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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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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쪽 | A5
ISBN-10 : 8952207343
ISBN-13 : 9788952207340
모던 타임스. 1 [양장] 중고
저자 폴 존슨 | 출판사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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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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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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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만든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파헤친 보고서

<모던 타임스>는 20세기 세계사를 결정지은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다룬 책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폴 존슨의 대표작으로,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역사를 살펴본다. 1983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뉴욕 타임스의 '올해의 책'과 내셔널 리뷰의 '20세기 100권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어판은 1991년에 출간된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기존 역사서들의 연대기식 서술방식 대신,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와 정치, 군사, 경제, 과학, 종교, 철학계를 뒤흔든 인물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바탕으로 현대사를 흥미진진하게 재현하였다.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시각으로 20세기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다시 평가하고, 사건보다는 해당 인물에 초점을 맞춘 세밀한 묘사를 통해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증명된 날인 1919년 5월 29일에 20세기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하면서, 상대성이론이 불러온 혼란과 불확실함이 현대 세계를 열었다고 강조한다. 역사서, 저서, 전기, 일기, 개인 서한, 통계자료, 정부의 비밀문서 등의 풍부한 자료를 총동원하여 20세기 세계사 속에서 벌어진 큰 사건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1권) [양장본]

저자소개

목차

제1장 상대주의 시대
의도하지 않은 결과
도덕적 무정부주의
민족자결주의와 비밀조약
강요된 협상
인종 민족주의

제2장 전제주의 유토피아
권력의지와 마르크스주의 이단
러시아 혁명의 실상
비밀경찰과 전제정치
순종적 침묵이냐 감옥이냐
계획경제 유토피아
무솔리니와 파시즘

제3장 히틀러를 기다리며
패배의 충격과 내부 충돌
만개한 바이마르 혁명
고개를 드는 반유대주의
우익 과격파의 부활
독일을 유혹한 광인

제4장 제국의 쇠퇴
무기력한 제국
프랑스 민족주의
제국주의론의 허상
잉여 자본의 환상
블룸즈버리그룹

제5장 일본의 신정, 중국의 혼란
근대세계와 일본
군벌과 혁명의 바람

제6장 마지막 이상향
인종 편견과 아메리카니즘
공화당의 시대
짧은 번영

제7장 대공황
주가 폭락의 원인
개입주의자 후버
루스벨트와 뉴딜

제8장 악마의 횡포
트로츠키의 정치적 위기
농업 집산화와 계획 경제
히틀러와 나치
친위대와 게슈타포
숙청의 바람

제9장 침략의 절정
일본의 만주 침략
스페인 내전
프랑코의 승리
탄압과 폭격

제10장 유럽의 종말
쇠퇴의 징후
독일의 공세
사탄과의 계약
이상한 패배
처칠의 전쟁 결의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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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시작된 20세기 특이하게도 폴 존슨은 현대 세계가 1919년 5월 29일에 시작되었다고 선언한다. 이 날은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 일식 촬영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한 날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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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시작된 20세기

특이하게도 폴 존슨은 현대 세계가 1919년 5월 29일에 시작되었다고 선언한다. 이 날은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 일식 촬영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한 날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원정 관측을 떠난다는 당시 보도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에게 아인슈타인이라는 과학 영웅은 존경과 감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세간의 열광적인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과학적 엄격성을 고집하며 1차 검증에 이은 2차 검증이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경험을 통한 검증과 반론을 중시하는 아인슈타인의 태도는 당시 지성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전쟁 중에도 계속된 과학에 대한 열정과 과학적 엄격성을 추구하는 이런 태도는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저자가 상대성이론으로 현대 세계의 시작을 알린 이유는 상대성이론이 불러온 예기치 않은 결과 때문이다. 이전까지 뉴턴의 물리학으로 세계를 이해하던 사람들이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우주에서는 모든 가치 척도가 상대적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이론 때문에 사람들은 당혹감과 환희를 동시에 느꼈고, 쉽게 도덕적 무정부주의에 빠졌다. 상대성이론을 상대주의와 혼동하고 만 것이다. 여기에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트주의의 분석이 어우러져 개인적인 책임감과 객관적인 도덕규범이 무너지고 사회 전반에 도덕적 상대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저자는 “구질서가 종말을 맞고, 방향을 잃은 세계가 상대주의적 우주 속을 떠도는 상황”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권력의지로 무장한 레닌, 스틸린, 히틀러, 무솔리니, 마오쩌둥과 같은 독재자들을 세계무대 위로 불러들이는 호출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

