 것이 당키나 한가. 실제로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전체 예산 중 복지비 지출이 꼴찌라고 하는데, 그럼 세금을 늘려야 하는데 대통령도 말 못하고 누구도 말 못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데 세금을 더 내라니 누가 그 총대를 매는가. 진보의 위기라고 하지만 이런 과열경쟁의 전환기 속에서, 정치적 진보는 남아있으나 경제적으로 우향우 하는 상황에서 진보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책에서는 6월 민주화 항쟁과 7월 노동자 항쟁이 연결되지 못한 것이 절망의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진보는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 자기모순일까. 그렇기 때문에 진보가 나서야 한다면 자가당착일까. 진보의 위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에서 열린우리당으로부터의 실망에서 비롯된 정치적 의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읻. 그러나 그 답은 위에 다 있지 않을까. 민주노총이 일자리를 (비정규직, 외국인)노동자에게, 전교조가 교육을 학생에게, 시민단체가 그 역할을 시민에게, 386 국회의원들이...(글쎄 이들은 모르겠다.) 돌려주어야 한다. 형식적으로 관료화되고 기성화되면서 빛바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진보논쟁, 진보위기, 누가 진보냐 말들이 많다. 의미 있는 담론들이고 특히나 대선을 앞두고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대선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면, 또다시 "민주화30년 열망과 절망"이라는 책이 쓰여질 것이다. 답은 명확하다. 실천의지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진보는 없다. 그럼에도 진보는 있다고 믿고 싶다. 첫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듯 처음처럼 뜨겁게.

  • 이 책은 불편하다. 지인의 말대로, 신문에 연재될 때에는 대판의 사이즈 만큼 불편하더니 책으로 묶여 나온 지금은 두툼한 질량...

    이 책은 불편하다.

    지인의 말대로, 신문에 연재될 때에는 대판의 사이즈 만큼 불편하더니 책으로 묶여 나온 지금은 두툼한 질량 만큼이나 불편하다.

     

    나의 불편함을 설명하는데, 내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진보에 놓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보다 손 쉬운 방법을 없다. 이 책은 나처럼 스스로를 진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안긴다.

     

    그렇다고 해도 그 불편함은 진정성의 연장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짜증이 나진 않는다.

    이를테면, 온갖 구역질나는 과거로 뒤덮힌 조중동같은 찌라시들의 비판은 진정성이 없기에 무시하기 일쑤다. 말이야 바로하라고, 신문 기자가 사주의 범법사실을 알면서도 '힘내세요'라고 외칠 수 있는 집단을 언론사라고 하기엔 쑥쓰럽다. 또한 자신의 친일 행정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세상에 둘도 없는 애국자연 하는 집단을 일관성있는 언론사라 칭하기 힘들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책의 필자들인 경향신문사 기자들은 순전히 상대적인 우월감만으로도 신뢰감을 준다. 적어도 찌라시 수준은 아니라고 말이다.

     

    난 스스로를 보수라고 칭하면서 한나라당에게 자기를 일치시키는 사람들의 고백 역시 불편하다. 너무 당당하기 때문이다. 여성을 접대부 수준으로 밖에 보지 않고, 같은 당 동료에게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그들의 유아기적인 행태를 볼 때는 기가 막힌다.

     

    어쨌든 난, 이 책을 사서 2일만에 밑줄을 쳐가며 일곤 동료를 줘버렸다.

    혼자 불편할 수 없으니까.

    같이 불편하면 이야기라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민주화를 위한 열망이 절망으로 변했다는 것이 이 책의 제목에 담긴 뜻이겠지만, 난 오히려 '그리고 희망'이라는 마지막 단어가 생략되었다고 믿는다.

     

    내 책의 불편함을 전염당한 동료와 그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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