현대사를 다룬 많은 역사서 속에서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인물에 대한 세밀한 묘사로 주요 사건들의 얼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로 20세기를 연 폴 존슨은 권력을 얻기 위해 애썼던 다른 이들의 이야기도 동일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레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가 비사교적인데다 지나치게 냉담하고 매정했다고 말한다. 혁명만을 위해 살았던 레닌의 외골수 기질은 러시아 혁명과 볼셰비키당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히틀러의 경우는 낭만적이고 예술가적인 성향이 독일인의 기질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독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무대 연출과 연설 기법뿐만 아니라 유대인을 멸절시킴으로써 순수 혈통을 보전하고자 했던 ‘최종적인 해결책’, 제2차 세계대전의 도발에 이르기까지 히틀러가 주도한 모든 국면에는 그의 예술가적 기질이 배어난다.
그런가하면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능력으로 뮌헨회담에서 스타로 등장한 무솔리니가 야망이 크고 허영심이 많은 나르시시스트였다는 사실은 읽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는 대중의 사랑을 원했고 놀랄만큼 예민해서 여론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런 기질을 저자는 새로운 기류가 흐를 때마다 “바람의 냄새를 맡기 위해 콧구멍을 벌름거렸다”는 표현으로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결국 무솔리니의 예민한 감각과 천재적인 모방 능력에 폭력적인 성향이 더해져 탄생한 걸쭉한 혼합물이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특이한 능력으로 평생 동안 웅장한 오페라와 코미디 사이를 불안하게 오가던” 이 실존 인물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편 동양의 히틀러로 불리는 마오쩌둥은 “난폭하고 세속적이며 인정머리 없는 농부”로 묘사된다. 객관적인 현실을 무시하고 영웅적인 결단력으로 사회를 얼마든지 개조할 수 있다고 보았던 그의 굳은 의지는 제2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문화대혁명과 같은 비극적인 멜로드라마를 연출한 원동력이 되었다.
인물의 기질을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와 주변 인물들의 평가를 풍부하게 실어 독자들에게 독서의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인물과 사건의 얼개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시각

허를 찌르는 인물 묘사는 종종 기존의 통념을 명쾌하게 뒤집어엎는다. 저자는 비폭력 저항 운동을 펼쳐 만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간디를 “해방 운동가가 아니라 정치적 기인”으로 설명한다. 까다롭게 선택한 음식만 먹고 섹스 자체를 멀리하는 간디의 기행은 기인을 숭배하는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지만 그의 가르침은 인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간디의 가난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엄청난 돈이 들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가 생각한 식량 정책을 추진했다면 많은 인도인이 굶어 죽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분석은 인물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대공황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날카로우면서도 신선하다. 저자는 1929년의 경기 후퇴와 주식 거래가의 하락을 경기 순환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시장의 법칙을 따라 경기는 다시 회복되어야 마땅했다. 그런데도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대공황이 한없이 길어진 근본 원인을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서 찾는다. 이 과정에서 ‘무능한 후버와 유능한 루스벨트’라는 기존의 이미지는 후버가 추진했던 개입주의 정책과 이를 그대로 물려받은 뉴딜정책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무참하게 깨진다. 막힘없이 흘러가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대공황 직전에 신용 거래로 위험한 투기를 하고 객장을 어슬렁거리던 처칠의 비통함, 미사여구를 써서 상대편 후보와의 사소한 차이를 부풀렸다 루스벨트만 좋은 일 시켜준 후버의 씁쓸함, 순전히 운이 좋아 미국을 구할 새로운 인물로 떠오른 루스벨트의 야릇한 미소가 담겨있다.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

저자는 또한 당시 지성인들이라 불리던 인물들의 지적 나태함과 위선을 드러내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스탈린의 러시아와 마오쩌둥이 통치하던 중국의 실정을 서구 사회에 전하는 이들의 보고는 읽는 이를 실소하게 만든다. 실제로 안나 루이스 스트롱은 노동 수용소를 두고 “인간을 개조하는 소비에트의 방식은 매우 유명하고 효과적”이라고 찬양했다. 조지 버나드 쇼도 “영국에서는 누구나 인간으로 교도소에 들어가 범죄자가 되어 나오지만, 러시아에서는 범죄자로 교도소에 들어가 정상인이 되어 나온다”고 칭송했다. 그런가하면 데이비드 록펠러는 마오쩌둥의 혁명으로 “더 능률적이고 헌신적인 정부가 탄생했으며, 국민의 사기가 높아지고 일치된 목표가 생겨났다”고 칭찬했다. 저자는 이런 일련의 현상을 절대적인 도덕규범이 무너지고 종교적 신념이 사라지자 지식인들의 정신 속에 생긴 진공 상태가 세속적인 미신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이를테면 이들에게는 일종의 신앙이 필요했고 스스로 속고 싶어했던 셈이다.
세계대전의 급박했던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당시 치열했던 정보 전쟁과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초강대국으로 떠오르게 된 배경에 정보와 물량의 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독일은 처칠이 타고 있는 비행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애꿎은 레슬리 하워드를 죽이고 말았지만, 미국은 발 빠른 암호해독으로 일본 야마모토 제독의 비행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보가 다는 아니었다. 영국은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한 덕분에 1940년부터 독일의 전투 서열을 알고 있었지만 전투 자원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노르웨이를 독일에 빼앗기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저자는 연합군의 승리를 가리켜 “정보와 물량의 승리”라고 규정한다.
이 밖에도 언론 매체의 자유주의자들이 주도했던 마녀 사냥이라 불리는 워터게이트 사건부터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에 충격을 받고 조급증이 난 케네디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매달렸던 로켓 경쟁,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면서 퍼져나간 테러와 내전의 현장, 개혁과 시장 경제를 도입한 덕분에 1960년대부터 이어진 동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스토리와 이에 자극받은 제3세계 국가들의 몸부림, 존경과 우애를 나누었던 대처와 레이건의 끈끈한 유대 관계와 사소한 오해 등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사건들과 여기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 페이지마다 생생하게 펼쳐진다.
언제나 분명하게 자신의 시각을 표출하는 저자의 서술 방식은 논쟁의 여지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분석과 새로운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지적 충격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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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모던타임스-01 | ba**akma | 2010.05.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아... 진짜 얼마만에 읽은 내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었는지 모르겠다. 별 5개 이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책.  ...

    아... 진짜 얼마만에 읽은 내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었는지 모르겠다.

    별 5개 이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책.

     

    이 책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에 내가 읽은 1권에는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시작해서 제 2차 세계 대전의 시작까지의 국제 정세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 기간동안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미국,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그런데 읽다보니, 정말이지 이런 사회학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질 줄은 몰랐다.

    정말이다.

    가슴이 이렇게 아프고, 가슴이 이렇게 쓰라릴 줄은 몰랐다.

     

    도대체 이념이라는 게 뭘까?

    난 공산주의든, 파시즘이든, 나치즘이든, 사회주의든 뭐든 간에 그 차이를 하나도 모르겠는데,  지들끼리는 왜 그리 구분을 하려고 했던 걸까?

    사람 머리에서 나온 이론이 사람을 죽이는 도구로 활용되는 사태를 뭐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국가라는 건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것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을 위한 기구일 뿐인데

    국가를 위해 인간을 죽여도 된다는 이데올로기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이데올로기일까?

    이론을 위해, 이상을 위해 인간을 버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도대체 저 이론과 이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탈린, 마오쩌둥, 히틀러, 무솔리니 같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생각도 안 하지만, 그랬다고 한들 그건 오로지 자기 하나를 위한 거였겠지.

    자기가 믿고 있는 국가, 자기가 믿고 있는 이상을 위해 사람들을 희생시켰으니 그건 결국 자기를 위한 것이겠지.

    폴 존슨의 말마따나 그들은 깡패고, 괴물이다.

    하지만 그 깡패와 괴물을 키운 것은 누구일까?

    그들이 그렇게 자라도록 내버려둔 것은 누구일까?

    결국 그들을 키운 것도 인간이다.

    괴물을 키운 것도, 그 괴물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것도 인간이다.

    참으로 웃긴 아이러니 아닌가?

    스탈린의 부하들을 보라, 그들은 결국 별것도 아닌 구실로 스탈린에게 살해당했다.

    그들이 스탈린을 지탱했는데에도 말이다.

    그러고보면, 그런 실수는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6월 2일이 선거니까 하는 말이지만, 6월 2일 지방선거에서도 우리는 이면의 진실이나 미래를 보지 못 하고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나, 선동적인 책략에 넘어가서 되지도 않는 사람을 선출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는 사람이니까, 사람사는 세상이니까 완벽할 수는 없고 그런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일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는 너무 크다.

    영국, 프랑스, 미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결국 막을 수도 있었을 제 2차 세계대전의 과정을 읽고 있자니,

    '아... 우리도 이렇게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요즘처럼 전쟁 운운하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막을 수도 있었을 전쟁이, 윗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발생해 버리는 건 아닐까?

    그리고 결국 그 잘못은, 그런 윗사람을 뽑은 우리의 책임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물론, 우리야 그럴 줄 몰랐지만 어쨌든 뽑은 건 우리니까.

    '전쟁이 정말로 생기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누구도 제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우울하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우울한데, 전체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그 공포를 직접 느껴야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우울해질까?

    조지 오웰의 소설이 죄다 우울한 이유가 있었다.

    죽음의 목전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이, 소련의 모든 실상을 알고 있던 사람이 우울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스탈린이 1000만명이나 사람을 죽여버린 땅에서, 그 1000만명의 사람 속에 포함될 수도 있었을 상황을 겪은 사람이니까.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너무 역사라는 것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솔직히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라고 하면 '아... 많이들 고생했고 힘들게 살았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생각이 세계로 뻗어나가지는 않았다.

    내게 일본은 그저 나쁜 놈들이고, 중국은 그저 재수없는 놈들이 뿐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동안, 1910년대~1940년대 동안, 일본이든 중국의 민초들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나니

    연민의 정이 생겨났다.

    중국 역사에 그런 뼈 아픈 일이 있었는 줄 누가 알았겠나.

    나는 이제껏 우리만 아픈 줄 알았지, 남이 아픈 줄은 몰랐다.

    정작 우리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은 정부 관료들인데, 우리는 민초들까지도 싸잡아서 정부 관료들과 패키지로 묶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물론, 그런 정부를 만들어준 민초들이 있고, 관료의 정책을 지지한 민초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그리했다고 해서

    연민의 정까지 싸그리 몰아서 없애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아팠다.

    한 국가의 잘못이 그 국민 개개인의 잘못이 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잘못이 있더라도, 그들의 아픔까지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반성했다.

    유대인에 대해 내가 가졌던 생각들에 대해서.

    나는 아직도 유대인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개인적으로 겪은 고통 하나하나에 무감각해 지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안네 프랑크가 싫다.

    지금도 여전히 싫다.

    그녀가 마르고트와 자신의 엄마를 무시하고, 자신만이 진리인 양 행동한 것이 싫다.

    하지만 그녀가 겪었을 공포와 고통에 대해서, 이제서야 연민이 느껴진다.

    그녀가 얼마나 죽음의 공포 앞에서 무서웠을지를 생각하면, 도무지 예전의 나의 무감각함을 용서할 수 없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일까?

     

    이 책에는 딱히 민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지는 않다.

    하지만 묘하게도 민초들을 잊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사회학책임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준 책이기도 했고.

     

    '선동에 속지 말자, 냉정하게 판단하자, 선전에 속아 죄없이 희생되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닫지 말고 그들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자.'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와 시대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 이런 책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론은, 이런 책에 몰두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거다.

    읽다보면 썩소가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무식한 행각을 벌이는 정치가들을 보면서,

    내가 정치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이 봤을 때 썩소는 안 나오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소련에서 스탈린이 1000만명을 죽일 동안 그 실상을 보지 못한고 그것을 갱생이니 어쩌니 하는 것 따위로 생각한 인간들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적어도 그런 인간은 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 폴 존슨이 쓴 카이사르나 로마사 평전이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다.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상대주의보다는 절대주의를 지향하는 폴 존슨의 시각에서

    카이사르나 로마에 그다지 좋은 평점을 줄 것 같지는 않은데,

    나처럼 그들에 대해 좋은 쪽으로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은 제대로 된 반대쪽의 이론을 접할 필요가 있다.

    물론 허접한 비판이라면 아예 씨알도 안 먹힐테지만.

    하지만 폴 존슨이 허접한 비판을 할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나는 절대주의보다는 상대주의를 지향하는 편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전제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이지만

    폴 존슨의 책을 읽고서 상대주의에서 경계해야할 점이라던가 전제적인 사고방식의 위험성을 깨닫게 되었는데,

    내가 사고방식에 있어서 꽤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폴 존슨의 이야기가 그만큼 설득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책을 참 잘 쓰는 것 같다.

    이 사람이 쓴 다른 책들도 꼭 읽어봐야겠다.

     

    간만에 읽은 별 5개짜리 책이라 정말 기분이 좋다.

    위에 있는 같이 읽으면 좋은 책들은...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리를 헤집고 다녔던 책 리스트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저 책들을 읽으면... 마음에 와닿는 감정들이 몇 배는 더 증폭될 것같다.

    어쨌든 진짜 강력추천하는 책이다.

    누구나 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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